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미사일 포격을 가하며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을 통해 나오는 코스피와 코스닥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뉴스1 제공
[파이낸셜뉴스] 국내 증시에서 거래대금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증권 업종이 코스피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잠재 리스크가 축소되며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 지수, 코스피 아웃퍼폼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증권업 지수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09% 소폭 하락한 2217.77에 장을 마감했다.
증권업 지수는 지난 8월 5일 폭락장에서 장중 1922.36까지 하락 거래됐지만 지난 8월 26일 장중 2287.88로 연중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빠른 회복세를 보였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약 두 달간 상승률은 15.36%에 달한다.
이달 들어 보여준 지수 상승폭은 1.93%에 달해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 0.22%를 1.7%p 넘게 웃돌고 있다.
올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증권업 지수는 16.4% 상승하며 코스피(-2.3%) 대비 큰 폭의 강세를 시현했다. 3·4분기 주식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며 코스피는 약 7.3% 하락했지만 같은 기간 증권업종은 5.3% 상승하며 우상향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 증시의 거래대금 및 신용잔고가 줄어들면서 브로커리지 관련 이익은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금리 하락 구간에서 증가할 채권평가이익 기대감과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부동산PF 관련 리스크가 축소되고 있다는 점이 투자심리를 이끌고 있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발행어음을 통해 증권 업종의 수신기능이 확대되고 있으며, 내년 종합투자계좌(IMA) 인가를 취득하는 대형사가 출현할 경우 업종의 수신 및 운용 기능이 구조적으로 확대될 것이란 기대감이 팽배하다.
또 금리의 안정화와 금리 하락에 따른 시중 유동성 증가는 자본시장 상품(채권, 주식 등)에 대한 발행 수요 증가로 연결돼 금융시장에서 자금의 조달, 운용 및 공급 측면의 기여도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KB증권은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커버리지 5개사의 올해 3·4분기 합산 순이익을 1조290억원으로 전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2% 늘어난 수치다.
KB증권 강승건 연구원은 "해외 주식 수수료 증가를 통해 국내 거래대금 감소 영향을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며 "여기에 투자은행(IB) 및 기타 수수료 회복,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이익을 통해 트레이딩 및 상품 손익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6월 부동산 PF 1차 사업성 평가 이후 저축은행과 캐피탈 중심으로 경공매 및 추가 충당금 적립이 진행되고 있지만 대형 증권사의 경우 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밸류업 탈락, 오히려 기회
최근 증권 업종은 배당수익률과 주주환원율이 높은 종목들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하면서 큰 조정을 받았다.
다만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했다고 해서 배당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주가 조정으로 배당 매력이 더 높아지면서 반등의 기회가 마련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래에셋증권 정태준 연구원은 "3·4분기 증권 합산 지배주주순이익은 컨센서스에 부합할 전망이다"라며 "브로커리지와 증시가 부진했음에도 금리 환경이 우호적이었고 PF도 회복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9월 주가는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한 삼성증권이 가장 부진했다"라면서도 "오히려 배당수익률이 높아졌고 하반기 실적도 예상 수준에서 견고하게 유지될 전망이기 때문에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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