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디지털화는 필연적이다. 이 때문에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협업이 필수적이다." 알레산드로 하타미 더페이스메이커스 대표는 '제19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은행의 디지털화를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진단했다.
하타미 대표는 "2017년 기준 스마트폰 보급량은 50억대에 달하는데 이는 전 세계 사람들이 보유한 은행 계좌 수와 동일하다"며 "고객들이 선호하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이것이 새 시대 은행업의 추진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의 은행 고객들은 영업점 방문은 물론 PC를 이용한 은행 거래보다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거래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하타미 대표는 이어 "실제로 전 세계 은행 이용자의 77%는 전통적인 방식의 은행 업무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며 "모바일뱅킹 시장 개척을 통해 이 부분을 채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타미 대표는 디지털화는 '옵션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고객 선호도는 물론 은행의 비용적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디지털화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하타미 대표는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은행은 디지털화를 통해 30%의 비용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화와 관련해 리스크 비용이 있을 수 있지만 디지털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보다는 위험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실제로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은행은 디지털화를 통해 비용절감과 새로운 수익창출 등을 이뤄 최대 45%에 달하는 잠재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과 핀테크 기술 융합의 성패는 '고객에 대한 접근'에 달려 있는 것으로 하타미 대표는 내다봤다. 그는 "대형은행의 고객 접근성이 높은 반면 지역 은행과 핀테크 기업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각각의 그룹은 자신들의 특징을 유지하되, 협업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높이고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타미 대표는 주변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디지털 유행만 좇아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타미 대표는 "디지털 유행에 속아 수익을 위한 현실적 진로를 무시해선 안 된다"며 "고객들에게 혁신만큼 중요한 것은 기초적인 것, 기본적인 것이므로 사업 연관성, 자금활용 기준 등을 필수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자본은 제약돼 있고 시간과 고객 역시 제한돼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은행 간 연합체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은행들이 연합해 핀테크 분야 '공동 투자(Joint Investment)'를 함으로써 비용도 줄이고 대규모 플랫폼 형성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들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연합체를 통해 정보와 시장에 대해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센터를 구축해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 다양한 과제를 함께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별취재팀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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