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尹대통령 취임사 보니 'MB 재탕' 우려
대북정책은 초등학생 수준.. 외교·국방 염려
집무실 이전은 '선전용', 시민 불편에도 오세훈 천하태평
구룡마을·내곡동에 주택 공급, 개발이익은 블록체인으로
재건축·재개발시 임차인에게도 분양권 주겠다
오세훈 '겉멋' 행정 맞서 일하는 실력 보여줄 것"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선거사무소에서 파이낼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무교동 선거사무소에서 파이낼셜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 견제'를 외치며 출마를 선언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윤석열 대통령 취임사를 보니 외교·국방과 서민 정책이 빠져있다"며 "이명박(MB) 정부 재탕이 우려된다"고 직격했다.
송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 선거 사무소에서 진행된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발전을 위해 윤석열 정부가 잘 되기를 바랐지만 취임식을 보니 딱 'MB 재탕'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송 후보는 "오세훈 시장의 부동산 개발도 딱 MB 정부 때 뉴타운 사업을 재연하는 것 같다. 윤 대통령이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도 4대강 사업을 보는 느낌"이라며 "이를 막기 위해 서울에서 꼭 송영길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송 후보는 서울 민심의 핵인 부동산 문제는 과거 민주 정부와 차별화할 계획이다. 내곡동과 구룡마을 개발을 통해 최소 3만 2000호를 공급하고, 1주택자 종합부동산세를 사실상 폐지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송 후보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시 임차인들에게 분양권을 줘서 용산 참사와 같은 사태를 막을 것"이라며 서민의 삶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대선을 진두지휘했던 전 당 대표로서 취임식을 본 심경은.
▲윤석열 정부가 성공해야 대한민국에도 좋기 때문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사회복지 등 굵직한 화두를 던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이 말한 자유는 민생과 괴리된 '강자들의 자유'로만 채워져 있다. 외교국방 메시지도 없다. '비핵화를 하면 무엇을 주겠다'는 대북정책은 초등학생 수준이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방한에 맞춰 북한은 핵실험을 준비한다는데 외교국방이 제일 염려된다. 서민 정책도 우려된다. 주변 사람도 MB 정부 대변인, MB 아바타 이런 말이 나왔지 않나. 딱 MB 정부 재탕이라고 느낀다.
―대통령 집무실이 용산으로 이전했다. 서울시장 후보로서 어떤 입장인가.
▲윤 대통령이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줬다는 말은 '선전용'이다. 시민에게 돌려줘야 할 용산 공원을 오히려 뺏은 약탈행위라고 본다. 윤석열 정부에서 약속대로 청와대를 국민에게 공개하겠다고 하는데, 그건 틀린 말이다. 청와대에 1년에 80만명이 다니고 있는데 그동안 무슨 공개를 안 했다는 말인가. 문재인 전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녹지원을 걷다가 사진을 찍어주고 여민관에서 손을 흔들어주고 그랬다. 대통령이 떠난 '죽은 공관'을 공개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정작 윤 대통령이 옮긴 국방부 청사에서 대통령 집무실이 안 보인다. 대통령 집무실이 안 보이는 나라가 독재 국가 말고는 없다. 집무실 이전으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데도 오세훈 시장은 천하태평이고 용산을 발전시킬 것이라며 용비어천가를 부르고 있다.
―
서울 민심은 부동산이라는 말이 있다. 부동산 공약은.
▲공급은 확대하고 세제는 완화하고 금융은 지원한다. 구룡마을과 내곡동에 총 3만 2000호를 공급하고 이에 따른 개발이익을 블록체인으로 나눌 것이다. 1주택자 종부세를 사실상 폐지하고 양도세 중과를 유예하겠다. 보통 재개발은 강북 지역, 재건축은 강남 지역이 많다. 재개발을 먼저 많이 해줘야 한다.
―
다른 후보와 차별화되는 '송영길표' 대책이 있다면.
▲가장 큰 차이는 임차인 보호 대책이다. 용산 참사가 왜 벌어졌나. 임차인은 권리금도 없이 쫓겨났다. 이명박 시장 때는 청계천 사업을 하면서 임차인들을 내쫓았다. 송영길은 재개발, 재건축 사업을 할 때 임차인에게 분양권을 줘서 재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오세훈 시장이 '인천에서 실패한 시장'이라고 비판하면서 신경전이 벌어졌다.
▲송영길은 숨긴 부채를 찾아내서 해결하고 부도 위기의 인천을 살려냈다. 오히려 오 시장이 특별히 한 게 있나. 한강 르네상스를 하고 마이스(MICE) 산업을 키우겠다고 폼 잡았지만 저의 1호 공약인 유엔(국제연합, UN)본부를 유치하면 천지 개벽하는 수준이 될 것이다. 오 시장은 도시를 강남처럼 화려하게 꾸미겠다는 '겉멋' 스타일이다. 저는 유엔본부 유치와 같은 얘기도 하지만 서민 삶도 지키는 실력을 보여주겠다. 박원순 전 시장의 서민들을 위한 따뜻한 행정에서 배운 게 많다. 동자동 쪽방촌 세탁기 설치와 같은 따뜻한 행정은 수용하겠다.
―
인천 계양을에 이재명 상임고문이 등판했는데, 향후 선거 전략은.
▲일단 인천 선거에 도움이 될 것이다. 수도권 3자 연합에도 중심이 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우상호, 김민석 의원 모두 선대위에 참여하기로 했다. 지금은 어렵지만 계속 올라갈 것이다. 오늘도 시민단체를 만나고 서울시 출연기관 노조간담회를 하면 현장 반응이 좋다. 오 시장은 현장에서 잘 안 보인다고 한다.
저는 민원 현장에 가서 듣고 열심히 일하는 '머슴' 스타일이다. 오세훈은 이미 세 번 썼다. 송영길은 한번 해볼 만하지 않겠나. 무주택자 비율이 전국에서 제일 높은 서울에서 청년과 서민들이 자기 집을 가질 수 있게 해주겠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