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한은 새 집에서 회의한 F4
이례적으로 "회의 했다" 자료 배포
하반기 시작과 함께 '여전히 진행중' 알리는 목적도
정책 엇박자 조율+발빠른 정책 대응 성과로 꼽혀
이복현(왼쪽부터) 금융감독원장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5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금리 결정 등 현안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특히 금번 간담회는 한국은행 측의 초청에 따라 최초로 지난 4월 새롭게 입주한 한국은행 본관에서 개최됐다."
이례적으로 'F4 회의했다' 알려.. 하반기 시작과 함께 '굳건함' 재확인
그동안 회의 여부도, 참석자도, 안건도 공개되지 않았던 거시경제·금융현안 회의(거금 회의) 관련 보도자료가 지난 2일 배포됐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과 함께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가졌다는 내용이다. 수장들은 국내 금융시장 최근 상황에 대한 점검·평가와 대응방안을 논의하고, 하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주요 리스크 요인들을 점검했다.
복수의 당국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례적인 자료 배포는 하반기 시작과 동시에 'F4회의 건재함'을 대내외적으로 알리기 위한 차원도 있다. 각 당국 수장이 모여 거시경제와 금융현안을 다룬다는 의미에서 최근에는 거금회의보다 'F(Finance)4회의'라는 별칭으로 더 자주 불린다.
한 관계자는 "보통은 일요일 은행회관에서 항상 하는데 기관장 출장 일정 등으로 이번에는 하루 당겨서 한 것"이라며 "한국은행이 지난 4월 새로 입주한 신축본부도 기관장들에게 소개할 겸 상징적으로 한은에서 해보자고 해서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하반기 시작과 함께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고한 것"이라며 "수장들이 주말마다 모여서 회의하고 경제상황을 점검하고 있다는 걸 알리는 차원도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한은이 새로 입주한 건물에서 열었지만 한은 관련 긴급한 안건이 있었던 것은 아니라는 전언이다. 항상 하듯이 각 기관이 1~2개씩 안건을 보고했고 시장 상황에 대한 모니터링과 현안 논의가 이뤄졌다.
尹정부서 기관장 정례회의 된 '거금회의' 정책조율+신속한 대응 성과
거시경제·금융현안 회의는 윤석열 정부에서 부기관장에서 기관장으로 참석자 '급'이 올라간 후 30여 차례 열렸다. 당초 기재부 차관, 한은 부총재, 금융위 부위원장, 금감원 부원장이 참석하는 회의였지만 지난해 6월 기관장 간 회의로 전환됐다.
F4회의는 비공개가 원칙이다. 참석자들도 안건도 대외에 공개하지는 않는다. 비공개인 만큼 실제 회의에서는 각 기관장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한은 총재가 거시경제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하기도 하고, 당국 수장들이 금융정책 관련해서 의견을 기탄없이 조율하는 자리로 알려져 있다.
수장들 외에 참석하는 인원과 멤버는 그날의 안건에 따라 달라진다. 코로나19 시기에는 비대면으로도 진행했고, 출장 일정 등에 따라 금요일이나 토요일로 요일을 옮겨서 할 때도 종종 있다.
F4회의에 대한 안팎의 평가는 현재까지 긍정적이다. 가장 큰 성과는 발빠른 정책 대응을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지난해 10월 레고랜드발(發) 채권시장 불안 사태 때 한은과 금융당국이 호흡을 맞춰 50조원+알파(α) 규모의 긴급 대책이 나왔다.
지난 6월 6일 현충일에 열린 F4회의에서는 역전세난 관련 전세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관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완화 등을 논의했다. 한은은 기본적으로 가계부채 축소의 측면에서 DSR 규제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이나, 이 회의에서 한시적·예외적 완화로 공감대가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미국의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이후엔 국내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 뱅크런 대응 방안 등이 다뤄졌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 대응방안도 상반기에 주요하게 논의된 안건이다.
서로 다른 정책목표를 갖고 있는 기관간 의견차를 조율해 '잡음 논란'을 예방하는 것도 F4회의 성과로 꼽힌다.
대표적인 것이 통화정책 '엇박자' 논란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로 유지하며 통화긴축 기조를 이어가는 반면, 금융당국이 고금리 상황에 차주 부담 완화를 위한 대출금리 인하를 강조하면서 '통화정책이 반감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이창용 총재는 이런 논란이 불거진 지난 4월 "금감원에서 예대금리차 축소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게 통화정책 효과를 반감시키지 않는다"라고 일축했고, 이복현 원장도 "주요 금융당국 수장들이 일요일에 모여 통화금융 정책에 대한 입장과 시각을 교환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물가안정을 중점에 둔 통화정책과 민생 부담을 덜기 위한 고금리·고물가 대응정책 등 서로 다른 정책을 펼치는 기관간 발생할 수 있는 불협화음을 조기에 진화하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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