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 지자체와 '자율주행 사업' 중인 KT
안양시와는 2022년부터 협력해
ITS 구축 및 자율주행 사업 병행
"ITS 기반 안전성 및 노선 난이도가 안양 사업 차별점"
안양시 "교통 사각지대·시간 보완…인력난 등 미래교통 환경 대비"
"안전성 100%는 최우선 순위…향후 DRT·UAM 기반 마련 기여"
경험·노하우 축적해 행정·민간 서비스 수출 목표
안양시 내에서 주간과 야간에 마을버스 형태로 운행 중인 자율주행버스 '주야로'의 외부 모습. 사진=김준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주간(10시부터 17시까지)에는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청부터 비산체육공원까지 일반 노선 대비 대중교통 공급이 적은 11개 정류장을 왕복 6.8㎞를 주행한다. 버스 운행 여부와 빈도가 낮은 야간(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에는 인덕원역, 범계역, 평촌역, 안양역 등 시민들의 이동 수요가 있는 역세권 주변 22개 정류장 14.4㎞를 누빈다. KT 컨소시엄과 안양시가 협력해 운행 중인 자율주행버스(레벨3) '주야로'의 일상이다.
27일 KT에 따르면 KT는 안양시와 지난 2022년부터 지능형 교통 시스템(ITS)·차세대 ITS(C-ITS)를 비롯해 자율주행 서비스 협력을 병행하고 있다. 이 같은 협력을 기반으로 올해 4월부터는 자율주행버스를 시민들에게 공개해 시범사업을 진행, 예약제로 운영 중이다. 운영 시간에 1시간마다 한번씩 운행 중인 주야로는 예약만 한다면 올해 8월 중순까지 시민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KT는 자율주행버스 운영에 있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교통 인식·관리·제어 기술을 제공 중이다. 자율주행 도로에서 얻은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플랫폼에 올리는 '디지털 도로', 과거와 현재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차량과 주고받는 'AI 기반의 교통분석·자율주행모빌리티 플랫폼(로드마스터, 모빌리티메이커스)', 5세대(5G) 이동통신 등 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돌발상황 등에 차량을 신속하게 제어하는 제어 기능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KT는 이 같은 솔루션 패키지를 '교통 AICT'라고 칭하고 있다.
27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공개된 안양시 자율주행버스 '주야로'가 자율주행 방식으로 동안구청 주변 정류소를 돌고 있는 모습. 운행자는 운전대에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있다. 사진=김준혁 기자
이날 기자들에게 공개된 주야로는 실제 4~5개 정류장을 도는 시간 대부분을 자율주행 방식으로 운행됐다. 방향등도 스스로 켜는 주야로는 도로 위 사물 또는 보행자를 인지해 스스로 멈추고 출발하는가 하면, 정류장 근처 도로변에 주정차된 차량을 피해 가는 모습도 보였다. 아직 출입구 개폐, 주차 등은 인력이 담당한다. 주야로 내에는 돌발상황에 대비한 운전자 1명과 데이터 수집·분석을 담당하는 직원 등이 상주한다. 주야로에는 사물 인지 등을 위한 라이다(LiDAR) 4대, 카메라 5대, 레이더 1대가 탑재돼 있다.
현재 KT는 안양시를 비롯해 14개의 지자체와 자율주행 협력을 진행 중이다. 이 중에서 안양시 자율주행 사업의 차별점을 ITS 인프라 기반의 안전성 및 노선의 난이도로 꼽았다.
최강림 KT 모빌리티사업단장(상무)이 27일 열린 설명회에서 KT와 안양시의 자율주행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준혁 기자
윤정호 안양시 스마트도시정보과 스마트사업팀장이 27일 열린 설명회에서 KT와 안양시의 자율주행사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김준혁 기자
최강림 KT 모빌리티사업단장(상무)은 "(안양시 자율주행이) 레벨3 관점에서 더 안전하다고 느낀 이유는 차량 센싱 정보뿐 아니라 ITS를 통해 구축한 데이터를 활용하기 때문"이라며 "또한 안양시의 경우, 정류소 주변에 불법 주차량이 꽤 있는 등 노선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정류소 간 최적경로를 찾아서 차선을 바꾸고 정차할 건지를 AI 기반으로 학습해서 개선해 나간다는 점이 기존 자율주행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KT는 자율주행의 안전성을 재차 강조했다.
최 상무는 "기본적으로 자율주행은 안전성 100%를 담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사고 제로(0)'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2027년이면 자율주행 레벨4에 대한 기술적 준비는 마련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상용화 관점에선 사회적 수용도, 인프라 간 결합 문제 등으로 2030년 이후는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양시는 행정적 관점에서 자율주행버스가 향후 기사 인력난 및 운수사 비용 효율화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미래 자율주행 시대에 대비 중이다.
윤정호 안양시 스마트도시정보과 스마트사업팀장은 "운수회사 입장을 들어보면 인력난이 많고, 있는 인력들도 야간에는 운행을 안 하려고 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이 운수사의 적자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수익이 안 나면 노선을 형성하는 데 주춤한다. 이런 허점이 있는 곳에 노선을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자율주행버스가 현재 대중교통의 애로사항을 보완할 수 있는 교통체계로 향후 자리잡을 것이란 기대감이다. 윤 팀장은 "시민들이 자율주행을 인지해야 사업에 있어 공감대가 형성된다. 자율주행 이해도를 높여서 시민들의 동참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고 덧붙였다.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 내 관제 플랫폼의 모습. 사진=김준혁 기자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위치한 안양시 스마트도시통합센터 내 관제 플랫폼의 모습. 사진=김준혁 기자
자율주행버스 시범사업 후 유료화를 검토 중인 안양시는 향후 자율주행 행정 서비스 수출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KT 또한 미래 수요응답형 교통수단인 DRT, 도심항공교통(UAM) 등에도 자율주행 역량을 활용할 계획이다.
최 상무는 "국가적 경쟁력 차원에서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고, 국내 지자체, 기업들이 교통 관련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jhyuk@fnnews.com 김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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