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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인플레 진정 통화정책 바람직"...올해 물가 금융위기 수준 넘을것

이창용 "인플레 진정 통화정책 바람직"...올해 물가 금융위기 수준 넘을것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파이낸셜뉴스] 한국은행이 물가상승 추세를 진정시키기 위한 통화정책을 강조했다. 현재 금리수준은 중립금리 이하로, 한번에 금리를 0.50%p 인상하는 '빅스텝'을 포함한 추가 금리인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연말 최고 3%의 기준금리 가능성과 6월 이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동월대비 6%를 넘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하지 않았다. 단 물가상승 압력이 높고 성장률 하락 가능성이 우세하지만 저성장·고물가의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대해서는 유보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은행은 21일 이창용 한은 총재 주재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을 점검했다. 이날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설명회에서 이 총재는 "현재는 (물가상승) 추세가 어느 정도 진정될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재와 같이 물가오름세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국면에서는 가파른 물가상승 추세가 바뀔 때까지 물가 중심으로 통화정책을 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물가흐름과 관련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우려하고 있다"며 "물가오름세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것은 해외발 공급충격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으로 무엇보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국제유가가 크게 상승한 데다 곡물 등 국제식량가격도 전쟁 여파, 주요 생산국의 수출 제한,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 등으로 높은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날 한은은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008년 수준(4.7%)을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의 소비자물가 오름세는 2008년 상반기와 매우 유사한 모습이지만 최근의 물가 여건에 비추어 볼 때 하반기 이후에도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 5월 발표한 올해 경제전망에서 2022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연 4.5%로 전망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최고치지만 오는 8월 수정 전망치 발표에서는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정부는 이미 지난 16일 발표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4.7%로 높인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의 통화정책 속도도 가팔라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이 총재는 연말 2.75%~3.0%선으로 금리가 인상될 가능성과 관련 "지난 5월 금통위 발표 후에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정과 국제유가 상승 등이 새로운 정보로 국내 상황을 크게 변화가 없었지만 FOMC 결정 이후에 시장이 새로운 정보에 적응하는 시간으로 보고 있다"며 "6월 국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5% 중반을 넘어 6%로 갈지 예단하기는 이르며, 물가로 인한 국제경기, 환율, 가계부채 등에 미치는 영향 등을 모두 활용해 적절한 조합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5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를 기록한 데 이어 6월에는 이보다 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이다. 근원물가 상승률도 상당기간 3%를 웃돌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총재는 "지금단계에서는 중립금리보다 우리 금리가 아래 있기 때문에 일단 중립금리까지 가고, 그 상황에서 여러 변수를 보고 판단해야해야 한다는 견해에는 변함이 없다"며 "물가는 2·4분기나 3·4분기 초에 정점에 이르고, 빠르지는 않지만 완만하게 하락하겠다고 예상했지만, 미국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4월 8.3%에서 5월 8.6%로 상승하면서 시장에 많은 충격을 줬고 유가도 100달러에서 안정될 것이라고 본 것이 120선까지 올라갔다.
물가 측면에서는 (상승세가) 더 지속될 가능성인 게 사실"이라고 진단했다.

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경제성장률은 하락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지난 5월 금통위에 비해 물가는 더 올라가는 상방위험이 높아졌다. 성장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미국 경기가 더 빠르게 나빠지고 중국도 나빠지는 쪽으로 경기는 하방위험이 있다"면서도 "국내 성장률은 잠재성장률 2% 이상의 성장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