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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어' SK쉴더스 상장 철회.. '과도한 몸값' 지적 극복 못해

SK스퀘어의 자회사인 보안 업체 SK쉴더스가 상장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가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상장 철회로 자존심을 구겼다. 과도한 몸값 책정이라는 분석에도 불구하고 높은 몸값을 고수하다가 결국 상장을 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증권가에 따르면 SK쉴더스는 지난 6일 "글로벌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돼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면서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받기 어려운 측면 등을 고려해 IPO 잔여 일정을 취소한다.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 추진을 검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SK쉴더스가 상장 철회 이유를 거시 경제 불확실성이라고 꼽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몸값 측정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SK쉴더스가 제시한 시가총액은 공모가 상단을 기준으로 3조5052억원이다. 비교 기업인 에스원의 시가총액은 2조5800억원으로, SK쉴더스보다 1조원이나 작다. 이 때문에 증권 업계에서는 매출액이 적은 SK쉴더스가 에스원보다 높은 몸값을 책정한 데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이 나왔다. 지난해 SK쉴더스와 에스원의 매출액은 각각 1조5500억원, 2조3100억원이다.

고평가 지적이 나오며 기관들은 수요예측에서 SK쉴더스를 외면했다. SK쉴더스의 기관 수요 예측 경쟁률은 200대 1 수준, 통상 좋은 평가를 받는 공모기업의 경쟁률 1000대 1의 5분의 1에 불과했다.

SK쉴더스는 공모가를 2만5000원선까지 대폭 하향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장을 철회키로 최종 결정하면서 올해 하반기 혹은 내년 상반기 상장에 재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SK스퀘어 자회사들의 IPO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당장 토종 앱마켓 원스토어가 SK쉴더스의 빈 자리를 메울 전망이다.
원스토어는 국내 앱마켓 시장에서 구글과 애플에 대응하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지만 여전히 적자 상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14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552억원) 대비 38% 증가했다. 하지만 5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