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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메타버스·친환경 등 테마형 ETF '폭풍성장' [2021 증시 결산 (3) 펀드시장]

공모펀드 설정액 300조 돌파
ETF 순자산 70조 36% 증가
베트남 펀드 수익률 70% 넘어
美 레버리지 ETF에도 뭉칫돈

2차전지·메타버스·친환경 등 테마형 ETF '폭풍성장' [2021 증시 결산 (3) 펀드시장]
2차전지·메타버스·친환경 등 테마형 ETF '폭풍성장' [2021 증시 결산 (3) 펀드시장]
[파이낸셜뉴스] 2021년 펀드 시장에선 상장지수펀드(ETF)가 단연 돋보였다. 2차전지, 메타버스, 친환경 등 다양한 테마를 발판 삼아 가파른 성장을 이뤄냈다. 수십%대 수익률을 낸 상품이 다수였고, 전체 시장 순자산 총액은 70조원을 넘어섰다. 공모펀드 열기도 식지 않았다. 펀드매니저 역량에 따라 장 급등락의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액티브펀드가 재차 투자자의 관심을 이끌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공모펀드 17% 급증, 대세는 ETF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ETF 포함, 전체 국내 공모펀드 설정액은 300조17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256조2232억원) 대비 43조9528억원(17.15%)이나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전체 설정액 증가치(19조232억원)를 2배 넘게 웃돌며 빠른 속도로 시장 몸집을 키운 셈이다.

자금유입 규모로 따지면 상위 5개 펀드 중 4개가 ETF였다.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는 올 한 해 1조5924억원을 흡수하며 인기를 증명했다.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를 추종하는 'TIGER미국S&P500'이 6860억원 유입으로 2위에 올랐다. 4, 5위 역시 TIGER차이나항셍테크(4750억원), TIGERTOP10 등 ETF가 차지했다. 액티브펀드 중에선 유일하게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가 6279억원을 끌어모으며 3위에 등극했다. ETF의 성장요소는 '테마'였다. TIGER미디어컨텐츠(58.45%), KBSTAR게임테마(55.98%), KODEX2차전지(43.45%). KBSTAR미국S&P원유생산기업(66.83%) 등 메타버스, 2차전지, 해외원자재 관련 상품들이 준수한 성과를 내며 시장을 활성화시켰다.

수익률 측면에선 베트남과 미국 시장에 투자한 펀드가 강세였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베트남(UH)'이 연초 이후 76.45%(주식형, 클래스 S-P 기준)의 성과를 내며 선두에 섰다. 이어 ETF인 'KINDEX블룸버그베트남VN30선물레버리지'와 'TIGER차이나전기차SOLACTIVE'가 각각 75.15%, 73.47%의 수익률이 2~3위에 올랐다. 4위와 5위는 베트남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NH-Amundi베트남레버리지'(72.00%)와 'HDC베트남적립식'(70.46%)이 차지했다.

정성인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전략팀 팀장은 "베트남 주식 시장은 막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한 빠른 모바일 인프라 보급에 따라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유입한 수혜를 입었다"며 "미국 시장의 경우 개인뿐 아니라 다수 기관투자가가 일찍이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내년에도 글로벌 자산시장에 풀린 유동성과 함께 성장세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종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팀 팀장은 "전 세계가 탄소중립에 박차를 가하며 전기차, 태양광 등 저탄소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석유, 천연가스 등 가격이 뛰었고 이에 투자하는 펀드도 높은 수익률을 냈다"며 "내년엔 사이버보안, 핀테크 등 새로운 테마들이 등장하며 펀드 시장이 다채로워질 것"이라고 짚었다.

금정섭 KB자산운용 ETF전략실 실장은 “2차전지, 친환경 등 테마는 인류가 지속 가능한 삶을 영위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자리매김 했기 때문에 그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며 “향후 대체불가토큰(NFT), 블록체인, 스마트모빌리티 등도 펀드 시장에서 신(新) 테마로 부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덩치 2배 불린 액티브 ETF

지난해 7월 기존 채권형에만 적용되던 액티브 ETF 출시 허용범위가 주식형으로 확대되며 운용사들 각축전이 시작됐다. 실제 주식형의 경우 올해만 20개 넘는 상품이 출시되며 전체 판을 키웠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F 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70조559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52조365억원) 대비 36%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이 중 액티브 ETF 순자산 규모는 11월 말 기준 전체 6%(약 4조5000억원) 남짓에 불과하지만 지난해 말 대비 약 112% 늘어나는 등 그 성장세는 뚜렷하다.

특히 KODEX K-메타버스액티브, KBSTAR 비메모리반도체액티브, TIGER 퓨처모빌리티액티브 등 올해 각광받은 테마 상품들이 각각 상장 후 20.82%, 11.64%, 15.75% 수익률을 달성하는 등 성과를 증명하고 있다.

서학개미 최선호는 'QQQ'

올해 서학개미들 관심사도 ETF로 옮겨갔다.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종목 10개 중 3개가 ETF였다. 지난해 이 명단에 ETF는 1개였다. 특히 지수를 2~3배로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대거 담으며 상승장에 '베팅'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서학개미 최선호는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QQQ)'로 보관규모는 13억3748만달러였다. 아마존(19억2196만달러)에 이은 전체 7위의 성적이다. 이어 나스닥100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로, 보관액은 11억5767만달러였다.
SPDR SP 500 ETF TRUST(SPY)가 보관금액 9억3734만달러로 전체 10위에 안착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미국 시장에서 예상되는 변수들을 고려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금정섭 실장은 “미국 시장에 대한 투자는 성과 및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본격 시행, 금리 인상 기조 등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임종욱 팀장도 “코로나19 변이 확산, 미중 부역분쟁 등에 따른 시장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