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3만7000달러 대까지 떨어져
기관투자자, 3주 연속 가상자산 순매도
미국 등 주요국 통화정책 영향
"3만달러 선 깨지면 2만달러까지 떨어질 수"
[파이낸셜뉴스] 이번 주도 가상자산의 반등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BTC) 등 주요 가상자산의 시세는 주 후반으로 갈수록 하락세가 짙어졌고,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도 감소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관투자자들도 가상자산을 순매도하고 있으며 가상자산의 단기 약세를 전망하는 전망도 지속 나오고 있다.
가상자산 시총 한달전보다 20%↓
비트코인(BTC) 등 가상자산 시세의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가의 통화정책 영향에 따른 것으로 비트코인이 3만달러 사수에 실패할 경우 2만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30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가상자산 전체 시가총액은 약 1조7000억달러(약 2100조원)로 한달전 2조1000억달러(약 2600조원)보다 약 20% 감소했다.
비트코인은 이번 주 3만7000달러(약 4700만원) 대까지 떨어지며 지난 주 최저가 수준인 3만8000달러(약 4800만원) 대보다 하락폭을 키웠다. 최고가 수준의 경우 지난 주에는 4만2000달러(약 5300만원) 대였으나 이번주는 4만달러(약 5000만원) 선에 불과했다.
시가총액 2위 가상자산인 이더리움(ETH)도 사정은 같다. 이더리움은 지난 주 최저가 수준이 2800달러(약 350만원) 대였으나 이번 주에는 2700달러(약 340만원) 선으로 더 떨어졌다. 최고가의 경우에도 지난 주에는 3100달러(약 390만원) 선이었으나 이번 주는 3000달러(약 380만원) 선을 간신히 넘겼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관투자자들도 가상자산에 대한 순매도를 이어가고 있다. 코인셰어스에 따르면 지난 주까지 3주 연속 가상자산을 순매도했다.
다만 3주동안 순매도 규모는 1조3400만달러(약 1260조원), 9730만달러(약 1230조원), 720만달러(약 90억원)로 점차 감소했다.
주요국 통화정책 영향
가상자산이 수주째 약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 등 주요국가의 통화정책 영향이 가장 크다. 미국 연방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다음 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한번에 0.5%p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은 다음 달까지 월 950억달러(약 120조원) 한도 내에서 긴축재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 달엔 기준금리를 현행 0%로 유지했지만 채권매입을 단계적으로 종료하고, 일정 시기가 지난 뒤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방침이다. ECB는 3·4분기에 채권매입을 종료할 가능성이 높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 1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채권매입 종료 후 일주일 또는 수개월 뒤 금리인상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영국 중앙은행도 잇따라 금리를 세차례 인상한 데 이어 5월에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도 지난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1.25%에서 1.50%로 인상했다. 한은이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3만달러 못지켜면 2만달러까지 하락할 수"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앞으로의 시세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도 이어지고 있다. 약세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잇따르는 것이다. 최근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20주 이동평균지수(WMA)와 50주 WMA가 사상 세번째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앞서 2014년말과 2018년말에 이 두 지수가 하락세를 겪은 뒤 결과적으로 비트코인 시세가 최고가 대비 50% 이상 하락한 것이다.
시장 분석가이자 매크로 투자가인 투르 디미스터(Tuur Demeester)는 "만약 비트코인이 이번에 3만5000달러(약 4400만원) 이상을 사수한다면 다시 강세장이 시작될 수 있다"며 "그러나 글로벌 시장의 취약성을 감안할 때 하향 조정 후 3~6개월 간 시세회복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즈캐피털(Banz Capital)의 존 아이델루카(John Iadeluca)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포브스에 "비트코인은 4만~4만500달러(약 5000만~5100만원) 수준에서 강한 매도 압력이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 2~4월 최고치였던 4만5000~5만달러(약 5700만~6300만원) 수준에서는 저항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며 "만약 3만달러(약 3800만원) 수준이 깨지면 2만달러(약 2500만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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