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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맞수' 네이버 vs. 카카오 '암호화폐 지갑' 경쟁 벌인다

네이버 라인과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인력충원·조직개편

올 상반기 첫 블록체인 서비스 경쟁 예고…‘라인 블록체인 월렛 vs. 클립’
 

[파이낸셜뉴스]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 기술 계열사의 인력 충원과 조직개편에 나서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채비를 갖췄다. 포털 검색과 모바일 메신저 등 PC·모바일 산업에서 각축전을 벌여온 양사는 지난 2년 여 간 쌓아온 블록체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블록체인 서비스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올 상반기 모바일 메신저 ‘라인’ 및 ‘카카오톡’과 각각 연동된 암호화폐 지갑 ‘라인 블록체인 월렛’과 ‘클립’의 출시 시점이 맞물려, 양사의 블록체인 기반 금융과 신원식별(DID) 등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란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인터넷 맞수' 네이버 vs. 카카오 '암호화폐 지갑' 경쟁 벌인다
네이버 라인은 일본, 미국, 싱가포르를 거점으로 블록체인 서비스를 확대 중이다.

■월 사용자 1억6400만 기반 라인ID로 관리하는 '라인 블록체인 월렛'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8년 4월과 5월 각각 출범한 네이버 라인플러스 블록체인 서비스·기술 자회사 언블락과 언체인이 최근 암호화폐 신규 사업기획과 블록체인 메인넷 고도화 관련 정규직 채용 공고를 냈다. 2018년 3월 설립된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 역시 현재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 제품 개발 담당자를 구인 중이며, 이달 중 새로운 서비스 출시 계획과 조직개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우선 네이버 라인은 싱가포르는 물론 일본과 미국 관련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본격적인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라인 블록체인·암호화폐 사업 자회사 LVC를 통해 발행·운영되는 암호화폐 ‘링크(LN)’가 일본 금융청(FSA) 승인 아래 오는 4월부터 현지 암호화폐 거래소 상장 절차를 거쳐 거래되는 한편, 미국 법인 LVC USA가 운영하는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프론트(전 비트박스)’는 오는 27일부터 미국 달러 등 법정화폐 기반 암호화폐 거래를 지원한다.

이와 함께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에서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 아이디로 로그인 및 실명인증(KYC) 할 수 있는 암호화폐 지갑 ‘라인 블록체인 월렛’ 출시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9년 4·4분기 기준으로 ‘라인’ 월간활성사용자(MAU)는 일본 현지 8300만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네시아 등 총 1억6400만에 이르기 때문이다. 즉 일본 등 동남아를 중심으로 총 1억6400만에 달하는 잠재적 이용자를 보유한 암호화폐 지갑 ‘라인 블록체인 월렛’이 올 상반기에 출시되면,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와 연계돼 ‘국경을 넘는 디지털 자산 거래 시대’를 앞당길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인터넷 맞수' 네이버 vs. 카카오 '암호화폐 지갑' 경쟁 벌인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해외 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기반 '클립', DID와 연계되나
카카오 그라운드X도 최근 자체 개발·운영하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기반 서비스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했다. 특히 올 1·4분기에 출시될 카카오톡 기반 암호화폐 지갑 ‘클립’에 개발·서비스 역량을 주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블록체인·암호화폐 업계 일각에선 ‘클립’ 자체가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전자증명(DID)을 활용한 ‘모바일 신분증’을 담는 ‘자기주권 신원지갑’의 역할도 함께 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역시 지난해 12월 ‘클레이튼 거버넌스 카운슬 서밋’ 발표자로 나서 “사내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신분증에 도입하는 등 다양한 활용방안을 준비하고 있다”며 “또 '클립'에 클레이튼 암호화폐 ‘클레이’ 등을 담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카카오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관계자는 “아직 초기기획단계인 사내 ‘신분증TF(태스크포스)’는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자 인증 환경을 개선하고 확대하기 위한 조직”이라며 “현 기획 단계에서 DID 프로젝트는 메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