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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특허 대리인 비용 현실화… 공공연구기관 절반만 지켰다

대리인 비용, 민간 절반수준 불과
부실 막고 고품질 특허 확보 위해 정부 올초 가이드라인 배포했지만
공공硏 예산부족 내세워 미준수..업계 "특허청 적극적 홍보 절실"

#1. 국내 주요 공공연구기관인 A는 최근 연구원의 지식재산권 출원 및 등록을 대행 할 특허사무소를 공개모집 했다. 연구원은 공고문을 통해 연구원이 제시한 출원 및 등록 수수료 단가표에 동의한 업체만 참가가 가능하도록 했다. 하지만 연구원이 제시한 단가표는 올 초 정부가 제시한 국유특허 가이드라인의 수수료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연구원 단가표에 따르면 국내 출원의 경우 특허는 기본 50만원, 실용신안 40만원, 디자인 20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이는 정부의 가이드라인이 권고하고 있는 특허 120만원(기본금액), 실용신안 97만 5000원, 디자인 36만원에 크게 밑도는 금액이다.

#2. 이달부터 전담 특허사무소를 모집에 나선 국내 B 연구기관은 정부의 가이드라인 발표에도 불구하고 지난 2016년과 동일한 수수료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공고문에 나타난 단가내역서에 따르면 국내 전체 40개 적용 단가 가운데 신설된 2개 항목을 제외하고는 모든 항목의 가격이 3년전과 동일했다. 특히 당사자 간 심판사건의 경우 정부가 제시한 착수금 400만원의 25%의 수준인 110만원을 적용하고 있다.

국유특허 대리인 비용 현실화… 공공연구기관 절반만 지켰다
정부가 올해 초 가이드라인까지 배포하면서 국유특허 대리인 비용 현실화에 나섰지만 절반 정도의 기관들만 대리인 비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낮은 국유특허 대리인 비용은 부실한 특허 명세서로 이어졌고 이는 고품질 특허 확보를 불가능하게 했다. 정부는 대리인 비용 인상 반영 기관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국유특허 가이드라인 반영 저조

14일 지식재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국유특허 대리인 비용 실태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특허청 관계자는 "최근 국유특허 관련 발주 사업을 많이 하는 9개 공공연구 기관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다"고 전했다. 그 결과 절반 정도의 공공연구 기관만 정부가 올해 1월 배포한 가이드라인을 지킨 것으로 조사됐다. 가이드라인을 지키지 못한 연구기관의 대부분은 '예산 부족'을 원인으로 꼽았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미 올해 공공기관 예산이 확정된 상태에서 가이드라인을 배포해 이들 기관이 가이드라인을 반영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문제가 존재했다"고 설명했다.

특허청은 올 1월 가이드라인을 통해 대리인의 보수는 착수금과 사례금으로 나눠 지급할 수 있으며 △사안의 성격과 내용 △사실관계 및 기술적 쟁점의 복잡성 등에 따라 50% 범위 내에서 착수금과 사례금을 증액할 수 있도록 했다. 특허청이 발표한 대리인의 국내출원보수 기준액은 특허는 140만원, 실용신안 110만원, 디자인 36만원이다. 사안이 중요하고 기술적 쟁점이 복잡한 사건의 경우, 착수금과 사례금의 50% 증액한 420만원이 최종 대리인 비용의 기준액이 된다. 과거 국유특허 대리인 비용은 최저 입찰제로 특허의 경우 평균 대리인 비용은 73만원 정도였다. 이는 민간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지식재산 업계에서는 특허청의 바람대로 내년 국유특허 가이드라인이 지켜지기 위해서는 특허청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대영 대한변리사회 법제 이사는 "국유특허 대리인 비용 현실화를 위해서는 공공기관 담당자들이 숙지를 해야하고 이를 예산에 반영해야 한다"며 "공공기관 담당자들이 가이드라인을 숙지할 수 있도록 특허청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전했다.

■ 특허 품질위해 대리인 비용 인상

정부가 국유특허 대리인 비용 현실화에 나선 것은 국유특허 품질 하락 때문이다. 지난해 특허청이 공개한 '국유특허 출원시 적정 대리인 비용 산정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특허의 경우 1건당 출원 대리인 비용이 정부가 대기업의 58%, 중소기업 및 개인의 52% 수준에 불과했다.

정부의 디자인권 출원 대리인 비용도 대기업의 72%, 중소기업 및 개인의 62% 수준에 그쳤으며 상표권은 대기업의 85%, 중소기업 및 개인의 69%수준에 머물렀다.


보고서는 국유특허의 낮은 출원 대리인 비용은 특허 등의 품질 하락을 초래할 수 있으며 휴면특허 증가로까지 이어져 부실특허 양산으로 예산 낭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허 출원 1건에 소요되는 시간을 조사한 결과 국유특허의 경우 현행 단가 기준으로 특허는 17.3시간, 디자인은 5.9시간, 상표는 4.1시간으로 민간 기업의 특허 31.8시간, 디자인 8.8시간, 상표 5.3시간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국유특허란 국가 공무원이 직무과정에서 개발한 발명으로 취득한 특허, 실용실안, 상표, 디자인 등을 말하며 국유특허를 받기 위해 변리사 등 대리인 등이 정부에서 용역을 받아 수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