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54)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1일(한국시간) 제7회 프랑스 '에밀 기메 아시아 문학상'을 수상했다. 기메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소설 부문 최종 후보에 오른 '작별하지 않는다'를 수상작으로 최종 선정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심사위원단은 "작가의 절제된 표현력과 주제의 보편성 때문에 이 작품을 수상작으로 선택하게 됐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으로, 소설가인 주인공이 사고를 당해 입원한 친구의 제주도 빈집에 내려가 그의 어머니의 기억에 의존한 아픈 과거사를 되짚는 내용을 담았다. '작별하지 않는다' 불어판은 지난해 8월 최경란과 피에르 비지우의 번역을 통해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라는 제목으로 현지에서 출간됐다. 기메 문학상은 프랑스 기메 국립동양박물관이 수여하는 상으로, 매년 프랑스어로 출간된 현대 아시아 문학 작품 가운데 수상작을 선정한다. 한편, 올해 신설된 그래픽 노블 분야 최종 후보에 올랐던 마영신 작가의 '엄마들'은 수상에는 실패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03-01 16:37:17[파이낸셜뉴스] 케빈 파이기 마블 스튜디오 사장이 최근 거론되고 있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아이언맨 복귀설을 두고 "부활시킬 계획이 없다"라고 일축했다. 파이기 마블 사장은 4일(현지시간) 미 연예매체 베니티페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2008년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으로 처음 마블 영화에 합류했다. 아이언맨 시리즈부터 어벤져스까지 존재감을 보인 그는, 2019년 개봉한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파이기 사장은 이를 두고 "우리는 그 순간을 간직하고 다시 그 순간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영화를 연출한 조 루소 감독 역시 "우리는 이미 촬영 마지막 날에 눈물로 작별 인사를 나눴다. “모두가 감정적으로 끝낸 상태였다"라고 밝혔다. 앤서니 루소 감독은 "다우니 주니어가 마지막 장면을 촬영할 때 굉장히 어려워했다"라며 "(촬영 장소는) 다우니 주니어가 토니 스타크 오디션을 본 무대 바로 맞은편이었다. 말 그대로 오디션장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그 역할로 연기한 것"이라고 했다. 파이기 사장은 다우니 주니어를 떠올리며, 어벤져스 촬영장에서 늘 기둥 같은 역할을 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우리는 로버트가 연기부 부장이라는 농담을 했고, 모두가 그를 존경했다"라고 말했다. 다우니 주니어의 아내인 프로듀서 수전 다우니는 다우니 주니어가 어벤져스 촬영을 끝내고 지난 몇년 간 아이언맨 또는 토니 스타크와 비슷한 캐릭터는 무조건 거절했다고 전했다. 수전 다우니는 "그렇게, 그가 완전히 다른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도전한 영화는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펜하이머'였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다우니 주니어의 다음 출연작은 박찬욱 감독이 기획 및 에피소드 연출을 맡은 미국 HBO 드라마 '동조자'다. 2016년 퓰리처상을 받은 베트남계 미국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장편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로, 다우니 주니어는 1인 4역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12-05 07:46:11[파이낸셜뉴스] 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문학동네)가 프랑스 4대 문학상의 하나인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판매량이 급증했다. 문화콘텐츠 플랫폼 예스24 집계 결과에 따르면 수상이 확정된 지난 9일 밤부터 10일 오전까지 전월 대비 3배 이상 판매량이 늘어났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2021년 9월 출간 당시에도 9월 4주차 예스24 종합 베스트셀러 2위까지 오르며 화제를 모았고, 이후로도 꾸준히 판매되며 스테디셀러로 등극한 바 있다. 2021년 출간된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사건과 그 역사적 상흔을 세 여성의 시각으로 그려낸 장편소설이다. 소설가인 주인공 경하가 친구 인선의 제주 집에 내려갔다가 70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민간인 학살과 얽힌 인선의 가족사를 마주하게 된 이야기다. 예스24는 이번 '작별하지 않는다' 메디치상 수상을 기념해 기획전을 진행한다. '작별하지 않는다' 포함 국내 도서 2만원 이상 구매시 에코백, 콜드컵 등 특별 굿즈를 증정한다. 또한 기획전 페이지에서 한강 작가의 수상을 축하하는 댓글을 남길 수도 있다. 한편, 한강 작가는 '채식주의자'로 2016년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했으며 이후 2017년 '소년이 온다'로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한국문학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한강은 1993년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1993년 시인으로, 1994년 소설가로 각각 등단했다. 그간 국내에선 2000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문학부문, 2005년 이상문학상, 2010년 동리문학상, 2014년 만해문학상, 2015년 황순원문학상, 2018년 김유정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1-10 15:02:50[파이낸셜뉴스] 한강의 장편소설 '작별하지 않는다'가 9일(현지시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됐다. 메디치 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이날 프랑스 파리의 레스토랑 '메디테라네'에서 이같이 발표했다. 메디치상은 지난 1970년대 제정돼 공쿠르상, 르노도상, 페미나상과 함께 프랑스의 4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프랑스에서도 지난 8월 최경란·피에르 비지우의 번역으로 그라세(Grasset)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불어판 제목은 '불가능한 작별'(Impossibles adieux)이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3-11-09 21:31:04[파이낸셜뉴스] 토트넘 홋스퍼의 새 캡틴 손흥민이 떠나는 케인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와의 이별을 아쉬워함과 동시에 또 축복했다. 손흥민은 토트넘 역사에 단 한번도 없었던 비유럽인 캡틴이다. 아시아에서는 당연히 최초다. 한국인으로서는 박지성 이후 EPL에서는 두 번째 주장 완장이다.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제임스 매디슨이 부주장으로서 손흥민과 주장단을 꾸렸다. 손흥민은 구단을 통해 "토트넘과 같은 큰 팀의 주장이 돼 영광스럽다. 놀랍고 자랑스럽다"며 "이미 모든 선수가 그라운드 안팎에서 주장인 것처럼 느껴야 한다고 말해뒀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시즌, 이 유니폼·완장을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쏘니(손흥민의 애칭)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훌륭한 리더십을 갖췄다. 새 주장으로 그를 고른 건 이상적 선택"이라고 전했다. 그런 손흥민이 떠나는 케인에게 아름다운 작별인사를 남겼다. 손흥민은 본인의 SNS에 “우리의 리더이고 형제이며 레전드였던 케인. 첫날부터 당신 곁에서 뛰는 것은 기쁨이었습니다. 수많은 추억, 멋진 경기, 멋진 골을 함께 했죠. 해리, 당신이 저와 우리 클럽, 그리고 팬들에게 준 모든 것에 감사합니다. 새로운 곳에서 최선을 다하길 바랍니다”라고 케인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남겼다. 손흥민과 케인은 무려 8년동안 무려 47골을 합작했다. EPL 최고의 공격 듀오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 손케듀오다. 한편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주장이 된 것은 그저 유명해서가 아니다. 한국인 주장이라는 점에 더해 이곳에서 이룬 성취를 함께 따졌다. 그가 최정상급 선수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그리고 그는 여전히 라커룸에서 존경을 받는다”라고 그를 선임한 배경을 설명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2023-08-13 19:28:21【실리콘밸리=홍창기 기자】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 간판을 내리고 출범한 X를 SNS가 아닌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앱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트위터라는 회사 이름만 변경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이다. 머스크가 X를 '모든 것의 앱'으로 만들겠다고 거듭 밝히면서 X앱의 성격 자체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 2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트위터는 말할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그리고 모든 것의 앱(the everything app) X의 가속화를 위해 'X 법인'(X Corp)에 인수됐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트위터라는 이름은 새가 지저귀는 것처럼 140자 메시지만 주고받던 때에는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이제는 몇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것을 올릴 수 있다"며 달라진 SNS 환경을 설명했다. 머스크는 "우리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종합적인 커뮤니케이션과 금융 전반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X에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위터라는 이름은 그런 맥락에서 의미가 없으므로 우리는 새와 작별을 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위터는 24일(현지시간) 상징 로고를 기존의 파랑새 대신 검은색 바탕에 흰색으로 표시된 알파벳 'X'로 전면 교체했다. 이에 따라 트위터의 회사 이름과 로고 모두 기존의 트위터가 아닌 'X'로 바뀌었다. 린다 야카리노 트위터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X는 앞으로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비디오, 오디오, 메시징, 은행 및 결제 분야의 경험을 계속해서 개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3-07-26 07:14:28[파이낸셜뉴스] 충북 오송 궁평2 지하차도 침수 사고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도우려다 참변을 당한 버스 기사의 발인이 19일 엄수됐다. 장례식장에는 유족들과 지인들의 흐느낌 소리만 가득했다. 버스기사의 90대 노모 "날 두고 어디가니" 오열 "아들아 어디를 가냐. 날 두고 어딜 가…" 19일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로 희생된 버스 기사 A씨의 발인이 엄수된 가운데 90대 노모가 운구차에 실린 그의 관 위에 엎어져 흐느꼈다. A씨의 아들은 애써 울음을 참으며 노모를 떼어내고 차 문이 닫힐 때까지 말없이 관을 바라봤다. A씨의 제사실 앞에는 수십개의 화환과 함께 전국모범운전자협회 조기가 세워져 있었다. 유족이 영정사진을 들고 제사실에서 나오자 A씨의 유족과 동료들은 말없이 뒤를 따랐다. 안치실 앞에서 그의 관을 마주한 유가족들은 입을 틀어막고 말없이 눈물을 흘렸고, 동료들은 짧은 한숨을 내쉬곤 고개를 떨궜다. "누구에게나 따뜻했던 사람" 친구의 눈물 A씨의 지인들은 그를 "누구에게나 따뜻했던 사람"으로 기억했다. 자신을 35년 지기 친구라고 소개한 김모씨는 "친구들의 가족도 자기 가족처럼 챙겼던 사람이었다"라면서 "명절마다 빠지지 않고 우리 집에 와 어머니께 인사를 드렸고, 내가 일이 있어 집에 들어오지 못할 땐 대신 우리 어머니를 찾아 보던 사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또 다른 친구 김모씨는 "사고 당시 친구가 승객들에게 창문을 깨드릴테니 탈출하라고 했다던데, 그 사람은 정말로 승객들이 다 나가는 걸 보고 제일 마지막에 탈출했을 사람"이라면서 "죽을 걸 알면서도 그러고 있었을 모습이 자꾸 아른거려 가슴이 미어진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봉사활동에도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하지 않는 날에는 초등학교 앞에 나가 학생들의 등굣길 안전을 책임졌고, 1년에 한 번씩은 장애인들과 노인들을 자기 차에 태우고 전국 여행을 시켜줬다고 한다. 원래는 택시 기사였던 A씨는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고 있던 친구 최모씨의 추천으로 10년전 같은 회사에 입사하게 됐다. 그는 출근 시간이 새벽 5시 반인데도 불구하고 매일 같이 3시부터 나와 사무실 정리를 하고 마당을 쓸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궂은일을 도맡아서 하는 성격 덕에 금세 회사에서 인정받았고, 몇 년 전에는 전국 단위 승객 안전 최우수 평가도 받았다. 버스에 물 들어차자 아내에게 전화해 마지막 작별인사 그는 그렇게 베테랑들만 몬다는 747번 버스의 운전대를 잡게 됐다. 최씨는 "747번 버스는 외지인들을 싣고 청주공항과 오송역 사이를 오가는 노선이라 회사의 얼굴과 같은 버스였다"라면서 "그 버스는 그가 살아온 삶을 증명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는데, 그게 죽음으로 이어졌다"라며 눈물을 훔쳤다. 그러면서 "침수된 도로를 피해 지하차도로 들어갔다고 그를 원망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이만큼 승객 안전을 생각하는 사람이 없었다는 걸 알아달라"라고 호소했다. A씨의 친형 이모씨는 "동생이 아내에게 급하게 전화를 걸어 버스에 물이 들어차고 있다며 혹시 모를 작별 인사를 했다더라"라면서 "미호천이 넘칠 수 있다는 경고가 있었다는데 당국이 왜 지하차도를 통제하지 않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지난 15일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로 14명이 숨졌고, 이 버스에서만 운전자 A씨를 포함해 9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2023-07-19 10:33:07[파이낸셜뉴스] 최근 정치권에서 경북 성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와 관련, 괴담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사드괴담 정치 논란이 확산될수록 가장 수혜를 보는 대상은 한반도 핵 고도화를 추진중인 북한과 한한령 등 경제 규제를 지속중인 중국이라는 분석이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27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경북 성주군 소성리 주한미군 사드 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가 완료돼 기지내 기반시설 건설이 본격화될 계획이지만 사드 배치를 반대해온 반전단체의 반발은 이어지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전자파 인체 및 주변환경 미치는 영향 미미" 공개 환경부는 국방부가 지난 5월 접수한 사드기지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를 승인했다. 사드기지의 전자파 측정값을 공군 및 한국전파진흥협회와 함께 종합 검토한 결과, 측정 최대값은 0.018870W/㎡로 인체보호기준(10W/㎡)의 0.189% 수준으로 인체 및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난 21일 공개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는 성주 기지 정상화를 위한 전 단계로 지난 2017년 9월 대구지방환경청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로 협의한 부지를 포함 기지 전체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그럼에도 사드 반대 측은 "휴대폰 중계기보다도 낮게 나왔다는 일반환평 측정 결과는 전혀 신뢰할 수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드철회평화회의는 지난 22일 대구 수성구 범어동 국민의힘 대구·경북시도당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반환경평가 절차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정부의 사드 기지 정상화 방침을 비판했다. 이들은 "박근혜 정부도, 문재인 정부도 불법을 자행했고 윤석열 정부가 결국 사드 배치의 불법을 마무리했다"며 "정부가 사드 배치 정상화라는 이름으로 배치를 강행한다면 한반도 평화를 염원하는 국민들의 준엄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방부, 기지운영 정상화 정상 추진 한편 국방부는 지난해 9월부터 보급물자, 병력, 장비 등을 지상으로 제한없이 자유롭게 수송할 수 있도록 했다. 또 2017년 1차 부지 공여 이후 지연됐던 40만㎡의 2차 부지 공여를 지난해 9월 완료해 기지운영 정상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는 또 성주기지 주변 지역의 발전과 주민의 복리 증진을 위해 지난해 8월부터 관계부처가 협의한 24개 주민지원사업안을 올해 4월 수립했다. 정부는 내년에 사업이 착수되도록 법령 개정, 예산 편성 등 조치를 올해 안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與, 文정부 환경영향평가 의도적 지연 의혹 제기..검찰수사 촉구 국민의힘은 이날 전임 정부인 문재인 정부가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를 의도적으로 지연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통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상당 기간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과정이나 책임 관계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우선"이라며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판단되면 당연히 수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문재인 정부가 전자파가 인체에 무해하다는 사실을 알면서 쉬쉬했던 것은 아닌지, 왜 뭉갠 것인지, 누가 뭉갠 것인지를 밝혀내야 한다"며 "환경영향평가 지연에 대한 감사원 감사와 필요한 경우 검찰수사를 통해 진상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5년 동안 환경영향평가를 뭉개고 숨기고 은폐하려고 했던 국방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를 엄벌해야 한다"면서 "감사원 감사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반길주, "사드 괴담정치 수혜자는 북한과 중국" 분석 내놔이런 가운데 지난 6년간 한국은 참외가 전자파로 튀겨진다는 괴담으로 남남갈등이 심화됐고 사드 괴담정치로 심한 홍역을 앓았다. 이에 사드 운용 정상화가 지체되면서 억제력 제고를 위한 기반 구축에 막대한 시간과 노력을 허비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기자와 통화에서 "괴담정치와 작별하는 성찰과 성숙한 사고의 중간점검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이번 환경영향평가에서 사드에 대한 우려가 괴담으로 증명된 만큼 사드의 본격적인 정상화가 가능해지겠지만 괴담정치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천안함 피격, 광우병 파동때와 동일한 패턴을 보여왔다는 지적이다. 반 책임연구원은 "사드 괴담정치의 최대 수혜자는 북한과 중국이었다"며 "한국이 북한 핵무기를 방어할 효과적 무기 중 하나인 사드 배치가 지연되는 와중에 북한은 핵 고도화에 더 박차를 가한 반면 한국의 억제력은 낮아져 공포의 불균형 역학을 극대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또 중국은 사드 배치를 빌미로 한국에 대해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강압을 가하면서 대중 종속적 정책을 유도하려는 셈법을 가동시켰다는 게 반 책임연구원의 진단이다. 사드 배치를 빌미로 중국은 미중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여건을 조성하는 기회가 됐으며, 이러한 대열에 러시아도 끼어들면서 한국에겐 불리한 대 한반도 영향력을 제고시켰다는 얘기다. 그러면서 "사드 정상화가 지연되면서 한미동맹의 결속력은 낮아지고 한국의 핵 억제력도 약화되는 이중고에 처했다"며 "사드 괴담정치와의 작별은 이 두 가지 모두를 다시 정상화하는 차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괴담정치로 국익이 잠식되는 것은 적성국의 회색지대 전략에 고스란히 말려드는 것임을 깨닫는 계기가 되어야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6-27 11:54:11[파이낸셜뉴스] 인공지능(AI) 분야에서 '딥러닝의 대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76) 캐나다 토론토대학 교수가 AI의 위험성을 지적하기 위해 10년 이상 몸담았던 구글과 작별했다. "AI, 인류에 악영향 끼칠 것" 경고 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힌튼 박삭 지난달 구글에 사표를 냈다고 보도했다. 힌튼 박사는 지난 2013년 캐나다 토론토대 컴퓨터과학 교수 재직시절 창업한 AI업체 'DNN리서치'가 구글에 인수되면서 이때부터 구글 소속으로 연구 활동을 이어갔다. 그가 AI 분야에 천문학적인 투자를 이어나가고 있는 구글과 결별한 이유는 AI의 위험성 때문이다. 10년간 일한 조직에서 벗어나 AI가 인류에게 미칠 나쁜 영향을 자유롭게 경고하기 위해서다. 힐튼 박사는 AI 분야에서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쟁을 언급하며 AI 연구에 대한 국제적인 규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밀리에 개발해도 타국의 추적이 가능한 핵무기와 달리 AI는 규제가 도입돼도 기업이나 국가 차원에서 연구를 계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이 때문에 연구자들이 AI 연구의 위험성에 함께 목소리를 내고 자체적으로 규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AI기술 적용된 '킬러 로봇' 현실화 우려 그는 AI 기술이 적용된 '킬러 로봇'이 현실이 되는 날이 두렵다고도 했다. 한편 힐튼 박사는 영국 태생으로 에든버러대 박사 과정에 적을 뒀던 1972년부터 AI를 연구했다. 그는 인간이 뇌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과 비슷한 방식으로 컴퓨터가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인공 신경망'이라는 개념을 제안한 연구자로 꼽힌다. 당초 동료 연구자들은 그의 아이디어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지만, 힌튼 박사는 연구를 지속해 인공 신경망을 현실화하는 데 공헌했다. 그는 제자 2명과 창업한 DNN리서치를 통해 컴퓨터가 수천장의 사진을 분석해 꽃이나 개, 자동차 같은 사물을 스스로 인식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구글이 4400만달러(한화 약 590억원)에 인수한 DNN리서치의 기술은 챗GPT 탄생에도 공헌했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helpfire@fnnews.com 임우섭 기자
2023-05-02 06:49:56새로운 계절은 맞이하는 길목에 서 있는 이즈음, 느직하게 물러나는 추위를 겪을 때면 포근함을 쉬이 내어주지 않는 날씨가 야속하기만 하다. 하지만 나뭇가지에 움터 올라온 새싹은 새로운 시간이 또 한번 우리에게 망설임 없이 다가오고 있음을 일깨운다. 기나긴 겨울과 작별하고 다가온 봄을 맞이하는 자리에 마음의 온화함을 피워줄 화가와 철학자의 책 두 권을 소개한다. 먼저 소개할 책은 '인생의 봄에는 할 일이 참 많습니다'(수오서재 펴냄)이다. 저자인 애나 메리 로버트슨 모지스는 '모지스 할머니'라는 별칭을 가질 정도로 친근하고 '미국인의 삶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이라 꼽히는 국민화가다. 평생을 시골 농장에서 쉴 새 없이 일했던 모지스 할머니는 70대 중반에 관절염으로 자수를 놓기 어려워지자 동생의 권유로 붓을 들었다. 따뜻한 색감과 정겨운 대자연의 풍경이 담긴 그림을 그리는 할머니에게 세상은 열광했다. 그는 70대 중반부터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1600점의 작품을 남기며 왕성한 활동을 했다. 개인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강연이 방송을 타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 책은 모지스 할머니의 긍정적인 삶의 태도와 입담을 살펴볼 수 있는 잠언집이다. 방송과 신문, 편지 등에 실린 할머니의 목소리가 짤막한 문장으로 각 페이지를 채우고 있다. 모지스 할머니의 책을 번역하며 국내에 소개한 바 있는 류승경 번역가가 이번 책의 출간을 위해 신문 아카이브와 라디오, 편지에서 할머니의 말을 집요하게 직접 그러모았다. 번역가와 출판사 편집부의 할머니를 향한 사랑이 모여 오로지 한국에서만 할머니의 말들을 한데 모아 만나볼 수 있는 번역문 모음집이 탄생했다. 다음으로 소개할 책은 철학과 미학을 전공하고 강의했던 철학자의 사색을 담았다. 김진영의 미발표 산문집인 '조용한 날들의 기록'(한겨레출판 펴냄)이다. 5년 전 작고한 저자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블로그, 페이스북, 개인 노트 등에 적어냈던 1348개의 단상을 엮었다. 그의 일기 산문인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 그리고 '상처로 숨쉬는 법'에 이어 마지막 순서로 출간된 책이기도 하다. 각 연도가 목차를 이루어 해마다 1월부터 12월까지 단문과 장문이 어우러져 담겨 있다. 그의 기록에는 강의를 준비하거나 사람을 만나는 소소한 일상에서도 느낀 사회의 일면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거리의 전경을 바라보는 시선이 진솔하게 담겨 있어 읽는 동안 철학자의 일기장을 엿보는 듯하다. 그는 때로는 적막한 탄식을, 때로는 잠잠한 감상을 뱉는다. 간결한 문장에서조차도 이 책에서는 그가 오랜 시간 다듬어온 고요한 생각이 느껴져 그의 글을 한 걸음 한 걸음 들여다보며 우리의 내면에 울림이 전해져 온다. 쾌활하고 거뜬한 삶의 태도를 지닌 화가와 맑고 조용한 사유를 하는 철학자가 각각 스스로의 삶에서 우러나온 언어로 책을 가득 채웠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한 사람을 이루고 구성하는 말들이 결국은 그 사람만의 리듬을 이루고 있음을 느끼게 한다. 화가와 철학자의 내면 속 문장들을 우리 안에 읊고 새기면서 그들의 언어가 배어 든 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이주호 교보문고 MD
2023-03-16 18:1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