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설치된 TV 화면에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관련 뉴스가 방송되고 있다.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상대로 '거짓말'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CNN은 24일(현지시간) “미 국방정보국(DIA)이 작성한 극비 보고서를 입수했다”면서 “지난 주말 미군이 이란 핵 시설 3곳을 공격했지만 핵 프로그램의 핵심 구성 요소를 파괴하지 못했으며, 고작 몇 달 정도 프로그램 진전을 지연시킨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란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면 파괴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장과는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보고서는 DIA가 미군 중부사령부의 ‘이란의 전투피해평가’를 근거로 작성한 초기 평가로 향후 변경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CNN이 입수한 DIA의 초기 평가 보고서는 이란 핵시설 3곳(포르도, 나탄즈, 아스파한)의 피해가 대체로 지상 구조물에 국한돼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력 인프라, 우라늄을 폭탄 제조에 쓰이는 금속 형태 물질로 변환하는 시설 등 지상 시설들은 심하게 파손된 것이 사실이나, 원심분리기 등 핵심 시설은 대체로 보존됐다는 게 DIA의 판단이다.
DIA는 보고서에서 “미군의 공격과 그 전후 이뤄진 이스라엘의 공격은 이란 핵 프로그램을 수개월 퇴보시켰다”고 적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처럼 이란 핵 프로그램 핵심 요소가 완전히 제거됐다고 평가하지는 않았다.
앞서 공습 당일 이란 측에서부터 공습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포르도가 위치한 지역의 지역구 의원은 마난 라이시 의원은 21일 이란 타스님 통신을 통해 "이번 공격이 '표면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거짓말을 하는 미국 대통령의 주장과는 달리 정확한 정보에 따르면 포르도 핵 시설은 심각한 피해를 입지 않았으며, 손상된 대부분은 지상 시설에 국한됐고 복구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해당 보도에 대해 백악관은 강하게 반발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CNN에 보낸 입장문에서 "이러한 평가는 완전히 잘못된 것이며, '1급 비밀(top secret)'로 분류됐음에도 불구하고 정보기관에서 이름도 밝히지 못하는 한심한 하위 직원이 CNN에 유출한 것"이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그는 "3만 파운드(약 13.6톤) 폭탄 14발을 목표물에 완벽하게 투하하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누구나 알고 있다.
바로 완전한 파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공격 직후 밝힌 메시지를 그대로 인용했다.
다만 이스라엘 측도 이러한 평가에는 회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은 "미 공격의 영향에 대한 이스라엘 측 평가 역시 포르도에 예상보다 적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결론지었다"고 보도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이 시간 핫클릭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