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북한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측근들이 수뢰 등의 혐의를 받는 등 부패가 심화하면서 주민 반발이 커지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4일 일본 산케이신문은 북한 외교관 출신으로 귀순한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이 정리한 최신 보고서 내용을 입수해 보도했다. 특히 고 전 부원장은 현송월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과 리선권 당 통일전선부장 등 김 위원장의 측근 2명의 부정 의혹이 눈에 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고 전 부원장이 최근 탈북한 노동당·조선인민군 간부들의 증언을 토대로 북한의 최신 상황을 분석했다. 북한에서 인기를 몰던 가수 출신으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예술단을 이끌고 방한하기도 한 현송월은 김정은을 곁에서 보좌하는 최측근이다. 현송월은 한때 김정은과의 ‘애인설’ 불거지기도 했다. 현송월은 비밀리에 무역회사를 경영하면서 사적으로 외화를 축재할 뿐 아니라 대학 동창이나 가수 시절 동료의 불상사를 수습하면서 뇌물을 받아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 규율조사부는 김정은과의 특별한 관계를 고려해 현송월의 혐의를 묵인하는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군 출신으로 전 외무상인 리선권은 친족이나 친구 가족이 좋은 직업을 가질 수 있도록 소개하고 대가로 외화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선권은 오랜 기간 한국 등과 교섭을 담당해 국내외 사정이 밝은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산케이는 “부정부패와 투쟁을 우선 과제로 내건 김 위원장에게 측근의 부패는 정권의 기반을 뒤흔드는 ‘아킬레스건’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9-05 09:04:37[파이낸셜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대외활동 현장을 수행하는 새로운 의전 담당 인물이 또 포착됐다. 12일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에서 최근 공개한 동영상에 따르면 지난 8일 평양 만수대기슭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9·9절) 74주년 기념 경축 행사장에 김 위원장을 따라다니는 신원 미상의 여성이 카메라에 잡혔다. 이 여성은 긴 머리를 반으로 단정히 묶고 검은 정장과 안경을 착용했으며 20대 후반∼30대 초중반으로 추정된다. 그녀는 김 위원장이 경축행사 참석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할 때 지척에 서서 현장을 살폈다. 공연이 시작되자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바로 뒤편이자 현송월 노동당 부부장의 옆자리에 앉아서 전방을 주시했다. 그동안 최고지도자 의전은 최측근인 현송월이 도맡아왔지만, 올해 초부터는 종종 새로운 인물에게 역할을 분담하는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이를 두고 현송월이 의전 역할에서 밀려났다기보다는 현송월은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서 좀 더 중요한 역할을 맡고, 현장 의전 인력은 다양하게 배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설득력이 얻고 있다. 9·9절 경축행사 때 현송월이 김여정 등 '로열패밀리'의 지척에 앉은 것도 그의 위상에는 변동이 없음을 추정하게 하는 대목이다. 한편, 올해 2월 당 제2차 초급당비서대회 때도 김 위원장에게 연설문을 건네는 역할을 현송월이 아닌 다른 인물이 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잡힌 적이 있다. 지난 7월 27일 평양 조국해방전쟁승리기념탑 앞에서 열린 전승절(정전협정) 기념행사 때도 현송월이 아닌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성이 김 위원장과 리설주 여사를 따라다녔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2-09-12 10:35:30[파이낸셜뉴스]지난 2020년 이후 북한이 심야 열병식을 계속하는 이유의 단초가 밝혀졌다.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북한이 2020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이후 4차례 연속 심야 열병식을 치르고 있는 것에 대해 자신의 아이디어라고 말했다고 알려졌다. 탁 전 비서관과 현 단장은 2018년 4월 평양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열린 남북합동공연을 함께 준비했었다. 탁 전 비서관은 지난 10일 경향신문과 인터뷰에서 북한의 야간 열병식과 관련해 “2018년 현송월 (당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연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현 단장은 연출 전문가는 아니었지만 결정권한이 있었다. 마지막에 만났을 때 열병식은 밤에 하라고 내가 얘기했다”고 말했다. 야간 열병식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극적효과와 감동을 높이기 위해서라며 “밤에 해야 조명을 쓸 수 있고, 그래야 극적 효과가 연출된다”며 “보여주고 싶은 것만 밝게 보여주고, 보여주고 싶지 않은 부분은 어둡게 만들어버리면 된다"며 방법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밤행사가 낮행사 보다 감동이 배가된다”고 설명했다. 탁 비서관은 이후 북한은 계속 밤에 열병식을 하고 있다며 “북한의 연출이 조금씩 세련되어져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최근 화제가 된 김정은의 뮤직비디오 스타일 군사 영상에 대해서도 자신이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김정은의 지도 아래 지난 3월 24일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발사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 시험발사가 성공했다면서 관련 영상을 조선중앙TV가 다음 날인 3월 25일 공개했다. 이에 대해 탁 전 비서관은 “북한 조선중앙TV가 방영한 신형 ICBM ‘화성-17형’의 시험발사 성공 영상을 보면서 좀 웃기기도 한다”며 “김정은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했다. 거기에 내가 영향을 좀 주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형법 제99조엔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거나 적국에 군사상 이익을 공여한 자는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고 되어있다. 또 국가보안법 제5조엔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를 지원할 목적으로 자진하여 제4조 제1항 각호에 규정된 행위를 한 자는 처벌한다'고 규정돼 있다. 법조계에선 '(야간 열병식은 한·미 정보당국이) 무기 내역을 확인하기 어렵게 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형법 99조가 정한 일반 이적죄와 국가보안법 5조에 정한 자진지원죄의 성립 여지가 크다'고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5-12 14:10:11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방남했을 당시 미신고 집회를 연 혐의를 받는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60)가 기소됐다. 당시 조 대표 등이 인공기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운 행위에 대해선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 30일 검찰에 따르면 지난 23일 서울중앙지검 공공형사수사부(김수현 부장검사)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표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강릉에서 점검을 마치고 서울역에 도착한 지난해 1월 22일 미리 신고하지 않은 집회를 연 혐의를 받는다. 당시 조 대표 등은 기자회견을 열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북한 체제를 선전하고,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사실상 김정은의 평양올림픽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한반도기와 인공기, 김 위원장의 사진 등을 불태우거나 문재인정부의 퇴진 구호를 외쳤다. 검찰은 75명의 참석자들이 반복해서 구호를 외치는 등 실질적으로 집회 요소를 갖췄다고 보고 조 대표를 재판에 넘겼다. 다만 김 위원장의 사진을 불태운 행위 등에 대해서는 집회 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정도에 이르지 않았다고 판단해 무혐의 처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19-07-30 09:13:58미국 정부가 북한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 체육 및 음악인들을 미국으로 초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난 1970년대 미국이 중국과 외교 수립과정에서 썼던 '핑퐁외교'를 다시 활용하자는 것인데 미 정부 측은 비핵화만 이뤄진다면 어떤 방법이라도 쓰겠다는 입장이다.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관련된 미 당국자들이 북·미 간 문화교류를 위해 북한 체조선수들과 음악가들을 미국에 초청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악시오스는 실무자들이 음악부분에서 북한 관현악단 초청을 거론했다고 주장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북한의 관현악단이 미국을 방문한다면 가장 유력한 악단은 올해 평창 동계올림픽에 앞서 지난 2월 서울과 강릉에서 공연한 삼지연 관현악단이다. 북한 측 발표에 따르면 이번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로 이동하는 북한 대표단에는 삼지연 악단의 현송월 단장도 포함됐다.북·미 실무협상 관계자들은 악시오스를 통해 양측이 문화 교류뿐만 아니라 미 뉴욕과 판문점, 싱가포르 등에서 평양 내 미국 대사관 설립 문제를 포함, 북·미 간 공식적 관계 수립 문제를 논의해왔다고 설명했다. 익명의 백악관 소식통은 악시오스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어떤 아이디어라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으로, 결국 그 대가로 무엇을 얻느냐에 달렸다"라며 "불가역적이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가 일어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18-06-11 17:23:30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이 31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타고 1시간여만에 평양국제공항에 착륙했다. 전세기에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조용필·이선희·백지영·윤도현·레드벨벳 등의 예술단과 태권도시범단·정부 지원인력 등 120명으로 구성됐다. 평양공항에는 북한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과 박춘남 문화상 등이 마중 나와 예술단을 반겼다. 현송월 단장은 "평양에 오시니 저희가 기대가 큽니다"라며 "유명한 가수들도 많이 오고 성의껏 준비해 오시니 빨리 만났으면 하고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춘남 문화상도 "남측 예술단이 4월의 봄에 오니 4월은 정말 꽃피는 아름다운 계절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라며 "좋을 때 방문해 기쁘다"고 말했다. 평양공항 입국 환영장에서 북측 매체들은 열띤 취재 경쟁을 벌였다.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노동신문, 조선신보을 비롯한 10여 개의 매체 20여 명의 기자들이 사진과 영상을 촬영했다. 예술단 음악감독 윤상은 "지금으로서는 믿겨지지 않죠. 정말 실수하지 말고, 잘 마치고 좋은 인상을 남기고 갔으면 해요"라고 말했다. 예술단 강산에는 "지난 2006년 금강산에서 열린 'CBS 금강산콘서트' 출연했는데 평양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저는 사실 공연 참여한다는 게 예상 밖이었어요. 원래 일본 일정이 잡혀 있었거든요. 너무 뭉클했죠"라고 말했다. 윤도현도 "2002년 MBC 평양 공연 이후 16년 만이어서 가슴이 벅차다"라며 "공연에 대한 기대감이 제일 커요. 16년 전과 지금 관객 반응이 어떻게 바뀌었을지 가장 궁금하다"고 말했다. 예술단은 평양국제공항을 출발해 △순안구역 안흥다리, 대양다리, 어은혁명사적지 △형제산구역 신미다리, 련못동, 신미다리 △룡성구역 9.9절다리, 금릉2다리, 평양김치공장, 룡성립체도로, 금릉다리, 금릉동굴 △금수산태양궁전에서 우회전해서 려명거리로 향함 △4.25문회회관, 우의탑, 개선문, 김일성경기장, 천리마동상을 지나 만수대언덕을 거쳐 김일성광장을 통과해 고려호텔에 도착했다. 예술단은 4월 1일 오후 평양 동평양대극장에서 단독 공연을 하고 3일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측 예술단과 협연을 진행한다. 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8-03-31 17:21:22통일부는 우리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논의하는 남북 실무접촉이 20일 오전 10시 판문점 통일각에서 시작돼 오후 1시46분께 종결됐다고 이날 밝혔다. 통일부는 이날 오후 공동보도문을 배포할 예정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과 북측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대표단이 만나 평양공연에서 선보일 곡 등을 논의했다. 윤상 수석대표는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북측에서 열리는 공연에 대한 음악적인 이야기, 선곡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 듯하다"고 말했다. 우리측 실무접촉 대표단은 윤상 수석대표를 비롯해 통일부 박형일 국장,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박진원 선임행정관이 참가했다. 북측은 현송월 단장과 김순호 행정부단장, 안정호 무대감독 및 지원인원 등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8-03-20 14:32:51우리측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논의하는 남북 실무접촉에 참가할 대표단이 20일 오전 판문점 통일각으로 출발했다. 실무접촉 우리측 수석대표인 작곡가 겸 가수 윤상은 이날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출발에 앞서 "북측에서 열리는 공연에 대한 음악적인 이야기, 선곡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룰듯하다"고 말했다. 북측 실무접촉 대표단인 현송월 단장과 북측이 선호하는 곡들을 논의 할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지난 19일 윤상이 우리측 예술단의 평양공연 실무접촉 수석대표에 선임된 것은 발라드부터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EDM), 7080에서 아이돌까지 두루 경험을 갖고 있어서라고 밝힌바 있다. 또 공연할 가수 등 출연진과 짧은 기간안에 협의하고 무대까지 만들어 내야하는 상황이어서 작곡과 편곡 역량을 갖춘 음악감독이 필요했다고 했다. 윤상은 1987년 김현식, 1990년대 강수지, 2000년대 그룹 S.E.S, 보아 등과 함께 작업하기도 했다. 우리측 실무접촉 대표단은 통일부 박형일 국장, 청와대 통일비서관실 박진원 선임행정관으로 구성했다. 북측은 실무접촉 대표단은 현송월 단장과 김순호 행정부단장, 안정호 무대감독 및 지원인원 등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8-03-20 08:58:43현송월 단장이 이끈 북측 예술단이 평창동계올림픽 계기 방남 일정을 마무리하고 12일 경의선 육로로 돌아간다. 북한 예술단은 이날 오전 9시12분께 숙소인 서울 워커힐로 워커힐호텔을 출발해 오전 10시31분 남북 출입국사무소(CIQ)에 도착했다. 북측 예술단인 천지연관현악단은 지난 8일 강릉아트센터와 11일 서울 국립극장에서 2차례 공연을 갖고 평화와 화합을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서울 국립극장 공연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개최 기념 삼지연관현악단 특별공연'에 참석해 1500여명의 관객들과 하나가 됐다. 문 대통령 옆에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나란히 앉아 고위급대표단이 서울을 떠나는 마지막 날인 11일까지 자리를 함께 했다. 문 대통령과 김여정은 공연 틈틈이 얘기를 나눴고, 김영남은 공연을 관람하며 몇차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당초 북한은 이번 공연에서 체제 선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예술단은 유연하게 대처했다. 3년 전 모란봉 악단을 이끌던 현송월 단장은 중국 공연에에 내용으로 마찰을 빚어 공연 직전에 전격 철수한 바 있다. 당시 현 단장은 "원수님 작품은 토씨 하나 뺄 수 없다"며 중국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또 공연장 배경도 미사일 등 우려될만한 부분을 자연풍경으로 대체했다. 이번에는 사회주의를 찬양하는 노래는 레퍼토리에서 미리 제외했다. 또 '백두와 한나는 내 조국'의 경우 우리 정부 요청으로 '태양조선 하나 되는 통일이어라' 부분을 '우리민조 하나되는 통일이어라'로 개사해 불렸다. 공동취재단 임광복 기자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8-02-12 10:59:15평창 동계올림픽이 9일 개막된다. 8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한정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등 해외 귀빈들이 입국하면서 세계인의 이목도 집중되고 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중앙위 제1부부장도 온다. 그러나 스포츠 대제전의 전야치곤 뭔가 어수선해 보인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질 무대가 북핵을 둘러싼 북한과 국제사회의 각축으로 달아오르면서다. 2전3기라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유치한 겨울 축제다. 하지만 30년 전 서울올림픽 때에 비해 붐업 속도도 느리고, 국민과 정부의 일체감도 엷어 보인다. 강추위 속 겨울올림픽인 데다 노로바이러스,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난 탓도 있지만 '북핵 변수'가 근본 요인이다. 평창이 미.일과 북한의 기싸움 무대가 되면서 남남 갈등까지 겹친 결과다. 정부는 '실세' 김여정의 방남으로 김정은과의 남북 정상회담까지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펜스 부통령은 방한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회담 후 역대 가장 강력한 대북제재를 곧 공개할 것이라고 했다. 핵 포기가 아닌, 북의 위장 평화공세엔 휘둘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비친 셈이다. 이는 천안함 방문, 탈북자 접견 등 펜스 부통령의 방한 동선에서도 읽힌다. 정부는 북한의 참가를 계기로 '남북 대화→미.북 대화→북핵 출구'로 연결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그런 기대로 '대북제재 위반과 저자세 논란'도 감수할 태세인 듯하다. 이를 위해 미국의 독자제재안에 포함된 마식령스키장행 전세기를 띄우고 5.24 조치에 위배되는 만경봉 92호의 입항도 허용했다. 8일 북 고위급 대표단에 포함된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에 대한 제재 면제를 유엔 안보리에 요청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북한은 미국이 제재 수위를 끌어올리며 군사적 옵션까지 거론하자 올림픽 참가로 선회했다. 남북 대화 모드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북한판 '헤징전략'이다. 그렇다면 문재인정부가 '소망적 사고'에 갇혀 더는 국제공조를 허물어선 곤란하다. 8일 평양 열병식과 삼지연관현악단의 강릉 공연을 끝으로 이제 관객의 관심이 경기장으로 향하게 해야 한다. 현송월 악단장이나 김여정 부부장이 아니라 여자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나 스켈레톤의 윤성빈 같은 스타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정상이다. 대한민국은 서울올림픽에서 선진적 대회 운영으로 '글로벌 국가'로 발돋움했다. 이번에는 과도한 '평창의 정치화'를 경계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평창올림픽이 궁극적으로 성공할 수 있다.
2018-02-08 16:57: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