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와 해당 은행지점장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용 일부분 /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시중은행의 한 지점장이 대출을 원하는 여성고객을 술자리에 불러 술을 마시라고 강요했다는 폭로가 나와 파문이 일고 있다. 은행 측은 즉시 해당 지점장을 대기 발령하고 내부 감찰에 들어갔다.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살펴보면, 앞서 한 은행 지점장의 술자리 호출을 받았다고 주장했던 A씨는 “(은행 측이) 해코지할 거라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세상에서 이런 일이 어떻게 은행에서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방송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그의 남자친구 B씨는 앞서 지난 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업을 하는 여자친구가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던 중 대출을 받으려 했고, 한 은행 지점장 C씨를 소개받았다”며 “지점장이 여자친구를 접대부로 이용하려 했다”고 밝혔다.
B씨는 “(C지점장을 소개받은) 다음 날 지점장이 D횟집으로 불렀고, 계속해서 전화해 위치를 물었다”며 “횟집은 방으로 나뉘어 있었고, (여자친구가 도착했을 때) 일행과 이미 술을 마시고 있던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여자친구가 술을 못한다고 하자 ‘술을 못 마시느냐? 대리운전기사를 불러줄 테니 술을 마시라’고 했다”며 “일행에게도 ‘요즘 80~90년대생들은 아직 어려서, 긴장해서 다들 저렇다’고 말했다”고 부연했다.
B씨는 “당시 여자친구는 겁에 질려 전화를 한다며 허둥지둥 밖으로 나왔다”며 “현재 여자친구는 분해서 잠도 못 자고, 그때 상황을 생각하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이 사건이 벌어진 다음 날 지점장은 “사무실 근처에 도착해 있다”는 등 수차례 전화와 문자를 해왔고, 지점장 부인은 “남편은 그럴 사람이 아니다, 자살할까 두렵다”는 등의 연락으로 무마를 시도했다는 보도도 전해졌다.
B씨는 은행 관계자가 찾아와 내부감찰 진행 사실을 전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일들이 이 업계 음지에서 아무도 모르게, 아무렇지 않게 일어나는 일이라면 이번 기회에 모든 걸 밝혀내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았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은행 관계자는 “(문제의) 지점장은 현재 대기 발령조치를 했다”며 “지점장 얘기도 들어봐야 하므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징계절차를 밟을 예정”이라는 입장을 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