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호스트 정윤정(왼쪽) 유난희.
[파이낸셜뉴스] 사고는 쇼호스트가 쳤는데, 제재는 방송사가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이들을 직접 제재할 수 있는 개선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8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홈쇼핑 생방송 도중 욕설해 민원이 제기된 정윤정이 출연한 현대홈쇼핑의 방송분에 대해 제작진의 의견 진술 및 관계자 징계를 의결했다.
이날 회의에서 심의위원들은 정윤정에게 “귀신에 씌었나. 외람된 거 같지만 그렇다”고 행동을 비판했고, “개인 유튜버도 이렇게 욕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지만, 정작 정윤정은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았다.
정윤정은 SNS에서 누리꾼과 설전을 벌이다가 자신의 욕설 방송이 방심위에 상정되고, 법적 제재 가능성이 언급되고 나서야 사과문을 게재한 게 전부였다.
유난희 역시 홈쇼핑 방송 도중 화장품 효능에 대해 소개하면서 피부 질환으로 우울증까지 앓았고, 스스로 세상을 떠난 개그우먼 A씨를 언급하며 “이 제품을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화장품 판매를 위해 생전 피부 질환으로 고통받은 A씨를 연관 지은 것이다.
CJ온스타일의 방송 심의 시스템에 대해서도 지적이 쏟아지자,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지난 13일 회의를 열고 해당 방송에 대한 심의를 진행해 ‘의견 진술’ 결정을 내렸다.
그러나 쇼호스트의 잘못인데도 방송 제재만 있을 뿐, 출연자에 대한 제재는 없다. 제재 대상이 방송사업자로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논란을 일으킨 쇼호스트가 아닌 방송사에 대해서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할 수 있는 상황이다.
2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방심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 2월까지 최근 3년간 홈쇼핑 쇼호스트와 관련해 방심위에 접수된 민원 건수는 총 75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402건, 2021년 167건, 2022년 158건, 2023년 1~2월 30건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김 의원은 “최근 일부 쇼호스트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이들은 고객에게 상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은커녕 일명 ‘완판’에만 열을 올리며 시청자들을 기만하고 있다”며 “방송의 신뢰성을 무기 삼아 막대한 수입을 쌓아 올리는 쇼호스트들의 일탈에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