[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17일(현지시간) 페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2년만에 만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자"고 밝혀 양국 관계개선에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분위기를 보면 시 주석은 내년 경주에서 개최되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에 최근 개선 조짐을 보이는 한중관계는 한미일 협력처럼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한중 관계는 고위급 및 민간 교류로 갈수록 관계 개선의 농도가 짙어지고 있다. 최근 중국은 한국인 관광객에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하고, 양국 간 우호 증진을 위한 다양한 협력 의지를 밝혔다. 시 주석은 한국인 관광객을 환영하며 한국 측에 중국 국민의 한국 방문 편의를 요청했다. 윤 대통령은 시 주석과 회담에서 북한 도발과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중국의 건설적 역할을 촉구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은 대중 강경책과 북러 밀착에 대응해야 하는 복잡한 상황에 놓여 있다. 한국과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 세계적인 반도체 수출국이고, 중국은 중요한 시장으로 작용하며, 두 나라는 기술 협력과 공급망 연계를 통해 상호 의존적인 관계를 구축해왔다. 미중 갈등, 대만해협 긴장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짐에 따라, 양국 간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전략적 공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첨단 부품·소재 수출과 중국의 희토류 등 원자재 수출 제한 시 충격이 우려된다. 최근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 공장의 가동률이 떨어지며 한국 반도체 수출 실적 악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중국은 자국의 반도체 자립을 목표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으며, 미국은 중국에 대한 첨단 반도체 기술 수출을 제한하고 있다. 이로 인해 한미중 무역 삼각관계가 복잡해지고, 한국은 양국 간의 갈등을 피해가며 협력을 유지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배터리 분야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경험하고 있다. 한국의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은 세계적인 배터리 제조업체들로, 중국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원자재 확보에서 강점을 가지며, 한국은 배터리 기술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마찰로 글로벌 경쟁 환경과 외부 경제 압박이 심화되면서 마찰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존재한다. 한국은 수출이 어려워지고 성장률도 마이너스로 돌아설 위기를 해결해야 한다. 중국도 마찬가지이다. 양국은 상호 이익을 위해 협력과 경쟁을 동시에 다뤄야 한다. 첨단 기술 및 디지털 경제 분야에서도 미중 갈등 속에서 협력이 진행되고 있지만, 보안 문제와 기술 표준화 문제가 갈등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중 FTA를 업그레이드하고 RCEP을 통해 역내 공급망을 강화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어야 한다. 양국은 통상 현안과 미래 협력을 논의하는 실무자급 대화 체제를 상설화해야 한다. '아시아 공동체' 구축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위한 전략적 협력으로 이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와함께 북한의 핵 문제와 중국의 군사적 부상에 대응하기 위해 한미일 삼각 협력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미일 협력에 경계심을 품고 있으며, 이는 한중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산업에서 다자간 협력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한미일 협력은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견제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한중 양국은 외교 전략에서 경제와 안보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한중 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은 북한의 주요 무역국으로, 북한의 경제적 지원을 지속하고 있으며, 러시아는 북한의 미사일 및 핵 개발을 지지하고 있다. 북중러 삼국은 국제 사회에서 미국과 대립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한미일과의 전략적 긴장이 심화된다. 한국과 중국은 경제적 협력뿐 아니라 안보 문제에서도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한중 양국은 문화, 관광, 기후 변화,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와 한류를 매개로 한 중국인 관광객 유치, 헬스케어 등을 시작으로 한중 관계를 열어가야 한다. 그러나 미중 갈등과 북중러 군사 동맹 등 외부 요인이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중 무역 갈등을 틈새로 윈-윈 전략으로 풀어가고 북한의 우크라이나 파병과 러시아 군사 동맹은 실현 가능한 문화, 교육, 관광 부터 매듭을 풀어가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이제 한중 관계를 복원하고, 경제적 협력 뿐만 아니라 안보와 정치적 측면에서도 협력을 위한 내실있는 정부의 준비가 필요해 보인다. 정리=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11-18 14:48:21[파이낸셜뉴스] 부산에 본사를 둔 국제교류행사 전문 주관기업 ‘코리아 OHM 인터내셔널’(대표 심정숙)은 지난 3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한 중국 후저우시(湖州) 상무국 대표단의 비즈니스 교류 행사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고 밝혔다. 후저우시 랑타오(郎涛) 부주임을 단장으로 한 이번 방한 대표단은 후저우시의 공무원, 협회 및 기업 관계자 등 총 14명으로 구성됐으며 수원시청, 자원회수시설, 서울도시금속회수센터,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등 다양한 기관을 방문했다. 이번 교류 행사는 양국 간 자원순환 정책, 중고자동차 경매 및 수출 현황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하는 자리가 됐다. 대표단은 수원시청 관계자와의 간담회 및 자원회수시설을 견학하며 한국의 자원순환 시스템을 체험하고 우수사례를 공유했다. 또, 한국중고자동차수출조합(회장 박영화)과의 간담회를 통해 한중 양국 간 중고차 수출 시스템을 공유하고 향후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코리아 OHM 심정숙 대표는 “이번 국제교류 행사가 한국과 후저우시 간 경제 협력 강화의 의미 있는 발걸음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 이같은 행사를 더 많이 기획하고 유치해 한중 경제교류의 폭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후저우는 중국 저장성(浙江省)의 주요 경제 및 교통 중심지로, 항저우(杭州)와 상하이(上海) 사이에 위치한 인구 320만 명의 도시다. 중국 4대 비단 생산지 중 하나로 일찍이 직물업이 발달, 교역의 중심지로 성장해 왔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
2024-11-07 14:32:194년5개월 만에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에 앞서 26일 한중 양자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3국 간 협력의 토대를 마련하는 빌드업이 본격화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잇따라 만나 한중 양자회담과 한일 정상회담을 갖고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구축했다. 27일 열리는 한·일·중 정상회의 전 양자 간 회담으로 서로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한 스킨십을 가진 한·일·중 3국은 한반도 비핵화 외에도 경제협력에 방점을 찍은 협력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이번 3국 정상회의를 통해 한·일·중 세 나라가 3국 간 협력체제를 완전히 복원하고 정상화하는 계기를 만들 것이란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분석이다. ■서로간 협력의지 보인 한중, 한일윤 대통령과 리 총리는 이번 양자회담에서 한중 양국 간 전략적 소통 증진방안을 비롯해 경제통상 협력 확대와 중국 내 우호적 투자환경 조성, 인적 문화교류 촉진 등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중국 '2인자'인 리 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안부를 전하면서 한중 간 상호존중, 호혜를 강조하면서 관계개선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리 총리에게 한국과 중국이 양자 관계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 서로가 여러 난관을 함께 극복하자고 언급했다. 리 총리도 "호혜 윈윈을 견지하고, 실질적 협력과 이익에 융합을 강화해 공동의 발전과 번영을 촉진해 왔다"면서 "이 모든 소중한 경험들에 대해서 우리는 소중하게 여기고 또한 오래도록 견지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선 지난해 7차례 만난 양국 정상이 이미 개선된 양국 관계를 생산적으로 발전시킬지 논의가 이뤄졌다. 이에 따라 중국에 비해 경제협력 외에도 안보에 집중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3국 공동선언, 어떤 내용 담기나이날 열린 한중 양자회담과 한일 정상회의 후 27일 열릴 3국 정상회의를 통해 3국 국민이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이고 실질적인 협력 모멘텀이 확보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번 한·일·중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 정부의 목표는 3국 국민이 서로 신뢰하면서 활발하게 교류할 여건을 만드는 것이란 점에서 경제협력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3국 국민의 실생활과 연관성이 높은 6대 중점협력 분야로 △인적 교류 △기후변화 대응 협력 △경제통상 협력 △보건 및 고령화 대응 협력 △과학기술 디지털 전환 협력 △재난 및 안전 협력 등을 제시, 이 같은 내용이 3국 공동선언에 담길 예정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3국 정상들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이들 분야의 협력방안을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면서 "공동선언은 3국 정상들의 협력 의지가 결집된 결과물인 만큼 앞으로 3국 간 각급별 협의체 운영 그리고 협력사업의 이행을 추동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한·일·중 외 추가 협력국가 범위를 넓혀 3국 협력의 지역적 범위를 인도태평양 지역을 넘어 글로벌 차원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포부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 등 지역정세에 대한 합의도 자연스럽게 도출될 전망이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4-05-26 19:05:07[파이낸셜뉴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한중 경제장관 회담을 위해 중국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경제발전 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초청이다. 만약 성사되면 경제부총리의 중국 방문은 2018년 2월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이후 6년여만이다. 첨단산업과 공급망 등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경제분야의 실질적 협력을 강화시킬 해법을 마련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중 경제장관, 21개월만에 마주앉다 16일 열린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18차 회의로 화상으로 2년여만에 열렸다. 한국측 대표는 최 부총리, 중국은 정산제 발개위 주임(장관)이다. 한국은 기재부의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대외경제국장, 경제정책국장, 공급망기획단 부단장과 산업통상자원부·문화체육관광부·보건복지부·환경부 국장 등이 동석했다. 중국 측도 발개위 부비서장 등을 포함한 담당국장 15명이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한중 경제장관 회담은 지난 2022년 8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도 화상이었다. 회의 주요 의제는 경제분야의 실질적인 협력 강화, 공급망·신산업 협력, 서비스산업 협력·인구고령화 대응, 기후변화 분야 협력, 제3국 공동진출 등이다. 최 부총리는 이날 공급망 협력 관계 심화를 강조했다. 최 부총리는 모두발언에서 "글로벌 공급망은 오케스트라와 같아서 긴밀히 연결돼 있다"며 "공급망 협력의 범위와 깊이를 한 단계 더 진전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요소·갈륨·흑연 등 원자재와 핵심광물 협력은 물론 바이오, 청정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의 공급망 및 기술협력으로 글로벌 산업을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 부총리는 "(한중간 공급망 협의채널인) '한-중 공급망 조정협의체'가 이런 역할을 다할 수 있길 당부한다"고 했다. 최 부총리가 공급망 협력에 방점을 찍은 것은 미중 간 공급망 대립과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면서 우리나라의 정교한 대응이 필요불가결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미국과 중국, 양국시장에 대한 우리나라의 수출의존도는 40%에 달한다. 미중 간의 공급망 갈등 격화와 자국중심의 산업통상정책 가속화는 우리나라 경제전반의 불안을 키울 수 있는 요인 중 하나다. 중장기적이고 다층적인 접근을 통해 미국과의 첨단기술 연대 강화뿐만 아니라 중국시장도 확보하는 국제통상협력 전략이 중요하다는 게 기재부의 인식이다. 이날 회의에서 정산제 주임은 최 부총리 초청의사를 밝혔고 부총리는 "감사하다"며 화답했다. 지난 2018년 베이징에서 열린 15차 회의 때 당시 김동연 부총리가 중국을 방문한 이후 현장회의는 없었다. 정산제 주임은 "양국 간 협력을 더욱 업그레이드 시켜나가자"며 "특히 양국 간 상호 보완성이 큰 신산업분야 공급망 안정을 위해 심화된 협력 관계를 쌓아나가자"고 강조했다. 최 부총리 "무역, 투자 전략적 협력 강화" 최 부총리는 양국간 무역·투자 등 전략적 협력 강화도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난 1992년 수교 이후 30주년인 2022년 기준으로 양국간 교역 및 투자 규모는 각각 역대 최고인 49배, 72배를 기록했다. 최 부총리는 한중 관계를 한층 더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서비스·투자 분야에서 기업 진출 장벽을 낮추고 신뢰가능성을 높여야 한다고도 했다. 또 최 부총리는 우리나라의 대외경제정책연구원과 중국 거시경제연구원의 공동 연구 협력 추진, 게임·영화·음악 등 문화 콘텐츠산업 교류 활성화도 요청했다. 양국 고위 관광회담, 실무협의체 등을 통해 구체화하자는 것이다. 이밖에 기후변화 분야 협력, 제3국 공동진출 등도 의제로 올랐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는 중국 온라인쇼핑몰인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 테무, 쉬인)' 문제는 의제로 잡히지 않았다. mirror@fnnews.com 김규성 홍예지 기자
2024-05-16 15:46:59'2개의 전쟁'으로 글로벌 안보와 경제가 요동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정상이 15일(현지시간) 얼굴을 맞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단절됐던 군사대화 채널을 복원하기로 합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와 인도태평양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지속적인 방어 의지도 재확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구체적인 회담 성과로 중국과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협력, 군사대화 재개, 인공지능(AI)에 대한 양국 전문가 대화 추진 등을 언급했다. 그는 "우리가 해온 가장 건설적이고 생산적인 대화 중 하나"라고 회담 성과를 설명했다. 시 주석도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구체적인 행동으로 구현해야 한다"면서 "중국의 평화통일을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군사대화 재개는 대만해협과 남중국해 문제 등을 두고 줄곧 갈등하는 두 패권국 간 군사적 긴장 완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 이후 양국의 견제와 각축은 자원·에너지와 경제·산업 등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이스라엘·하마스 간 2개의 전쟁을 통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을 맞았다. '신냉전'으로 불릴 정도로 가열된 경쟁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두 정상이 1년 만에 얼굴을 맞댄 점에 회담의 의미를 둘 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경쟁이 충돌로 비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시 주석은 "미국은 수출통제, 투자검토, 일방적 제재 등을 해제해 중국 기업에 공평하고 공정하며 비차별적인 환경을 제공하기를 희망한다"고 미국의 대중국 경제제재 해제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구동존이(求同存異)'의 키워드가 읽힌다. '공통점을 찾되 서로 다른 점은 그대로 둔다'는 오래된 외교원칙의 재등장이다. 경제적 공존 필요성에 공감하면서 갈등의 뇌관인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당분간 현상변경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암묵적 합의에 도달했다는 관측도 가능하다. 대만 문제 해법과 수출통제 해결에 대한 두 정상 간의 이견도 여전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중 관계 안정화를 통해 첨단 기술분야에 대한 견제와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의 위험성을 완화시킴으로써 침체일로의 경제를 살리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중국 경제는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지방정부 부채의 관리 부실, 소비자 신뢰도 하락과 디플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무엇보다 미중 관계 안정화의 빗장이 열림에 따라 부침과 갈등을 거듭했던 한중 관계개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이 주목된다. 10년 만의 시 주석 방한이나 한국이 개최 예정인 차기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성사로 이어져 그동안 살얼음판을 걷던 한중 관계에 봄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2023-11-16 18:08:38【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한중의원연맹 소속 의원 20여명이 오는 14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베이징 등을 방문한다. 연맹이 친선교류와 경제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설립된 만큼 한중 관계 회복의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8일 소식통에 따르면 한중의원연맹은 방중 기간 중 중국의 의회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와 의회 교류 행사를 가질 계획이다. 또 중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 기업들과 베이징에서 오찬 간담회를 갖고 기업이 처한 어려운 현실과 건의사항을 들어볼 예정이다. 연맹은 양국 간 이해를 넓히고 친선 교류와 경제 협력 방안을 찾기 위해 설립됐으며, 지난해 12월 출범했다. 소속 의원은 국내 여야의원 100여명이다. 현재까지 방중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한중의원연맹 회장과 국민의힘 김학용 연맹 수석부회장, 더불어민주당 박정·강병원·김영배 연맹 이사,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연맹 사무총장 등 24명으로 구성됐다. 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 14명, 국민의 힘 7명, 무소속 2명, 정의당 1명(심상정 의원) 등이다. 국민의힘 서범수·김형동 의원은 당초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단에는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 위원장과 박정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이재정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 위원장도 이름을 올렸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기획재정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성가족위원회, 법제사법위원회, 정무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 역시 명단에 들어 있다. 따라서 전인대와 해당 분야에서 협력 방안을 놓고 의견 교환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도 포함돼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08 20:32:06【파이낸셜뉴스 수원=장충식 기자】 경기도는 한중관계 발전과 광역정부 차원의 교류 강화를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현지 시각 2일 허리펑(何立峰)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한중관계 발전과 경기도-중국 간 실질 협력 강화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3일 밝혔다. 허리펑 경제담당부총리는 최근 공산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에 임명된 중국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을 조율하는 최고위급 책임자로, 시진핑 주석의 경제분야 핵심 측근으로 알려졌다. 도는 한중 협력이 중요한 시기에 경제전문가인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뿐 아니라 한국의 지도자로서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핵심 인물을 만나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교류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도는 설명했다.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을 넘겨 약 1시간 30여분 동안 진행된 이날 면담에서 두 사람은 한중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양국 경제협력 방안, 세계경제 동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 지사는 "5년 9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허 부총리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직을 맡고 계시고 제가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을 때 한중경제장관회의를 했는데 거의 2년 만에 끊어졌던 한중관계를 복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면서 "각각 자리가 바뀌어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그 당시 어려웠던 관계를 복원했던 계기를 만들었던 것처럼 앞으로 한중관계의 좋은 계기를 오늘 만남에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중 관계가 어려울수록 지방정부 간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로써 대한민국 전체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다"며 "한중관계 강화를 위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또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해 랴오닝성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랴오닝성과 좋은 계기를 만든 것처럼 경기도는 중국의 지방정부, 더 나아가서 중국과 경기도, 중국과 대한민국 경제협력 관계를 허리펑 부총리와 함께 개척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허리펑 부총리는 "5년 전에 같이 제15차 중한경제장관회의를 개최했는데 시간이 금방 지났다"며 "5년이 지나 우리 모두 예전의 직책을 떠나 새로운 자리에 일하기 시작했지만, 인연이 있기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됐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허 부총리는 이어 "중한 양국은 경제 측면에서 협조 관계를 맺어왔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예상할 수 없는 일에 많이 직면했지만, 여전히 양국은 경제, 무역 관계 분야에서 협조하며 함께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리펑 경제담당부총리는 최근 공산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에 임명된 중국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을 조율하는 최고위급 책임자다. 허리펑 부총리는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재닛 앨런 미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바 있으며 10월 1일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3차 중국·독일 고위급 금융 대화에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과 25개 항목 금융 협력 강화에 합의하는 등 시진핑 중국 주석의 경제분야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한중경제협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인물로 꼽힌다. 경기도는 동일 직급 또는 직책이 아닌 이상 면담이 성사되지 않는 것이 중국의 외교 관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면담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며 김 지사와 허리펑 경제부총리 간 개인적 인연과 경기도의 발전잠재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만남이 성사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허리펑 경제부총리와의 면담을 마지막으로 4박 5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3일 귀국한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2023-11-03 09:21:55[파이낸셜뉴스] 한국과 중국 정부가 올해 서울에서 양국의 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한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면담을 갖고, 양국 간 경제 협력 및 주요 현안에 대해 상호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 측에서 추 부총리를 비롯해 김성욱 국제경제관리관, 김진명 대외경제국장, 신중범 비서실장이 참석하고 중국 측에선 싱 대사와 부대사(정무공사) 등이 참석했다. 이날 양측은 연내 서울에서 한중 경제장관회의 개최를 위한 협의를 진행했다. 양국은 실무 협의를 거쳐 개최 시점과 의제 등을 조율할 예정이다.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한국의 기획재정부 장관과 중국의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 등 양국의 최고위급 경제수장이 만나는 회의다. 2020년 10월 이후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중단됐다가 2년 만인 지난해 8월 추 부총리와 허리펑 발개위 주임을 수석대표로 해 화상으로 열린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양국이 상호존중과 호혜를 기반으로 공동 이익을 위해 경제협력을 지속해 도모해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5-19 10:10:01[파이낸셜뉴스]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축하 서한을 교환한데 이어 한중 경제장관이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중은 글로벌 공급망 사태 대응을 위해 첫 공급망 협력을 합의하고 탄소중립 정책 교류 확대 등 경제 협력을 추진한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최근 한중 수교 30주년을 기념해 축하 서한을 교환하고 공급망 등 협력을 강화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거시경제 정책 공유...경제협력 제고 기획재정부는 27일 한중 경제장관이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2년만에 화상회의를 재개했다고 밝혔다.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지난 2020년 10월 이후 약 1년 11개월 만에 개최됐다. 회의에는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허리펑 발개위 주임을 수석대표로 양측 정부의 차관, 차관보, 국장 등이 참석했다. 한중은 공급망 협력 강화에 처음 합의하고 탄소중립 정책 교류 확대 등 경제 협력을 추진한다. 양국은 거시경제 동향 및 정책 공유는 물론 경제분야 실질협력 제고, 공급망·신산업 협력, 제3국 공동진출 활성화, 탄소중립 정책교류, 서비스산업 협력 확대 등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를 통해 △합의의사록 작성 △3건의 양해각서(MOU) 체결의 성과를 냈다. 이는 한중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윤 대통령이 “공급망 협력 함께 달성하자", 시 주석이 “내실있는 우호 다지자”는 축하 서한을 교환하며 관계강화 의지를 드러낸데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 부각된 공급망의 중요성을 감안해 최초로 '공급망 협력 강화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해 향후 공급망 이슈를 논의할 협의체(국장급) 신설에 합의했다. 향후 이 회의를 계기로 양국 간 다양한 최고위급 경제 당국 간 협력채널 활성화를 기대했다. 아울러 우리측은 2030년도 부산시세계박람회 유치 지지도 요청했다. 또 한중은 기업이나 지방 도시, 연구소 등 민간 교류 등 '한중 경제협력 교류회'를 올해 하반기부터 매년 개최하기로 했다. 중국 소재 기업의 애로사항 해소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이외 제3국 공동진출 협력 중점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통해 양국 기업이 공동으로 진행 중인 사업 5건에 대한 협력도 강화한다. 양국은 세계경제가 큰 변화와 펜데믹으로 엄중한 시기라는데 공감하며 세계 경제동력 회복 필요성에 대해 평가했다. 지속적인 거시경제 분야 대화 및 교류 강화는 물론 G20 등 다자무대에서 관련 정책 협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개방을 확대하여 양국 기업을 위해 더 좋은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자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수소산업 등 신산업 협력 추진 또 양국은 신성장 동력으로 수소산업 등과 같은 신산업 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하며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고 했다. 아울러 우리측은 기업들의 협력성과를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예측가능한 환경이 중요함을 강조하며 중국 정부의 각별한 관심을 당부했다. 양국은 양국 기업 간 제3국 공동진출 협력 사업을 재활성화하고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이를 위한 협력 범위 및 기관 확대 등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협의했다. 특히 양국 기업이 공동 진출해 사업 중인 모잠비크의 해상가스전(블록4) 중 코랄 남쪽지역 FLNG(Floating LNG) 액화공정사업 등 총 5개 사업에 대해 '제3국 공동진출 협력 중점 프로젝트'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양측은 기존 미세먼지 논의를 넘어 탄소중립 정책교류 강화로 협력 범위를 확대하면서 서로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는 것이 공동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적극적인 협력과 교류 확대를 통해 양국의 친환경 저탄소 발전을 촉진하고 산업의 친환경·저탄소 개혁을 추진해나가며 국제사회에서 기후 및 환경 분야 공조도 확대해 나가기로 협의했다. 양국은 서비스산업 발전 관련 경험 공유 강화, 과제 연구, 문화산업 심포지엄 등 교류 및 협력을 확대해 양국 서비스 산업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자는데 동의했다. 우리측은 한중 FTA 서비스·투자 협상의 실질적 진전은 물론 게임, 영상, 방송, 콘텐츠 등 문화 분야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중국측은 건강, 노인 요양, 스포츠 등 생활서비스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제의했다. 특히 한·중 경제장관회의의 실질협력 성과 창출을 위해 재중 기업 애로사항 청취, 기업 교류 플랫폼 등을 위해 양국 협력기반이 양호한 중국 지방도시 선정 등을 통해 하반기 '한중 경제협력 교류회'를 공동 개최할 예정이다. 차기 제18차 한중 경제장관회의는 2023년 양측이 협의한 시기에 한국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22-08-27 22:40:26【베이징=정지우 특파원】한중 양국 경제 전문가들이 양국 간 상호 의존적인 경제·무역 관계를 공동 인식하면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과 콘텐츠 등을 통해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리칭리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국제협력센터 처장은 30일 중국 베이징 한 호텔에서 열린 ‘한중 경제 협력 플라자’ 포럼에서 “중국과 한국의 경제·무역은 상호보완성과 잠재력이 강하다”면서 “RCEP를 발전 기회로 삼아 각 분야에서 내실 있는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신촨 중국 대외경제무역대학교 중국 세계무역기구(WTO) 연구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전체 가운데 25%, 수입은 22%를 차지했다. 중국의 한국 수출입 비중도 8%와 4%를 각각 기록했다. RCEP은 아세안 10개국과 한·중·일, 호주, 뉴질랜드 등 모두 15개국이 참여한 FTA로 올해 초 발효했다. 리 처장은 이어 “RCEP는 개방 약속에 따라 투자와 무역의 자유화 및 편리화를 제공할 것”이라며 “상품 분야 투자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야 투자에 대한 내실 있는 협력을 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또 “양국 사이에는 디지털, AI, 신에너지 분야 등 다양한 협력 분야가 존재한다”면서 “중국과 한국이 지역과 분야를 넘어서는 협의체를 구성해 협력을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리 WTO 연구원도 “RCEP은 회원국 간 무역뿐 아니라 지역 가치사슬을 통해 역내 제품의 경쟁력을 높여 회원국의 세계 타지역 수출을 촉진할 것”이라며 주장했다. 홍창표 코트라 중국지역본부장은 RCEP, 한중 자유무역협정(FTA)과 더불어 한국과 중국이 각각 기획력과 자본력을 투자하는 문화 콘텐츠 분야 협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한중수교 30주년 회고와 전망’이라는 발표에서 “양국은 지리적 인접성과 문화적 친밀성을 기반으로 경제협력을 강화했지만, 문화콘텐츠 분야 협력은 부족했다”며 “중국이 자본을 투자해 제작에 참여하고 한국이 기획과 콘텐츠를 담당하는 한중 합작 방식으로 세계 시장에 공동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고려할 만하다”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은 양국 경제가 상호 공급망 협력을 통해 성장했다 면서도 미중분쟁, 코로나19,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서방국가의 러시아 제재, 자국 내 공급망 강화 등으로 양국 공급망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신형 인프라와 한국 디지털 인프라로 쌍방 사업 등으로 협력이 가능하다고 봤다. 유복근 주중 한국대사관 경제공사는 축사를 통해 “양국은 수교 이후 지난 30년 동안 서로의 경제 발전 촉진하는 협력자가 됐다”며 “지리적 인접성과 함께 세계적인 디지털 인프라 및 문화콘텐츠 공급능력을 가진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최적의 협력 파트너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2-06-30 14:5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