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바이오사이언스의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우리나라도 넥스트 팬데믹에 대응할 국가방역 시스템을 구축하게 됐다. 특히 앞서 개발된 미국, 유럽 등의 백신보다 효능이 뛰어나 백신주권 확보는 물론 K-백신이 해외로 진출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29일 SK바이오사이언스가 합성항원 방식으로 자체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허가를 최종 획득했다. ■mRNA 백신보다 안전·유효성 뛰어나 스카이코비원은 전통 백신제조 방식인 합성항원 방식으로 개발돼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에 비해 안전성과 유효성이 높은 게 최대 강점이다. 이는 접종률을 끌어올리는 효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SK바사가 만 18세 이상 성인 4037명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3상 결과에 따르면 스카이코비원 2회 접종 시 바이러스 감염성을 중화해 예방효과를 유도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접종 전에 비해 약 33배로 늘어났다. 대조백신과 비교해도 약 3배 높은 수치다. 백신 접종 후 중화항체가 4배 이상 상승한 대상자를 의미하는 항체전환율 역시 98.06% 이상으로 확인됐다.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한 65세 이상 고령자에서도 중화항체가 대조백신 대비 2.7배로 높았으며, 항체전환율은 95%를 넘었다. 스카이코비원의 임상3상은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과 비교해 효과를 입증하는 '비교임상' 방식으로 진행됐다. 또한 국내외 기관에서 진행된 임상시험에서 특별한 안전성 문제도 보고되지 않았다. 한국과 필리핀, 우크라이나, 태국, 베트남, 뉴질랜드 등에서 임상시험을 마쳤으며 식약처가 3중 자문 절차를 통해 정확성을 높여 통상 180일 소요되는 허가기간도 단축됐다. 이번 토종 백신 개발로 백신 수입대체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한국바이오협회가 발표한 '글로벌 백신 시장 및 한국의 백신 수출입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백신 수입규모는 23억5500만달러로, 수출액(5억1900만달러)의 4.5배에 이른다. ■국산 백신 글로벌 시장 진출 SK바사는 스카이코비원의 글로벌 백신 시장 진출을 위해 해외국가별 긴급사용허가에 나설 계획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 긴급사용리스트 등재를 추진해 코백스퍼실리티를 통한 백신공급도 준비할 계획이다. 스카이코비원은 2~8도의 냉장유통과 장기보관이 가능한 특성을 바탕으로 초저온설비를 갖추지 못한 중저개발 국가의 방역에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스카이코비원은 기존 6종의 자체개발 백신과 더불어 대한민국이 백신 수출국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SK바사는 넥스트 팬데믹 시대에 대응하는 플랫폼 구축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SK바사는 스카이코비원 개발기술을 활용, 오미크론 등 코로나19 변이주에 대응하는 백신 개발에 대한 확장 연구를 진행 중이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회(CEPI)와 협력해 코로나19,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 바이러스 등과 관련된 변이주가 속한 '사베코바이러스'를 표적으로 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지난 4월에는 빌앤멜린다게이츠재단이 지원한 연구개발비를 통해 국제에이즈백신본부(IAVI) 등 해외 연구기관과 협력, 비강에 항바이러스 단백질을 분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등 감염을 예방하는 혁신적 의약품 개발에도 나섰다. 이날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사장은 "대한민국 1호 코로나19 백신 개발은 정부와 보건당국, 글로벌 기구와 기업, 연구기관 그리고 불철주야 백신 개발에 힘써온 우리 구성원들의 노력이 바탕이 됐다"며 "앞으로도 자체적인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해 새로운 팬데믹에 선제 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2022-06-29 18:34:20[파이낸셜뉴스] K-방역의 영웅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물러났다. 정 전 질병청장은 어제 이임식에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정치방역을 하지 않고 과학방역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오늘 18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정 전 청장은 어제 17일 충북 청주 오송 질병청 본청에서 이임식을 진행했다. 이임식은 비공개로 진행됐고 일부 국장·주무과장만 참석했다. 이임식에서 정 청장은 2년 5개월여 코로나 대유행 기간을 포함해 4년 10개월 동안의 재임 기간을 함께 일한 직원들에게 고맙다는 뜻을 전했다. 정 청장은 지난 2017년 7월부터 질병관리본부장을 맡았고 지난 2020년 9월 코로나 확산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자 초대 질병청장이 됐다. 이임식에서 정 청장은 "여러분들의 사명감과 열정, 헌신과 노고가 있어 함께 극복해왔다"며 "유행이 진행 중인데 무거운 짐을 떠나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정 청장과 여러 직원이 눈물을 보였다. 잠시 마스크를 벗고 사진을 찍자는 요청에 정 청장은 이를 거절했다. 대신 그는 코로나 방역 최일선에 싸운 방역 인력과 의료진에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덕분에 챌린지' 수어를 하며 질병청을 떠났다. 윤석열 대통령은 새 질병관리청장에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를 임명했다. 백 신임 청장은 대표적인 안철수계 인물인데 취임식을 갖고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강조해온 '과학방역'을 구체화하는 임무를 한다. 한편, 백 신임 청장은 코로나 팬더믹 초기였던 지난 2020년 2월 국내 코로나 유행 초기 외국인 입국을 제한하라고 정부에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5-17 22:58:5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새 정부의 첫 질병관리청장으로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를 임명하면서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퇴임을 하게 됐다. 백 교수가 새 질병청장이 되면서 그동안 코로나19 방역 대응을 이끌던 정 청장은 1년 8개월 동안의 임기를 이날부로 마친다. 정 청장은 의사출신으로 지난 1995년 국립보건원 연구원 특채로 공직에 입문해 보건복지부 응급의료과장, 질병관리본부(질본) 만성질환과장,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 등을 지냈다. 정 청장은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유행 때 감사원이 방역 실패에 대한 책임을 물어 정직 처분을 권고했지만, 중앙징계심의위원회가 권고안보다 낮은 감봉 1개월 경징계 처분을 확정해 질본에 남았다.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7월 질병관리본부장으로 발탁했다.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정 청장은 코로나 관련 소식을 국민들에게 전했고, 3T(검사, 추적·격리, 치료) 전략을 바탕으로 확진자를 빠르게 찾아내 격리하는 K방역의 기초를 다지는 역할을 맡았다. 또 어려운 코로나19 국면에서 방역 상황을 지휘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2020년 9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서 당시 본부장이었던 정 청장은 초대 질병관리청장에 취임했다. 정 청장은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도 이름을 올렸다. 정 청장이 청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코로나19는 전국 중환자 병상이 90%에 육박하는 등 심각한 상황까지 치달았다가 올 초부터 감염 전파력을 높지만 위중증률이 낮은 오미크론 변이가 지배종이 되면서 일상 전반을 통제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는 등 이슈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질병청은 "정 청장은 이날 오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했고 오후 3시경 충북 오송 질병청으로 복귀해 이임식을 겸해 그동안 함께한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면서 "별도 언론공개 일정 및 자료는 없다"고 밝혔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5-17 14:49:17[파이낸셜뉴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연일 수십만 명을 기록하는 상황에서, 일본 아사히신문은 "K방역이 무너졌다"고 평가했다. 아사히신문은 2일 '무너진 K방역-세계 최다 감염 수준에서도 규제 완화 계속하는 한국'이라는 제목의 서울발 기사에서 "한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달 17일 62만 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후 계속 높은 수준"이라며 "그럼에도 한국 정부는 중증화가 적은 오미크론 변이 특징과 음식점 경영 상황 등을 고려해 방역 조치를 강화하지 않고 있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한국은 지난해 2월 신흥종교 교회 등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해 확진자가 급증했지만 대량의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IT 기술을 활용한 동선 추적 및 밀접접촉자 격리 등으로 확산을 억제해왔다. 문재인 대통령도 '세계에 자랑할 만한 K방역'이라고 성과를 알렸다"면서도 "그러나 미국 존스홉킨스대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한국의 신규 감염자 수는 세계 최다 수준이다. 문 대통령도 K방역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한국의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이유로 세 가지를 들었다. 먼저 감염이 확대된 지난 2월부터 음식점 방역패스 제시 의무를 없애고 영업시간 연장 등 방역조치를 완화하고,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를 폐지하면서 감염이 확산했다고 지적했다.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경우에도 신규확진자 수에 포함한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 지난달 9일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대규모 유세로 사람들이 밀집한 것도 짚었다. 마지막으로는 개학 후 학교에서 집단 감염이 늘어난 사실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점심시간 카페에는 마스크를 벗고 대화하는 손님이 넘쳐나고 삼겹살 등을 파는 음식점에서는 소주를 마시며 대화하는 풍경을 볼 수 있다"며 "마치 코로나 유행 이전으로 돌아간 듯한 모습"이라고 했다. 한국 정부가 '국민들의 피로감'을 방역조치 완화 이유로 들었으나, 오히려 많은 사람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역효과를 주고 있다는 것이다. 또 "감염자 수 급증으로 한국 중증자 병상 가동률이 약 63%에 이르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는 정부가 엄격했던 방역 조치를 일시에 완화함으로써 방역의 중요성을 훼손하는 잘못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3일 교도통신, ANN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일본의 신규 감염자는 4만8825명으로 전주 같은 요일에 비해 약 1500명이 늘었다. 전국 47곳 도도부현(광역지방자치단체) 중 44곳에서 감염자 수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대의 감염이 증가하는 것이 새로운 유행의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란 분석도 제기됐다. 도쿄의 경우 최근 7일간 평균 감염자수는 7530명으로 이 중 20대가 1756명을 차지해 가장 많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증가하는 가운데 봄을 맞아 야외활동이 증가하고, 시민들의 경각심도 낮아져 7차 유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계심이 일본 내에서 확산되고 있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2022-04-04 00:00:14[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 성공적이었다는 취지의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 내용이 논란이 되고 있다. 청와대가 문재인 정부의 5년 국정 운영 결과를 담은 백서인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를 발간해 온라인으로 공개한 가운데서다. 오늘 21일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를 보면 백서에는 문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잘한 것으로 소개됐다. 'K-방역, 국민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라는 제목이 대표적이다. 청와대는 '드라이브 스루' 등 한국형 검진방법이 탄생한 과정 등을 설명하며 "일상을 마비시킨 팬데믹, 한국은 봉쇄 없이 확산을 억제했다"고 평가했다. 또 코로나 방역에 대해서도 '세계가 감탄한 K 방역'이라는 소제목을 사용했다. 어제 19일 0시 기준 신규확진자 수가 33만4708명이나 되고 사망자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327명이나 발생하는 등 최근의 상황을 고려하면 좀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도 청와대는 '권력기관, 국민께 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으로 "문재인 정부, 개혁 완수" "검·경 상호보완적 관계 70여년 만에 제자리로, 국민을 위한 수사권 개혁" 등의 소제목을 붙이며 평가가 끝나지 않은 문 정부의 정책을 홍보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는 "한반도 평화를 향해 흔들림 없이 전진하다"라는 제목 아래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 경과를 구체적으로 담았다. 문재인 정부 국민보고에는 BTS(방탄소년단)도 등장한다. '우리는 지난날의 대한민국이 아닙니다'는 지난 2018년 10월 한·불 우정의 콘서트 후 문 대통령이 BTS와 함께 찍은 사진을 넣고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는 "주요 정책에 대한 추진 배경 및 취지, 그 과정과 결과를 친절하고 알기 쉽게 설명한 백서"라며 "정부 부처의 관련 정책자료도 함께 연계해 확인해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백서는 임기 종료 후에도 대통령기록관으로 이관돼 국민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3-20 23:00:52[파이낸셜뉴스] 뉴욕타임스(NYT)가 최근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 60만명 대를 기록했던 한국 정부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 우리 정부가 "집단적 무관심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꼬집은 것이다. 오늘 20일 NYT를 보면 NYT는 '한국의 치솟는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집단적 무관심과 만났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기사에서 NYT는 "인구 5000만명의 나라에서 하루 60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한국에서 유례 없는 규모의 확진자 수가 발생하고 있지만 정부는 방역지침 및 국경 정책을 완화하는 방안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때 마스크 의무화 조치, 테스트·추적·격리 등 엄격한 방역정책을 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다. NYT는 "한국 정부는 자신들의 방역 정책을 'K-방역 모델'이라고 부르며 홍보했다"면서도 "이제는 정부도 엄격한 방역과 거리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고 했다. 분위기가 바뀐 이유에 대해 NYT는 고강도 방역 정책으로 인한 누적된 피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NYT는 한국 의료 전문가들이 완화 분위기에 우려를 드러냈다고도 전했다.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의료진이 감염되고 병동 포화로 의료 체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한편, 오늘 0시 기준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33만4708명으로 집계됐다. 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은 327명이었는데 327명은 지난 17일 429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은 것이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3-20 10:22:57대선 사전투표에서 관리 부실 논란이 불거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위원장 노정희)는 6일 입장문을 내고 "3월 5일 실시된 코로나19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에 불편을 드려 매우 안타깝고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절대 부정의 소지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선관위는 2년 전 4·15 총선에서 모범적인 방역 투표 관리로 찬사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이 채 안돼 부실 논란이 불거진 것은 수치다. 오는 9일 본투표가 실시된다. 선관위에 철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 일부 이해는 간다. 지난 4~5일 실시된 사전투표는 37%에 육박하는 역대급 투표율을 기록했다. 2017년 대선, 2020년 총선과 비교하면 10%p 이상 높아졌다. 게다가 올해는 코로나 확진자·격리자를 위한 별도의 기표소가 마련됐다. 확진자 등은 사전투표 이틀째인 5일 오후 6시까지 투표소에 도착하면 동선이 분리된 임시기표소에서 투표했다. 최근 며칠 새 하루 확진자는 20만명을 웃돈다. 꽤 많은 유권자가 임시기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선관위 역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을 기록할 만큼 높은 참여 열기와 투표관리 인력 및 투표소 시설의 제약 등으로 확진 선거인의 사전투표 관리에 미흡함이 있었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선거 부실 관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할 수 없다. 이 점은 누구보다 선관위가 제일 잘 알 것이다. 선거는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중심기둥이다. 이 기둥이 흔들리면 민주주의 자체가 흔들린다. 이번 사전투표에서 노골적인 부정이 나온 것은 아니다. 그러나 관리 부실도 자꾸 쌓이면 패자가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불행한 사태가 빚어질 수 있다. 선관위가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은 6일 페이스북에서 "아프신 분들을 오래 기다리게 하고 종이상자나 사무용 봉투, 심지어 쓰레기봉투에 투표용지를 담아 옮기기도 했다. 기표지를 비닐봉투에 넣도록 했다.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2022년 대한민국 선관위 맞느냐"고 질타하기도 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사전투표와 관련해 선관위 기획은 안일했고, 시행 과정은 조잡했으며, 사후 해명은 고압적이기까지 했다"면서 책임자의 거취 표명을 요구했다. 선관위로선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그러잖아도 이번 대선을 앞두고 선거 중립성에 의문이 일었던 게 사실이다. 문재인 캠프 출신인 조해주 전 상임위원은 연임 논란 속에 지난 1월 사퇴했다. 하지만 선거 주무장관인 행정안전부와 법무부의 수장은 민주당 소속 국회의원이다. 이 마당에 중심을 잡아야 할 헌법기관 선관위마저 부실 관리 논란에 휩싸였다. 투표 관리 부실은 대선 막판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힘 대선후보는 6일 각각 선관위를 향해 "본투표에서 이런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촉구했다. 2년 전 K방역 찬사는 잊어라. 지금은 하루 확진자 20만명 시대다. 선관위가 9일 본투표에서 땅에 떨어진 신뢰와 명예를 회복하기 바란다.
2022-03-06 18:45:39[파이낸셜뉴스] K-방역의 수준이 세계 최고라던 문재인 정부의 자랑이 무색하졌다. 한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면서다. 문제는 코로나 확진자수의 정점을 알수 없다는 것이다. 오늘 24일 정부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7만1452명이다. 역대 최다치였던 지난 17일의 10만9822명을 무려 6만여 명이나 많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23일 0시기준으로 국내 확진자는 독일(15만8507명)을 비롯해 러시아(13만5172명), 브라질(10만1285명) 등을 앞지르며 세계 최다를 기록했다. 한국보다 인구가 6.5배 많은 미국의 하루 확진자(6만1863명)도 크게 웃돌았다. 23일 오후 9시 현재를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는 16만1382명으로 22일 같은 시간보다 3377명 증가했다.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지만 정부는 느긋하다. 연일 코로나 오미크론 변이가 '계절독감과 비슷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SNS롤통해 "보도된 질병청의 분석에 의하면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은 미접종자의 경우 계절독감 치명률의 5배를 웃돌지만 3차접종자의 경우 계절독감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60세 이하 3차 접종 오나료자의 오미크론 치명률은 지금까지 0%를 보이고 있다"고 썼다. 반대로 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의 코로나 확산세가 지속되면 2주 후 일일확진자 수가 30만명을 넘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국가수리과학연구소(NIMS)는 23일 '수리모델링으로 분석한 코로나19 유행 예측' 보고서를 보면 정은옥 교수를 주축으로 한 건국대 연구팀의 '백신, 변이, 치료제를 고려한 코로나19 수리모델링 분석'은 현재 수준의 방역 정책 등이 지속될 경우 2주 후(3월9일) 일일확진자는 33만4228명, 중증환자는 1577명 발생하는 것으로 예측됐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정부는 장미빛 전망만 조명하고 있다"면서 "고령자, 임신부, 영유아, 백신미접종자 등에게는 여전히 치사율이 높은 바이러스다"고 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사망자는 계절독감보다 2배가량 많다. 계절독감과 같은선상에서 비교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2-23 23:05:12[파이낸셜뉴스]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정책에 반대하며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에서 사퇴한 가운데,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이 “감염전문가도 등돌리게 만든 'K-방역'의 민낯. 언제까지 온 국민을 ’재택방치-각자도생‘ 하게 할 건가”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8일 논평을 내고 “이재갑 교수는 이미 방역현장은 생지옥이고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하려면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날 때까지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 주장했다”며 “그런데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에둘러 정권 말을 고려한 것이라며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고 했다. 그는 “18일 0시 기준 일일 신규확진자가 11만명에 육박했고 국민 대부분은 자가진단 시 민감도 20% 수준에 불과한 검사키트를 찾아다니기 바쁘다”며 “확진이 돼도 동거인에 대한 격리나 PCR 검사 지침, 출퇴근 여부 등이 명확하지 않으니 ‘재택방치’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온 국민을 ‘각자도생’ 하게 만든 것이 K-방역이라는 조롱까지 나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해 ‘K-방역’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온 국민이 함께 이룬 성과라고 자랑하던 정부에게 묻는다”며 “올해도 그 기조에 변함이 없는가. 올해도 그 기조에 변함이 없는가. 방역 부실 대응으로 ‘총체적 난국’을 만든 것이 정부인가, 아니면 수차례 바뀌던 방역지침마다 성실히 협조한 국민인가. 언제까지 국민들을 고통속에 가둘 것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불과 얼마 전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되면 감염자가 폭증할 것이라고 모든 감염전문가들이 경고했다. 현재의 상황은 방역당국이 자초한 것”이라며 “‘번아웃’에 빠진 의료체계부터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대배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6일 감염병 전문가인 이재갑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일상회복위원회 자문위원직에서 사퇴했다. 그는 17일 JTBC ‘뉴스룸’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부 자문위원직에서 물러난 이유가 방역 완화에 대해서 강력하게 반대하기 위해서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딱 그런 것만은 아닌데 어쨌든 거리두기 완화에 대한 사인을 정부가 주는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반발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 말이기 때문에 일단 자문위원직에서 내려놓아야 새로운 대통령이 또 새로운 자문단을 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까지 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통해서 결정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정부는 사적모임 6명 제한은 유지하고 영업시간 제한은 밤 9시에 밤 10시로 1시간 연장하는 내용의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2022-02-18 17:10:20[파이낸셜뉴스] 이재갑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코로나19 자문위원을 사퇴한 것에 대해 정부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18일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통제관은 종례브리핑에서 "지금까지 (이 교수가) 일상회복지원위원회에서 많은 조언을 주셨다"며 "상당히 아쉬운 면이 좀 있다"고 말했다. 이 1통제관은 "전날에도 (이 교수와) 통화했다"면서 "앞으로 위원회를 떠난다 해도 언제라도 정부에 감염병에 대한 고견을 주시길 부탁드렸고, 이 교수님도 그에 대해 계속하겠다는 말씀 주셨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코로나19 생활방역위원회를 시작으로 정부에 방역·의료 분야 자문을 코로나19 사태 초기부터 해왔고 최근까지 코로나19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며 방역정책에 관련된 조언을 해왔다. 최근 정부는 중증화율이 낮은 오미크론의 특성과 방역의료대응 여력 등을 고려해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완화를 추진했고, 이 교수는 이 같은 정부의 방역 완화 움직임에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결국 이 교수는 지난 16일 자문위원직에서 물러났다. 이 교수는 최근 오미크론 유행에 하루 확진자가 10만명을 넘기는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 완화 시그널이 신규 확진자를 더 증가하고 방역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방역의 주안점인 위중증 환자 수는 안정적 수준이지만 확진자 전체 수가 증가하면 이 역시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교수는 사퇴 전날인 지난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미 현장은 지옥이 되고 있다"며 "최소한 정점은 찍고 나서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교수의 자문위원 사퇴에 대해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감염전문가도 등돌리게 만든 게 K-방역"이라고 지적하면서 "언제까지 국민들을 재택방치하면서 각자도생하게 할 것인가"라며 비판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논평을 통해 "이교수는 이미 방역현장은 생지옥이고, 거리두기 완화를 논의하려면 오미크론 유행이 정점을 지날 때까지 의료체계가 감당할 여력이 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는데, 정부가 감염전문가인 이 교수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자 스스로 물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2-18 15:39: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