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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 하니, 한강 패러디.. '건강한 풍자 vs 인종차별·외모비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외국인 어눌한 발음·여성 외형 희화화했다" vs "'쇼'로 변질된 국감 풍자…제재는 과해"

뉴진스 하니, 한강 패러디.. '건강한 풍자 vs 인종차별·외모비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SNL코리아'에서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뉴진스 하니, 노벨상을 받은 한강 작가를 패러디했다. /사진=쿠팡플레이 방송화면 캡처


[파이낸셜뉴스] 쿠팡플레이 예능 프로그램 'SNL코리아'에서 아이돌그룹 뉴진스 멤버 '하니'와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를 따라하면서 인종차별과 희화화 논란에 휩싸였다. 코미디의 취지에 맞는 적절한 풍자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선 넘는 조롱이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패러디의 궁극적 목적인 '메시지' 없이 패러디만 있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에 따라 방송 제재까지 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을 냈다.

■'메시지 없는 조롱' vs '패러디 본질은 익살'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SNL코리아'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했다는 뉴진스 팬들의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방영분에서 베트남 국적 멤버인 하니의 국정 감사 출석 당시 모습을 패러디하면서 어눌한 한국어 발음을 조롱했다는 취지에서다. 같은 날 한강 작가를 따라하면서 그의 조곤조곤한 말투와 거의 눈을 감은 듯한 외형적인 특성을 희화화했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직장인 서모씨(31)는 "외적인 부분으로 조롱하는 것은 풍자라고 볼 수 없다"며 "시대에 뒤처진 개그"라고 지적했다. 박모씨(29)는 "이번 SNL 에피소드는 어린 외국인 연예인이 직장내 괴롭힘을 고발하기 위해 국감에까지 출석해야 하는 현실이나,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정치화하려는 한국 사회의 현실 중 무엇 하나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프로그램 특성상 가감 없는 패러디가 있을 수 있다는 반박도 나왔다.

권모씨(30)는 "패러디가 좀 과할 수 있지만 대상을 가려서 하는 건 패러디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며 "패러디 본질 자체가 익살을 담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대통령도 패러디했던 만큼 다 똑같이 적용해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면서도 "다만 당사자가 기분 나쁘면 사과는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직장인 이모씨는 "외국인이라고 무조건 어눌하게 발음해서 패러디 하는 것은 인종차별"이라면서도 "하지만 하니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국정감사 자리가 하나의 쇼처럼 변질됐고, 심각한 자리에서 셀카나 찍었던 행위들은 풍자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방송에 대한 제재는 과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민모씨(34)는 "이슈만 쫓으려고 맥락없이 무자비하게 풍자하는 건 아쉽다"면서도 "하지만 풍자 방송을 없애기보다는 SNL이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우리나라에서 몇 없는 '정치 풍자' 방송이고 표현의 자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진스 하니, 한강 패러디.. '건강한 풍자 vs 인종차별·외모비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국민신문고를 통해 'SNL코리아'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고발했다는 뉴진스 팬들의 인증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쳐

■전문가 "취약 집단 발언 조심스러워야…제재는 과도"
전문가들은 하니와 한강 작가에 대한 패러디를 담은 이번 방영분이 지나친 조롱이었다고 봤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SNL의 방송 내용은 누가 보더라도 비하적인 부분이 있고 선을 넘었다고 본다"며 "인기에 너무 도취돼서 기본적인 본질을 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표현의 자유'라고 하는 것은 무한정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며 "우리 사회에서 구조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여성이나 외국인들, LGBT 등의 사회적 취약 집단에 대한 발언은 훨씬 더 조심스러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자정작용이 이뤄지는 계기가 돼야 하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한 제재는 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문행 수원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메시지 없이 행동이나 외모만을 과장해서 우스워보이도록 희화화하기만 한다면 프로그램의 품격이 없어지는 것이다. 비난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그렇다고 제재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제작사 스스로 자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장유하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