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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분양 리스크 등 PF 대출 '질적 악화' 뚜렷..."중소형 증권사·건설사 특히 위험"

한국은행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부동산PF 관련 금융 익스포저 현황 및 리스크 점검

[파이낸셜뉴스] 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익스포저가 둔화세를 나타내지만 연체율 상승 등 PF 대출의 질이 저하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고금리가 장기화하는 데다 PF 시장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하며 브릿지론과 본PF 상황이 모두 악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융회사별 이미 상당한 충당금을 쌓은 상황이지만 재무건전성이 취약한 중소형 증권사나 건설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커질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PF 대출 규모 줄었지만...질적으론 저하

미분양 리스크 등 PF 대출 '질적 악화' 뚜렷..."중소형 증권사·건설사 특히 위험"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회사의 부동산 PF 대출 잔액은 올 1·4분기 134조2000억원으로 2023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하반기 이후 부동산 시장이 부진해진 가운데 금융기관이 자산건선성 관리 강화 등을 위해 부동산 PF 신규 대출 취급을 자제한 영향이다.

연체율 기준으로는 추이가 사뭇 달랐다. 올 1·4분기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3.55%로 2021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2금융권인 증권사·저축은행·여전사가 타 업권에 비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부동산 PF 익스포저와 관련한 리스크를 점검해 보면 브릿지론과 본PF 모두 질적으로 다소 나빠졌다. 브릿지론은 부동산 PF 관련 신용경계감이 확산되며 본PF로 전환되지 못하고 만기 연장하는 경우가 늘었으며 대출금리도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 본PF도 시공사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상존하고 미분양 리스크도 있어 입지여건 등이 불리한 사업장의 미분양 리스크가 증대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중소형 증권사·건설사 건전성 유의해야"

미분양 리스크 등 PF 대출 '질적 악화' 뚜렷..."중소형 증권사·건설사 특히 위험"

특히 증권사 중에서도 중소형 증권사의 PF 채무보증 건전성 저하 속도가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형 증권사의 자기자본대비 PF 채무보증 비율(2022년 6월말 46.5% →2024년 3월말 33.0%), 전체 PF채무보증 중 브릿지론 비중(33.0%→27.9%), 중·후순위 비중(78.6%→72.3%)은 축소됐다. 하지만 대형 증권사에 비해 리스크가 큰 브릿지론, 중·후순위 비중이 여전히 높기 때문이다.

이에 한은은 "PF채무보증을 보유한 증권사들이 대체로 현금 등 유동성 자산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어 증권사의 PF 채무보증 현실화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면서 "예상치 못한 외부 충격으로 단기금융시장 전반에 유동성 경색이 나타날 경우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책임준공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통해 부동산신탁사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우려가 있으며 건설사의 이자지급능력, 유동성, 안정성 등 재무건전성이 저하된 가운데 장기화되는 수익 부진 문제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은은 "부동산신탁사의 책임준공기한 미준수로 인한 우발채무 현실화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PF 사업 진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우발채무 현실화를 통해 건설사의 유동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있으며, 중소형·지방 소재 건설사의 경우 특히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