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안감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발 경계감까지 더하자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안전자산 투자성향이 짙어지고 있다. 14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연초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Top5Plus TR'로 모두 7867억원이 새로 유입됐다. 이 상품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과 시가총액이 크면서 동시에 배당수익률이 높은 5개 종목에 투자한다. 포트폴리오는 SK하이닉스, 삼성전자에 각각 23%의 비중으로 담고 있다. 이 외에 네이버(9.44%), 포스코홀딩스(8.86%), 현대차(8.74%) 등도 포함돼 있다. 해당 ETF는 2019년 1월 상장 이후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이다. 분배금 지급 없이 배당을 재투자하는 토털리턴(TR) 투자방식이 특징이다. 마땅히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개인투자자가 우량주에 대한 믿음을 토대로, 안전자산 투자를 확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렇다 보니 대기자금을 넣어두는 파킹형 상품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 파킹형 ETF로 꼽히는 'KODEX CD 금리액티브' 'TIGER CD금리투자KIS ETF'의 순자산은 올해 들어서만 각각 6091억원, 4891억원이 늘었다. KODEX CD금리액티브는 CD91일물 금리를 일할로 계산, 매일 복리로 반영해 기간 조건 없이 단 하루만 투자해도 CD91일물 하루치 금리 수준의 수익으로 챙길 수 있다. 이와 반대로 'KODEX 200 선물인버스2X'에서는 올해 1200억원이 빠져나갔다. '곱버스'로 불리는 이 상품은 코스피200지수 일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한다.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리스크 투자를 줄이는 분위기가 ETF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 코스닥150지수를 기초지수로 하는 'KODEX 코스닥150'과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서도 각각 944억원, 838억원이 이탈했다. 한편 안전자산 투자는 비단 ETF 등 주식시장에서만이 아니다. 채권시장에서도 우량채에만 자금이 몰리는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AA급 이상의 대기업 계열사 채권에 자금이 몰리는 것과 달리 A급 이하 기업은 공모채 시장에 명함조차 못 내미는 상황이다. 부동산 침체, 고금리가 증시·채권 시장에 어떤 타격을 줄 것인지 투자자들의 경계감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지난해 12월 말 기준 ETF 전체 순자산은 경기침체, PF발 우려감에 전월 대비 3629억원 줄어든 121조원으로 집계됐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2024-01-14 18:23:12[파이낸셜뉴스] ETF(상장지수펀드)가 퇴직연금 투자자들에게 익숙해지며 그 동안 DC·IRP등 퇴직연금 계좌에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원금보장형 예적금 상품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1일 삼성자산운용은 자사 모바일 비교 분석 플랫폼인 '펀드솔루션'을 이용하는 회원 중 자산관리를 돕는 판매자(PB) 와 일반 투자자 총 3,84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퇴직연금 안전자산 30%, 어디에 투자하세요?’라는 설문에서 ‘ETF’가 ‘예금/적금’을 누르고 투자자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알렸다. 실제 이번 설문에서 PB 908명 중 524명(58%), 일반 투자자 2,933명 중 2,272명(77%)이 퇴직연금 안전자산 30%를 ‘ETF’로 투자한다고 응답했다. 두번째로 PB 261명(29%)이 ‘예금·적금’을 골랐고, 나머지 123명(14%)이 ‘펀드’를 선택했다. 일반 투자자 또한 같은 순서로 537명(18%)이 ‘예금·적금’을, 124명(4%)이 ‘펀드’를 선택했다. PB와 일반 투자자 모두 ‘ETF, ‘예적금’, ‘펀드’ 순이었으나 일반 투자자들이 좀 더 높은 비중으로 ETF를 활용한다고 응답했다. ETF 중에서는 단기채권형 및 파킹형 ETF 상품이 우세했다. 퇴직연금 안전자산 30% 투자로 ETF를 선택한 PB 524명 가운데, KODEX ETF로 투자한다고 응답한 489명은 실제 투자하는 상품에 대해 ‘KODEX 단기채권(22%)’, ‘KODEX TDF2050액티브(18%)’, ‘KODEX 24-12 은행채(AA+이상)액티브(10%)’ 순으로 응답했다. 일반 투자자 2,272명 중 KODEX 상품으로 투자한다고 밝힌 2,195명은 ‘KODEX CD금리액티브(23%)’, ‘KODEX 단기채권(20%)’, ‘KODEX iShares 미국인플레이션국채액티브(11%)’ 순으로 응답했다. PB보다 일반 투자자들이 좀 더 보수적인 파킹형 또는 단기 안정형 상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났다. PB의 경우 주식 편입비중이 제일 높은 KODEX TDF 2050 액티브 ETF를 편입해서 퇴직연금 내 성장자산 비중을 최대화하는 전략을 사용하는 점이 눈에 띈다. 한편, DC 또는 IRP 등 퇴직연금 관련 계좌에서는 투자자산의 30% 이상을 안전자산에 투자하도록 의무화되어 있으며, 이에 따라 그 동안 예적금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 등이 많이 활용돼 왔다. 이번 설문 결과에 대해 김도형 삼성자산운용 ETF컨설팅본부장은 “PB 및 일반 투자자 모두 퇴직연금 안전자산 투자 비중으로 예적금 대비 ETF에 대한 선호도가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나타난 점이 인상적”이라며 “물론, 이번 응답자들이 다양한 상품 정보를 접할 수 있는 운용사 앱을 활용할 만큼 일반 퇴직연금 투자자들보다 투자에 적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ETF의 상품 유형이 주식형 위주에서 파킹형, 단기채권형, 만기매칭형 등 안정형 상품으로 다양해지면서 단순 원리금보장 상품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을 만큼 투자자들 사이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가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KODEX ETF는 앞으로 연금저축 계좌와 더불어 퇴직연금에서도 100%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 향후 퇴직연금 투자자들이 국내 채권형 ETF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선택권을 가질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삼성자산운용의 ‘펀드솔루션’에서 지난 11월 20일부터 21일까지 2일간 PB회원 및 일반 투자자 회원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통해 진행됐으며, 총 3841명이 응답했다. 앞서 지난 2018년 서비스를 시작한 삼성자산운용의 ‘펀드솔루션’은 모바일 ETF, 펀드 비교 플랫폼으로 국내 출시된 약 3200여 개 공모 펀드와 803개 ETF에 대한 정보뿐 아니라 포트폴리오 시뮬레이션, 성과 보고서 등 투자에 필요한 토탈 콘텐츠를 판매자 회원 1.6만명 및 일반 투자자 회원 10만명 대상으로 제공 중이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2023-12-01 09:57:34[파이낸셜뉴스]불안한 국제 정세와 미국의 긴축 기조 장기화로 금융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안전자산인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일반 투자자들이 KRX금시장에 투자하기 위해 시중 증권사에 개설한 금현물계좌 수는 올해 상반기에 105만개를 돌파했다. 금현물계좌 수는 2021년 말 88만5000개, 2022년 말 98만6000개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의 경우 30대 이하 비중이 46%를 차지해 재테크에 밝은 젊은 세대들이 금 투자에 관심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고금리 등으로 잠시 주춤하였던 금 시세가 중동지역의 정세 불안 등의 영향으로 최근 상승한 결과다. 지난 10월 30일 금 시세는 1g당 8만6820원을 기록해 KRX금시장 개설 이후 신고가를 경신했다. 금현물 투자 방법에는 KRX금시장을 이용한 매매 외에도, 금 실물 매매(금은방), 은행 골드뱅킹, 금펀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하지만 가장 적은 거래비용으로 매매하는 방법은 KRX금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다.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돼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도 아니기 때문이다. 은행 골드뱅킹과 금펀드의 경우 매매차익에 대해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10월 KRX금시장 100만계좌 돌파를 기념해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과 함께 신규 금현물계좌 거래 고객들에게 추첨을 통해 골드바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3-11-18 11:03:02[파이낸셜뉴스] 글로벌 경기 부진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안전자산 양대축인 금과 미국 달러화 중 '달러화'를 선택했다. 금보다 달러화 유동성이 더 높은 데다, 가격 변동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금 수익률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다른나라 중앙은행이 금을 사들이고 있지만 한은은 금 보유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6일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이 발표한 '보유금 관리현황 및 향후 금 운용 방향'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은 104.4톤(t)으로 전체 외환보유액의 1.1%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에서 미국 달러화의 비중은 70%를 웃돈다.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세계 9위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금 보유량은 작은 편이다. 우리나라 금 보유 순위는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 127개국 중 38위다. 2016년 32위였다가 지난해에는 38위까지 떨어졌다. 이는 중국, 튀르키예, 싱가포르 등 각국이 금을 사들이고 있는 반면 한은은 2013년 후 금을 매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올해 1·4분기 중 싱가포르는 금을 68.7톤, 중국과 튀르키예는 각각 57.9톤, 30.2톤을 매입했다. 금 가격이 최근 온스당 2000달러 수준으로 상승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달러화 금융 시스템에 대한 리스크가 대두된 영향이다. 금 가격은 2010년대 중반까지 1100~1300달러에 머물다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급상승했다. 2020년 9월에는 온스당 2063달러로 고점을 찍었고, 이후 1800달러 안팎에서 등락하다 올해에는 다시 2000달러로 올랐다. 하지만 한국은행은 "현재 시점에서 금 보유 확대보다는 달러화 유동성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로 외환보유액이 400억달러 감소했고, 이전만큼 보유액이 늘기도 어려운 만큼 금을 추가로 늘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돼 있는 상황에서 금 보유 확대보다는 미 달러화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는 게 나은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금은 미국 국채와 동조화(커플링)되고 있는데 한국은행이 이미 미국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점, 금은 '최후의 수단'으로 인식되는 만큼 유동성 목적으로 매도하기 쉽지 않은 점도 금을 더 늘리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은은 금 가격의 상승폭이 제약될 수 있다며 수익률도 높지 않다고 봤다. 한은은 "금 가격이 이미 전고점에 근접한 상황에서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하다"라며 "금 보유 기회비용인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선 점도 가격상승 제약 요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금은 채권과 달리 이자가 없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만들기 어렵고 가격 변동성도 높다는 불리한 점이 있다"라며 "가격 변동성을 고려한 위험조정수익률을 보면 금은 미 국채뿐 아니라 미국 주식에 비해서도 상당폭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금 104.4톤을 8380개 골드바 형태로 모두 영란은행에 보관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현장 실사를 통해 보유금의 안정성과 보유상태 등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 금이 안전하게 보관돼 있었지만 관리상 오기 등이 나타나 수년 주기로 실사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06 15:55:28[파이낸셜뉴스] 24일 원·달러 환율이 1319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1310원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시가 기준 3거래일 만의 상승 전환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1318.1원) 대비 6.3원 오른 1319원으로 출발했다. 전거래일 환율은 1314원에서 시작해 1308.1~1315원 사이에서 움직이다 1312.7원에 하락 마감했다. 환율이 상승한 것은 미 부채한도 협상이 결렬되며 교착 상태에 놓인 결과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공화당이 요구하는 지출 삭감에 열려있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부자 증세를 통해 정부 수입을 함께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증세에는 선을 그으며 정부 지출을 작년 수준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은 "부채한도 협상과 관련된 잡음 탓에 금융시장 내로 안전자산 수요가 유입되며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 15분 기준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103.50으로 전거래일 대비 0.01% 상승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05-24 10:19:22저축성예금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이 8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 새 26조6260억원(3.5%)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은 2017년 말 499조1890억원에서 2018년 말 500조원을 돌파한 후 2019년 600조원, 지난해에는 7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투자자들이 은행권 예금에 돈을 넣어 두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인상 사이클, 경기회복 상황 등을 볼 때 상반기까지는 은행권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쏠림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기예금 1년 새 55조 증가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정기적금·기업자유예금·저축예금 등)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이 796조348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기예금이 564조5460억원으로 1년 새 약 55조원(10.7%)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개인과 기업이 정기예금에 여윳돈을 예치했다는 분석이다. 기업 자유예금은 같은 기간 234조7850억원에서 219조8900억원으로 6.3%(14조8950억원) 감소했고, 저축예금은 24조4480억원에서 11조5250억원으로 52.9%(12조9230억원) 줄었다. 반면 증권사의 잠자고 있는 계좌는 지난 2년간 급증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증권사 휴면계좌는 2020년 3834만5052개, 2021년 4577만5635개, 2022년 5624만8298개로 늘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47% 늘어난 것이다. 휴면계좌는 집계 시점으로부터 6개월간 매매거래와 입출금, 입출고 등이 발생하지 않고 예탁자산 평가액이 10만원 이하인 계좌다. 이처럼 은행권의 고액예금이 늘고, 증권사에서는 '잠자는 계좌'가 많아진 건 금리인상 및 주식시장 불황과 맞물려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인상해 기준금리 3.50% 시대를 열었다. ■예금 선호현상 당분간 지속 이와 관련, 상반기까지는 안전투자 선호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권 고액예금은 기준금리 지속 인상에 따른 저축 증가가 원인"이라며 "고금리 상황과 우리나라 수출부진으로 인해 주가가 단기간에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기보다 상대적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을 늘리는 쪽으로 간 것"이라고 짚었다. 불안한 자본시장 흐름과 수신금리 인상 영향을 두루 받았다는 의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휴면계좌가 많아지는 현상을 놓고 "증시 상승이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조정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당분간은 예금 선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석 교수는 "경기반등이 기대되는 내년 상반기보다 3개월 선행된 오는 9월, 4·4분기 초부터는 주식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렇게 되면 자산 포트폴리오를 저축성 예금에서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식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2023-05-15 18:13:38[파이낸셜뉴스]저축성예금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이 800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1년새 26조 6260억원(3.5%) 증가한 것으로, 사상 최대치다. 10억원 초과 저축성예금은 2017년말 499조 1890억원에서 2018년말 500조원을 돌파한 후 2019년 600조원, 지난해에는 700조원을 각각 돌파했다. 이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은행권 예금에 돈을 넣어 두고 있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금리인상 사이클, 경기회복 상황 등을 볼 때 상반기까지는 은행권 예금 등 안전자산으로의 쏠림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정기예금에 뭉칫돈, 증권휴먼 계좌는 늘어 1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은행의 저축성예금(정기예금·정기적금·기업자유예금·저축예금 등) 잔액이 10억원을 넘는 계좌의 총예금이 796조 3480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정기예금이 564조 5460억원으로 1년새 약 55조원(10.7%)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가 높아지는 만큼 개인과 기업이 정기예금에 여윳돈을 예치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기업 자유예금은 같은 기간 234조7850억원에서 219조8900억원으로 6.3%(14조8950억원) 감소했고, 저축예금은 24조4480억원에서 11조5250억원으로 52.9%(12조9230억원) 줄었다. 기업 자유예금은 법인과 개인기업의 일시 여유자금을 은행에 예치하는 상품이며, 저축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결제성 예금이다. 지난해 개인과 기업은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이율이 낮은 저축예금이나 기업 자유예금보다는 예치기간을 정해놓고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 등으로 몰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증권사의 잠자고 있는 계좌는 지난 2년간 급증했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증권사 휴면계좌는 △2020년 3834만 5052개 △2021년 4577만 5635개 △2022년 5624만 8298개로 늘었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약 47% 늘어난 것이다. 휴면계좌는 집계 시점으로부터 6개월간 매매거래와 입출금, 입출고 등이 발생하지 않고 예탁자산 평가액이 10만원 이하인 계좌다. 이처럼 은행권의 고액 예금이 늘고, 증권사에서는 '잠자는 계좌'가 많아진 건 금리 인상과 주식시장 불황과 맞물려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최초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인상해 기준금리 3.50% 시대를 열었다. 반면 주식시장은 2020년 정점을 찍고 지난해 글로벌 금융불안과 경기부진 등 영향으로 박스권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회복 전까지 예금 선호 현상 당분간 지속 이와 관련 상반기까지는 안전투자 선호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견해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권 고액예금은 기준금리 지속 인상에 따른 저축 증가가 원인"이라며 "고금리 상황과 우리나라 수출 부진으로 인해 주가가 단기간에 올라가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인 주식에 투자하기보다 상대적 안전자산인 저축성 예금을 늘리는 쪽으로 간 것"이라고 짚었다. 불안한 자본시장 흐름과 수신금리 인상 영향을 두루 받았다는 의미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연구위원은 휴면 계좌가 많아지는 현상을 놓고 "증시 상승이 뚜렷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 조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조정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당분간은 예금 선호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석 교수는 "경기 반등이 기대되는 내년 상반기보다 3개월 선행된 오는 9월, 4·4분기 초 부터는 주식이 추세적으로 상승할 것을 기대한다"며 "그렇게 되면 자산 포트폴리오를 저축성 예금에서 위험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식의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황 위원은 "당분간 자금이 증시로 쏠리기 어렵다.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전환할 것이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당분간은 수시 입출금식 예금이나 기존의 예적금 쪽에 자금이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김예지 기자
2023-05-15 16:30:37[파이낸셜뉴스]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이번주 종가 기준으로 환율이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지역은행권 불안과 부채한도 협상 난항 등이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겼다고 설명했다. 1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334.5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미 지역은행 위기론이 환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위기설에 휩싸였던 캘리포니아주 지역은행 팩웨스트 뱅코프(이하 팩웨스트)는 지난 11일(현지시간) 5월 첫째주 전체 예금액이 9.5% 감소했다고 발표한 뒤 팩웨스트 주가는 22.7% 급락했다. 덩달아 시온스은행, 코메리카, 뱅크오브하와이 등 타 지역은행들도 일제히 4~10% 낙폭을 보였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퍼스트리퍼블릭 은행(FRB)의 경우에도 1·4분기 예금 인출이 시장에 공개된 후 파산까지 얼마 안 걸렸다"며 "팩웨스트의 위기 상황을 시장이 인지했기 때문에 지역은행 우려에 대한 강도가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미국 부채한도 협상에 대한 불안감도 환율 상승 요인이다. 공화당은 부채한도 상향을 조건으로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부채한도를 조건 없이 상향할 것을 요구하며 대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주요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도착한 일본 니가타에서 기자들과 만나 "디폴트 위협만으로도 지난 2011년과 마찬가지로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며 우려했다. 김 연구원은 "(각종 우려 탓에)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달러, 엔 등 안전자산이 강세를 보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상승한 것도 한국 증시 하락과 환율 상승 재료로 소화됐다. 미 노동부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2% 올랐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0.3% 상승은 밑돌았으나, 지난 3월 0.4% 하락한 것에 비하면 상승세를 보였다. 이에 일각에서는 물가 하락 기대가 조금 옅어졌다는 평가도 나왔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101 후반대를 기록 중이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2023-05-12 16:59:46시장의 불확실성을 재료로 금과 은이 투자처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백금(플래티넘)이 이들을 뛰어넘는 성과를 내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TRUE 레버리지 플래티넘 선물' 상장지수증권(ETN)의 이달 수익률은 23.76%(25일 기준)로 집계됐다. 항셍테크 인버스 상품 2개를 제외하면 가장 높은 성과다. 'TRUE 레버리지 은 선물'(14.15%),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13.23%) 등 한창 상승세인 은 ETN 성적을 넘어섰다. 'TRUE 플래티넘 선물' 역시 12.72%의 수익을 냈다. 미국증시에 상장된 'Abrdn Physical Platinum Shares(티커 PPLT)' 'GraniteShares Platinum Trust(PLTM)'의 가격은 이달 들어 24일(현지시간) 기준 각각 9.73%, 10.01% 올랐다. 'iPath Series B Bloomberg Platinum Subindex TR(PGM)'도 10.03% 뛰었다. 백금 가격이 빠르게 오른 결과다. 이달 들어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백금 선물가격은 9.5% 상승했다. 지난 21일엔 온스당 1138.70달러를 찍었다.경기 침체 우려가 선명해지고,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등 금융 리스크까지 대두되면서 대표 안전자산인 금이 먼저 주목받았고, 은에 이어 백금도 그 영향권에 들었다는 평가다. 백금은 귀금속으로서 인플레이션 대응책이라는 정체성에 더해 자동차산업의 핵심 소재로 중요도가 높다. 자동차 배출가스 독성을 없애는 촉매변환기에 없어서는 안 되는 물질이다. 수소연료전지에도 쓰이는 만큼 전 세계적인 넷 제로(Net Zero) 등 탄소중립 정책이 강화될수록 수요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중국과 인도에서 중장비 차량(HDV)에 대한 강도 높은 배출 규제가 실시되고 있고, 코로나19 제재 완화로 자동차 생산이 회복되면서 차량용 촉매인 팔라듐 대비 저렴한 백금의 선호도가 커진 영향도 있다. 초과 수요로 가격은 꾸준히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백금투자협의회(WPIC)에 따르면 올해 백금 총 공급은 743만온스로, 전년(723만온스) 대비 2.76% 늘어나는 데 그칠 전망이다. 같은 기간 총 수요는 645만온스에서 799만온스로 23.87% 급증이 예상된다. 특히 귀금속(2.22%)보다 자동차(9.77%), 산업(11.68%)에서 쓰임새가 커질 것으로 추정됐다. 에드워드 스타크 WPIC 연구소장은 "남아프리카 전력난, 대러시아 제재 등으로 물량 부족 사태가 심화되고 있다"며 "가솔린 차량에 쓰이는 팔라듐의 백금 대체 증가, 수소경제 성장 등에 힘입어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2023-04-26 18:06:53[파이낸셜뉴스] 6일 원·달러 환율이 전날 종가 대비 6원 오른 1316.5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미국 경기 침체가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 현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는 모양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1310.5원) 대비 6.0원 오른 1316.5원으로 출발했다. 환율 상승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진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2월 구인건수가 990만건으로 2년 만에 가장 낮았고 1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47.4로 2년 8개월래 최저였다. 미국 경제지표 부진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이 조기에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커졌지만, 안전자산 선호 수요가 달러화 강세를 이끌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오늘 환율은 주식, 외환시장 경기침체 프라이싱을 쫓아 1320원 저항선 테스트를 예상한다"며 "증시 외국인 순매도, 역내외 저가매수 유입에 상승압력이 우위를 보이며 1320원 목전까지 상승, 1310원 후반 중심 등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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