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 3국 통해 공격 중단 및 핵협상 복귀 뜻 전해
이와 관련없이 美 중동에 군사력 집중하며 증강
이란의 미사일이 이스라엘의 수도 텔아비브에서 요격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미국이 이스라엘이 이란의 제공권을 장악한 가운데 중동에 항공모함을 추가로 배치하고 다수의 공중급유기를 이동·전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 및 군사기지에 대한 선제공격을 감행한 지 나흘 만에 군사력을 중동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16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미 항공모함 니미츠호는 베트남 입항 계획을 취소하고 동남아시아를 떠나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 해양 교통 추적 사이트인 마린 트래픽을 살펴보면 그리니치 표준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45분 니미츠 항모는 인도양으로 향하기 위해 믈라카 해협을 지나고 있다.
베트남 정부 관계자는 니미츠호가 19∼23일 베트남 다낭에 정박할 계획이었지만 행선지 변경으로 오는 20일 열릴 예정이었던 환영 행사도 취소됐다고 AFP에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미 국방부가 '긴급한 작전상 필요'에 따라 행사를 취소했다고 밝힌 베트남 주재 미 대사관의 서한을 공유했다.
현재 중동으로 이동중인 니미츠 항모는 5000명의 병력과 전투기를 포함한 60대 이상의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다.
이들 당국자는 또한 미군이 다수의 공중 급유기를 유럽으로 이동시켰다고 밝혔다.
이런 미군의 전개는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옵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비행 추적 웹사이트인 '에어내브 시스템즈'에 따르면 전날 저녁 미 공군 소속 공중 급유기 31대 이상이 미국에서 유럽과 중동 방향인 동쪽으로 떠났다.
이런 항공모함과 공중급유기 이동은 이스라엘과 이란 양측에서 민간인 희생자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향후 지속될 수도 있는 작전을 위해 공군력을 크게 강화하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G7 회의에서 "이란은 대화하고 싶어한다"면서도 "그들은 진작에 그랬어야 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있지 않다고 말하겠다"며 "그들은 너무 늦기 전에 즉시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황이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이란은 이스라엘에 사실상 손을 들었다. 이스라엘과 공격을 주고 받고 있는 이란이 제3국을 통해 이스라엘과 미국에 공격 중단과 핵 협상 재개를 원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격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미국과의 핵 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음을 아랍국가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란이 현재 제공권을 장악한 이스라엘에 내준데다 이스라엘의 공격에 정권을 내 줄수도 있다는 위기감에 처해있다는 이유에서다. WSJ은 이란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감당할 여력이 없어 외교적 해결책을 찾고 있는 것으로 짚었다.
중동으로 전개중인 미 해군의 니미츠호. AFP연합뉴스
theveryfirst@fnnews.com 홍창기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