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결과 확인 안하고 굴착
폭우에 시공관리 소홀 겹쳐
지난해 9월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2공구에서 발생한 땅 꺼짐 사고 현장. 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지난해 9월 발생한 부산 사상∼하단 도시철도 2공구의 대형 땅 꺼짐이 집중호우 외에도 부실한 감리와 소홀한 시공관리 등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부산도시철도 사상~하단선 건설사업 특정감사 결과를 22일 발표했다.
감사위는 대형 땅 꺼짐이 379㎜에 달하는 집중호우와 더불어 차수 공사, 흙막이 가시설 공사 중 시공 관리 소홀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했다고 밝혔다.
감사 결과 건설사업관리단은 차수 품질시험 자격이 없는 하도급업체가 시험·작성한 품질시험 보고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시공사에 본선 구간 굴착을 진행하도록 해 지하수와 토사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교통공사는 건설사업관리단에 부진 공정 대책을 수립해 제출할 것을 지시만 하고 대책이 수립·이행되는지 제대로 지도·점검하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법 적용이 어렵고 추가 예산 확보가 곤란하다는 이유로 상급자에게 공사 진행상 문제점을 보고하지 않는 등 건설사업관리 업무에 대한 지도·감독을 소홀히 했다.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은 차수 공사의 품질시험 성과 검토, 흙막이 가시설 공사의 세부 안전관리계획 이행 등 시공 관리를 부실하게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감사위는 부산교통공사에 행정 조치 10건, 신분 조치 33건, 11억5900만원의 설계 변경 감액 조치를 요구했다.
이어 지적 사항에 대해 시공사와 건설사업관리단에 벌점을 부과하라고 통보했다.
이 외에도 안전관리 전담 건설사업관리기술인 업무 수행 부적정, 사후환경영향조사 용역 보고서 작성 부적정, 설계·시공 방법 개선, 수정공정표에 따라 공정관리 철저 등을 지적하고, 관련자에게 '훈계·주의'를 요구했다.
윤희연 시 감사위원장은 "이번 감사로 공사 과정의 문제점을 밝혀냈고 앞으로 사고 예방과 시민 안전을 위해 관리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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