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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와 하고싶다'던 20개월 딸 살해범 신상공개 왜 안하나

국민청원 3일만에 14만명 넘어

'장모와 하고싶다'던 20개월 딸 살해범 신상공개 왜 안하나
20개월 된 여아를 학대, 살해한 혐의를 받는 A씨(26)가 지난 달 대전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전 서구 둔산경찰서를 나오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전자발찌(위치추적 전자장치) 훼손 전후로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의 이름과 사진 등이 공개됐다. 이에 생후 20개월 된 의붓딸을 학대해 살해하고 성폭행까지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29)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라는 요구도 거세지고 있다. 3일 검찰의 공소사실 등에 따르면 A씨는 지난 6월 대전 대덕구 거주지에서 당시 생후 20개월 된 B양이 잠을 자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불 4장으로 덮고 학대해 숨지게 하고, 시신을 아이스박스에 넣어 유기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A씨는 B양이 숨지기 전 다리를 부러뜨리고 벽에 내동댕이치는 등 폭행하고 성폭행까지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지난 달 27일 대전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범행 당시 술에 취해 기억이 불분명하지만 증거를 토대로 (혐의를) 모두 인정한다"고 밝혔다.

A씨의 범행에 분노한 시민들은 신상공개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관련 글은 3일 오전 기준 14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친딸로 알고 있던 20개월 딸을 살해한 가해자의 신상을 공개하지 않으면 다른 신상공개 대상자와의 차별이 될 수 있으므로 신상을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A씨의 신상이 공개될 가능성은 낮다. 현재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피고인' 신분이기 때문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따르면 신상공개는 살인, 인신매매 등 특정강력범죄나 성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에 한해 가능하다. 피의자는 수사 대상자로 공소가 제기되기 전의 신분이다.

또 신상공개가 되려면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한 특정강력범죄 사건 △피의자가 그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 확보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방지 및 범죄예방 등 공공의 이익 등의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

경찰이 수사단계에서 A씨에 대한 신상공개 신청을 못한 이유는 '특정강력범죄'와 '성범죄' 등 2가지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만 신상공개가 가능하고, 피의자가 죄를 범했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경찰은 수사 초기 당시 A씨가 일부 혐의를 부인했던 만큼 성폭행 등을 유죄로 볼 만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이 A씨에게 적용된 13세 미만 미성년자 강간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신상정보 공개명령'을 내릴 경우 A씨가 출소한 뒤 신상이 공개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아동 청소년 성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법원이 '공개명령'을 내릴 경우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 열람 사이트인 '성범죄자알림e'에서 성범죄자의 얼굴과 나이, 이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의 신문이나 방송 등을 통해 공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법원의 '고지명령'에 따라서는 공개기간 동안 성범죄자가 거주하는 지역을 주민들에게 고지할 수 있다.

검찰은 오는 10월8일 공판에서 A씨 대한 구형량을 밝힐 예정이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