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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UAE에 최첨단 AI 칩 100만 개 이상 공급 결정

바이든 정부의 AI 칩 규제 정책 폐기 이후 첫 대규모 공급 계약

미국 UAE에 최첨단 AI 칩 100만 개 이상 공급 결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카타르 루사일의 루사일 궁전에서 열린 국빈 만찬에서 카타르의 군주인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에미르 옆에서 연설하다 서로를 쳐다보면서 친근한 웃음을 나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중동의 인공지능(AI) 기술 지형이 급변하고 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에 최신 AI 칩의 대규모 공급을 허가함에 따라 이들 국가들이 미국, 중국에 이은 세 번째 AI 강국으로 부상하게 됐다.

14일(현지시간) 아랍포스트 등에 따르면, 미국은 UAE가 엔비디아의 최첨단 AI 칩 100만 개 이상을 수입할 수 있도록 하는 계약을 이날 체결했다. 이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의 중동 국가에 대한 최신 AI 칩 제한 조치 폐지 이후, 가장 대대적인 수출 허용 조치로 양측의 AI 동맹의 가속화를 알리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해마다 50만개씩 수년에 걸쳐 UAE에 최첨단 칩 수백만 개가 공급되게 됐다. 계약은 2027년까지 유효하지만, 2030년 이후로도 연장이 가능하다. 수출이 허용된 칩은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인 블랙웰 칩과 차기 세대의 루빈 칩이 될 전망이다.

■공급 AI 칩의 80%는 MS 등이 UAE에서 데이터센터 공동 개발운영


이번 계약으로 해마다 AI 칩의 20%인 10만 개는 UAE 기술 기업 G42에 전달된다. 나머지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OpenAI 등 미국 대기업이 UAE에서 운영할 데이터 센터에서 활용된다.

UAE의 AI 야망을 선도하고 있는 G42는 아랍어-영어 대형 언어 모델인 Jais를 개발해 왔다. 미국 등 서구 글로벌 빅테크(기술 대기업)들의 요구에 따라 화웨이 등 중국 기업들과의 관계를 끊고, 서구 측 요구를 맞춰준 것이 이번 대규모 AI 칩 공급 허용 결정의 배경이다.

중동 3개국을 방문 중인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사우디에서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1만8000개 이상을 사우디 국부펀드(PIF)의 현지 기업 '휴메인'(Humain)에 팔기로 하는 등 AI를 둘러싼 전략적 협력을 구체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치열한 AI 선두 경쟁 속에서, 오일머니로 부유한 중동 국가들을 새로운 AI 수출 대상이자 협력 동반자로서 선택했다.

■중국의 디지털 영향력 차단 및 수출 파트너 확대를 위한 선제 조치


그는 중국의 중동에 대한 AI 협력을 사전에 차단하고, 중국에 대한 미국 AI 칩 및 관련 기술의 금수 조치에서 오는 수출 시장 공백을 중동에서 메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이 지역에 대한 거세지고 있는 중국의 디지털 실크로드 이니셔티브 등 기술 영향력 차단이 시급하다고 보고 있다.

CNBC 등은 중동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를 위해 사우디, UAE 등에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AMD, 퀄컴 등이 참여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순방 두 번째 국가인 카타르와 최소 1조2000억달러(약 1680조원) 규모의 경제 교류 협정에 서명했고, 보잉 항공기와 GE에어로스페이스의 엔진 판매를 포함해 양국 간 2435억달러(약 340조원) 이상의 경제적 거래들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연일 주가 급등 속에 시총 1위 MS 자리 넘 봐


백악관은 이날 양자 컴퓨팅 기업 퀀티넘이 카타르 벤처캐피털 '알 라반 캐피털'과 최종 합작투자 계약을 맺었다. 퀀티넘은 카타르 정부가 이 프로젝트를 위해 10년 동안 10억 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며, 여기에는 기술 확장뿐만 아니라 개인 교육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한편 UAE와의 보다 본격적인 AI 협력에 따라 전날에 이어 엔비디아는 이날도 4.16% 오르며 135.34달러를 기록했다.
시총도 3조3020억달러로 시총 1위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격차를 640억달러, 2% 차이로 좁히며 시총 1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날에도 5.6%나 급등했었다.

엔비디아의 급등 속에 경업체인 AMD도 4.68% 뛰어오른 117.72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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