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시카 올리베이라 틱톡 계정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브라질의 한 40대 남성이 온라인에서 알게 된 여성과 함께 살기 위해 전 재산을 처분하고 1900㎞ 넘는 곳으로 향했으나, 상대가 인공지능(AI)으로 만든 가상 인물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사연이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브라질 북동부 마라냥주 이페라트리스에 사는 벽돌공 에디마르 호샤 마르틴스(49)는 이달 9일 버스표를 사려고 가진 물건을 모두 처분했다. 그가 향한 곳은 약 1200마일(약 1930㎞) 떨어진 미나스제라이스주의 주도 벨루오리존치로, 마르틴스는 36시간 넘게 버스를 타고 11일 현지에 도착했다.
마르틴스가 만나려던 사람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제시카 올리베이라', 일명 '제시카 파젠데이라(농장주 제시카)'로 활동하던 여성이다. 이 여성은 틱톡 계정 팔로워가 30만명이 넘으며,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마르틴스는 2020년에 이 계정을 처음 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여성은 시골 농장을 배경으로 동반자를 찾는다며, 함께 살 남성에게 집과 경제적 지원을 약속했다. 지금은 삭제된 한 영상에서 그는 "당신을 부양하고 싶다. 내 농장에 와서 평생 일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벨루오리존치에 도착한 마르틴스는 여성의 정확한 주소를 몰랐기 때문에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사진을 보여주며 행방을 물었다. 그러다 현지 라디오 방송국 '하지우 이타치아이아'를 찾아갔고, 영상 속 얼굴과 목소리는 모두 AI로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마르틴스는 "방송국에 갔더니 그건 가짜 뉴스이고, 그런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고 말했다.
마르틴스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 외로움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그는 "외로움은 슬픔과 낙담, 우울만 가져온다. 많은 사람이 관계를 원하듯 나도 그래서 왔다"며 "농장에서 함께 살자는 약속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돌아갈 차비가 없던 그는 벨루오리존치 시청의 이주민 지원 서비스에 도움을 요청했다. 시는 식사와 숙소, 귀향 버스표를 지원했고, 그는 13일에 출발했으나 도중에 몸이 아파 응급진료소 치료를 받는 등 50시간 넘게 이동한 끝에 15일 밤 이페라트리스에 도착해 지금은 누나 집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계정 운영자는 이후 영상을 올려 이 캐릭터가 AI로 만든 것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계정을 만든 목적이 관심을 끌어 온라인 판매 상품을 홍보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마르틴스와 개인적으로 연락하거나 그를 초대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영국 더선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사이 AI로 만든 여성을 만나려고 벨루오리존치를 찾아간 남성은 마르틴스까지 세 명으로 알려졌다.
미나스제라이스주 민사경찰은 가상 캐릭터를 만드는 것만으로는 범죄가 아니지만, AI를 이용해 사기로 이득을 취하면 범죄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해 접수된 신고는 없다고 밝혔다.
[email protected]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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