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

[단독]“시한폭탄, 해외 리스크 줄이자”...컨설팅 받는 금융지주

금융지주 전수 조사로 사업성과 부실 가능성 분석 신한금융, 한영회계법인에 컨설팅.."글로벌 금융사 방식으로"


[단독]“시한폭탄, 해외 리스크 줄이자”...컨설팅 받는 금융지주
게티이미지. 사진=연합뉴스

5대 시중은행 올해 만기도래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금액
투자잔액 올해 만기도래 1·4분기 2·4분기 3·4분기 4·4분기
KB국민 4조3098억원 4634억원 438억원 980억원 706억원 2510억원
신한 9510억원 4130억원 1233억원 1512억원 1318억원 67억원
하나 2조4755억원 5945억원 420억원 754억원 2433억원 2338억원
우리 1978.6억원 842.7억원 381.2억원 277.7억원 미확정 183.8억원
NH농협 2922억원 320억원 미확정 미확정 미확정 320억원
합계 약8조2264억원 약1조5872억원 2472.2억원 3523.7억원 4457억원 5418.8억원
(자료=김한규 의원실, 금융감독원. 만기도래 금액=지난해 9월말 기준.)
[파이낸셜뉴스] 5대 금융그룹이 ‘시한폭탄’으로 꼽히는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계열사별로 전수조사를 벌이는 동시에 신한금융그룹이 회계법인 컨설팅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시중은행의 해외부동산 투자금이 수조원에 달하는 가운데 투자 손실을 최소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투자 리스크를 줄이는 방안을 찾기 위해서다. 홍콩 H지수 주가연계상품(ELS)이 올해만 수조원대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다음 '시한폭탄'으로 지목되는 해외부동산 투자에서 금융그룹의 손실과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만기 도래하는 주요 시중은행(신한은행 제외)의 해외 부동산 투자잔액이 약 1조6000억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금융그룹들이 해외투자 리스크 관리 방안 고도화에 나섰다.

특히 신한금융그룹은 한영회계법인을 통해 HSBC 등 선진 글로벌금융기관 방식의 '해외 리스크 관리 모범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의 해외 리스크 관리 방안을 글로벌 기준으로 끌어올리고 현지 규제에 맞춤형 대응을 하기 위해서다. 업계 관계자는 “수조원대 해외 투자를 벌인 신한은행이 국내 다른 금융지주보다 한층 더 높은 리스크 관리 방안을 갖추고 있다”면서 “HSBC 같은 글로벌 금융회사의 모범 기준 등을 검토해 보다 고도화하는 것이 이번 컨설팅의 목표”라고 말했다.

신한금융은 지난 8일 2023년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해외 부동산금융 규모가 4조1000억원 수준이고, 지난해 4·4분기 1300억원 가량의 손실을 반영했지만 향후 손실 규모는 제한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같이 금융지주가 해외 투자 관리방안을 마련해 내부 지침으로 사용하려는 이유는 국내·외 규제와 회계 규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른 규제를 모두 적용받는 해외 투자의 개별 리스크량을 측정하고 관리해야 한다. 같은 투자 건도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이나 대손충당금 적립액 등을 산정하는 방식이 다를 수 있다. 신한금융은 이번 컨설팅 과정에서 경영진 보고체계와 의사결정 구조도 손질할 방침이다.

우리금융도 지난해 12월 리스크 관리방안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과 투자 모두 보수적으로 취급한다는 취지다. 우리은행에선 지난해 7월부터 12월 말까지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 관리 조치를 강화해 시행했다. 월별 위기대응협의회, 경영협의회를 통해 자산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또한 모니터링 빈도를 높여 기존 사업장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 다만 신한은행을 제외한 국민·하나·우리·농협은행은 아직까지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컨설팅 계획은 없는 상태다. 은행연합회 등 협회 차원의 공동 용역 발주나 공동 대응도 현재까지 구체화된 것은 없다.

현재 코로나19 이후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타지 못하면서 손실은 불어나고 있다. 특히 북미 지역 해외 부동산 투자 및 대출 건의 건전성이 악화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우리와 북미 지역 부동산 시장은 특성이 다르다”면서 “코로나19를 계기로 늘어난 재택근무가 줄어들지 않고 있고 이로 인해 공실률이 높은 건물 가격이 빠르게 하락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은 강남, 여의도, 광화문 등 이른바 ‘오피스 입지’의 공실률이 떨어져도 건물 가격이 고정되어 있는 반면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은 공실률 영향을 크게 받는다는 것이다.

한편 본지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5대 시중은행 해외 부동산 투자잔액은 8조2264억원으로 올해 만기 도래하는 금액만 1조5872억원에 달한다. mj@fnnews.com 박문수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