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호 경제동향. KDI
[파이낸셜뉴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미국 관세 인상으로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전체 경기에 대한 표현도 '경기 하방 위험'에서 실질적으로 악화됐다는 뜻인 '경기 하방 압력'으로 더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7일 KDI는 '4월호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며 경기 하방 압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앞서 KDI는 1월부터 3월까지 잇달아 "경기 하방 위험 확대"라는 표현을 쓰다가 4월부터는 "하방 압력"으로 바꿨다. 건설업 부진에 따른 내수 위축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까지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타격을 받을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KDI는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이유로 미국 관세 인상을 꼽았다. KDI는 "미국의 관세 인상으로 국제 통상 여건이 악화되면서 수출 하방 압력이 확대됐다"며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세계경제 성장세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위축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4월 들어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됨에 따라 수출 여건이 더욱 악화됐다"며 "반도체 수출 증가세가 조정되는 가운데 여타 품목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고 말했다.
올해 수출은 지난해 호실적과 비교해 둔화된 모양새다. 최근 분기별 수출 증감률을 보면 지난해 1·4분기 8%, 2·4분기 10.1%, 3·4분기 10.5%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4·4분기 4.2%로 성장세가 둔화했다. 올해 1·4분기에는 2.1% 감소해 마이너스 성장세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수출은 1월(-10.1%), 2월(0.7%), 3월(3.1%) 전년 대비 저조한 흐름이다.
생산이 둔화된 점 역시 경기 하방 압력으로 봤다. KDI는 "설비투자의 양호한 흐름에도 불구하고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소비 증가세는 미약한 수준을 보이며 내수 회복을 제약했다"며 "수출은 연초 낮은 수준에서 일부 반등했으나, 증가세 둔화 흐름은 지속됐다. 이에 따라 생산 측면에서도 건설업이 큰 폭의 감소세를 지속했다. 광공업과 서비스업이 완만한 증가세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올해 전산업 생산은 지지부진하다. 2월 전산업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1.2% 증가했다. 하지만 이는 1월(-3.7%)에 비해 주로 조업일수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내수 역시 2월 소매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3%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2023년(-1.3%)과 지난해(-2.1%)에 이어 계속 부진한 흐름이다. 2월 설비투자는 전년 동월 대비 7.7% 증가하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양호한 흐름이지만 건설투자는 21.0% 떨어졌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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