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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1조원대 급증...올들어 '최대 폭' 증가

5대 은행 가계대출 한 달 새 1.5조원 늘어
'50년 만기 주담대' 둔 논란 여전한 가운데
2조원대 늘어난 주담대 성장이 크게 견인
예·적금 잔액 증가한 반면 요구불은 감소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1조원대 급증...올들어 '최대 폭' 증가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올 들어 첫 1조원대 성장을 이뤘다. 부동산 심리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는 데다가 최근 은행권에서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줄줄이 출시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런 가운데 자산시장으로의 투자 열기가 식으면서 은행으로 돈이 몰리는 '역 머니무브'는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80조812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1조5912억원 늘어난 수치로 지난 4월 말(677조4691억원) 이후 4개월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잔액이 늘기 시작한 지난 5월 이래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했다. 앞서 전월 대비 증가 폭은 △5월 1431억원 △6월 6332억원 △7월 9755억원 등이었다.

이는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고 있는 주담대 상승세가 가속화되고 있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8월 말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514조9997억원으로 전월(396조2622억원)대비 2조1122원 늘었다. 월별 증가 폭도 △5월 6935억원 △6월 1조7245억원 △7월 1조4868억원 등으로, 올 들어서는 지난달 가장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은행권에서는 지난 1월 Sh수협은행, 7월 초 NH농협은행과 하나은행 등을 시작으로 줄줄이 기존 40년이던 만기를 50년으로 늘린 '50년 만기 주담대'를 출시했다. 금융당국에서는 이를 가계대출 급증의 주범으로 보고 있다. 만기가 길어지면 원리금이 줄어들어 대출 한도를 늘릴 수 있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우회로로 기능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50년 주담대로 한도가 늘어나면서 대출을 조금 더 받은 경향은 있겠지만 미미한 수준"이라며 "주담대 수요가 있으려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담대와 함께 가계대출에 포함되는 개인신용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은 감소세가 여전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다시 오르고 있는 데다가 전세사기 등으로 전세에 대한 수요가 낮아지면서다.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전월(108조6828억원) 대비 2656억원 줄어든 108조4171억원을 기록했다.
전세자금대출은 전월(122조9823억원)에 비해 5283억원 줄어들어 122조4540억원이 됐다.

한편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총수신은 1934조5651억원으로 전월(1924조3626억원) 대비 10조2025억원 증가했다.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으로 정기예금(832조9812억원→844조9671억원)과 정기적금(41조2520억원→42조2814억원) 잔액이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요구불예금 잔액(581조6415억원→580조2329억원)은 줄어드는 추이를 이어갔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