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술을 마시고 자해하던 40대 탈북민이 출동한 경찰관을 전기톱으로 위협해 체포됐다. 21일 경기 부천 소사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40대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날 오후 7시55분께 부천의 한 아파트에서 전기톱으로 경찰관을 위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경찰은 "남편이 방에서 자해를 시도한다"는 A씨 아내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당시 경찰은 A씨를 제지하며 구급대원에게 치료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그러자 A씨는 전기톱을 여러 차례 작동시키며 경찰을 위협했다. A씨는 범행 당시 술을 마신 상태였으며, 다행히 큰 부상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A씨 부부는 탈북민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다가 다투게 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자해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한 뒤 귀가 조치했다"면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추가로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2023-12-21 09:38:53■"사회 단절 등이 박탈감·분노로"7일 수사기관과 학계 등에 따르면 최근 흉기난동 사건의 경우 사회적 고립, 정신질환 등이 원인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확한 직업이 없고 사회 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고질적 정신질환까지 동반된 경우 극단 행동을 우발적 또는 계획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두른 피의자 조선(33)의 경우 경제적 무능과 신체조건에 대한 열등감 등이 범행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와 교류가 끊기고 어린 시절부터 이모와 살며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할머니 집을 오갔다. 경찰 조사에서는 조씨는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더구나 조씨는 지난 4일 진단검사를 통해 사이코패스로 분류됐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씨(22)의 범행 동기는 사회적 박탈감과 분노가 극단적으로 발현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정신 질환 병력도 있어 극단 행동이 쉽게 촉발되는 환경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씨는 원하던 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한 후 처지를 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인기피증으로 고교 재학 1년 만에 자퇴하고 여러 차례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확인됐다. 지난 2020년에는 조현성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진단 이후 최씨 스스로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혼자 살며 배달원으로 생활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사회에 대해 분노나 불만을 품고 있다가 촉발 요인에 의해 폭력적인 공격행위로 나온 것 아닌가 싶다"며 "현재 상황에 좌절하거나 비관하는 사람들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곽 교수는 "사회적으로 외톨이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일이 없기 때문에 주목을 끄는 것을 기대하기도 했을 것"이라며 "사회와 유대가 끊긴 이들이어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죽이는 방법으로 경찰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며 "(관심을 끌어) 나를 괴롭히는 스토킹 조직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사회구조에서 원인 찾아야"사회적 분노가 극에 달해 범죄로 표출되는 만큼 사회적관계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석좌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 동기를 제거해야 한다"며 "사회 구조적 원인이 소득격차, 양극화 심화라면 복지, 경제 문제로 접근하고 서현역 사건처럼 정신 장애가 있었다면 공중보건, 정신의학 관점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들은 사회에 대한 증오를 바탕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으로 상대적 박탈에 빠진 사회적 낙오자라는 특징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도 언급했다. 곽대경 교수도 "사회적 불만, 경제적 어려움, 인간관계, 사회적 소외 등 개별 범죄 사례마다 세부 동기가 있는 만큼 사회복지 제도를 다양한 원인에 맞춰 다양하고 폭넓게 보완하는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범죄자는 자기가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결심하면 실행한 뒤 체포 또는 변호사 자문 이후 형량을 알게 된다"며 "처벌 강화는 범죄학 연구에서도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최근의 추세로 행정 편의적인 얘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보다 명확한 범죄의 동기를 밝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이코패스 등 성격장애를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하면 대응방안을 만들기 어렵다"며 "범죄의 원인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지 말고 적절한 형사정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범죄자를 직면하는 정부가 원인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08-07 18:13:02[파이낸셜뉴스] 서울 신림역, 경기도 서현역에서 잇따라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면서 수사기관과 범죄 전문가들이 범행 동기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무차별 폭력은 이른바 '묻지마 범죄', '무동기 범죄' 등으로 불리지만 전문가들은 범죄가 촉발된 주변상황, 정신질환 여부, 계획범죄 여부 등을 밝혀 유사 범죄를 예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사회 단절, 정신질환 등이 박탈감·분노로 발현"7일 수사기관과 학계 등에 따르면 최근 흉기난동 사건의 경우 사회적 고립, 정신질환 등이 원인이 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명확한 직업이 없고 사회 관계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고질적 정신질환까지 동반된 경우 극단 행동을 우발적 또는 계획적으로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흉기를 휘두른 피의자 조선(33)의 경우 경제적 무능과 신체조건에 대한 열등감 등이 범행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조씨는 고등학교 졸업 후 별다른 직업 없이 생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모와 교류가 끊기고 어린 시절부터 이모와 살며 서울 금천구 독산동 할머니 집을 오갔다. 경찰 조사에서는 조씨는 "키가 작아 열등감이 있었다", "신체적·경제적 조건이 나은 또래 남성들에게 열등감을 느껴왔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더구나 조씨는 지난 4일 진단검사를 통해 사이코패스로 분류됐다. 서현역 흉기난동 사건 피의자 최원종(22)의 범행 동기는 사회적 박탈감과 분노가 극단적으로 발현된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정신 질환 병력도 있어 극단 행동이 쉽게 촉발되는 환경이라는 평가도 있다. 최씨는 원하던 고등학교 진학에 실패한 후 처지를 비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인기피증으로 고교 재학 1년 만에 자퇴하고 여러 차례 정신의학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확인됐다. 지난 2020년에는 조현성인격장애(분열성 성격장애) 진단을 받았지만 진단 이후 최씨 스스로 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에는 혼자 살며 배달원으로 생활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정신적으로 불안한 사람이 사회에 대해 분노나 불만을 품고 있다가 촉발 요인에 의해 폭력적인 공격행위로 나온 것 아닌가 싶다"며 "현재 상황에 좌절하거나 비관하는 사람들이 한계에 도달했을 때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곽 교수는 "사회적으로 외톨이인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관심을 받을 일이 없기 때문에 주목을 끄는 것을 기대하기도 했을 것"이라며 "사회와 유대가 끊긴 이들이어서 사회적 관심이 필요했던 것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실제 최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람을 죽이는 방법으로 경찰의 관심을 끌고 싶었다"며 "(관심을 끌어) 나를 괴롭히는 스토킹 조직을 세상에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 "사회 구조에서 원인 찾아야"사회적 분노가 극에 달해 범죄로 표출되는 만큼 사회적 관계망 강화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석좌교수는 "범죄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 동기를 제거해야 한다"며 "사회 구조적 원인이 소득격차, 양극화 심화라면 복지, 경제 문제로 접근하고 서현역 사건처럼 정신 장애가 있었다면 공중보건, 정신의학 관점에서 풀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이들은 사회에 대한 증오를 바탕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것으로 상대적 박탈에 빠진 사회적 낙오자라는 특징을 갖는 경우가 많다"고도 언급했다. 곽대경 교수도 "사회적 불만, 경제적 어려움, 인간관계, 사회적 소외 등 개별 범죄 사례마다 세부 동기가 있는 만큼 사회복지 제도를 다양한 원인에 맞춰 다양하고 폭넓게 보완하는 중장기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범죄자는 자기가 범죄를 저지르겠다고 결심하면 실행한 뒤 체포 또는 변호사 자문 이후 형량을 알게 된다"며 "처벌 강화는 범죄학 연구에서도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게 최근의 추세로 행정 편의적인 얘기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사회구조적 관점에서 보다 명확한 범죄의 동기를 밝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이코패스 등 성격장애를 범죄의 원인으로 지목하면 대응방안을 만들기 어렵다"며 "범죄의 원인을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환원하지 말고 적절한 형사정책을 도출할 수 있도록 범죄자를 직면하는 정부가 원인을 반드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unsaid@fnnews.com 강명연 기자
2023-08-07 15:57:01[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한국전의 그림자가 어른거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이하 현지시간) 지적했다. 일부 보수파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나치 독일에 독일인 인구가 많은 체코슬로바키아 영토 일부를 내어주고 전쟁을 끝내려 했던 1938년 뮌헨협정식 합의로, 일부 좌파는 미국이 수렁에 빠졌던 베트남 전쟁의 재판이 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실상은 아직도 공식적으로는 전쟁 상태인 한국전 양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국과 북한은 1953년 휴전협정에 의해 전투 행위를 중단했지만 지금껏 평화협정은 맺지 않은 상태다. 대신 수십년에 걸친 전투 중단, 휴전만 있을 뿐이다. FT는 이날 칼럼에서 우크라이나에서도 전쟁이 끝나는 대신 한국처럼 휴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FT 외교 부문 수석 칼럼니스트 기디언 라흐만은 이같은 전망에 세가지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우선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그 누구도 완전한 승리를 거둘 수 있는 처지가 아니고, 양국의 정치적 입장이 평화협정을 맺기에는 극도로 멀어져 있다는 점이 평화협정 가능성을 멀어지게 하고 있다. 대신 두 나라 모두 심각한 손실을 겪고 있는 터라 휴전이 그만큼 매력적이라고 라흐만은 설명했다. 러시아, 추가 손실 감당 부담 FT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승리라고 떠벌리고, 자신을 스웨덴과 21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피요트르 대제인 것 마냥 선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쟁에서 이미 패배하고 있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군은 포위했던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는 물론이고, 하르키우, 헤르손에서 철수했고, 민간인 부분 동원령으로 인해 러시아 남성 수천명이 러시아를 탈출했으며, 동원령에도 불구하고 전선 흐름을 바꾸는 것 역시 실패했다. 지금까지 러시아 군인 약 10만명이 죽거나 부상을 입었다. FT는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쟁 주간 사망자는 참혹했던 1차대전의 참호전 당시보다 많다고 지적했다. 라흐만은 푸틴이 전쟁 패배를 시인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휴전에 직접 나서기보다는 자신과 거리를 둔 군부의 판단에 따른 것 같은 형식을 취할 것으로 예상했다. 헤르손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할 때 그랬던 것처럼 푸틴 자신은 뒤로 물러나 있고, 군이 휴전을 결정하는 형식으로 정치적 타격을 비켜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 '명령: 한국전부터 우크라이나전에 이르는 군사작전의 정치학'이라는 책을 낸 로런스 프리드먼 경도 양국 군이 휴전 협정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프리드먼은 한국과 우크라이나 전쟁 간에는 중요한 차이점들이 있기는 하지만 한국전 휴전을 보면 완전한 평화협정 없이도 "(양국)군을 떨어뜨려 전투를 중단할" 가능성이 상존함을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은 영토를 확보하거나, 정치적 이득을 얻지 못하는 한 전쟁 종식을 선언할 수 없겠지만 전쟁을 일단 중단하는 것은 수용할 수도 있다. 군의 조언을 받아들이는 형식을 취할 수도 있고, 잔혹한 전쟁의 참상을 감안해 인도적 목적에서 전쟁을 잠시 멈춘다고 포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심각한 타격 우크라이나는 조금 다르다. 우크라이나는 지금 수세에서 공세로 돌아섰고, 사기도 높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2014년 러시아에 빼앗겼던 크름반도도 모두 수복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FT는 그러나 우크라이나 역시 대놓고 말은 안 하지만 한국전 당시의 휴전협정과 같은 휴전에 끌릴 수밖에 없는 처지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처럼 우크라이나 역시 매일 심각한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고, 잔인하면서도 효과적인 러시아의 인프라 공습에 시달리고 있다. 우크라이나인들은 엄혹한 겨울을 물도, 전기도 없이 지내야 할 판이다. 이때문에 피난민 수백만명이 되돌아오기는 커녕 추가 피난이 불가피하다. 피난 기간이 수개월에서 수년으로 늘어나면 이들이 다시 돌아오기는 더 어려워진다. 크름반도 수복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는 비관 전망이 나온다. 크름반도를 수복하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격렬한 전투와 희생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크름반도는 주민 대부분이 러시아에 우호적이어서 전투를 해도 마치 외국 영토에서 전쟁을 치르는 것과 같은 불리한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휴전의 달콤함 휴전은 우크라이나에 당장 상당한 경제적 지원이 가능하게 만들어준다. 각국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참여하면서 외국의 지원이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FT는 한국도 전쟁 직후 완전히 파괴됐지만 지금은 번영을 누리며 선진국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라흐만은 이와 달리 여전히 푸틴이 이끌고 있는 러시아는 국제 사회에서 계속 고립되고, 점점 가난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신 이같은 상황이 현실이 되면 오랜 바람이던 러시아의 정치적 재건 역시 마침내 시작될 수 있다고 라흐만은 기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2-12-13 01:33:42[파이낸셜뉴스] #1 지난 6일 전북 익산의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3명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유일한 생존자는 43세 가장. 아내와 자녀 둘을 살해한 뒤 자신도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지만 결국 목숨은 건졌다. 깨어난 가장은 “빚 때문에 동반자살을 시도했다”고 실토했다. #2 지난 2018년 8월 옥천에서 자신의 아내와 당시 8·9·10살짜리 세 딸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목 졸라 살해한 40대 가장도 자살을 시도했지만 살아났다. 그는 7억원대 ‘빚 독촉’을 동반자살의 이유로 내세웠다. 가족과 함께 극단적 선택을 하려는 행위에 붙는 '동반자살’이라는 명칭을 '살해 후 자살’로 대체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가족과 동반자살을 시도하다 살아남은 살인자들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동반자살을 언급하면서다. 한국정신건강사회복지학회는 지난 2017년 '비속살해 양형에 대한 비판적 분석' 논문에서 그 원인을 유교적 가족주의로 꼽았다. 가해자인 부모와 피해자인 자식을 운명공동체로 상정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인식이 법적 판단에까지 작용해 생활고 등이 감형 사유로 인정된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자녀를 ‘독립적 개체’가 아닌 ‘소유물’로 보는 인식이 저변에 있다”며 “자신이 죽은 뒤 남겨질 자녀의 경제적 처지를 미루어 비관해 그들의 생명을 거둘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형법은 비속살해를 일반살인죄와 같은 선상에서 처벌한다. 가중처벌 조항은 없다. 피해자가 자신의 의사 표시도 못한 채 세상을 등진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부족한 형량이다. ‘사형,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으로 처벌하는 존속살해에 비해 가볍게 본다는 지적도 있다. 보건복지부나 통계청 등 어떤 기관도 '살해 후 자살'은 구분해 집계하지 않는다. 그마나 한국사회복지정책연구원이 지난해 언론 보도된 사건을 종합한 25건이라는 수치 정도가 있다. 이에 곽 교수는 “비속살해에 대한 가중 처벌은 필요하다. 모든 가족 구성원은 개별 인격체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면서도 “다만 가장의 실패가 곧 가정의 실패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촘촘한 사회안전망 구축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인턴기자
2020-11-27 14:24:35[파이낸셜뉴스] 영국 브리티시 항공(BA)이 전체 직원의 30%를 감원한다고 밝혔다. 항공여객 수요가 지난해 수준을 회복하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란 비관전망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 칼을 꺼내 들었다. 노조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일시해고가 영구적인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코로나19 이전부터 어려움을 겪던 항공산업 등 약한 고리를 시작으로 세계 경제에 대규모 실업 칼바람이 불어닥칠 수 있음을 예고하고 있다. 28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알렉스 크루즈 BA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지난 수주일 간 "항공산업 전망이 더 악화했다"면서 "지금 당장 행동을 취해야 한다"며 감원계획을 밝혔다. 이날 BA 모기업인 IAG가 공개한 1·4분기 실적, 2·4분기 예비실적은 참담했다. IAG는 1·4분기 세전 영업이익이 지난해 1억3500만유로 흑자에서 올해에는 5억3500만유로(약 709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면서 기름값 폭락에 따른 연료, 외환 헤지에서 13억유로 손실을 본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IAG는 이어 2·4분기 실적은 1·4분기에 비해 '심각히 악화할' 것이라면서 "지난해 수준의 여객 수요 회복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어서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달초 IAG는 다음달까지 자사 항공기 90%를 운항 중단하기로 했고, 2019회계연도 배당 3억3700만유로도 취소한 바 있다. 크루즈 CEO는 BA가 정부의 간섭을 피해 감원을 선택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서한에서 "BA를 위한 정부 구제금융도 없고, (일시해고자를 위한) 납세자들의 임금보조 역시 영원히 지속될 수도 없다"면서 "BA가 빌리는 돈은 모두 단기 대출이어서 우리가 직면한 장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크루즈는 "장기적인 수요 감소, 경제적 충격 또는 BA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른 사건들에 대응해야 한다"면서 발파, 유나이트, GMB 등 회사의 3개 노조와 앞으로 45일간 정리해고 문제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대량 해고로 이어지는 것을 우려하던 영국 재무부는 난감한 처지가 됐다. 특히 지난달 24일 항공업계에 보낸 서한에서 감원이 아닌 투자자들과 채권자들을 상대로 한 자구책 마련을 전제로 정부 구제금융을 제안했던 리시 슈나크 재무장관이 곤란해졌다. 슈나크 장관은 당시 서한에서 "모든 민간 항공사들이 기존 투자자들로부터 자본투입 확대, 금융 이해당사자들과 협의 등을 포함한 모든 자구책을 시도해 본 뒤에야 추가 재정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정부 지원은 또 '납세자들의 이익을 보호'하도록 하는 구조로 짜여질 것이라면서 구제금융을 지원하되 정부가 항공사 지분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대규모 감원 계획에 노조는 곧바로 반발했다. 조종사노조인 발파의 브라이언 스트러튼 사무총장은 그동안 "코로나19 폭풍을 헤쳐나갈 만큼 충분히 부유하다고 강조하면서 정부 지원을 거절했던 항공사가" 비관전망의 빗장을 풀었다면서 "발파는 이번 감원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일자리 단 하나를 위해서라도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편 전세계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충격으로 존폐 기로에 몰려 있다. 노르웨이·스웨덴·덴마크 등 스칸디나비아 3개국 연합 항공사인 SAS는 이날 전체 인력의 절반인 정규직 5000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일시해고가 아닌 영구 감원이다. SAS는 사업 정상화에 수년이 걸릴 것으로 비관했다. 노조 소식통들에 따르면 독일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파산보호 신청을 검토 중이고, 노르웨이 에어 셔틀은 앞으로 1년간 항공기 대부분을 운항하지 않을 전망이다. 노르웨이 에어는 2022년까지는 완전한 회복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0-04-29 05:46:39[편집자 주] '노인情'은 지금을 살아가는 노인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열심히 돈 벌어서 자식만 키우면 되는 줄 알았지…나이 드니까 우울한 삶이더라고" 79세 배원섭(가명)씨는 매일 탑골공원에 온다. 아무나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다. 아내는 10여 년 전 세상을 떠났고 둘 있는 자식은 따로 산다. 연락은 가끔 한다. 누군가는 '오죽하면 혼자 살겠냐'며 혀를 차겠지만, 배씨에겐 나름 할 말이 있다. 배씨는 1970년대 '중동 건설 붐'이 일던 시절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나 5년간 근무했다. 가족과 떨어져야 했지만 돈이 되는 일이라면 가릴 형편이 안 됐다. 그는 사우디에서 번 돈으로 두 자식을 키워 대학을 보냈다. 이후 국내에서 30년 넘게 부동산을 운영하다 은퇴했다. 30년 동안 두 자식은 결혼했고 아내는 세상을 떠났으며 배씨는 혼자가 됐다. 자식이 부모를 부양하는 게 당연 시 여겨지던 시대에 살던 배씨는 자식과 친해질 겨를도 없이 돈을 벌었다. 하지만 그가 황혼기에 들어설 무렵 가족은 핵가족화됐고, 어느새 자식에게 손 벌리기도 어려운 처지가 돼버렸다. 배씨는 "애들 대학 보내고 결혼시키고 내 할 일 다 하고 나니 노후대책이 없더라"라며 "우리 때야 부모 모시고 살았지 요즘 세상이 어디 그런가. 애들은 자기 앞가림 하기도 바쁘다"고 말했다. 그는 "평생 열심히 살았는데도 요즘은 내가 헛살았나 싶다"며 "돈은 없고 자식이랑 멀어지고 쓸모없는 사람이 된 거 같다. 우울한 삶이다"라고 토로했다. 즐거운 일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매달 25일이 제일 좋다"며 처음으로 미소지었다. 25일은 배씨가 25만원씩 노령기초연금을 받는 날이라고. ■ 상실감에 물든 고령층 5명 중 1명은 "우울해" 평균 수명이 늘고 노인의 설 자리가 줄어들면서 노인 우울증은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 전통사회에서 노인이 일종의 '오피니언 리더'로서 어른의 역할을 했다면, 지금은 경제·사회적 능력을 상실해 갈 곳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지난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65세 노인의 21.6%가 우울증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한 노인의 6.7%는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고, 이들 중 13.2%는 자살을 시도한 경험을 갖고 있었다. 자살을 생각한 이유는 경제적 어려움이 27.7%로 1위로 집계됐다. 건강 문제가 27.6%, 부부·자녀·친구와의 갈등과 단절이 18.6%로 뒤를 이었다. 실제로 종로3가 인근 노인들에게 '언제 우울함을 느끼냐'고 물었을 때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와 "외로울 때"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다' '삶의 가치가 없다' '명절에 갈 곳이 없다' 등 대답이 있었다. 이들 중 아들 가족과 함께 살고 있다는 이모(77)씨는 "집에 있기 눈치 보여 아침부터 떠돌아 다니다 저녁에나 들어가면 얼마나 비참한지 아나"라며 "며느리한테 받은 용돈 5천원으로 2~3일 아껴 소주 한 병 사먹는 처지다. 오래 살아서 뭐하나 싶다"고 털어놨다. 마포에 살고 있다는 강모(81)씨는 "남편은 먼저 세상을 떠났고 자식한테는 눈치 보여서 손도 못 벌린다"라며 "고혈압약에 당뇨약 먹고 몸은 안 아픈 데가 없는데 늙어서 낙이라고 할 게 있겠나. 박탈감만 커진다"고 하소연했다. ■ 모두 잃은 듯한 박탈감 우울증 원인…늦기 전에 병원 방문해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최근 5년간 28.6% 증가했다. 특히 연령별로는 ▲60대 17% ▲70대 15.6 ▲80대 7.8%로 노인 우울증의 비중이 두드러졌다. 우울증은 자살로 이어질 우려가 있는 만큼 관리를 소홀히 해선 안 된다. 전문가에 따르면 가벼운 우울증은 적절한 운동과 외출, 햇빛을 보는 것으로 증상이 완화될 수 있다. 하지만 우울증세가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것을 권장한다. 노성원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고령층은 경제적 능력을 상실한 상태에서 건강이 나빠지고 주변 사람들마저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우울증에 걸리기 쉽다"며 "모든 것을 잃은 듯한 상실감이 우울증에 큰 원인이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일상적인 슬픔이야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더이상 살고 싶지 않다' 등 비관적인 생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우울증의 징조가 될 수 있다"며 "병을 키우기 전에 병원을 찾아 치료받는 게 좋다"고 전했다. #노인 #우울증 #상실감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19-10-04 17:30:18요즘 금융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정책 중 하나는 증권거래세 폐지 문제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이 내놓은 이 거래세 폐지 방침은 현행 이중 과세(거래및 양도세) 논란을 종식하고 증시의 혈액으로 불리는 투자자금의 공급을 늘려 증권사장을 크게 활성화하자는 취지다. 다만 일각에선 거래세 폐지가 증시 활성화로 연결되지 못할 수도 있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당에서 거래세가 폐지로 최종 가닥이 잡힐 경우에도 넘어야 할 산이 있다. 기재부는 폐지 대신 거래세 단계적 인하 방침을 거듭 밝히고 있어서다. 만일 거래세 폐지가 무산될 경우에는 그동안 폐지 방침 뒤 커진 기대감이 실망으로 바뀌며 여론의 역풍도 감수해야 한다. 파이낸셜뉴스가 7일 거래세 개선 문제의 중책을 맡아 긴급 투입된 당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이원욱 단장을 만나 향후 논의 방향을 들어봤다. <편집자주> "연간 약 4조원 규모의 증권거래세 폐지 등을 포함한 자본시장 과세 체계를 어떻게 개편해 나갈 지에 대해서 과세체계개선 TF에서 1차적으로 2개월내 합의점을 찾도록 하겠다" 더불어민주당 '가업상속 및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 태스크포스(TF) 단장인 이원욱 의원<사진>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TF는 증권거래세 단계적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편안'을 토대로 오는 15일 TF 2차 회의를 열고 기획재정부와 논의 후 당론을 확정할 방침이다. 늦어도 4월말까지는 TF에서 자본시장 과세체계 개선안을 도출한 뒤 당정협의를 통해 최종 당론을 제시하겠다는 로드맵이다. 현재는 주식 거래시 손실을 보든 이득을 보든 매매를 하면 무조건 증권거래세를 내야 한다. 하지만 주식으로 이득을 볼 경우에는 양도소득세도 내야해 이중과세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손실을 봐도 세금을 내야하는 점도 부담이다. 증권업계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증권거래세 폐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지만, 세수를 걷는 기획재정부 입장은 부정적이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증권거래세 폐지 논의 진행 상황은. △1차적으로 TF는 내달까지 합의안 도출을 목표로 운영 중이다. 그 후에는 당정 협의 통해 논의하고 나머지는 정부에 진행을 맡기자는 계획이다. 지난 5일 자본시장 특별위원회에서 TF로 넘어온 개편안을 토대로 종합적인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획재정부 의견을 청취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기재부와는 세수 감소와 개편을 통해 얻는 효과 등 전반적인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모든 정책 입안과정이 그렇듯, 정부의 수용성도 중요한 부분이다. 또 당정의 공통 고민 중 하나가 시중에 떠도는 1100조의 부동자금이 블록체인, 부동산 등으로 빠지는 것을 다시 자본시장에 들어오게 하고 이 돈이 다시 벤처기업 등에 투자하는 등 선순환이 이뤄지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도 증권거래세 폐지로 이렇게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것이란 보장이 있으면 고통을 감수하지 않겠는가. 이를 뒷받침 할 근거들을 찾아보고 논의중이다. ―폐지만이 능사인가. △자본시장특위의 개편안과 여러 자료들을 검토 중인데, 현재까지는 증권거래세가 폐지되고 거래량이 늘거나 줄었다는 결론을 내기 애매한 상황이다. 향후 국내 경제 상황을 둘러싼 여러 대외적인 변수도 고려해야 하는데, 만일 증권거래세를 폐지했는데 대외경제 여건이 악화돼 되려 거래량이 줄면 세수도 줄고 증권 거래량도 줄게 되는 상황이 연출 될 수 있다. ―자본시장 과세 체계를 어떤 방향으로 개편할 것인지. △현재는 자본시장 과세가 누더기 법안이라 전면 개편이 필요한 상황이다. 펀드, 주식, 채권 등 각각 과세를 하다보니 이중, 삼중 과세가 되고 있다. 전체적인 원칙을 세우고 수익금에 대한 정당한 과세를 할 수 있는 틀을 마련해야 한다. ―가업상속세 개편도 관심사안인데. △일각에서는 가업상속이 대기업을 위한 것이라고 오해하는데, 이건 분명히 중소기업과 중견기업 육성을 위한 법이다. 대기업들은 가업상속 고민 자체를 안한다. 대기업은 이미 세대 교체가 다 된 상태다. 그런데 중견기업만 봐도 이제는 한국경제 규모가 워낙 커졌다. 1차 협력업체들이나 중견기업들의 기업규모가 1조원이 그냥 넘어가고 한다. 그런데 1970년대 말 사업을 시작해 가업을 키워놓으신 분들을 기준으로 보면, 40여년이 지난 지금 세대 교체를 앞둔 시기가 된 것이다. 세대 교체를 앞두고는 상속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3000억원 규모 이상으로 기업키우기를 포기하거나 가업 상속을 아예 포기하고 기업 자체를 팔아넘기는 사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법이 기업 경쟁력을 키우는데 발목을 잡는 것이다. 일례로 농우바이오란 기업이 있었는데, IMF때 중국으로 다 넘어간 여타 바이오 기업들과 달리 농우바이오는 생존한 거의 유일무이한 바이오사였다. 하지만 오너가 암으로 돌아가시면서 아들에게 상속을 하려고 했지만, 상속세가 너무 커 결국 아들은 승계를 포기하고 농협에 회사를 팔게 된다. 물론 농협에서도 회사를 잘 키우지만 가업을 이어받았을 경우 더 경쟁력이 높아졌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국가별 문화 차이도 있다. 독일, 한국, 일본과 같은 기업은 가업으로 잇고 싶어하는 특징이 강하다. 반면 미국과 같은 나라는 또 가업을 중시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 같은 문화에서 법이 발목을 잡으면 중견기업인들의 의욕을 꺾을 수 밖에 없어 이 법을 발의하게 됐다. 만일 이 법안이 발의되지 않는다면, 3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한 중견기업은 그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음에도 더 성장하지 않으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국 기업을 넘어 한국 경제 성장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으며, 결국 일자리 문제도 동반될 수 밖에 없다. ―TF에서 제로페이 소득공제 확대 방안도 논의중인데. △현재 연 매출 8억원 이상의 중소 상인들에 대해서는 제로페이 소득공제가 최대 40%까지 되며, 나머지 기업들과 대형마트 등에서는 최대 30%까지 소득공제를 하고 있다. 이 부분을 기재부와 여당이 논의해 40%로 일원화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조만간 관련 입법도 진행할 방침이다. 현재 신용카드 공제는 15%인데, 이 부분을 약 10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줄여가면서 카드사와 납세자들의 수용성도 고려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일반 국민들 입장에서는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은 제로페이의 소득공제률이 얼마인지 잘 모르니 효율적으로 홍보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방안 중 하나가 주유소에서 결제하는 과정에서 제로페이를 선택할 수 있게 포함시키고, 제로페이로 결제하면 소득공제를 40% 받는다는 내용을 전달하고자 한다. 이 방식에 대해서는 주유소협회와 논의 중이며, 긍정적인 반응이 오고 있다. 또 다른 방안으로 국세청과 논의중이다. 국세청에 소득이나 부가세를 신고할 때 가맹점 모집 광고를 통해 제로페이 소득공제 비율을 알리는 방식을 강구 중이다. ―올해 반드시 이뤄내야 할 경제적 성과가 있다면. △어떠한 성과 도출도 중요하지만, 성과를 도출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이뤄내는 것도 중요한 성과라고 본다. 얼마전 사회적 대타협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서 탄력근로 방안을 일부 합의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헬조선 분위기는 만연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큰 틀에서 사회적 타협이 필요한 시기다.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자기 생활 처지를 비관하고 있다. 이는 통계 수치로도 있다. 실제로는 중산층이지만 자신이 빈곤층이라고 느끼는 국민의 수가 다른 나라에 비해 약 20% 많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이런 국민 정서를 잠재울 수 있는 건 '공정한 사회' 확립이다. 공정한 사회를 만들어 내야 헬조선과 청년들의 불안함 그리고 양극화를 불식시킬 수 있다. 사실 이게 바탕이 되지 않으면 어떤 정책 입안자가 와도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다. 양극화는 큰 갈등을 조장하고 결국 사회가 극단적으로 될 것이다. 이는 역시 사회적 대타협으로 해결해야 한다. 사회적 대타협은 그런 의미에서 사회문제도 되지만, 경제 문제이기도 하다. 이런 의미에서 김동연 부총리 시절 대정부질의 시간에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두라고 했는데, 긍정 검토를 하기로 하고 수장이 바뀌었다.(웃음) pja@fnnews.com 박지애 심형준 기자
2019-03-07 17:59:30주식투자 실패로 경제적인 어려움에 빠진 처지를 비관하며 가족을 살해한 50대에게 항소심 법원이 1심보다 형량이 가중된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모씨(50)는 지난해 12월 대전 자신의 집에서 아내(당시 47)와 딸(당시 17)을 목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주식 투자에 실패한 것이 괴로워 가족을 살해하고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반사회적 범행을 저질렀고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며 박씨에게 징역 25년형을 선고했다. 그러자 박씨는 양형부당과 심신장애를, 검찰은 양형부당을 각각 주장하며 쌍방 항소했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형사1부(유상재 부장판사)는 "수면제를 맥주와 우유에 타 각각 (피해자들에게) 마시게 하고 목졸라 살해한 것은 어떤 이유로도 변명할 수 없는 반인륜적 범죄"라며 1심보다 높은 징역 3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가장 소중한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앗아간 반사회적 범행을 저질러 엄벌에 처할 필요가 있다"고 양형사유를 설명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5-11-07 09:33:59생후 사흘 된 딸을 살해해 쓰레기봉투에 담아 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미혼모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조정래 판사)은 18일 영아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로 기소된 손모씨(33.여)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영아의 친모임에도 아이의 생명을 빼앗는 중대한 범죄를 저질러 그 죄책이 무겁다"며 "아이의 생명은 부모의 양육 의지나 능력에 따라 결정돼선 안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가족과 떨어져 홀로 생활하면서 극심한 경제적 곤란을 겪었고 미혼상태에서 원치 않는 임신을 한 점과 범행 당시 처지를 비관하는 등 불안정한 심리 상태였던 점, 깊이 후회하며 반성하는 점 등을 참작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손씨는 지난 3월 자신의 집에서 혼자 딸아이를 출산하고 이틀 뒤 담요로 아기의 입을 막아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살해 이틀 뒤 새벽에 담요로 싼 시신을 종량제 쓰레기봉투에 넣어 집 앞에 버린 혐의도 받았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2015-06-18 16:43: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