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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 2심서 벌금 500만원 선고

한동훈 부장검사 재임 당시
자기 계좌 조사했다고 수차례 발언
일부 발언 무죄…나머지 유죄

'한동훈 명예훼손 혐의' 유시민 2심서 벌금 500만원 선고
유시민 전 노무현 재단 이사장이 21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 받은 후 법정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64)이 2심에서도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서부지법 형사항소1부(우인성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라디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 전 이사장과 검찰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유 전 이사장은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바 있다.

유 전 이사장은 지난 2020년 4월 3일과 7월 24일에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유 전 이사장과 노무현재단의 계좌를 들여다 봤을 가능성이 높다'는 취지로 말한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지난 2020년 4월 3일 했던 발언에 대해선 무죄라고 판단했다. 당시 한 장관과 언론사의 유착 의혹이 불거져 있었던 상황에서 이들의 관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유 전 이사장이 스스로 사실이라고 믿고 해당 발언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2020년 7월 발언에 대해선 유죄로 봤다. 유 전 이사장이 허위성을 인식하고도 발언했으며, 발언을 하게 된 시기 및 상황을 고려하면 비방의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발언에 앞서 2020년 6월께 신라젠 의혹을 수사하던 서울남부지검에서 유 전 이사장 측의 계좌를 들여다본 사실이 없음을 확인했고, 2020년 7월 21일부터 언론보도를 통해 한 장관과 언론사 기자 사이의 대화 녹취록이 전부 공개돼 한 장관이 유 전 이사장을 수사하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상황이었다고 봤다.

유 전 이사장은 이날 재판을 마치고 "검찰권에 대한 사적 남용이나 정치적 오용에 대해서 비판을 했고 그 과정에서 일부 사실 오인이 있었던 것 때문에 사과도 했다"면서 "검찰권 행사에 대한 비판 과정에서 나온 작은 오류를 가지고 이렇게 법원이 유죄 선고를 한다면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시민의 권리와 표현의 자유는 도대체 어디서 지켜줄 것인지 그 점 때문에 1심도 그렇고 항소심도 그렇고 재판 결과에 대해서는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상고 여부와 관련해 "판결 취지 자체는 저희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어서 판결문을 받아보고 상세히 검토해 본 다음에 상고 여부를 변호인들하고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한 장관에 대해선 "(이동재 기자가 무죄를 선고받았으나) 검찰이 기소를 할 정도로 부도덕한 행위를 한 건 맞다.
그리고 거기에 한동훈 검사가 고위 검사로서 자기들이 수사해야 될 사안을 아웃소싱한 것 같은 의혹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한 장관이)자기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해서 공개를 못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핸드폰도 안 여는 상태로 더 고위직 공직자가 됐고 이제는 정치인으로 심지어 집권 여당의 그런 사실상 당대표로 오셨다"며 "본인이 벌받지 않았다고 해서 공직자로서 적합한 행위를 한 것은 아니라는 비판에 일리가 없는지 스스로 잘 생각해보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1심 재판부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하면서 "피고인은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냈고 정치·사회 논객으로 활동하는 등 여론 형성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며 "여론 형성 과정을 왜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단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