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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 텃밭 PK 공략 시동 거는 李..與 "사기행각" 비판

-6일 부산항만공사 방문해 "미국, 중국, 러시아 북극 항로 관심 많은 시기...동남권이 북극 항로 요충지 되도록 할 것"
-북극항로 청사진만 외치고 그에 필요한 지역 현안은 외면했다는 비판도
-박형준 "산은 부산 이전,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도 중요한데 일언반구도 없어...대단히 실망스러워"
-與도 "그동안 부산 현안 나몰라라 하더니 '왜 이제야?'...얄팍한 정치 꼼수로밖에 안보여"

보수 텃밭 PK 공략 시동 거는 李..與 "사기행각" 비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6일 부산 강서구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를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3.6/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6일 부산을 비롯한 동남권지역을 거점으로 한 북극 항로 개척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사실상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여당의 보수 텃밭인 부·울·경(부산·울산·경남)을 파고드는 전략적 행보라는 관측이다. 다만 산업은행 이전법 등 PK 지역이 요구하는 일부 지역현안에 대해선 별다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샀다.

이 대표는 이날 부산 항만공사를 방문해 박형준 부산시장과 면담을 갖고 "북극 항로는 이미 정기 항로가 개척돼서 규모가 적고 일시적이지만 여름에 운행 중이다. 앞으로 해빙이 이뤄지고 2030년이 되면 상당히 활발하게 이용될 것 같다"고 운을 뗐다.

이어 "최근 러시아와 미국이 화해 무드로 돌아섰고 미국과 중국, 러시아가 모두 북극 항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항로가 개척되면)수에즈 운하·북극을 통과하는 항로, 유럽에 가는 항로 그리고 항행 시간이 3분의 1 정도 줄어들고 운송료도 30% 이상 절감되며 획기적인 변화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동남권, 동해안, 남해안 이 쪽이 중요한 요충지 항만이 될 수 밖에 없는 듯한 상황"이라며 "민주당과 대한민국 정부가 부산시와 함께 북극 항로를 개척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조기 대선을 겨냥, 여당 텃밭을 집중 공략해 지지층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하지만 부산시와 여당은 이 대표가 지역 현안을 외면하고 있다며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시장은 간담회 직후 "대단히 실망스럽다"며 노골적인 불만을 표출했다.

박 시장은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은 북극 항로 설명을 함께 협의하기 위해 시 차원에서 지원하려는 목적도 있지만 현안이 돼 있는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과 산업은행 이전에 대한 이 대표의 답을 듣기 위해 온 것"이라며 "북극 항로를 하기 위해서도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이 필요하고, 산업은행 이전 등을 통해 부산을 국제도시화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러지 않고서는 2년이나 만나자고 할 이유가 없다. 대통령 만나기보다 10배 더 어렵다"고 이 대표를 직격했다. 박 시장은 "(이 대표는)북극항로 이야기만 하셨고 (민주당)전재수 의원이 보완 설명을 하려고 하니 말을 막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산은 이전과 글로벌도시특별법 검토에 대해선)일언반구도 없었다"고 유감을 표했다.

이에 민주당은 "서운하다고 공개적으로 이야기하시는 건 손님을 맞는 예의가 아닌 것 같다"며 반박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기자들에게 "(산은 이전과 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은)민주당 부산시당 의견도 있고 전재수 의원의 의견도 있으니 종합해서 적절한 결론을 낼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박수영 부산시당 위원장 등 여당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물류 허브 도시를 만들겠다면 물류, 금융이 함께 해야 하는데 산업은행 부산 이전을 통해서 가능하고, 이게 없는 북극항로 개척은 앙꼬 없는 찐빵, 공갈빵에 불과하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이번 부산행은 혹시 있을 수 있는 조기 대선의 캐스팅 보트를 쥔 부산 민심을 다독이려는 의도겠지만, 겉 다르고 속 다른 정치 공학적 계산은 버려야 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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