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사해외통화선물(FX마진거래)이 국내 금융투자업계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급기야 사업을 접은 곳도 나왔다. 시장을 이끄는 개인 투자자들이 점차 줄고 있는 데다 큰 리스크에 비해 이렇다 할 수익도 나지 않으면서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스아이증권(옛 브이아이금융투자)은 지난 2월 FX마진거래 서비스를 종료했다. 지난해 말부터 사업 중단을 위한 작업을 시작했고, 올해 1월 마지막 고객이 계좌 청산을 마쳤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지난 1·4분기 손실계좌비율이 100%로 적혀 있는 이유다. 에스아이증권 관계자는 "위험도 대비 수익이 잘 나지 않으면서 고객이 상당수 이탈, 사업성이 떨어졌다"며 "환차손 등을 회사가 떠안아야 하는 리스크도 있어 철회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KB증권은 사업성을 고려해 2020년 8월 서비스를 접었고, 미래에셋증권(당시 미래에셋대우)을 비롯한 몇몇 증권사들은 이보다 앞서 업무를 중단했다. 추가적으로 시장을 떠나는 금융투자사가 나타날 가능성도 점쳐진다. FX마진거래는 국제외환시장에서 직접 2개 통화를 동시에 매수·매도해 환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이다. 통화별 상대적 가치, 환율 변동 폭을 한꺼번에 예측해야 하는 만큼 개인이 일정한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 등 큰 손들이 존재하게 때문에 일반 투자자는 손실을 보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개인은 통상 레버리지를 최대로 활용해 이를 버티지 못하고 손실을 보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FX마진거래를 취급 중인 증권·선물사 계좌에서 이익이 나는 비율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 에스아이증권을 제외하고, 손익계좌비율을 공시하는 4개 증권사 가운데 올해 1·4분기에 전분기 대비 손실계좌비율이 떨어진 곳은 한 군데도 없다. 삼성선물이 55%에서 53%로 소폭 낮아졌을 뿐이다. 신한투자증권은 50%에서 76.5%로, 하나증권은 33%에서 50%로 높아졌다. 한국투자증권(46.34%→ 55.81%), 키움증권(63%→64%) 역시 이익계좌보다 손실계좌가 많았다. 그 영향으로 시장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이 떠나고 있다. 올해 5월 FX마진거래의 개인 거래대금은 28억7196만달러로 집계됐다. 전년동월(39억6282만달러) 대비 27.5%(10억9086만달러) 축소됐다. 소시에테제네랄(SG)발 주가 폭락 사태로 차액결제거래(CFD)에 걸린 금융당국의 규제도 악재다. 금융사에 맡긴 증거금(마진)의 수십배까지 레버리지를 일으킬 수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FX마진거래 시장도 긴장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두 상품은 구조적으로 유사한 상품"이라며 "최근 CFD를 향한 규제가 가해지고, 투자자들에게 위험하다는 인식이 심어지면서 증권사들도 서비스에 소극 대응하게 되는 등 위축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시장 회복을 위해선 규제 개선 등 투자자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공통적인 의견이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레버리지 비율을 조정하거나 다른 파생상품 거래시 가장 많이 거래되는 마이크로상품을 FX마진거래에도 허용하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마케팅이나 홍보가 제한되면서 시장이 정체된 측면도 있다"며 "관련 규제를 완화해 투자자들에 적극 알릴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김태일 기자
2023-07-03 18:27:59[파이낸셜뉴스] 개인투자자들이 유사해외통화선물(FX마진거래)에 대한 투자 규모를 키우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커진 환율 변동성에 전문성을 지닌 증권사, 선물사조차도 수익을 내지 못한 상황인데 개인들이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증권’과 달리 투자원금을 넘어서는 손실을 볼 수 있는 만큼 개인들이 섣부른 ‘환테크’에 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환율 방향 잘못잡으면 '10배 손실'...개인 거래규모 분기별 증가세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 FX마진거래 거래대금은 분기별로 놓고 봤을 때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1·4분기 때 1월(35억5508만달러), 2월(39억576만달러), 3월(48억8593만달러) 매달 증가세를 보였고 2·4분기에도 4월(37억8817만달러), 5월(39억6281만달러), 6월(45억1205만달러)로 같은 흐름을 나타냈다. 거래량 역시 1·4분기(1~3월) 3만550계약, 3만3584계약, 4만3047계약으로 늘었고 2·4분기(4~6월) 3만4556계약, 3만5989계약, 4만1919계약으로 뛰었다. 유사해외통화선물은 ‘금융투자회사의 영업 및 업무에 관한 규정 제4장’에 따라 이뤄지는 FX마진(외환차익)거래를 뜻한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선물협회 규정에 따라 이뤄지는 장외 외국환거래 △일본 상품거래소법에 따라 이뤄지는 장외 외국환거래 및 이와 유사한 거래 등이 해당한다. 국제외환시장에서 직접 2개 통화를 동시에 매수·매도해 환차익을 얻는 투자 기법이다. 가령 가치가 오르는 달러를 매수하면서 가치가 떨어지는 엔화는 매도하는, 양쪽 모두에 베팅하는 방식을 일컫는다. 개인은 외국 통화를 사고파는 선물 시장에서 소액의 증거금을 맡기고 최대 50배(미국은 400배) 명목금액을 거래할 수 있다. 문제는 환율이 자신이 지정한 방향과 5%만 반대로 변동해도 50%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외환시장이 급변할 경우 일반 ‘증권’과 달리 손실이 위탁증거금 수준을 초과해 강제 청산당할 우려도 있다. 손실계좌가 56%... 이익 낸 계좌보다 12%p 많아 실제 손실은 가시화되고 있다. 신한·하나·브이아이금융투자, 한국투자·키움증권 등 유사해외통화선물 계좌비율을 공시하는 5개 증권사의 지난 2·4분기 평균 손실계좌비율은 56.1%로 집계됐다. 이 시점 평균 이익계좌비율(43.9%)을 12.2%p 웃도는 수치다. 전분기인 지난해 1·4분기(53.6%) 대비로도 평균 손실계좌비율이 늘었다. 2·4분기 각 증권사별로 살펴보면 하나증권(39%→81%), 신한금융투자(65%→70%), 키움증권(60%→65%)이 같은 기간 증가했다. 삼성선물 역시 52%에서 57%로 증가했다. 브이아이금융투자(42%→10%)와 한국투자증권(62%→54.6%) 2곳만 손실계좌비율이 줄었다. 이처럼 수익이 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가 손대는 일은 지양된다. KB증권은 사업성을 고려해 2020년 8월 이 서비스를 중단하기도 했다. 앞서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몇몇 증권사들은 일찍이 이 업무를 접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FX마진거래에서 수익을 내려면 각국 통화별 상대적 가치 변동 폭과 환율 변동 폭을 한번에 예측하는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개인들이 능히 하기는 어려운 방식”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커질수록 방향성을 맞출 가능성은 떨어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외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2·4분기 1200원대에서 횡보하며 변동성을 키웠다. 같은 기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98.63에서 104.69까지 뛰었다. "1300만원 증거금 없어도 됩니다" 불법 사설업체도 판쳐 사설업체마저 음성적으로 번지고 있다. FX마진거래를 하려면 개시증거금으로 1만달러(약 1300만원)를 예치해야 한다. 이 틈을 금융위원회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사설업체가 파고드는 것이다. 개인투자자에게 ‘소액 증거금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접근하는 방식으로 주로 온라인 커뮤니티나 카카오톡 채팅방 등 SNS를 통해 유인한다. 하지만 대개 금전을 취한 뒤 잠적한다. 이에 2020년 6월 금융감독원은 사설 FX마지거래 광고가 성행하고 있다며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하기도 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환율 방향성을 맞추면 대금이 정산되는 5분 이하 초단기, 1회 10만원 미만 소액 거래가 대부분이다. 지난해 6월에는 1년 넘게 불법 FX마진거래 사이트를 운영해 회원 1만1000여명으로부터 1975억원을 받아 수수료 약 118억원을 편취한 일당이 검거되기도 했다. 금융당국에선 아직 제대로 된 투자자 보호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다. 불법 사설업체를 잡는 일 뿐 아니라 제도권 FX마진거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증거금을 올리는 등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조치를 취하는 정도다. FX마진거래 예탁자산은 예금자보호법에 의한 보호대상이 아니며, 수탁회사에 대해서만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돼있어 소비자보호 제도 적용을 받을 수 없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2-08-10 11:22:02#. FX○○는 외환 호주(달러)·영국(파운드)의 환율을 예측해 매수·매도를 체결해 87% 수익을 발생하는 신개념 재테크입니다. 양방향 수익구조를 갖고 매수 또는 매도 포지션 진입이 모두 가능하며 적은 증거금으로 거래가 가능합니다.사설 FX마진 거래 업체의 광고다. 합법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지만 엄연히 불법이다. 최근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SNS를 중심으로 금융상품을 가장한 '사설 FX마진' 거래 피해가 속출하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설 FX마진 거래로 인한 피해시 예금보호 등 소비자 보호제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본지 5월 21일자 8면, 22일자 6면 참조>금융감독원은 사설 FX마진 거래로 인한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한다고 1일 밝혔다. 이종통화 간의 환율 변동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일종의 환차익 거래로,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다. 기본 거래는 기준 통화 10만 단위이며, 거래 단위당 1만달러(최소 약 1200만원)의 개시 증거금을 납입해야 한다.하지만 최근 SNS 등을 통해 '부담없는 재테크'를 내세운 사설 FX마진 거래 광고가 성행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상 FX마진 거래인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 실제 내용을 기술하거나 외국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은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올해 들어 금감원에 접수된 사설 FX마진 거래 피해 관련 상담은 158건에 이른다.금감원은 "인터넷 카페,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마치 소액으로 FX마진 거래가 가능한 것처럼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FX마진 거래를 모방한 거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의 시세 차트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방향성을 맞히고, 손익을 정산하는 거래는 대부분 게임 내지 도박에 가깝다"고 강조했다.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0-06-01 18:08:38[파이낸셜뉴스] #. FX○○는 외환 호주(달러)·영국(파운드)의 환율을 예측해 매수·매도를 체결해 87%수익을 발생하는 신개념 재테크입니다. 양방향 수익구조를 갖고 매수 또는 매도 포지션 진입이 모두 가능하며 적은 증거금으로 거래가 가능합니다. 사설 FX마진 거래 업체의 광고다. 합법인 것처럼 소비자를 현혹하고 있지만 엄연히 불법이다. 최근 페이스북, 블로그, 유튜브 등 SNS를 중심으로 금융상품을 가장한 '사설 FX마진' 거래 피해가 속출하면서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사설 FX마진 거래로 인한 피해시 예금보호 등 소비자 보호제도 혜택을 받을 수 없다. <본지 5월 21일자 8면, 22일자 6면 참조> 금융감독원은 사설 FX마진 거래로 인한 '소비자경보(주의)'를 발령한다고 1일 밝혔다. 이종통화 간의 환율 변동에 따라 손익이 결정되도록 설계된 일종의 환차익 거래로,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금융회사를 통해서만 투자할 수 있다. 기본 거래는 기준 통화 10만 단위이며, 거래 단위당 1만달러(최소 약 1200만원)의 개시 증거금을 납입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SNS 등을 통해 '부담없는 재테크'를 내세운 사설 FX마진 거래 광고가 성행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정상 FX마진 거래인 것처럼 포장하기 위해 실제 내용을 기술하거나 외국 금융당국의 인허가를 받은 것처럼 위장하는 방식으로 영업을 한다. 올해 들어 금감원에 접수된 사설 FX마진 거래 피해 관련 상담은 158건에 이른다. 금감원은 "인터넷 카페, 유튜브, 페이스북 등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어 대학생, 직장인, 주부 등 광범위한 피해가 우려된다"며 "마치 소액으로 FX마진 거래가 가능한 것처럼 투자자를 유혹하고 있지만 FX마진 거래를 모방한 거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품의 시세 차트를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방향성을 맞추고, 손익을 정산하는 거래는 대부분 게임 내지 도박에 가깝다"고 강조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2020-06-01 09:42:25대법원이 지난 2015년 사설 FX마진거래를 '도박'으로 규정하고도 관련 업체들이 급증한 배경에는 유관기관들의 '보신주의'가 있었다. 수많은 피해자가 생겨나기 전에 머리를 맞대고 대응책을 마련했더라면 종식됐을 사태를 책임 미루기로 일관하다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지적이다. 금융상품을 빙자한 신종 도박행위를 막기 위해선 관련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1일 파이낸셜뉴스의 취재를 종합하면 FX렌트 조모 대표(61)가 지난달 24일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뒤 사설 FX마진거래 업체 7곳이 스스로 영업을 중지했다. 그동안 규제 사각지대에서 천문학적 수익을 거둬온 사설 FX마진거래 업체들이 이번 형사판결을 계기로 엑소더스(대탈출)에 나서는 모양새다. ■피해자 느는데 당국은 '나몰라라' 조 대표가 꼼수를 부리며 사세를 키우는 사이 감독당국은 4년간 서로 책임을 미루며 갈팡질팡했다. 국가가 사설 FX마진거래 업체들이 성장할 시간을 벌어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감독원은 대법원이 FX렌트의 거래행위를 도박으로 판단하자 사실상 해당 사안에서 손을 뗐다. 정상적 경로로 이뤄지는 FX마진거래도 아니고, 금융상품으로도 볼 수 없기에 금융당국의 규제대상이 아니라는게 금감원의 입장이었다.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의 몫이라는 얘기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법원 판례 이전에 금융위원회에서 사설 FX마진거래는 금융상품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고, 대법원에서도 도박이라고 판단했다"며 "금감원은 자본시장법을 적용받는 제도권 금융회사에 대한 감독권한만 갖고 있다 보니 사설 FX마진거래 업체들은 규제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사감위는 사설 FX마진거래 업체를 제재하기엔 현실적 어려움이 있었다고 항변한다. 문제가 되는 업체들은 스스로 금융투자업체로 표방하기에 관련 전문가가 없는 사감위가 이를 판단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사감위 관계자는 "사감위는 심의기능이 없어 '사설 FX마진거래가 불법도박에 해당한다'는 명확한 판단기준이 나오지 않고선 행동에 나서기 어려웠다"며 "특히 FX마진거래와 같이 복잡한 파생금융상품에 대해선 판단을 내리기 애매하다"고 토로했다. 사감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사설 마진거래 업체들에 대한 심의를 요청했으나 명확한 판단을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방심위 관계자는 "소송이 제기된 사안에 대해서는 판결을 받을 때까지 심의중지되는 경우가 많다"며 "금감원이 제도권에 들어와야 한다는 판단을 내리거나 검찰이 조 대표에 대한 공소사실에 도박 혐의를 적용했으면 빨리 정리됐을 사안이었다"고 지적했다. ■"신종도박 근절 위한 법안 필요" 유관기관들이 저마다의 이유로 이들 업체에 대한 제재를 주저하는 사이 사설 FX마진거래를 합법이라고 믿었던 회원들은 큰 낭패를 봤다. 일부 회원은 거액을 잃고도 업체로부터 '당신도 도박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협박에 대응도 못한 채 속앓이만 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증권사의 실제 차트를 갖고 와 정상적인 재테크 수단으로 소개하니 잘 모르는 고객들은 속을 수밖에 없다"며 "감독당국은 제도권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피해를 방치한다. 금감원과 사감위, 방심위가 의지가 있었다면 진작 해결됐을 문제다"라고 꼬집었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원장은 "금융이 점점 복잡다변화되고 있다. 제도권에 없는 상품이라고 방치하면 투자자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도박, 사기에 의한 범죄라 하더라도 일종의 금융으로 포장된 행위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이 나서 자체적으로 관리하거나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점차 진화해가는 신종도박 행위를 사전에 근절하기 위해선 관련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로선 기능이 제한된 사감위의 권한을 늘려 선제 대응에 나서도록 하는 방안이 제기된다. 앞서 20대 국회에선 사감위나 수사기관이 불법온라인사행산업 이용계좌로 의심이 인정될 경우 금융회사에 계좌에 대한 지급정지 조치를 요구하고, 사감위 등이 직접 불법온라인도박 이용자로 참여해 관련 내용을 조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정세균 의원안)이 발의됐다. 또 사감위에 단속 권한을 부여하고, 사법경찰관리 직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곽상도 의원안)도 발의된 바 있다. 그러나 두 법안은 결국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사감위 관계자는 "금융상품으로 위장한 신종도박에 대해선 수사를 통해 내용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사감위는 실상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며 "지금으로선 진화하는 범죄에 대응이 한발 늦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2020-05-21 17:47:36사설 FX마진거래 업체의 폐해가 수면으로 떠오른 지 10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수많은 변종업체들이 활개를 치고 있다. 포털사이트와 SNS상에 FX마진거래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부담 없는 재테크 투자수단'을 내세운 홍보 글이 끝없이 나온다. 이들의 거래방식을 '도박'이라고 규정한 법원 판단이 이미 수년 전에 나왔으나 수사기관의 오판과 감독당국의 무관심 아래 이들 업체는 독버섯처럼 퍼져나갔다. 사설 FX마진거래 업체들의 실태와 근절방안을 2회에 걸쳐 살펴봤다. 20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 따르면 FX마진거래와 관련한 신고접수 건수는 2018년 2건에서 2019년 17건, 올해 125건으로 급증하고 있다. FX마진거래란 환율 변동을 이용해 시세차익을 얻는 거래를 말한다. FX마진거래의 계약당 기본 단위는 10만달러로, 개인투자자들은 선물회사나 중개업체에 10% 비율의 증거금을 내야만 거래가 가능하다. 사설 업체들은 최소 1200만원 이상의 증거금에 부담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의 심리를 노려 '증거금이 필요없다'며 이들을 현혹하고 있다. 소액거래도 가능하다는 말에 2030세대와 주부들이 불나방처럼 변종 외환차익거래에 뛰어들고 있다. ■대법원 '도박' 선언 뒤 '늑장 처벌' 이런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난 배경에는 수사기관의 오판과 감독당국의 방관이 있었다. 특히 대법원이 지난 2015년 9월 FX마진거래를 '도박'으로 규정하고도 제대로 된 처벌 사례가 나온 건 최근이다. 앞서 FX렌트의 조모 대표(61)는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지 않은 채 이용자들에게 FX마진거래를 하도록 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을 위반한 혐의로 지난 2011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FX렌트가 내건 투자방식은 환율 향방을 놓고 베팅하는 일종의 '홀짝 게임'이다. 회원들은 업체에 비교적 소액의 렌트보증금을 내고 외환에 대한 매수, 매도 중 하나를 선택한다. 자신이 예상한 대로 환율이 변동하면 수익금을 챙길 수 있지만 손실이 발생할 경우 업체가 보증금을 챙긴다. 여기에 업체는 수익의 10%(최근 14%)까지 수수료로 가져가 어떤 결과든 이득을 볼 수밖에 없는 구조다. 당초 검찰은 FX렌트가 신종 파생상품시장을 개설해 회원들을 상대로 인가받지 않은 옵션거래를 했다고 보고 자본시장법을 적용했다. 1·2심도 검찰에 손을 들어줬지만 대법원에서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FX렌트의 거래구조와 참여자들의 의사 등에 비춰 봤을 때 이 거래는 투자자 보호라든지 금융투자업의 육성·발전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다"면서 "단시간 내에 환율이 오르거나 내릴지 맞히는 일종의 게임 내지 도박에 불과할 뿐 파생상품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건을 무죄 취지로 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조 대표에게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형사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다. 검찰이 파기환송심에서 공소장 변경을 하지 않으면서 조 대표는 결국 2016년 1월 무죄판결을 확정 받았다. ■무죄판결에 유사업체 우후죽순 생겨 수사기관이 첫 단추를 잘못 끼운 덕분에 조 대표는 이후로 승승장구했다. FX렌트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신들의 영업이 '합법'이라고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조 대표는 스포츠구단과 사회공헌재단을 운영하고 자신의 사건을 수사한 검사를 고문변호사로, 방송사 임원은 대표로 선임하면서 사세를 넓혀나갔다. 적극적인 언론 인터뷰로 자신의 이미지를 포장했다. 심지어 특허청은 지난 2017년 FX렌트의 사업에 대해 특허까지 내줬다. 이 또한 조 회장의 꼼수로 이뤄낸 결과물 이었다. 특허법은 도박에 필요한 도구 등 공공질서나 선량한 풍속에 어긋나는 발명에 대해서는 특허를 내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조 회장은 묘안을 떠올렸다. FX렌트 서비스를 ‘투자’가 아닌 ‘교육’ 수단으로 둔갑시킨 것이다. 당시 특허를 담당한 심사관은 “FX렌트 측은 해당 발명의 효과에 대해 ‘실제 FX마진거래를 렌트해 연습하는 교육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기재했다”며 “도박행위 등 부정행위용 목적이 아님이 기재 내용상 분명했기에 특허출원을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재판 과정에서 특허를 받을 사실을 근거로 FX렌트의 사업행위가 도박이 아니라고 주장 중이다. FX렌트가 성공을 거두자 많은 유사 변종업체들이 ‘특허출원’을 내세우며 고객을 끌어 모았다. 검찰은 지난해 10월에서야 조 회장을 도박공간 개설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대법원이 FX렌트의 사업방식을 '도박'으로 선언한 지 4년 만이다. 조 회장은 지난달 24일 1심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336억원 상당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그동안 FX렌트에는 1조4000억원 규모의 자금이 흘러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회원 수는 1만4000여명에 달했다. 1심은 조 회장에 대해 "FX렌트 거래가 정당한 투자나 외환거래가 아닌 단순한 '도박'임을 확인하는 대법원 판결이 선고됐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합법적인 사업이라고 주장하면서 특허까지 받아내 사업 확장의 도구로 삼아 그 결과 심각한 사회적 해악을 끼쳤다"고 판시했다. FX렌트의 성공을 쫓아 따라온 수많은 유사업체들은 여전히 남아 새로운 피해자들을 낳고 있다. 이들도 저마다 과거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신들의 사업을 합법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상당수 업체는 실제로 FX마진거래를 하지 않은 채 회원에게 환율차트만 제공하고, 가상의 거래에 투자하도록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거래이기에 회원들의 손실은 그대로 업자의 몫이다. 한번 자리를 잡으면 총판과 다수의 지점을 두고, 프랜차이즈 기업 형태로 성장해 나간다. 과거 사설 FX마진거래 지점을 운영한 A씨는 "지점의 능력에 따라 한 달에 1000만원에서 최대 억대 수수료를 벌어들인다"며 "본사는 고객들의 손실금 전액과 지점의 수익 중 일부분을 갖는다"고 전했다. 거액을 벌다보니 일확천금을 노린 신규업자들도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대표들은 자본시장에서의 경력도 없는 청년층이 대부분이다. 한 사설 FX마진거래의 등기상 사내이사는 1994년생이었다. 최근 사설 FX마진거래 지점 개설을 문의했다는 한 남성은 "한 대형업체는 '800개의 지점에 지점당 평균 2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소개했다"며 "이들은 자신들이 처벌받지 않거나 처벌받더라도 실형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이다. 수억원씩 벌어들이니 벌금 몇 백만원은 무섭지 않은 것"이라고 꼬집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2020-05-20 17:58:26KR선물은 오는 26일 해외통화선물(FX마진) 트레이딩 전용 플랫폼인 '메타트레이더4(MT4)'를 재오픈하고 이를 기념해 7월 31일까지 고객에게 수수료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기간 신규로 계좌를 개설해 MT4를 이용하는 경우 편도기준으로 수수료를 2달러로 적용하고, 기존 고객들에게는 편도기준 1달러로 수수료를 적용할 예정이다. MT4는 다양한 분석 차트와 50여개 이상의 기술적 분석 도구, 알고리즘을 응용한 자동 거래를 위한 프로그램(EA) 및 MQL4 통합 개발 환경(IDE)을 제공한다. 메타트레이더 마켓을 통해 제공되는 자동 거래 로봇을 다운로드해 초보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KR선물은 지난 2월 MT4에 연결됐던 호가제공업체(FDM)인 미국 FXCM이 미국선물협회(NFA)의 자격정지 제재를 받으면서 서비스가 중단했다. 이후 미국의 오안다와 계약을 맺고 다시 MT4 서비스를 재개하게 됐다. KR선물 관계자는 "오안다와 MT4를 연결하면서 기존 고객에게 제공했던 스프레드보다 저렴한 코어 스프레드를 고객에게 제공하면서 별도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라며서 "수수료 협의가 가능하기 때문에 고객 입장에서는 기존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트레이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FX마진 상품에 투자를 희망하는 투자자들은 FX마진 상품이 고위험 투자상품이므로 계좌개설을 하기 전에 회사로부터 충분한 설명과 위험고지 안내를 받아야 한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2017-06-15 14:27:50검찰이 FX마진거래(해외통화선물거래) 사기 사건과 관련해 수백억원을 가로챈 금융사기조직 관련자 7명을 구속하고 총 11명을 재판에 넘겼다. 이들은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실제 FX마진거래에 투자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사용하거나 해외에 자금 일부를 은닉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서민생활침해사범 합동수사반(반장 김관정 부장검사)은 FX마진거래를 명목으로 투자금을 받아챙긴 혐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로 신모(59)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박모(54)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중간모집책 김모(51)씨 등 3명을 약식기소하고 민모(48)씨 등 달아난 5명은 기소중지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FX마진거래 전문업체 '맥심 트레이더'에 투자해 매달 원금의 3∼8%를 배당하겠다며 작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1000여명에게서 투자금 650여억원을 유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FX마진거래는 두 가지 통화를 동시에 사고팔며 환차익을 노리는 외환 선물거래다. 신씨는 맥심 트레이더 국내 투자자 모임인 케이맥스(KMAX) 회장을 자처하며 국내에서 설명회를 열고 돈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투자금에 따라 원금의 최고 8%를 매달 배당하고 18개월이 지나면 원금을 돌려준다"며 투자자를 모았다. 하지만 투자업계에 따르면 FX마진거래는 '초고위험 투자상품'으로 분류돼 연 96% 수익과 원금 보장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씨 등은 맥심 트레이더 홈페이지에서 원금과 배당금을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개인 계정을 투자자들에게 만들어주고 실제 FX마진거래에 투자한 것처럼 속였다. 회원 추천수당이나 배당금은 모두 맥심 트레이더 회원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가상화폐로 지급했다. 이들은 받은 돈을 FX마진거래에 투자하지 않고 펀드 투자와 개인 사업체 운영, 아파트 구입 등에 써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이 와중에 투자금 보관과 법률자문 역할을 하던 변호사 전모(41)씨는 20억원을 빼돌렸다가 구속됐다. 검찰은 신씨 등이 작년 10월부터 수사를 피해 외국으로 빼돌린 273억원의 행방을 추적 중이다. 검찰은 이들이 맥심 트레이더 '본사'와 범행을 공모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본사 대표와 재무담당, 법률 고문 등을 자처하는 인물들이 국내 투자설명회에 참석하고 홈페이지에 투자자들의 계정도 만들어줬기 때문이다. 맥심 트레이더는 홍콩·대만 등지에 지사를 뒀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사무실 소재지와 투자금의 사용처, 배당금의 출처는 물론 FX마진거래에 필요한 국제 환딜러(FDM) 자격 여부도 확인된 게 없다고 검찰은 전했다. 지난 5월 대만 법무부 조사국도 맥심 트레이더 투자금 명목으로 30억 대만달러(약 180억원)를 챙긴 '마승금융그룹'을 적발했다. 회장 장모씨는 돈으로 꽃다발을 만들어 거실에 뒀다고 한다. 검찰은 신씨 등이 외국 조직과 연계했는지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검찰은 FX마진거래를 빙자한 사기조직이 국내에서 활동한다는 첩보로 수사에 착수했다. '오디마켓'이라는 또다른 조직이 국내에서 활동한 사실도 적발해 177억원을 유치한 국내 총책 천모(52)를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저금리 추세와 경기 불황을 틈타 고수익을 미끼로 서민을 유혹하는 금융사기조직을 발본색원하겠다"고 말했다. relee@fnnews.com 이승환 기자
2015-07-19 09:42:21외환선물은 오는 6월 1일~30일 한 달 동안 해외선물과 FX마진 거래고객을 대상으로 신규계좌개설 및 거래재개 사은 이벤트를 실시한다. 이번 이벤트에서는 거래량 조건에 따라 신규계좌개설 고객에게 최대 2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거래재개 해당 고객에게는 1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5-05-27 10:24:12정부규제와 개인투자자 이탈로 외환차익(FX)마진거래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금융투자협회는 올해 2·4분기까지 FX마진 월평균거래량은 13만2851계약으로 전년대비 23.1% 감소했다고 29일 밝혔다. 이같은 사업성 악화로 FX마진거래 사업자는 3년새 절반으로 줄었다. 2011년 6월 24개사에서 2014년 6월 12개사로 감소했다. 사업자 절반이 시장에서 철수 한 것이다. FX마진거래 증거금 인상 등 정부 규제강화로 2008년이후 분기별 FX마진 거래량은 최저치다. 올해 2·4분기 FX마진 거래량은 33만5555계약으로 전기대비 27.3% 감소했다. 전년동기대비로 보면 40.1%가 감소했다. 반면 FX마진거래 증거금은 지속적으로 늘었다. FX마진거래 개시증거금은 2005년 1월 2%에서 2012년 4월 이후 10%로 높아졌다. 유지증거금도 2005년 1월 1%에서 2012년 4월 5%로 크게 뛰었다. 글로벌시장 환경변화도 FX마진거래를 위축시키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조기금리 인상 우려, 5·6월 경상수지 누적흑자 및 주식시장 외국인 자본투자 등에 따른 환율하락으로 거래량은 지속 감소했다. 4월 FX마진 거래량은 전월대비 -15.6%, 5월 -1.7%, 6월 -13.9%다. 2·4분기 환율하락으로 장내통화선물(미국달러선물) 거래량도 급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2014-07-29 11:2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