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일본 혼다자동차가 미국 공장 직원들의 임금을 11% 올리기로 했다. 북미자동차산별노조인 UAW 파업 뒤 디트로이트 빅3가 대규모 임금인상에 합의한 여파가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빅3는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3개 디트로이트 자동차 업체를 일컫는 말이다. 혼다에는 자동차 노조가 결성돼 있지 않지만 빅3의 25% 임금인상 여파가 몰아쳤다. 혼다는 빅3만큼은 아니더라도 자동차 부문 직원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대규모 임금인상을 단행하기로 했다. 앞서 테슬라도 독일에서 노조 압력으로 베를린 공장 생산직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이하 현지시간) 혼다가 UAW 파업에 따른 빅3 임금인상 여파로 내년 1월부터 생산직 직원 임금을 11% 올리고 기타 복지도 확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내부 메모에 따르면 혼다는 UAW가 빅3와 협상에서 합의를 이끌어냈던 것처럼 최고 수준 임금 도달에 걸리는 시간을 3년으로 단축하기로 했다. 지금은 입사 6년이 지나야 최고 수준 임금을 받을 수 있지만 내년부터는 3년만 지나면 자격을 갖추게 된다. 혼다는 메모 내용이 사실이라고 확인했지만 현재 직원들의 급여 수준은 공개하지 않았다. UAW는 디트로이트 빅3에만 조합원들이 있다.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공장, 전기차 업체들에는 노조가 결성돼 있지 않다. 그러나 조 바이든 미 대통령까지 UAW 파업을 적극 지지하고 나서는 등 민주당의 대대적인 지지 속에 UAW가 빅3와 파격적인 임금인상·복지개선에 합의하면서 미 자동차 업계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앞서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미 생산직 직원 대부분의 임금을 9% 인상하고, 최고 임금을 받는데 걸리는 시간도 단축하기로 했다. 또 도요타와 혼다 모두 직원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해 성과를 임금에 반영하기로 합의했다. UAW와 빅3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합의에 이른 바 있다. 25% 임금 인상과 함께 임금이 생활비 상승과 연계돼 오르도록 했고, 퇴직 뒤 복지도 확충했다. 또 최고 임금 도달 기간도 8년에서 3년으로 줄였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감원도 최소화하기로 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빅3와 임금단체협상 승리를 발판 삼아 노조가 없는 외국 자동차 업체들에 노조 결성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페인 위원장은 최근 동영상 연설에서 "2028년 임단협에 복귀할 때에는 그저 빅3가 아닌 빅5, 또는 빅6와 협상하게 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11-11 02:34:14[파이낸셜뉴스] SK온은 3일 열린 올해 3·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관련, 전기차(EV) 공장 파업은 발생하지 않았다"며 "따라서 단기적으로 당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인건비 상승 우려는 있을 수 있다"며 "자동화 물류 설비 도입, 스마트팩토리 조성 등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가져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11-03 10:36:32[파이낸셜뉴스] 손미카엘 삼성SDI 전략마케팅 부사장은 26일 열린 3·4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 파업 관련, 현재까지 이에 따른 고객 수요의 실질적인 변화는 없다"며 "UAW가 내연기관차 공장에 표준임금 협약을 전기차용 전지 공장에도 적용하는 것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현지 공장 준비단계에 있는 당사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진행상황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2023-10-26 10:29:54[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6일(이하 현지시간) 대통령으로는 사상 최초로 노동조합 파업 피켓 시위에 참여했다. 시위 현장에서 노조원들과 어깨를 부여잡고 노조 지지 의사를 확실히 했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서쪽 밴뷰런타운십에서 열린 자동차 산별노조 UAW의 파업 피켓 시위에 동참했다. 바이든은 "1973년부터 상원의원으로 UAW 피켓 행렬에 자주 함께 했다"면서 "그러나 여러분에게 이 점을 말하고자 한다.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미 대통령들은 이전까지는 편가르기를 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부를 것을 꺼려 노사 분쟁에 거리를 둬 왔다. 그러나 바이든은 스스로를 "역대 최고의 친 노동성향 대통령"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다. 캐린 장-피에르 백악관 공보책임자는 "바이든이 노동자들과 함께 하고 있다"면서도 행정부는 "협상에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은 피켓 시위 대열에 동참해 노동자들을 격려했지만 발언 시간은 고작 87초에 그쳤다. 반면 숀 페인 UAW 위원장이 약 7분 가까이를 연설했다. 바이든은 환호하는 군중들을 향해 "전에도 자주 언급했듯 이 나라를 세운 것은 월스트리트가 아니라 바로 중산층"이라면서 "그 중산층을 세운 것은 바로 노동조합이다"라고 못박았다. 그는 이어 "이는 팩트다"라며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여러분은 노력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면서 "여러분들은 보수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성과를 냈다"고 강조했다. 페인 위원장은 바이든에게 감사를 표하고 "대통령이 노동계급을 위해 올바른 일을 할 것임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페인은 이날 디트로이트 공항에서 밴뷰런타운십 피켓 시위 현장까지 대통령 리무진인 '비스트'를 타고 함께 이동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둘은 차 안에서 노동 이슈들과 함께 전기차 전환에 관한 문제도 함께 논의했다. 바이든이 피켓 시위 현장을 찾은 데 이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미시간주를 방문할 계획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캘리포니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프라이머리 대신 27일 미시간주 클린턴타운십의 엔진부품 업체인 드레이크 엔터프라이즈를 방문한다. UAW에 따르면 드레이크는 노조가 없는 사업장으로 이번 파업과도 연관이 없다. UAW는 트럼프가 노조원들과 연대를 나타내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9-27 04:12:40[파이낸셜뉴스] 제너럴모터스(GM)과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사 노동자들이 가입한 전미자동차노조(UAW)의 동시 파업이 돌입, 미국내 위기 고조되고 있다. UAW 설립 이후 88년만에 파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표심을 잡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바로 중재에 나서 사측에 압박을 가했다. 한편 이번 파업으로 인한 승자는 테슬라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88년만 UAW 파업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UAW는 14일(이하 현지시간) GM과 포드, 스텔란티스와의 단체협상이 시한을 넘김에 따라 미시간, 오하이오, 미주리주(州)에 위치한 3개 공장에서 동시 파업에 들어갔다. 스텔란티스는 2021년 그루프PSA(PSA)와 피아트크라이슬러오토모빌스(FCA)가 합병된 회사다. UAW는 향후 4년간 임금 최소 40%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업체 측은 비용 증가에 따른 경쟁력 저하를 이유로 최대 20%의 인상안을 고수하고 있다. UAW는 향후 협상에 진척이 없을 경우 현재 3개 공장에서만 진행하는 파업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전례 없는 미국 자동차 제조사의 동시 파업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이번 파업은 1935년 UAW 창설 이후 88년을 통틀어 처음 있는 일이다. 디트로이트에 근거를 둔 전설적 자동차기업들인 3사의 미국 자동차업계 점유율은 1999년 67%에서 오늘날은 39%로 급감했지만 이들의 파업의 상징성은 여전히 막강하다. UAW는 이들 빅3에서 일하는 조합원 약 15만명의 임금인상 뿐 아니라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노조원들의 일자리를 보장하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빅3의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는 현재 최대 3만5000개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전기차 생산에는 지금보다 인력이 40% 덜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FT는 UAW의 이번 파업은 임금인상이 표면적인 주된 쟁의 사안이지만 실상은 노조 와해 불안에 따른 것으로 전문가들이 분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은 노조편 "순익 공정하게"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상황이 심각해지자 15일 UAW와 디트로이트 자동차 빅3에 대화를 촉구했다. 자동차 노조 파업이 내년 대통령 재선 구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강하게 작용했다. FT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고위 관계자 2명을 급파해 GM,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 등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업체들과 UAW간 대화 중재에 나서도록 했다. 파업으로 빅3 자동차 생산이 중단됐지만 노조가 없는 테슬라, 리비안자동차, 루시드그룹, 니콜라 등 전기차 업체들의 전기차 생산에도 충격이 미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자동차 파업은 또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고강도 금리인상 속에서도 탄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미 경제를 좌초시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내년 재선을 앞 둔 바이든으로서는 난감한 상황이다. 바이든은 이날 백악관 연설에서 협상테이블에 복귀해 '윈윈' 합의를 이끌 것을 호소하면서도 협상 타결 열쇠를 쥔 쪽은 회사측이라고 강조했다. 더 나은 조건을 노조에 제시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바이든은 "자동차 회사들이 '사상최고 순익'을 노동자들과 '공정하게' 나누지 않았다. 자동차 부문 노동자들의 '불만(frustration)'을 십분 이해한다"면서 "자동차 업체들은 이 엄청난 이윤을 직원들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자는 테슬라? UAW가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파업 유무, 노사 합의 여부에 관계없이 이번 쟁의 승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 보도했다. 이미 비용경쟁에서 제너럴모터스(GM), 포드자동차,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디트로이트 빅3를 앞서고 있는 테슬라가 이번 쟁의를 거쳐 이들 빅3 임금이 더 오르면 비용경쟁 격차를 더 벌릴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이후 전기차 가격전쟁을 시작한 머스크는 지난 3월 차세대 전기차 제조비용을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선언했다. 기술 개발을 비롯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들이 동원되지만 이 가운데 핵심은 공장 자동화다. 머스크는 궁극적으로 테슬라 전기차를 사람이 아닌 로봇이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테슬라의 비용절감 계획은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7월 공개된 테슬라 2·4분기 실적에 따르면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순익이 1년 전보다 20% 증가했다. 같은 기간 빅3는 전기차 부문에서 심각한 손실을 기록했다. 포드는 전기차 생산증가율 둔화를 우려하기도 했다. WSJ에 따르면 빅3와 테슬라 직원들간 근본적인 차이는 회사 이익을 어떻게 공유하느냐이다. 빅3의 경우 대규모 흑자가 나면 일반적인 지급형태인 상여금을 지급하지만 테슬라는 스톡옵션을 준다. 회사 실적이 개선돼 주가가 오르면 직원들이 보유한 우리사주가 크게 가치가 뛰면서 직원들이 회사의 성장 과실을 공유하는 방식이다. 테슬라 주가가 올들어 2배 넘게 뛰는 등 최근 수년간 폭등하면서 테슬라 노동자들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이 폭증했다. UAW 임금협상과 파업이 어떻게 끝나건 테슬라는 비용 측면에서 더 높은 우위를 차지하게 됐다. 다만 UAW 임금이 크게 오르면 테슬라 역시 임금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어 장기적으로 그 효과가 얼마나 갈지는 알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9-17 05:06:012003년 10월 미국의 자동차 업계는 온통 충격에 휩싸였다. 미국의 빅 ‘3’중 하나인 포드자동차가 전세계적으로 1만2000명을 감원키로 하는 등 미국 자동차 업계 전체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섰던 것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의 불안감이 확산된 것은 5년 전인 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계 1위 자동차인 GM은 사상 최악의 파업사태를 맞았다. 당시 29개 공장중 27개가 조업을 중단하는 바람에 매출 차질액만 22억달러에 달했다. 회사는 창사 75년만에 판매량 1위자리를 내놓아야 했고 근로자들은 10억달러의 임금 손실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나 이 시기 이웃나라 일본의 상황은 다르게 전개되고 있었다. 도요타자동차는 3년 연속 사상 최대실적을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먼저 임금동결에다 보너스 삭감을 자발적으로 제안하고 나섰다. 대신 도요타 노조가 지난해 임금인상 대신 요구한 것은 고용안정, 일자리 창출을 통한 근로조건 개선이었다. 도요타자동차는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지난해 포드를 제치고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에 이어 세계 2위의 자동차메이커로 부상했다. ◇비싼 수업료 치른 미국 자동차 노조=4년뒤,GM은 지난 2002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캐나다 온타리오 소재 공장에서 일하던 1800명을 해고했지만 어떤 갈등도 없었다. 미 자동차 노조를 이끌고 있는 전미자동차노조(UAW)도 무분규로 일관했다. 지난해 포드자동차의 감원 결정 역시 규모면에서 GM을 훨씬 넘어선 대수술 수준이었지만 UAW는 침묵을 지켰다. 과거의 홍역을 통해 노조 역시 값비싼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한때 미국의 자동차 노사는 파업중 서로 총기난사 사고까지 일어나는 등 노사갈등이 극을 달리던 시절도 있었다. UAW노조 설립의 초기시절인 1936년에 일어났던 일이다. 그래도 미국 자동차 노조의 발전사를 살펴보면 지금의 한국의 노조에 비해서는 비교적 탄력성을 보이며 발전적 형태로 자생해왔다. 70년대 오일쇼크와 함께 일본·독일업체들의 미국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공략으로 자국의 자동차 산업 경쟁력이 곤두박질치고 급기야 70년 크라이슬러가 파산위기에 몰리는 위기상황이 벌어졌다. 기존 노사관계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자 협상끝에 UAW는 임금과 근로조건 등을 대폭 양보했다. 이를 계기로 강성을 자랑하던 미국의 자동차 노조는 이후 실용주의 노선으로 급선회했다. 강성을 지켜온 노조 내부에서 일방적인 노조의 권익추구로 노동자에게 돌아오는 것은 ‘독약(해고)’뿐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은 것이다. 이같은 상생의 철학이 근본에 싹트기 시작한 탓에 98년 GM 파업당시. 협상의 주체인 UAW는 파업중에도 우리와 같은 불법생산현장 점거는 전혀 없었다. 노조원들의 분규는 철저하게 공장 밖에서 이뤄졌다. 파업때면 공장점거와 생산라인 스톱이 일반적 관행이 되고 있는 한국의 기업들에게 있어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수 밖에 없다. ◇무파업지대 일본도 파업돌풍=도요타로 대표되는 무분규 자동차 강국 일본에서 조차 강성노조로 인한 몰락의 사례를 찾아볼수 있다. 도요타자동차와 함께 70년대 일본의 자동차업계를 풍미했던 닛산자동차가 대표적인 사례다. 닛산자동차는 해외진출을 둘러싸고 노사관계가 악화되면서 80년대 2류업체로 추락하고 말았다. 닛산 노조는1953년 일본 노동운동 전체의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파괴력을 발휘했던 ‘닛산 대쟁의’(100일투쟁)를 비롯, 80년대 영국공장 건설을 둘러싼 분규로 유명세를 떨쳤다. 결국 이같은 노조의 파행적 투쟁으로 회사는 내리막길을 걷다 지난 99년 르노에 인수되는 치욕을 겪고 말았다. 전국에 생중계된 발표를 접하고 일본인들은 충격을 받았다. ‘어쩌다 닛산이’, ‘아니 일본이 이 지경이 됐나’ 하는 반응이 쏟아졌다. 닛산 사원들도 참담한 패배와 굴욕감을 맛봐야 했다. 일본 최고의 강성이라던 닛산 노조는 숨을 죽이고 새로운 경영권의 지휘에 따랐다. 그 바탕에는 자신들도 닛산 침몰의 공범이라는 죄의식이 깔려 있었다. 직장내 성희롱 사건으로 비롯돼 노사간 갈등이 돌출되고 파업이 반복, 여기에 경영진의 방만한 경영까지 겹치면서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미쓰비시 자동차도 같은 사례로 해석되고 있다. 차업계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력은 선진업체 못지않게 높아지고 있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한 생산성은 갈수록 뒷걸음만 치고 있어 한숨만 나올뿐”이라며 “우리나라도 과거 GM과의 대우자동차 인수협상 건을 비롯해 수업비용은 높아져만 가는데 노조는 제대로된 교훈을 전혀 깨우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매년 노조의 파업으로 신모델 출시 및 생산이 늦어지고 투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어가고 있는 현대기아차 등 한국의 자동차기업 노조들이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산업부
2004-07-26 11:36:06[파이낸셜뉴스] 미국 빅3 자동차 노조 연맹인 북미자동차산별노조연맹(UAW)이 17일(현지시간) 확장세에 타격을 입었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의 앨라배마주 밴스 공장 직원들이 이날 투표로 노동조합 출범에 반대했다. 지난달 테네시주 채터누가의 폭스바겐 공장 직원들이 투표로 노조 출범을 결정하면서 탄력을 받았던 UAW의 확장세에 제동이 걸렸다. 미 독립 연방기구인 전미노동관계위원회(NLRB)는 이날 찬성 2045, 반대 2642표로 벤츠 앨라배마 공장 노조 결성 투표가 부결됐다고 밝혔다. UAW가 표결권을 가진 5075명 노동자 가운데 70% 이상이 노조 설립에 찬성했다고 밝혀 노조 결성이 거의 확실시됐지만 투표 결과 반대 표가 더 많이 나왔다. 겉으로는 노조 설립에 찬성한다면서 속으로는 반대한 노동자들이 많았다는 뜻이다. 앨라배마 공장은 벤츠의 전기차, 초고가 자동차 마이바흐 등을 비롯해 고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들을 조립하는 곳이다. UAW는 지난달 채터누가 폭스바겐 공장 노조 설립을 동력 삼아 아직 노조가 없는 외국계 자동차 업체들 작업장에도 노조 설립을 확대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이번 패배로 차질을 빚게 됐다. 미 자동차 심장 디트로이트에 본부를 둔 UAW는 현역 40만여 명이 가입한 노조연맹으로 지난해 사상 최고 수준인 25% 임금 인상안을 끌어낸 바 있다. 포드,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 이른바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업체 노조원들이 한 달여 파업에 나섰고, 조 바이든 대통령도 노조 편을 들면서 빅3가 무릎을 꿇었다. 숀 페인 UAW 위원장은 17일 노조 결성 불발에도 불구하고 앨라배마 메르세데스-벤츠 작업장에 UAW 노조가 결성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페인 위원장은 "이번 표결이 치명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그저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잠깐 넘어진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밴스에 다시 돌아갈 것"이라면서 "이후 결과는 지금과 다를 것"이라고 노조 결성을 자신했다. 앨라배마 의회는 1970년대 이후 자동차 공장 유치를 위해 후한 보조금, 저비용, 무노조를 약속해왔다. 앨라배마는 '일할 권리'법을 통해 노동자들이 노조 회비를 내지 않고 임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다. 이 때문에 노조가 있더라도 운영을 위한 재정이 궁핍하다. UAW는 주민들과 노동자들의 땀을 대가로 메르세데스가 지난 3년간 순익을 200% 늘렸다면서 이를 '앨라배마 디스카운트(할인)'이라고 비판해왔다. 메르세데스도 채터누가 폭스바겐 공장에서 노조 설립이 확정된 뒤 노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공장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고, 직원들 사이에 불만이 많았던 2단계의 차등 임금 구조도 없앴다. 장기 근속자에게 더 많은 임금을 지불하는 연공서열을 철폐한 것이다. 대신 모든 직원들 임금을 11% 올려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메리칸대 노동관계학 교수 스티븐 실비아의 말을 인용해 이는 '고전적인 반노조 캠페인'이라고 지적했다. UAW는 이번 패배에도 불구하고 다른 외국계 자동차 공장 노조 설립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의 현대차 공장,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외곽의 도요타 공장이 될 것이라고 실비아 교수는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5-18 08:21:53[파이낸셜뉴스] 폭스바겐 미국 테네시주 채터누가 공장 노동자들이 19일(현지시간) 투표로 노조 설립을 가결했다. 미국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업체들을 장악한 북미자동차노조연맹인 연합자동차노조(UAW)가 외국 자동차 업체들의 북미 공장에 노조를 설립하기로 하고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폭스바겐 노동자들이 첫 단추를 끼웠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폭스바겐 채터누가 공장 직원들은 찬성 2628표, 반대 985표로 노조 설립을 가결했다. 채터누가 공장에서 13년을 일했다는 한 노동자는 포드, 스텔란티스, 제너럴모터스(GM) 등 빅3 자동차 노동자들이 UAW의 임금단체협상을 통해 급여가 사상 최대 폭인 25% 폭등한 것을 보고 채터누가 공장 동료들의 인식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는 UAW가 시간당 40달러 임금과 무료 의료보험을 끌어냈다면서 채터누가 폭스바겐 공장 노동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은 지난해 11월 UAW가 임단협에서 대규모 임금 인상에 합의하자 임금을 올렸다. 이른바 'UAW 충격(UAW bump)'이라고 부르는 효과다. UAW는 폭스바겐 노조 설립에 그동안 공을 들였다. 이번이 세 번째 시도였다. 가장 최근 시도는 팬데믹 직전인 2019년에 있었다. 코넬대 산업노동관계대학원 교수인 해리 카츠에 따르면 당시 UAW는 지역 선출직 공무원들과 지역 재계 인사들, 또 반노조 단체의 자금 지원을 받는 반 UAW 직원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다. 남부는 반노조 성향으로 낙후된 인프라에도 불구하고 외국 자동차 업체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했던 터라 노조가 설립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테네시, 앨라배마주가 그 중심에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감세와 노조에 비우호적인 분위기를 무기로 외국 자동차 업체들을 끌어들였다. 분위기를 바꾼 계기는 코로나19 팬데믹이다. CNN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가을에 조사한 결과에서는 미 성인의 76%가 UAW 파업을 지지했다. 그러나 여전히 지역 선출직 공무원들의 노조 반대 의지는 굳건하다. 실제 앨라배마, 조지아, 테네시, 텍사스주의 공화당 주지사들은 UAW를 반대한다는 공동성명을 내고 "UAW가 우리 주에서 특정한 이익을 추구하려 한다. 일자리와 삶의 가치를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UAW의 이번 승리는 앨라배마 메르세데스 벤츠 공장 노조 설립의 마중물 역할을 할 전망이다. 연방 노동 당국은 다음 달 메르세데스 앨라배마 공장 노조 설립 찬반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곳의 노조 설립 시도는 역사가 짧아 채터누가에 비해 노조 설립이 더 큰 난관을 뚫어야 한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4-21 07:45:05[파이낸셜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에 나섰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7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전기차로 전환하면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직 일자리가 타격을 받게되면 오는 11월 대통령 선거에서 불리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NYT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지난해 4월 발표한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환경보호청(EPA)이 4월 공개한 배출가스 기준에 따르면 2027년부터 시작해 오는 2032년까지 차량이 내뿜는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기준을 대폭 강화해 단게적으로 배출을 급격히 줄여야 한다. 이는 결국 온실가스와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줄이고 전기차 생산을 대폭 확대하라는 압력이다. 강화된 기준을 맞추려면 내연기관 자동차 기술을 개발해 오염물질과 배출가스를 획기적으로 줄여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결국 배출가스, 오염물질이 적은 전기차 비중을 대폭 늘리는 것이 대안이다. 강화된 기준은 미 전기차 보급을 대폭 늘려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효과적인 대응 수단으로 간주돼 왔다. 또 전기차 판매가 대폭 늘어 EPA 추산으로는 2032년에는 전체 승용차 신차 판매의 67%를 전기차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지만 선거가 바이든의 이같은 구상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은 아직 자동차 업계가 충분히 준비되지 못했다면서 시간을 좀 더 줘야 한다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그렇다고 2032년 전기차 신차 시장점유율을 67%로 끌어올리는 목표까지 수정하지는 않았다. 2030년까지는 배출가스 기준을 서서히 강화화고, 2031년부터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자동차 업계와 노조표를 의식한 결과다. 지난해 말 6주 넘게 파업한 자동차노조의 최대 고민은 전기차로 급격히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자리가 대거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체들은 전기차 보급 최대 걸림돌인 충전소 건설 문제를 해결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일자리 문제는 노조에는 생존이 걸린 사안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부품이 훨씬 적어 조립 인력 역시 지금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북미자동차산별노조(UAW)는 일자리 보장을 요구하며 바이든 조건부 지지를 선언한 바 있다. 지난해 새 배출가스 기준 공개 뒤 일자리를 보장하지 않는 한 바이든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NYT는 지난달 24일 UAW가 바이든 지지를 선언한 것이 EPA 배출가스 기준완화 보고 뒤에 이뤄진 일이라고 전했다. EPA가 1월 초 바이든에게 배출가스 기준 완화를 보고했고, 바이든 측이 이를 토대로 노조 설득에 나서 노조가 마음을 돌렸다는 것이다. 자동차 배출가스 기준이 완화되면 가뜩이나 수요성장세 둔화로 고전하는 전기차 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2-18 07:08:27[파이낸셜뉴스] 미국 디트로이트 빅3 자동차 업체 대장 격인 제너럴모터스(GM)가 1월 30일(이하 현지시간) 밝은 실적 전망을 내놨다. GM은 또 수요 성장세 둔화와 경쟁심화 속에 전기차 업체들이 잇따라 생산 감축을 예고하고 있는 것과 달리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GM은 아울러 북미 지역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일부 모델을 출시하기로 했다. 딜러들의 요구가 빗발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 새 모델들을 내놓기로 했다. 주가는 오후들어 2.71달러(7.67%) 급등한 38.10달러로 뛰었다. 파업 충격에 영업이익 54% 급감 GM이 공개한 지난해 4·4분기 실적은 좋지 않았다. 순익이 전년동기비 5% 증가한 21억달러에 이르기는 했지만 이는 기저효과에 따른 것으로 되레 영업이익은 급감했다. 분기 영업이익은 6주에 걸친 파업과 전기차 부문 손실로 1년 전보다 54% 급감했다. GM은 UAW의 6주 파업으로 11억달러(약 1조4600억원) 손실이 발생했다면서 그 여파로 지난해 영업이익이 124억달러(약 16조4900억원), 14.6% 타격을 입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다만 조정치를 감안한 세전 주당순익(EPS)은 1.24달러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 1.16달러보다 높았다. 매출은 이전과 크게 차이가 없는 430억달러 수준이었다. 올해 영업이익 120억~140억달러 그러나 올해 전망은 밝았다. GM은 올해 새 내연기관 자동차 모델들을 출시하고, 전기차 부문 손실은 좁히는 한편 자율주행자동차 사업부문인 크루즈도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낙관했다. GM이 전망한 올해 영업이익은 120억~140억달러로 애널리스트들 전망치를 웃돌았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24억달러였다. 다만 GM은 수년에 걸친 공급망 차질이 해소되면서 올해 생산이 증가할 것이어서 가격 할인 역시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시장이 팔 차가 없어 공급자가 시장을 좌우하던 판매자 시장에서 소비자가 힘을 갖는 수요자 시장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아울러 자동차산별노조인 자동차노조연합(UAW)과 임금단체협상 타결 여파로 임금이 대거 상승하면서 올해 재무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GM은 우려했다. 중국 한때 캐시카우 역할을 했던 중국 시장은 올해에도 비관적인 것으로 GM은 판단했다. 중국 토종업체들과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데다 테슬라의 가격인하 등 차 값 하강 압력도 높아지고 있다고 GM은 우려했다. GM은 중국 시장에서 지난해 영업이익이 34% 감소했다면서 올 1·4분기에는 적자를 낼 것으로 비관했다. GM은 다만 올 후반에는 중국시장 영업이 다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4-01-31 02:50: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