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한달간 3만달러 선 정체
NFT 거래규모 지난 8월 대비 98%↓
금리인상·거품제거 등 영향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비수기인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현실화된 모습이다.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등 주요 가상자산들은 올해 들어 하락한 이후 박스권에 갖힌 모양새이며, 연초 거래붐이 일었던 대체불가능한토큰(Non-Fungible Tokens, NFT) 시장도 거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이다. 최근 가상자산 약세는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것으로, 스테그플레이션 장기화에 따라 당분간 조정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NFT의 경우 일부 전망이 좋은 업체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한달간 3만달러 선 머물러
올해 들어 하락하기 시작한 비트코인(BTC)은 최근 한달동안 3만달러 정도의 시세를 유지하고 있다. /사진=뉴스1로이터
10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 4월 4만달러(약 5000만원) 대가 무너진 뒤 5월에 지속 하락해 현재 3만달러(약 3800만원) 선에 수렴한 상태다.
협정세계시(UTC) 기준 지난 5월 12일부터 3만달러 선으로 떨어진 뒤 약 한 달 동안 2만8000~3만1000달러(약 3500만~3900만원)시세를 보이고 있다.
이더리움도 상황은 비슷하다. 5월 중순 2000달러(약 250만원)를 넘겼던 이더리움은 현재 1700~1800달러(약 220만~230만원) 선에 머물고 있다. 지난 해 한 때 3조달러(약 3800조원)를 넘겼던 가상자산 시가총액도 5월 중순부터 약 1조2000억~1조3000억달러(약 1500조~1600조원) 선으로 유지되고 있다.
다만 금리인상의 여파는 이미 시세에 반영됐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점 중 하나다. 실제 9일(이하 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가 11년만에 다음 달부터 기준금리 0.25%를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들렸지만 비트코인 시세는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미국도 이번 달부터 기준금리를 0.5% 인상했다. 미국과 유럽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로 한 것은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현재 물가 상승이 지속돼 미국과 유럽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것은 우려로 남아있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 장기화 전망은 가상자산 및 주식을 포함한 위험자산에서 자금 이탈을 가속화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은 스태그네이션(Stagnation·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고물가)을 합성한 것으로, 경기 불황 속 물가상승이 발생하는 상태를 말한다. 일반적으로는 경기가 불황일 때 물가가 하락한다. 현재 각국의 금리인상 정책은 고물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최근 거래소에서 이탈한 비트코인 물량이 증가한 것이 장기적으로 시세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파이낸셜익스플레스는 9일 최근 일주일 사이 5만개 이상의 비트코인이 거래소에서 빠져 나갔다고 보도했다.
일반적으로 거래소에 비트코인이 빠지는 것은 '보유'를 의미한다. 반대로 거래소로 이전할 때에는 '매도'를 염두에 둔 것으로 이후에 비트코인 시세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읽힌다. 현재 비트코인은 4만달러(약 5000만원)를 핵심 저항선으로 두고 있으며, 하락할 경우엔 2만6800달러(약 3400만원) 선에 저항선이 형성돼 있다.
NFT, 주간 거래량 작년 8월 대비 98%↓
NFT 시장도 침체에 들어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일각에서는 과열됐던 시장이 안정을 찾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더블록에 따르면 지난 해 8월 한때 10억7000만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했던 NFT 주간 거래규모는 지난 주에 2429만달러(약 308억원)로 약 98% 감소했다. 급격한 시장 성장에 따라 거품이 제거되고 있는 데다, NFT 시장에서 잦은 해킹 피해가 발생하는 것이 거래 감소로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NFT 시장의 해킹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 성장을 저해하는 악재로 꼽힌다. 다양한 형태의 원숭이 이미지로 잘 알려진 디지털아트 NFT 프로젝트 지루한원숭이들의요트클럽(Bored Ape Yacht Club·BAYC)은 올해에만 두번 해킹을 당했다. 지난 4일 발생한 해킹은 프로젝트 커뮤니티 매니저의 디스코드 계정을 탈취로 시작됐다. 계정을 탈취한 일당은 관련 메타버스와 디스코드 채널에 피싱링크를 게시한 뒤 이용자를 유인했다. 피해 규모는 적어도 20 ETH(약 4600만원 상당) 및 36만달러(약 4억6000만원) 상당의 NFT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엔 BAYC 공식 인스타그램 및 디스코드 계정 해킹으로 1300만달러(약 160억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했다.
다만 일부 NFT 기업들이 대규모 자금조달에 성공하면서, NFT 시장이 안정화되면 일부 대형업체 위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9일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BAYC를 만든 유가랩스(Yuga Labs)는 지난 3월 안드레센호로위츠(a16z)가 주도한 투자라운드에서 4억5000만달러(약 57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해킹사고 전으로 기업가치는 40억달러(약 5조원)로 평가됐다.
비슷한 시기 유가랩스는 가로·세로 24픽셀로 이뤄진 얼굴 이미지를 NFT로 만드는 프로젝트인 크립토펑크를 인수하기도 했다. 그야말로 NFT 시장의 공룡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이 외에도 창작자와 개발자들이 NFT 마켓플레이스를 만들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하는 조라랩스(Zora Labs)는 지난 5월 5000만달러(약 630억원)를, 명품 브랜드 디지털 소유권 및 인증서를 NFT로 쉽게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리아니(Arianee)는 2100만달러(약 279억원)를, 스트리트웨어·수집품·자동차·미술품 등 실제 제품을 NFT로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 아메리카나(Americana)는 지난 5월 690만달러(약 90억원)를, NFT 창작자들이 코딩 없이 자신의 스마트계약 기반의 NFT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글로우랩스(Glow Labs)도 지난 4월 415만달러(약 50억원)를 조달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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