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의 런정페이 CEO, 반도체 개발 관련 첫 공개 발언
美의 화웨이 최신 반도체 제재에 반박
"美에 한 세대 뒤쳐져 있어, 美가 화웨이 성과 과장"
기초 연구에 집중하고 중저가 반도체 시장 주목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0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신화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반도체 기술 통제에 맞서 자체 인공지능(AI) 반도체 개발에 열중하고 있는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자사의 제품이 미국 경쟁사에 비해 뒤쳐졌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런정페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이 화웨이 반도체의 성능을 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10일 공개한 인터뷰에 따르면 런정페이는 지난달 미국 상무부가 내린 신규 수출 통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중국에서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는 많고 그 가운데 다수 기업이 잘하고 있으며 화웨이는 그중 하나”라며 "미국은 화웨이의 성과를 과장했다"고 답했다. 런정페이는 "화웨이는 아직 그렇게 대단하지 않으며 열심히 해야 그들의 평가에 도달할 수 있다"면서 "우리의 단일 반도체는 여전히 미국보다 한 세대 뒤처져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지난 2022년부터 중국에 첨단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 설비를 팔지 못하게 막았고 올해 정권 교체 이후에도 비슷한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광대한 중국 AI 반도체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미국 정부의 주문에 따라 성능을 떨어뜨린 반도체를 수출했다.
화웨이는 일찍이 AI 개발 및 구동용에 쓰이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2019년에 자체 개발한 GPU ‘성텅(어센드)910’을 공개한 화웨이는 이후 꾸준히 파생 제품을 내놓았다. ‘어센드910C’의 경우 엔비디아가 2022년에 출시한 주력 AI GPU ‘H100’과 비교해 60% 수준의 성능이라고 알려졌다. 지난 4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현지 업계에서는 최신 ‘어센드910D’ 반도체가 H100과 비슷하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BIS)은 지난달 13일 발표에서 세계 어느 국가든 어센드 910B·910C·910D 반도체를 사용하면 미국의 수출 통제 위반으로 간주한다고 경고했다. 다음날 화웨이는 ‘어센드 920’을 공개하고 엔비디아가 만든 중국 수출용 저사양 AI 반도체 ‘H20’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추정했다.
런정페이는 "우리는 수학으로 물리학을 보완하고, 비(非) 무어의 법칙으로 무어의 법칙(반도체 성능이 18∼24개월마다 2배로 증가한다는 관측)을 보완하며, 클러스터컴퓨팅으로 단일 반도체를 보완한다"면서 "이를 통해 결과적으로는 실용적인 상태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은 중저급 반도체에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 중국의 반도체 회사들이 아주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특히 화합물반도체에서 기회가 더 크다"고 말했다.
아울러 런정페이는 "매년 1800억위안(약 34조원)을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 중 약 600억위안은 기초이론 연구를 위한 것으로 심사를 하지 않는다"면서 "(기초)이론이 없으면 새로운 진전을 이룰 수 없고, 우리는 미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화웨이에 대한 긍정적 평가가 나오는 데 대해 부담도 크다"고 밝혔다. 이어 "칭찬과 비판을 신경 쓰지 않고 잘할 수 있는 데에만 집중할 것이며 스스로를 잘 돌본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런정페이가 첨단 반도체와 관련해 공개 발언을 한 사례가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지난해 7월 4일 중국 상하이의 상하이 엑스포 센터에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와 화웨이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어센드'의 간판이 설치되어 있다.AP연합뉴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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