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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文·민주당 내리막길, 보수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뉴욕타임스 '文, 참담한 타격"
내로남불에 성난 2030대 이탈 
최대 원인 '부동산 급등' 
日언론 레임덕 가능성...한일관계 개선 난망   

외신 "文·민주당 내리막길, 보수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4.7 보궐선거 다음날인 8일 오전 서울시청 인근에서 바라본 청와대 방향 신호등에 적신호가 켜져있다. 뉴스1

외신 "文·민주당 내리막길, 보수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제38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오세훈 시장이 8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를 마치고 방명록을 적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강규민 기자】 "문재인 대통령에게 참담한 타격을 줬다."
미국 언론들은 서울·부산 양대 시장 보궐 선거 결과를 전하며, 한국에서 보수가 다시 득세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은 서울과 부산에서 열린 시장 선거에서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에 패배했다"며 "한국의 양대 도시의 유권자들은 곤경에 처한 지도자(문 대통령)에게 또 한 번의 참담한 타격을 줬다"고 전했다.

NYT는 최근 한국사회에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표현이 유행하고 있다며, 젊은 유권자들을 위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위선적인 관행에 대한 냉소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한 때 문 대통령에게 충성했던 유권자들, 특히 20대와 30대가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대거 거두고 있어, 민주당이 가파른 도전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서울의 치솟는 부동산 가격이 4·7 재보궐 선거의 핵심 쟁점이 됐다고 분석했다. 많은 젊은 시민들이 내 집 장만을 할 수 없게 된 데 절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며 "문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32%로 2017년 대통령에 당선된 후 가장 낮았고 정당 지지율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WSJ는 "한국의 보수주의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했다. 또 "이번 선거가 대선을 불과 1년도 남겨 놓지 않은 시점에서 한국 국민의 정서를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신 "文·민주당 내리막길, 보수가 다시 돌아오고 있다"
지난 7일 오후 출구조사 발표 직후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일본 언론들도 한국 여권의 서울·부산 양대 시장 보궐선거 참패 소식을 비중있게 전하며, 문 대통령이 레임덕(정권 말 권력 누수)에 빠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본의 최대 일간지 요미우리신문은 "내년 3월 한국 대선의 전초전 성격인 서울과 부산 시장 선거에서 문재인 정권을 떠받치는 좌파계 여당이 큰 격차로 참패했다"며 그 원인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임으로 이어진 검찰 개혁 문제를 둘러싼 여론의 반발에 주목했다.

마이니치신문도 임기가 1년 밖에 남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타격을 받아 레임덕이 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마이니치는 이번 보선은 민주당 소속 전직 시장들이 성 추문으로 자살하거나 사임해 치러졌기 때문에 여당이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며,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부동산 문제가 잇따라 더해진 것이 여당 참패의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교도통신도 부동산 가격 폭등 등에 대한 불만으로 정부와 여당을 향한 비판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선거 패배가 더해지면서 임기 후반의 문재인 대통령이 구심력을 잃어 레임덕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언론들은 문 대통령이 정치적 결단이 요구되는 징용, 위안부 배상 판결 등 한·일간 현안에 적극 나서기 어렵게 됐다고 전망했다. 아사히신문은 문 대통령이 국면 타개를 위해 남북 관계 개선에 힘을 쏟고 있지만, 북한이 응할 기색이 아니라며, 한·일 관계 개선에 나설 정치적 여력도 한층 약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강규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