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은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인 27일 주한독일문화원에서 열리는 '2022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행사'에 참석해 기념사를 한다. '국제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의 날'은 1945년 1월 27일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갇혀있던 유대인, 양심수, 사회적 소수자들이 해방을 맞은 날로, 나치 독일에 의해 학살당한 희생자들을 기리는 날이다. 추모행사는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주한 독일대사관 공동 주최로 열린다. 오 시장을 비롯해 아키바 토르 주한이스라엘 대사,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독일 대사 등 제한된 인원이 참석한다. 줌(ZOOM)으로도 생중계된다. 오 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나치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분들에 대한 명복을 빌고 홀로코스트의 고통과 진실을 전 세계에 알려온 생존 희생자들과 유가족, 유대인들에게 위로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2022-01-26 17:57:49[파이낸셜뉴스] 예술의 소재로 전쟁만큼 매력적인 주제는 찾기 힘들다. 생과 사를 넘나들며 인간의 극단적인 모습을 들추어내는 것이 바로 전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인류역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긴 홀로코스트는 영화나 소설에 흥미로운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왔다. 이 영화 <피아니스트>도 그런 영화 중 하나다. 영화는 홀로코스트 와중에 살아남은 유태인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로프 스필만(에드리언 브로디 분)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흥미로운 주제에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노련한 연출과 에드리언 브로디의 열연이 더해져 유태인 감독이 만들어낸 홀로코스트를 다룬 영화 중에선 독보적인 명성을 얻었다. 에드리언 브로디에겐 세계적인 배우로 도약하는 발판이 됐고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유태인 감독 로만 폴란스키에겐 자신의 경험에 대한 분출의 통로가 되었다. 평단의 찬사와 여러 트로피까지 주어져 대단한 성공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정말 대단한 작품인가. 홀로코스트를 경험한 한 피아니스트의 자전적 이야기에 불과하진 않은가. <피아니스트>가 한 피아니스트의 비극적인 시간 이외에 어떤 주목할 만한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지 돌아본다. 건조함을 가장한 시선은 나치의 잔악한 행위를 통해 관객에게 쇼크를 강요하고, 보여주기에 치중한 연출은 그 너머의 주제를 살려내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지. 혹자는 비극의 보여짐,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느냐고 물을지도 모른다. 분명히 영화는 유태계 원작자와 감독 사이를 오가며 제작됐다. 영화는 그들 스스로 목적했을 나치의 만행과 유태인의 고난을 스필만의 자전적 이야기를 통해 효과적으로 영상화됐다. 그러나 찬사일색의 평가와 엄청난 성취에 약간의 의문을 가질 필요도 있어 보인다. 148분에 이르는 긴 러닝타임 동안 <피아니스트>는 나치의 잔혹함만을 반복하여 보여준다. 주인공의 고난과 그에 대한 동정을 자아낼 뿐인 영상 속에서 스필만의 자서전 이상의 가치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영화의 불완전함은 독일인 장교 호젠펠트(토마스 크레취만 분)에게서도 찾을 수 있다. 그는 독일인 장교임에도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연주한다는 이유만으로 스필만을 살려주는 인물이다. 영화는 호젠펠트를 미화하는 걸 꺼리지 않는데, 그의 등장 신마다 베토벤의 '월광 소나타'를 삽입해 그가 음악애호가임을 암시하고 스필만에게 베푸는 호의를 통해 친절함을 부각시킨다. 그가 유태인에게 만행을 행한 독일군의 장교이고 하급 장교들의 만행을 묵인하며 포로로 붙잡혀서는 스필만에게 연락을 취해 살길을 찾으려는 전범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충분히 강조되지 않는다. 고찰 없이 재생산되는 수많은 홀로코스트 영화들은 최근 들어 적잖은 비판에 직면했다. 홀로코스트를 스릴러나 멜로의 방식으로 조명하고, 유태인이 아닌 집시 피해자의 시선에서 풀어나가는 영화가 거듭 등장하고 있는 최근의 경향은 그 반작용이다. 홀로코스트는 더는 작품성에 대한 '묻지마티켓'이 되어선 안 된다. ■김성호 평론가의 브런치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영화가난다'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 pen@fnnews.com 김성호 기자
2021-03-27 02:25:40이스라엘 주재 중국 대사가 일부 국가에서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고 있는 것을 2차세계대전 당시 유대인 난민 수용을 거부한 것에 비교해 물의를 일으켰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은 다이유밍 대사가 이날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 도중 여러 국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입을 우려해 중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것을 “2차세계대전 당시 발생한 인류 역사상 가장 어뒀던 사건인 홀로코스트를 연상시킨다”고 말했다가 사과했다고 보도했다. 다이 대사는 “유대인 수백만명이 살해됐으며 또 많은 유대인들이 다른 나라의 도움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했다. 극히 일부 국가들이 수용했으며 그중 하나가 중국이었다”고 강조했다. 중국 대사관은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을 어두웠던 홀로코스트와 자국 시민들을 보호하려는 이스라엘 정부의 노력과 비교를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30일부터 중국과 연결되는 항공편을 모두 중단했으며 이스라엘 보건부는 지난 2주동안 중국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입국도 거부하고 있다. 또 중국에서 귀국하는 자국민들은 2주동안 자택에 머무를 것도 지시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0-02-03 10:43:33욱일기가 전범기라는 내용을 알리고 있는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서한에 폴란드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응답했다. 반크는 폴란드 그로스-로젠 홀로코스트 박물관으로부터 욱일기가 전범기라는 사실을 담은 서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19일 밝혔다. 이달 초 반크는 전 세계 64개 홀로코스트 센터에 서한을 보냈다. 해당 서한에는 독일이 나치 깃발을 흔들며 유대인을 학살한 것과 일본이 욱일기를 흔들며 제국주의 침략을 한 것은 같은 맥락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박물관 측은 “한국 역사에서 욱일기의 역할과 욱일기가 가진 정보를 가르쳐줘서 감사하다”며 “한국과 한국인들이 겪은 비극적인 역사에 대해 기억하고 말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한국이 겪었던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욱일기를 알리려는 반크의 노력에 우리가 크게 감사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폴란드 역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은 국가 중 하나다. 폴란드에는 나치의 강제 수용소가 세워졌으며 유대인을 대상으로 할 밀고와 학살도 자행됐다. 이에 2016년에는 나치 부역을 부정하는 ‘홀로코스트법’도 제정된 바 있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앞으로 이 답장을 지렛대 삼아 앞으로 국제사회에 욱일기는 전범기 임을 더욱 알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반크 #전범기 #욱일기 hoxin@fnnews.com 정호진 기자
2019-07-19 15:20:15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축제인 ‘제38회 국제현대무용제 2019 모다페’(이하 2019 모다페)가 오는 5월 16~30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소극장, 이음아트홀, 마로니에공원 일대 및 이음센터 앞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올해 축제는 ‘공존’과 ‘공생’을 주제로 13개국 27개 예술단체 134명의 아티스트들이 사회의 다양한 모습을 춤으로 풀어낸다. 가장 기대되는 작품은 개막작이자 세계 초연작인 이스라엘 키부츠현대무용단의 개막작 ‘피난처 Asylum’다.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유대 가족의 일원인 라미 비에르 예술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다. 2014년 한국인 최초로 키부츠현대무용단에 입단한 김수정 무용수를 비롯해 석진환, 정정운 무용수가 함께 한다. 이들 무용수 3인과 비에르 예술 감독은 오는 16일 첫 공연 이후 관객과의 대화를 나눈다. 말레이시아,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8개국 17명의 무용수가 아시아에 퍼져있는 원무 중 하나인 ‘강강술래’를 차용해 만든 안애순 안무가의 ‘히어데어 HereThere’도 기대된다. 2019 모다페 국제 공동 협업작이다. 해외초청작은 총 3편이다. 오스트리아 리퀴드 로프트의 안무가 크리스 헤링이 선보이는 '우묵한 접시'와 이탈리아 다니엘레 니나렐로/코디드우오모 무용단의 다니엘레 니나렐로의 '쿠도쿠' 그리고 2005년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안무가 유이 가와구치의 ‘안드로폴라이드 1.1’이다. ‘안드로폴라이드 1.1’는 이민자의 감정을 빛과 소리, 움직임으로 표현해냈다. 우리 사회 문제인 갑과 을 관계도 춤으로 표현된다. 메타댄스프로젝트의 정진아 안무가의 ‘bossy, la’는 갑과 을의 권력 관계 속 불편한 상황들을 군무와 솔로의 대립적인 움직임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댄스프로젝트 트라이앵글의 전미라 안무가는 부모와 자식 간의 억압적 관계를 다뤘다. ‘신성한 캐노피’는 자녀에게 규칙과 억압, 통제를 가하는 부모와 다양한 통제 언어 속에 놓인 아이의 고통과 몸의 아우성을 그렸다. 폐막작 ‘모다페 프로젝트 2019 ’호모루덴스 HomoLudens’는 세 단체의 협업 안무로 이루어진다. 영국의 프랭키 존슨의 픽업그룹과 언플러그드 바디즈의 김경신, 툇마루무용단의 김형남 안무가가 그 주인공. 존슨은 유럽 대표 춤꾼이고, 김경신은 영국의 유명한 러셀말리펀트 무용단, 호페쉬섹터 무용단 출신의 안무가다. 김형남은 2018 평창패럴림픽 폐회식 등 주요 국가행사의 안무를 맡아 온 툇마루무용단 대표이자 안무가이다. ‘호모루덴스’는 인간의 본성과 본능에 대한 ‘호모’시리즈 중 첫 작품. 규칙 없는 놀이가 게임으로 발전되고, 웃음으로 시작되어 폭력과 축제로 변모하는 일렬의 과정을 상징화한다. 지난 해에 이어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도 계속된다. ‘모다페 오프 스테이지(M ODAFE Off Stage) 모여라! 마로니에공원’ 프로그램이 바로 그것. ‘시민과 전문무용단이 함께하는 '릴레이 마로니에 퍼포먼스’를 비롯해 일반인 100인이 동시에 참여하는 워크숍 ‘100인의 마로니에 댄스’, 시민경연댄스무대 ‘나도 댄서다!’ 등이 준비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19-05-02 16:35:10【 뉴욕=정지원 특파원】 독일 나치정권의 유태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사진)이 향년 87세로 사망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스라엘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발표를 인용, 홀로코스트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뒤 저술활동 등을 통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위젤이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1928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위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0대 소년으로 가족과 함께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활했던 끔찍한 경험을 '암야'(The Night)라는 회고록에 담았다. 30개국 언어로 번역·출간된 이 책은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표현한 가장 중요한 저작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위젤은 60여권의 저서를 통해 '침묵은 가장 큰 죄악'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했다. 위젤은 1945년 나치 수용소에서 석방됐지만 그의 어머니, 아버지, 여동생 한 명이 수용소에서 학살당했고 다른 두 명의 여동생은 살아남았다. 전쟁 이후 파리 소르본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월간지 '라르슈'와 이스라엘 일간지 '에디오트 아하로노트'에서 일하기도 했다. 위젤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수많은 책을 출간했고 전 세계에 강연을 다녔으며 유대인을 대량 학살한 나치의 만행을 고발하는 살아있는 증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196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위젤은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을 오가며 활발한 홀로코스트 증언 활동을 벌였으며 1984년 프랑스 문학 대상, 1986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위젤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지도자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위젤은 유대인에 대한 반감에만 저항한 것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증오와 편견에 맞서 싸웠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국민과 정부는 애통한 마음으로 엘리 위젤을 추모한다"며 위젤의 활동이 '600만명이 숨진 홀로코스트의 암흑 속에서 빛나는 등대 불빛'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jjung72@fnnews.com
2016-07-03 16:51:11【뉴욕=정지원 특파원】 독일 나치정권의 유태인 대학살(홀로코스트)의 생존자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엘리 위젤이 향년 87세로 사망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스라엘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발표를 인용, 홀로코스트를 극복하고 살아남은 뒤 저술활동 등을 통해 노벨평화상을 받은 위젤이 타계했다고 보도했다. 1928년 루마니아에서 태어난 위젤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10대 소년으로 가족과 함께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생활했던 끔찍한 경험을 ‘암야’( The Night)라는 회고록에 담았다. 30개국 언어로 번역, 출간된 이 책은 홀로코스트의 공포를 표현한 가장 중요한 저작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 외에도 위젤은 60여권의 저서를 통해 “침묵은 가장 큰 죄악‘이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달했다. 위젤은 1945년 나치 수용소에서 석방됐지만 그의 어머니, 아버지, 여동생 한 명이 수용소에서 학살당했고 다른 두 명의 여동생은 살아남았다. 전쟁 이후 파리 소르본 대학에서 학위를 받았으며 프랑스 월간지 ‘라 르슈’와 이스라엘 일간지 ‘에디오트 아하로노트’에서 일하기도 했다. 위젤은 홀로코스트에 대한 수많은 책들을 출간했고 전 세계에 강연을 다녔으며 유대인을 대량 학살한 나치의 만행을 고발하는 살아있는 증인으로 존경을 받아왔다. 1963년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위젤은 미국과 유럽, 이스라엘을 오가며 활발한 홀로코스트 증언 활동을 벌였으며 1984년 프랑스 문학 대상, 1986년에는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위젤의 타계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지도자들은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추모사를 통해 “위젤은 유대인에 대한 반감에만 저항한 것이 아니라 모든 형태의 증오와 편견에 맞서 싸웠다”고 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국민과 정부는 애통한 마음으로 엘리 위젤을 추모한다"며, 위젤의 활동이 "600만 명이 숨진 홀로코스트의 암흑 속에서 빛나는 등대 불빛"과 같은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하레츠, 예루살렘 포스트 등 이스라엘의 현지 언론들은 “유대계 큰 어른이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역시 “프랑스는 위대한 휴머니스트이자 평화의 수호자인 위젤에 대한 기억을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애도했다. jjung72@fnnews.com
2016-07-03 15:27:52워싱턴DC에는 국립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있다. 자연사 박물관, 역사 박물관, 항공우주박물관 등 많은 박물관과 함께 워싱턴의 심장부인 내셔널 몰에 자리하고 있다. DC 방문객 대부분은 박물관 순례길에 자연스럽게 이곳에 들러 유대인들의 처참한 운명에 다시 한번 가슴을 저리게 된다. 무심코 지나치는 관람 코스지만 조금 이상하다. 왜 미국의 수도에 유대인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있을까. 더구나 국립박물관이라니.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1993년 완공된 이래 올 4월까지 30년 동안 3000만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백악관 등 관광을 위해 워싱턴DC에 온 세계인들을 상대로 연평균 100만명씩 나치 독일의 야만성과 유대인의 참상을 각인시킬 기회를 앉아서 만드는 셈이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2013년 연방정부 예산안은 5180여만달러. 2012년 결산은 9200여만달러. 예산과 비슷한 나머지 운영자금은 기부금으로 충당한다. 미국인들 중에는 유대인 관련 시설에 세금을 사용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미 의회는 과거 박물관 건립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바 있다. 따라서 박물관 측이 예산 걱정할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은 그만큼 막강한 유대인 파워를 상징한다. 홀로코스트를 둘러싼 유대인들의 활동은 이처럼 현재진행형이다. 며칠 전 워싱턴포스트지에는 DC 카운실(지방의회)이 청원 심사 청문회를 개최한 뉴스가 실렸다. 청원은 DC 지역 한 도로를 디미타르 페셰프(Dimitar Peshev) 거리로 명명해 달라는 내용이다. 2차대전 당시 불가리아 의회 의원이던 페셰프가 유대인들을 구한 공로를 기리기 위한 것이다. 카운실은 청문회 후 조만간 표결로 인정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예로 보아 디미타르 페셰프 거리 탄생은 시간문제다. 페셰프의 유대인 구출기가 허위 사실이 아닌 한 청원 기각은 생각하기 어렵다. 홀로코스트 박물관이 위치한 도로명은 라울 왈렌버그(발렌버그)(Raoul Wallenberg) 플레이스다. 원래는 15번가이던 도로 일부를 헝가리 유대인 구출에 공을 세운 스웨덴인 왈렌버그를 기리는 이름으로 바꾼 것이다. 도로명 변경을 위해 1985년 연방의회는 특별법까지 제정했다. 미국은 홀로코스트가 발생한 장소가 아니다. 홀로코스트에 책임이 있는 것도 아니다. 그런 미국에서 홀로코스트가 거의 신성시되다시피 한 이유는 무얼까. 피터 노빅은 이를 유대인들의 의도적인 선택에 따른 결과라고 분석한다. 2차대전 후 한동안 유대인들은 나치의 학살극 논의 자체를 꺼렸다. 자신들이 처참한 피해자로 부각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 미국 거주 유대인들은 유럽에서 일어난 사태를 알지도 못할 정도였다. 시간이 지나며 집단학살의 피해자라는 사실이 정치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깨달으면서 태도가 바뀌기 시작한다. 침묵을 지키던 유대인들이 관련 책과 논문 등을 쏟아내면서 변방에 머물던 홀로코스트는 일약 유대인 역사의 중심에 서게 된다. 홀로코스트라는 일반 명사는 히틀러에 의한 유대인 학살이라는 고유명사로 쓰이게 되고 유대인들에게 홀로코스트는 가장 강력한 도덕적 자산(moral capital)이 됐다. 2000년 기준 홀로코스트 관련 문헌 1만여종이 쓰였고 그 대부분은 1980~1990년대 쓰인 것이라고 한다. 최근 독일 정부가 나치 피해 유대인들에게 1조원가량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있었다. 마침 일본 정치인들이 위안부 문제 등으로 우리의 화를 돋우고 있던 터라 더욱 놀랍다. 망언을 늘어놓는 일본과 대조적이라는 비판이 봇물을 이루었다. 익숙한 풍경이다. 유대인은 역사상 발생한 집단학살의 유일한 피해자가 아니다. 더 참혹한 피해 사례도 많다. 그들 중 유대인들만이 조직적이고 치밀하게 가해자를 압박하고 (미국처럼) 중립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희생의 의미를 각인시킨 집단이다. 피해자의 차이가 가해자의 반응의 차이를 낳은 점도 있는 것이다. 유대인들의 의도적인 선택의 결과가 오늘날 독일의 태도에, 우리의 선택의 결과가 일본의 반응에 일정 부분 반영돼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역사는 독일과 일본을 비교하고 일본의 변화를 촉구하는 게 부질없는 노릇임을 증명한다. 우리가 유대인들처럼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선택과 노력에 따라서는 우리만의 도덕적 자산을 만들 수도 있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우리와 유대인의 다른 점을 연구해 보자. 노동일 경희대 교수·美시러큐스대 방문교수
2013-06-04 16:48:10미국의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다큐멘터리 제작자 제임스 몰이 국제적 영화 감독들을 동원,5개국을 배경으로 한 홀로코스트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고 쇼아재단이 16일 발표했다. 스필버그 감독은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의 증언을 담은 아카이브를 보존하고 있는 쇼아 재단의 이사장겸 창설자이다. 이 1시간짜리 TV용 다큐멘터리는 쇼아 시각역사재단의 후원 아래 폴란드,아르헨티나,체코공화국,러시아,헝가리 등 5개국의 명 영화감독들이 참여해 제작된다. 제작후 이 다큐는 5개국에서 상영되며 2001년에는 5개국의 TV 및 교육용 비디오 시장에 배포될 계획이다. 나치 독일에 대항해서 레지스탕스로 싸웠던 폴란드 출신 아카데미상 수상감독인 안드레이 바이다가 이 영화의 폴란드편을 감독하며,아카데미 수상작 ‘오피셜 스토리’를 감독한 루이스 푸엔소가 아르헨티나편을 맡는다. 또 아버지가 아우슈비츠 강제수용소에 끌려간 후 나치와 싸웠던 보이테크 야스미가 체코편을,아카데미상 후보작이었던 ‘도둑’의 감독 파벨 추크라이가 러시아편을,홀로코스트 생존자의 아들인 야노스 사스가 헝가리편을 각각 감독한다. 이 다큐멘터리는 주로 쇼아재단 아카이브를 통해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각기 5개국 고유의 언어로 증언한 기록들로 편집,구성된다. 지난 93년 홀로코스트 영화 ‘쉰들러 리스트’로 아카데미상을 받은 스필버그 감독은 “홀로코스트 역사를 가르치고,홀로코스트 부인자나 인종증오자와 대결하기 위해 이러한 다큐멘터리가 필요하다는 세계 각국 교육자들의 요청에 따라 제작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주장환 jch@fnnews.com
2000-07-17 04:48:22[파이낸셜뉴스]“미스 윙드풋은 화려한 드레스나 특별한 보석없이 그냥 세수하고 소박한 드레스만 입고 파티에 가도 아름답다.” 1929년 윙드풋에서 처음 열린 US오픈 때 한 기자의 질문에 설계자인 A.W. 틸링하스트가 한 답이다. 윙드풋의 그린이 그만큼 아름답다는 얘기다. 하지만 틸링하스트의 견해에 동의하는 골퍼를 찾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세계적 난코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윙드풋GC를 더욱 어렵게 만드는 것은 다름아닌 '그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 US오픈도 오버파 스코어 우승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것은 윙드풋에서 5차례 치른 US오픈 결과로 충분히 입증된다. 앞선 5차례 대회서 나흘간 합계 언더파 스코어를 낸 선수는 딱 2명뿐이었다. 1974년 대회 우승 스코어는 7오버파, 가장 최근인 2006년 대회서 우승한 제프 오길비(호주)의 우승 스코어도 합계 5오버파였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세계에서 어렵기로 1, 2위를 다투는 코스"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18일(한국시간) 열린 대회 1라운드 결과는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다. 무려 21명이 언더파 스코어를 제출했다. 세계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5언더파 65타를 쳐 단독 선두에 자리했다. 윙드풋GC에서 열린 US오픈 역대 최소타 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1984년 대회 때 퍼지 죌러가 기록한 66타다. 4언더파를 친 선수도 3명이다. 대회 1라운드서 출전 선수 144명이 기록한 버디수는 자그만치 374개나 됐다. 가장 버디가 많이 나온 홀은 9번홀(파4)으로 56개였다. 이글도 5개나 나왔다. 홀인원은 7번홀에서만 2개가 나왔다. 7번홀에서 대회 1호 홀인원을 앞세워 4타를 줄인 패트릭 리드(미국)는 "이렇게 언더파가 많이 나올 줄 예상하지 못했다"며 놀랬다. 3타를 줄여 공동 5위에 자리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는 "어려운 코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똑바로 치면 낮은 스코어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예상과 달리 언더파 스코어가 속출한 가장 큰 원인은 윙드풋의 간판인 '그린'에 있었다. US오픈 그린은 전통적으로 빠르고 콘트리트처럼 딱딱해야 한다. 하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그린이 예상보다 소프트한데다 핀 위치도 비교적 수월했다. 웹 심슨(미국)은 "그린이 생각 이상으로 부드러웠다"고 했고 조던 스피스(미국)는 "전반적으로 핀이 쉬운 지점에 꽂혔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윙드풋의 몽니'가 없을 것이라고 아직은 속단하기 이르다. 스피스는 "아마 핀 위치가 더 어려운 곳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다가 라운드가 거듭할수록 그린은 더 단단해지고 러프는 더 질기고 길어질 것이다. 틸링하스트의 '날개 달린 발(윙드풋)'에 대한 표현이 단순한 레토릭인지, 패러독스인지는 사흘 뒤면 판가름 날 것이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2020-09-18 13:0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