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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조작 근거로 제시한 '카톡 감정서'…법조계 "과학적 근거 있는지 의문"

카톡 감정서 동일인 논란..."문체는 생애 중 바뀔 수도"
"120억원 규모 손해배상, 상대 압박 위한 금액"


김수현, 조작 근거로 제시한 '카톡 감정서'…법조계 "과학적 근거 있는지 의문"
배우 김수현이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스탠포드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배우 김수현이 고(故) 김새론의 유족과 유튜버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본격화하면서 향후 법정 공방에 이목이 집중된다. 김수현이 유족 측이 제기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조작됐다고 주장하며 미성년 교제사실을 적극 부인한 가운데, 감정서 등의 증거능력과 입증 효과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수현 측이 유족과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 등을 상대로 낸 민·형사상 조처를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김수현 측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들에 대해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고소하고 12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수현 측은 김새론 유족의 주장과 달리 '고인이 미성년자 시절 교제하지 않았고 고인의 채무를 압박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항변했다. 김새론 유족 측이 교제의 증거로 제시한 본인과 고인간의 2016·2018·2025년에 나눈 카톡 대화 상대가 같은 인물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수현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가 인정되려면 유족과 유튜버 측이 김수현을 비방할 목적을 가지고 허위 사실을 유포했는지 입증돼야 한다. 이 과정에서 김수현 측이 제기한 카톡 메시지 발신자 동일인 여부에 대한 진실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진술분석센터는 두 사람이 나눈 2016·2018·2025년 카톡 대화 내용의 문법적 특성, 언어학적 변인, 심리학적 주제어 사용을 기준으로 동일인 여부를 분석했다. 감정서의 '종합 결론'에는 "2016년과 2018년, 2025년 문체 및 언어지표에서 의미있는 차이를 보여 동일인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고 기재됐다. 다만 "표본의 크기가 제한적인바(텍스트량 제한) 해석에 있어 한계가 있다"면서 "2018년과 2025년은 동일인이 작성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나온다. 2018년 기준 2000년생인 김새론의 나이는 만17세로 미성년자다.

법조계에서는 이런 감정 방식이 법적 증거로서의 효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법인 호암의 신민영 변호사는 "문체를 감정하는 형태의 감정은 과학적 방식의 감정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 "사람의 문체나 필체는 일생에 걸쳐서 바뀔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도 "동일인임을 감정하려면 구체적인 저장정보 등을 검증해서 누가 언제 발언한 것인지 밝혀주는 게 실효성있는 증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유튜버 등 명예훼손 사건을 맡아온 노바법률사무소의 이돈호 변호사는 "카톡 분석은 주변 변호사들도 처음 본다고 한다"며 "신빙성이 없는 외부 기관에 맡겨두고 권위에 의존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같다"고 했다.

김수현 측이 제기한 12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서도 과도한 액수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 변호사는 "이러한 금액은 법적으로 인용되기 어렵고, 법원에 내야 하는 인지대 등의 부담이 커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 변호사는 "120억원이라는 금액은 광고계약 파기에 따른 영업손실 부분을 감안해서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연예인으로서 이미지 타격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것으로 보이며, 상대 측에 대한 압박 수단일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scottchoi15@fnnews.com 최은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