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상용화땐 전기차 주행거리 20% 향상
스마트폰용 배터리 월 3만6000대 분량 생산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반 파우치형 풀셀 시제품. 전기연구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전기연구원은 고용량의 리튬이온전지용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대량 제조기술을 11억원에 ㈜HNS로 기술이전했다고 30일 밝혔다.
전기연구원 연구진은 이번 기술이전을 통한 상용화로 월간 톤(t) 단위 이상의 실리콘·그래핀 복합체 분말을 제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 밀도로 환산하면 스마트폰용 배터리 약 3만6000대 분량 및 600㎿h 용량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이건웅 박사는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기술은 친환경 전기차, 에너지저장시스템(ESS), 방위산업,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고용량 리튬이온전지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특히 전기차에 적용할 경우 배터리의 성능을 높여 주행거리를 약 20% 이상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시장조사 기업 SNE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리튬이차전지용 음극 활물질 수요량은 2025년까지 136만톤으로 연평균 39% 성장할 전망이다. 그중 실리콘 음극재는 11%를 점유해 연평균 70% 이상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리튬이차전지 음극재 세계시장 규모는 연평균 30%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3년에는 54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전기연구원은 리튬이차전지용 음극재 분야에서의 기술우위 확보를 위해 세계최고 수준의 고품질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소재 연구 역량을 확보하고, 개발 소재에 대한 생산 공정화 및 양산화 기술을 확보해 사업화 및 상용화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래핀 수계 분산 기술'을 활용해 제조한 고농도 페이스트 형태의 환원 그래핀 및 잉크(뒷줄),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 분산용액(왼쪽), 파우치형 풀셀(앞줄). 전기연구원 제공
이 기술은 전기연구원 전기재료연구본부 소속의 나노융합연구센터 이건웅·정승열 박사팀과 차세대전지연구센터 김익준·양선혜 박사팀이 공동으로 개발했다. 리튬이온전지의 음극 소재인 실리콘 단점을 보완하면서, 저렴한 가격으로 국내 중소·중견 업체들도 쉽게 접근 가능한 복합 음극재 제조기술이다.
전기연구원 연구진이 주목한 소재는 '그래핀'이었다. 그래핀은 2차원 탄소나노소재로서 전도성이 매우 우수하고, 전기 화학적으로도 안정해 실리콘을 전해질로부터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 또한 그래핀 코팅층은 우수한 기계적 강도를 지닌 그물망 구조이기 때문에 실리콘의 부피 팽창에 따른 성능 감소를 억제 할 수 있다. 이 원리를 기반으로 연구진은 실리콘과 그래핀의 복합화를 통해 이상적인 리튬이온전지용 고용량 음극재 제조기술을 개발했다.
10년 이상 그래핀 연구에 매진해 온 연구진은 높은 결정성과 전기 전도성을 가지는 '산화·환원 그래핀'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또한 이를 효과적으로 분산해 다른 물질과 쉽게 결합할 수 있는 고농도 페이스트 형태의 '그래핀 수계 분산 기술'까지 개발했다.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존 리튬이차전지용 활물질 제조공정과 접목시켜 상용화까지 이어질 수 있는 대량제조 공정기술도 확보했다.
이를 통해 기존 리튬이차전지 음극에 들어갔던 실리콘의 양을 기존 5% 이내 수준에서 20%까지 증가시켜 고용량·고품질의 음극을 안정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다.
무엇보다 이번 기술의 최대 강점은 중소·중견 기업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가격경쟁력이다.
기존 고가의 나노 실리콘 대비 값싼 마이크론(μm) 크기의 실리콘을 활용했다. 여기에 오랜 연구 노하우가 집적된 전기연구원만의 고결정성 그래핀 분산기술을 적용해 코어-쉘 구조(코어인 실리콘을 그래핀이 껍데기처럼 감싸는 구조)의 복합 음극재를 대량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이후 연구진은 실리콘·그래핀 복합 음극재를 기반으로 한 시작품인 '파우치형 풀 셀'을 제작하고, 전기화학적 특성 검사까지 마무리했으며, 기술에 대한 국내·외 원천특허 등록까지 완료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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