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신고 아동' 조사 나오자 10년만에 자수
첫째는 서울 야산, 둘째는 인천에 암매장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자신이 낳은 두 아들을 출산 직후 잇따라 살해한 엄마가 뒤늦게 경찰에 자수했다. 그는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전수 조사에 압박을 느껴 자수한 것으로 드러났다.
13일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살인 등 혐의로 30대 여성 A씨를 긴급체포해 구속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2년 9월 초 서울 도봉구 자택에서 갓 태어난 첫째 아들 B군을 이불로 감싸 살해한 뒤 인근 야산에 묻어 유기한 혐의와 2015년 10월 중순 인천 연수구 자택에서 신생아인 둘째 아들 C군을 살해한 뒤 문학산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등에 따르면 A씨는 9일 오후 8시40분께 인천경찰청에 찾아가 "2012년에 낳고 출생 신고를 하지 않은 아이와 관련해 왔다"고 자수했다.
A씨의 진술을 듣고 조사에 나선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씨의 살인 혐의가 드러나자 다음 날 새벽 A씨를 긴급체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직업이 없는 미혼모로 확인됐다. 그는 두 아들 모두 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낳고서 하루나 이틀 뒤 퇴원하자마자 출생 신고도 하지 않은 채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지난 6월 2015∼2022년 출생 미신고 아동에 대한 1차 전수 조사에 이어 최근 인천 연수구청이 2010∼2014년 출생 미신고 아동을 추가로 전수 조사하자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경찰에 "구청에서 최근 2차례 전화를 받았다"며 "큰아들이 2012년생이어서 구청 직원 질문에 둘러대다가 압박감을 느껴 자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긴급체포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둘째 아들인 C군도 2015년에 추가 살해된 정황을 포착했다.
경찰은 10일 A씨가 시신 유기 장소로 지목한 인천 문학산 일대를 3시간 30분 동안 수색한 끝에 C군의 시신을 발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첫째 아들은 병원 퇴원 후 집에 데리고 온 뒤 계속 울어 살해한 뒤 야산 낙엽 아래에 묻었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다만 "둘째 아들은 병원 퇴원 후 집에 왔는데 죽어 버렸다"며 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이에 경찰은 문학산에서 찾은 C군 유골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정확한 사인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A씨는 "두 아들의 친부는 다르다"며 "일회성으로 만난 남자들이어서 정확히 누군지는 모르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첫째 아들 시신은 서울 야산에서 수색 중"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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