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은 올 한 해를 장식하는 피날레 작품으로 서울시극단의 '퉁소소리'를 오는 11월 11~27일 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30일 세종문화회관에 따르면 '퉁소소리'는 조선 중기 문인 조위한의 고소설 '최척전'이 원작으로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이 직접 각색하고 연출을 맡는다. 원작 '최척전'의 미덕을 고선웅 특유의 유머와 감동, 리듬감으로 그려낼 예정이다. 지난 15년간 '퉁소소리'의 무대화를 꿈꿔온 고선웅 연출은 "살아내면 좋은 일은 꼭 있다. 전쟁과 이별 속에서도 가족애와 사랑, 희망을 잃지 않는 민초들의 삶을 그려내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퉁소소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명청교체기의 전란을 담고 있다. 주인공 최척이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진 뒤 끈끈한 가족애로 이를 극복하며 다시 만나는 감동적인 여정을 담아낸다. 30년간의 방대한 서사를 2시간 남짓에 담고 중국, 일본, 베트남과 바다와 산을 배경으로 시공간을 넘나들며 볼거리를 선사한다. 또한 거문고, 가야금, 해금, 퉁소와 타악 등 전통 국악기로 구성된 5인조 악사가 라이브 연주를 선보인다. 무대 디자인은 '2012 서울연극제' 무대미술상을 수상한 김대한이 맡아 전통의 미가 돋보이는 소박한 공간을 구현한다. 노최척 역은 백상예술대상 연기상과 이해랑연극상, 동아연극상을 수상하고 보관문화훈장을 받은 관록의 노배우 이호재가 맡는다. 또 최척 역에는 오디션을 통해 박영민이 발탁됐다. 옥영 역은 배우 정새별이 맡아 섬세하고도 강인한 조선 여인상을 그려낸다. 이외에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 김신기, 최나라, 이승우를 비롯해 지난 5월 오디션에서 선발된 14명이 이번 공연에 함께 한다. 연극 '퉁소소리' 관련 정보는 세종문화회관 및 서울시극단 공식 SNS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티켓 예매는 세종문화티켓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능하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10-30 10:51:47[파이낸셜뉴스] 서울시극단장에 희곡작가이자 연극연출가 고선웅이 선임됐다. 세종문화회관(사장 안호상)은 오는 5일 자로 서울시극단장에 고선웅을 임명한다고 2일 밝혔다. 서울시극단은 세종문화회관 산하 예술단으로 단장 임기는 3년이다. 고선웅 신임 서울시극단장은 극공작소 마방진 예술감독이며, 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과 2018년 평창동계패럴림픽 총연출을 역임했다. '귀토'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홍도' '변강쇠 점찍고 옹녀' '칼로 막베스' 등 연극, 창극, 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출하거나 극작, 각색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2006)과 이해랑 연극상(2019)을 비롯해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올해의 연출가상,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올해의 최우수 예술가상, 제70회 서울특별시 문화상(연극 부문) 등을 수상했다. 고선웅 신임 단장은 "활발한 작품 활동과 단체 운영 경험을 토대로 동시대성, 전통, 협업에 집중하며, 서울시극단의 레퍼토리 제작과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9-02 12:30:15[파이낸셜뉴스] 지난해 11월 초연한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이 오는 10월 국립중앙박물관 용에서 개막한다.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고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가 주관하는 ‘2021년 문예회관과 함께 하는 방방곡곡 문화공감 사업’ 공연콘텐츠 공동제작·배급 프로그램 공모 선정작이다. ‘백만송이의 사랑’은 뮤지컬의 스토리텔링과 콘서트를 결합한 주크박스 뮤지컬로, 연극 ‘리어외전’ ‘낙타상자’ 등 작품성 높은 연극을 주로 선보인 극공작소 마방진의 수장이자 공연계 대표 연출가인 고선웅이 각색과 연출을 맡았다. 지난 100년간 한국 현대사의 큰 줄기는 물론이고, 그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 평범한 사람들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를 그때 그 시대 히트가요에 담아냈다. 1막에서는 ‘빈대떡 신사’, ‘다방의 푸른 꿈’, ‘사의 찬미’, ‘낭랑 18세’, ‘빨간 구두 아가씨’, ‘님과 함께’ 등 193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명곡들을, 2막에서는 ‘아파트’, ‘사계’, ‘어젯밤 이야기’, ‘빙글빙글’, ‘취중진담’,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챔피언’, ‘너의 의미’ 등 1980년대부터 현대까지의 히트곡을 만나볼 수 있다. 한편 ‘백만송이의 사랑’은 의정부문화재단, 군포문화재단, 하남문화재단, 극공작소 마방진이 의기투합하여 공동제작했다. 올해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최하는 ‘2022 전국 공연예술 창제작유통 협력사업’에 선정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공연은 극공작소 마방진, 경기아트센터, 국립박물관문화재단, 군포문화재단, 음성군, 의정부문화재단, 하남문화재단이 협력하여 진행하며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2-08-25 12:17:42[파이낸셜뉴스]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한 창작뮤지컬 ‘광주’가 오디션을 개최한다. 오는 4월 13~14일 오디션을 통해 초연 무대를 빛낼 조연 및 앙상블 배우들을 선발할 예정이다. '광주'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광주광역시가 주최하고 광주문화재단과 제작사 라이브㈜가 주관하는 창작뮤지컬이다. ‘2019 님을 위한 행진곡 대중화 세계화 사업’의 일환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기념하는 대표 공연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다. 국내 공연은 물론이고 해외 쇼케이스도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화의 상징곡으로 자리잡은 ‘님을 위한 행진곡’을 차용해, 국가 권력의 계략 앞에서도 끝내 굴복하지 않는 시민들과 그들을 지켜보는 한 편의대원(시위대원으로 위장한 계엄군)의 고뇌 섞인 내용을 담았다. 광주문화재단과 라이브㈜, 극공작소 마방진이 공동제작한다. 라이브㈜는 뮤지컬 ‘팬레터’, ‘랭보’, ‘마리 퀴리’ 등 창작 수작을 잇따라 무대에 올렸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연극 ‘낙타상자’, ‘홍도’, ‘라빠르트망’ 등 작품성 있는 연극을 선보였다. 패럴림픽 개·폐막식 연출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아진 고선웅 연출가가 맡는다. 5·18민주화운동을 다룬 연극 ‘푸르른 날에’, 조정래의 동명 소설 원작 작품 ‘아리랑’, 창극의 신기원을 제시한 ‘변강쇠 점찍고 옹녀’ 등을 선보인 공연계 스타 연출가다. 한국 오페라 ‘1945’ 등을 작곡한 최우정이 작곡을 맡는다. 두 사람은 오페라 '1945'에서 작곡가, 연출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3월 31일까지 이메일 접수로 서류 심사를 진행하며, 서류 전형 합격자에 한해 4월 13~14일 2차 오디션을 개최할 예정이다. 한편, 창작뮤지컬 ‘광주’는 5·18민주화운동의 심장인 광주에서 오는 9월에 첫 선을 보인 뒤, 10월 서울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0-03-23 08:43:381998년 각각 영화와 무용으로 데뷔했던 두 사람은 데뷔 20년 만인 올해 낯선 연극 무대에 발을 들여놓았다. 배우 오지호와 발레리나 김주원. 각각 자신의 영역에서 일가를 이뤄온 두 사람을 낯선 연극계로 이끈 이는 다름아닌 연출가 고선웅이다. 그는 1990년대 중반 감성 짙은 프랑스 멜로 영화 '라빠르망'의 라이선스를 들여와 연극 '라빠르트망'으로 각색하면서 주인공 막스와 리자 역에 이들을 낙점했다. 18일 저녁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서 열린 첫 공연을 앞두고 두 배우를 만났다. ―둘 다 연극 도전이 처음인데 작품 선택 계기는. ▲오지호(이하 오)=연극 무대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은 계속 있었는데 두려움도 그만큼 컸다. 나이가 마흔이 넘고 영화와 드라마에서 20년 동안 연기를 해왔지만 연극 무대는 여전히 오지와 같은 곳이었다. 하지만 마음 속으론 앞으로 어떻게 대중에게 다가가야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 매번 비슷한 배역이 이어져 오는 게 답답하게 느껴졌다. 그러던 중 5월에 처음 고선웅 연출로부터 캐스팅 제의를 받고 고민 끝에 이 연극이 최적의 선택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지금과 좀 다른 오지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잘한 선택인 것 같다. ▲김주원(이하 김)=관객으로 늘 고선웅 연출의 작품을 눈여겨 보고 있다가 올해 초 우리나라 무용계의 전설인 최승희를 모티브로 작품을 만들고 싶단 생각에 먼저 고 연출께 연락을 한 게 시작이었다. 그 작품을 제작하는 것에 대해 공감대를 나누다가 어느날 고 연출이 '그 전에 연극 한편 하자'고 제안했다. 연기를 해본 적이 없어서 '제가 무대에서 입을 열면 개그가 될 수 있어요. 모험이 아니냐' 했는데 고 연출이 '연습하면 할 수 있다'고 강권하시더라. 그러다 나도 궁금해졌다. 춤은 몸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데 언어로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있을지. 공부하고 싶어져서 시작을 했는데 제 생각엔 연습기간이 짧게 느껴졌다. 무대에서 발레리나 김주원이 아닌 배우 김주원으로 어떻게 보여질 수 있을까 새롭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기다려진다. ―처음 도전하는 연극에서 주인공으로 캐스팅 된 것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오=많죠. 저희는 사실 이방인 아닌가. 계속 연극을 하던 동료들한테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 많이 했다. 같이 출연하는 선배, 동료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김=오지호씨도 연기 베테랑이다. 나는 정말 많은 것들을 배웠다. 연습하며 평생 내본 적 없는 큰 소리도 내보기도 하고. 대사의 발음과 톤도 배우고 연습 중간에 즉흥극을 시키기도 하는데 화내는 연습도 시키더라. 같이 하는 배우 동료들을 비롯해 주변이 온통 좋은 선생님들이었다. ―연극에 도전하면서 색다르게 다가온 점은. ▲오=영화나 드라마에서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한번 하고 흘려보내는데 연극은 같은 대사와 연기를 계속 반복해야 하지 않나. 발성부터 동작까지 모든게 새롭다. 또 카메라를 통해서는 클로즈업을 통해 관객과 시청자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지만 연극에서는 내 연기와 움직임을 통해 시선을 끌어야 한다. 쉬운 일이 아니다. 관객들 앞에서 직접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선 여전히 두려움이 남아있지만 이번 연극을 통해 작품 속 인물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길 바란다. ▲김=연극, 너무 매력 있다. 춤은 모든 장르의 공연을 다 해봤다고 말할 수 있는 나였는데 연극이란 장르는 무대에서 펼쳐지는 또 다른 세상이더라. 무대에서 프로로 20년을 서왔기 때문에 이제는 나에게 어떻게 해라 지적할 사람이 없었다. 외국 안무가의 신작을 새로 습득하는게 아니면 오히려 저는 가르치는 입장이었는데 여기서 나는 어린아이처럼 하나부터 열까지 디렉션을 받는 입장이 돼 오히려 새롭고 재밌었다. 연극을 앞으로도 계속할지 안할지는 이 공연을 지나봐야 알 것 같다. 이번 연극을 도전하면서 춤을 추는 데도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 춤으로 감정을 표현할 때 도움이 될 것 같다. ▲오=고 연출이 김주원씨한테 춤추는 법도 가르치더라. 하하. 고 연출이 대단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무용수에게 무용을 가르치다니. ▲김=고 연출이 '난 안무도 할 수 있어요'라고 말씀하시면서 알려주시더라. 하하. 근데 재능이 있으시다. 의자를 만진다든지 상대 배우를 대할 때 동작이 섬세하고 디테일이 있어서 나도 깜짝 놀라곤 한다. 몸소 보여줄 필요 없는데 다 보여주신다. 너무 재밌게 배우고 있다. ―현재 자신의 모습과 각각의 캐릭터 간 싱크로율은 어떻다고 생각하나. ▲오=100%에 거의 도달한 것 같다. 인터뷰할 땐 오지호지만 연습실과 무대에 서면 그냥 막스가 되어 있다. 그래서 죽을 것 같은 절실한 감정도 들고. 대본 넘어 디테일을 살리고 있는 중이다. ▲김=오지호씨는 너무 잘한다. 어떤 배우보다 여유롭고 그만의 스타일이 나오더라. 막스에 최적화돼 있다. 고 연출이 저를 캐스팅할 때 사람들이 갸우뚱했지만 오지호 배우를 선택했을 때도 그랬던 걸로 안다. 근데 이제 와 보니 고 연출이 막스로 왜 오지호 아니면 안된다고 했는지 알 것 같다. 나쁜 남자 막스에 딱이다. 제 캐릭터를 놓고 보자면 저는 아직 100%가 어디까지인지 잘 모르겠다. 리자라는 캐릭터가 어떤 틀 안에 갇히지 않았으면 좋겠다. 과거에 춤을 출 때도 공연 전부터 100%라고 느낀 적은 없었다. 틀을 정해놓고 캐릭터로 들어가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본능적으로 하다 나온 것이 있는데 연극도 그런 것 같다. 공연을 하는 동안 좀 더 무대에서 자유로워지고 극에 빠지면 상상 이상의 리자가 나올 것 같다.―앞으로의 계획은. ▲김=앞으로 뭘 어떻게 하겠다고 계획을 세워서 살았다기 보다 지금껏 물 흐르듯 살아왔다. 인연이 있고 작품도 운명이 있다 생각한다. 매 순간에 최선을 다하다보면, 3주간 무대에서 리자로 살다보면 또 운명적인 인연과 작품이 찾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연극이든 춤이든. ▲오=이 작품 재연을 한다면 또 할 것이다. 재연도 재연이지만 이걸 들고 프랑스에 가서 하는 상상도 한다. 원작 영화의 주인공이었던 모니카 벨루치, 뱅상 카셀 앞에서 하면 재밌을 것 같다. 자기 영화를 먼 타국의 동양인들이 와서 연극으로 보여준다면 그들도 신기해할 것 같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2017-10-18 16:51:05한국연극연출가협회는 올해의 연출가상에 연출가 고선웅(사진·47)을 선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올해부터 주어지는 올해의 연출가상은 그해 가장 활발하고 창의적인 연출 작업으로 연출가로서의 두각을 나타내고 대한민국 연극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연출가 1명으로 선정해 시상한다. 고 연출가는 올해 연극 '칼로 막베스' '푸르른 날에' '홍도' '강철왕'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뮤지컬 '아리랑',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 등 매 작품마다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아 예술성과 대중성을 아울렀다는 평가를 받았다. 선정위원회는 "다양한 장르와 스타일의 연출을 통해 예술적 품격과 대중성을 아우르며 연극연출가의 위상을 높이고 대한민국 공연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월 7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서울문화재단 대학로연습실 다목적 홀에서 열린다.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5-11-23 09:45:30"고전의 힘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4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화류비련극 '홍도'의 프레스콜에서 고선웅 연출과 홍도 역을 맡은 배우 예지원·양영미가 작품이 현대에 갖는 의미를 밝혔다. '홍도'는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을 담은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의리와 순정을 지키는 기생 홍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고선웅 연출은 "순정과 순수를 찾기 힘든 시대에, 사랑과 배려 같은 가치가 녹아있는 고전은 여전히 울림을 가지고 공감을 끌어낸다"고 설명했다. 홍도 역할을 맡은 배우 예지원은 "연약하지만 내면은 씩씩한 홍도의 모습은 우리 시대에도 어깨에 많은 것을 짊어져야 하는 현대 여성의 모습과도 닮아있다"고 말했다. 또 양영미 배우는 "극의 배경이 되는 시대로부터 80년이 지났지만 사랑에 대한 얘기라 전혀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다"면서 "현재를 살아가는 많은 여성들도 처음 사랑을 시작할 때 감정은 홍도만큼 순수하고 애틋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류비련극 '홍도'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10주년 기념작으로 오는 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예지원, 양영미, 김철리, 선종남, 유병훈 등이 출연한다. 3만~5만원. (02)762-0810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최미랑 수습기자
2015-08-04 18:46:58"감회랄 것이 없어요. 10주년. 이제 갓 면허 딴 정도죠." 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열린 화류비련극 '홍도'의 프레스콜에서 고선웅 연출가가 극공작소 마방진의 창단 10주년을 맞은 소감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그동안은 최선을 다했지만 함량 미달이었고 이제 저나 배우, 프로덕션이 내공이 생겼다"며 "배우들이 지금 5기까지 있는데 이제 4기까지는 어디 내놔도 훌륭한 배우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또 "이제 운영체계가 생겨서 비로소 연극을 준비하면 단단하게 할 수 있는 희망이 생겼다. 이것이 10주년의 의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화류비련극 '홍도'는 1930년대 젊은이들의 사랑과 삶을 담은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의리와 순정을 지키는 기생 홍도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다. 마방진의 창단 10주년 기념작으로 공연한다. 예지원, 양영미, 김철리, 선종남, 유병훈 등이 출연한다. 공연은 5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3만~5만원. (02)762-0810 dalee@fnnews.com 이다해 기자
2015-08-04 18:37:31사진=박범준 기자 대학(중앙대 신문방송학과)에 들어가기 전 연극 한 편 본 적이 없다. 그 대신 영화는 텔레비전을 통해 목숨 걸고 봤다. 경기도 여주에서 태어나고 경기도 가평 등에서 살았고 고등학교는 광주에서 다녔다. 그의 주변엔 연극을 본다거나 영화관을 다닌 이는 사실상 없었다. 대학에 들어가자마자 득달같이 달려간 곳은 그 학교에서 가장 큰 연극 동아리였다. 그는 거기서 배우도 하고 극작·연출도 했다. '내 업이 이 길이겠구나' 그는 확신했다. 졸업 무렵, 한 광고회사로부터 5분짜리 연극을 만들면 100만원을 준다는 제의를 덥석 물었다. 당시 그는 124만원 주고 산 컴퓨터 카드빚이 있던 상태였다. "러시아 배우들을 데리고 드라큘라 관 속에 들어가는 장면을 연출하면 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그곳이 제 첫 직장이 돼버렸습니다."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있던 회사 맨 안쪽 구석 책상에서 그는 매일 기획서 쓰는 일을 했다. 4∼5년 그런 종류의 일을 하다 사표를 쓴다. 빠듯한 형편에 집은 옥탑방으로 옮기고 잠자는 시간 빼곤 대본을 썼다. "1년8개월간 한 달에 한 편꼴로 썼어요. 그때 썼던 작품이 두고두고 밑천이 되고 있어요." 앞날이 보이지 않는 날들의 연속이었지만 그 시절만 생각하면 "아름다웠다" 이 말밖에 안 나온다. 그는 1999년 신춘문예를 통해 희곡작가로 등단했다. 아무런 끈도 없는 신출내기 연출 지망생은 무대를 잡기 위해 자신의 대본을 팔았다. 연출가 데뷔는 1999년 초연된 '락희맨쑈'를 통해서 했다. 그 후 연극판에서 슬슬 존재감을 알렸고 오랜 꿈이 실현된 건 2005년이다. 그해 그는 자신의 극단 '극공작소 마방진'의 닻을 올렸다. 극단 사업자신고를 하던 날, 서울 종로세무소 앞에서 대추나무 도장을 팠다. 그 가게에서 가장 비싼 도장 가격이 7만원. 그는 주인에게 "8만원 드릴 테니 최고로 잘 파달라"는 주문했다. 그 주인은 45분 동안 쉬지 않고 도장을 팠다. 그 도장의 힘이었을까. 셰익스피어의 '맥베스'를 재구성한 '칼로맥베스'(2010년), 1980년 광주 이야기를 다룬 '푸르른 날에'(2011년), '리어왕'을 오락비극으로 재창조한 '리어외전'(2012년) 등으로 그는 한국 연극계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작가이자 연출가인 고선웅(47·경기도립극단 예술감독)의 연극 인생은 이렇게 요약된다. 이달엔 그의 작품 두 개가 동시에 극장을 점령한다. 지난 3일 서울 남산예술센터에서 시작한 '푸르른 날에'는 초연 후 해마다 올리는 공연이지만 여전히 관객들이 바글댄다. 러시아 문호 톨스토이의 만년 걸작 '부활'은 오는 1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개막한다. 예술의전당 개관 25주년 기념 페스티벌 기획물로 그는 톨스토이 원작을 직접 각색까지 했다. 막바지 연습이 한창이던 지난 10일 오전 그를 만났다. "작전은 다 짰어요. 이제 실행만 남았습니다." 비장한 소감을 밝혔지만 표정은 한결 편안해 보였다. "그게 톨스토이의 힘"이라고 곧바로 받아친 그는 "죄의식을 그대로 두지 않고 어떤 식으로든 극복하려는 의지를 가진 이야기 자체가 사람을 겸손하고 평화롭게 한다"고 했다. 원작은 자신의 잘못으로 비극적 생을 시작한 카튜사와 이 여인을 구하기 위해 힘든 여정을 펼치는 귀족 청년 네흘류도프의 이야기다. 그는 이 작품을 잡으며 줄곧 견지한 게 "소설의 감동을 해치지 말자. 내 욕심을 위해 소재를 비틀지 말자"였다. 궁극적으로 전하는 메시지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다. "요즘 우리는 도덕성 부재 시대에 살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합니다. 자신의 욕망, 죄의식에 대체로 관대해요. 작품 속 주인공이나 작가는 지치지 않고 반성과 성찰을 했습니다. 조금의 타협도 없었어요. 그럼으로써 자신의 영혼을 찾습니다. 그 울림이 이 연극에서도 전해지길 바랍니다." 무대는 올해 재개관한 CJ토월극장의 공간을 제대로 활용한다. 네 대의 리프트, 30m에 이르는 무대 깊이, 성능 좋은 턴테이블의 효과를 최대한 살린다. 무대 색깔은 블랙이다. 이 검고 텅 빈 무대 턴테이블엔 7m 높이의 언덕이 세워진다. 인물들은 이곳을 오르고 내리고 다시 굴러떨어진다. 인생의 그늘, 고난 그리고 부활을 상징하는 장치다. "기록화를 보는 듯한 느낌일 거예요. 성스러운 분위기가 날 겁니다. 무대엔 아무것도 없어요. 형광등 불빛으로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만 있습니다." 사실주의 작품은 조용히 스며드는 게 보통이지만 이 연극은 끊임없이 요란할 것이라고 했다. 안무가 박호빈이 만든 춤으로 무대는 넘실대고 노래·마임·미장센으로 역동성을 발휘한다. '고선웅 식' 재미는 여전히 응축돼 있긴 하겠지만 이전 작품에서 보여준 시끌벅적한 유머는 아닐 것 같다. "감동에 더 비중을 뒀다. 100년 전 대문호의 간절한 메시지가 다치지 않게 조심조심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부활은 어느 순간 예고 없이 들이닥친다. "굼벵이가 갑자기 날개 달고 날아오르듯, 연극 속 부활도 그렇게 놀랍게 펼쳐질 겁니다." 카튜사는 배우 예지원, 네흘류도프는 서범석이 맡는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2013-05-13 16:31:28그는 두툼한 샌드위치를 우적우적 씹었다. “저 매력 있어요.” 그러곤 씩 웃었다. 이 사이에 양상추 조각을 대롱대롱 매단 채. 당혹스러움도 잠시, 이게 진짜 그의 모습이라고 생각하니 차라리 정겹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고선웅씨(42)는 요즘 서울 대학로에서 가장 바쁜 사람, 아니 바빠 보이는 사람이다. ‘먹기 싫은’ 샌드위치로 끼니를 때우면서 연습 시간을 재촉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얼마 전에 막을 내린 연극 ‘마리화나’랑 오는 15일에 종영하는 ‘강철왕’, 이제 막 시작한 ‘삼도봉 美스토리’가 몰리면서 엄청 잘 나가는 것처럼 보이나 봐요.” 사실 그를 만나고 싶은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오는 10월 14일부터 보름간 경기 성남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남한산성’의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김훈 원작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뮤지컬 대본으로 옮기는 중책을 짊어지게 된 것이다. 소설 ‘남한산성’은 47일간 성안에 갇힌 무기력한 왕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이 마흔 넘어서는 각색을 하지 않겠다고 그렇게 다짐했는데 또 이렇게 하게 되네요.” 그는 원래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털어놓는다. 공연이 진행되는 기간에도 대사를 수정하고 극을 다듬는 버릇 탓이다. 과거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카르멘’ 등에 참여한 적이 있지만 내세우고 싶어하는 눈치는 아니다. “연극은 제가 고치고 싶은 만큼 고칠 수 있지만 뮤지컬은 작곡과 안무까지 모조리 바뀌어야 하니 그런 게 안 통하죠.” 그가 ‘남한산성’ 각색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것은 작가 특유의 문체와 선비의 어법을 고스란히 살려내는 것이다. 각색 제의를 받은 뒤 소설을 읽은 그는 책장을 덮은 뒤 한동안 경외감에 휩싸였다고 말한다. 꼼꼼하고 고집 있기로 유명한 작가의 소설을 무대로 옮기는 작업이 쉬울 리 없다. 그럼에도 그는 ‘의외로’ 이 문제가 쉽게 풀렸다고 전한다. “원작자께서 오히려 짐을 덜어줬죠. 주전파와 주화파, 어느 한쪽도 선, 혹은 악을 몰고가지 말라. 딱 이거 하나였어요. 작품의 주제만 잘 살리면 나머지는 온전히 무대 화법에 맡기신다고요.” 1999년 ‘우울한 풍경 속의 여자’로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을 시작으로 2000년 국립극장 창작공모 당선(떠도는 자, 정여립), 2001년 옥랑희곡상 수상(천적공존기)까지 그는 퍽 인정받는 극작가다.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지만 요즘 대학로에서 ‘고선웅표 연극’은 부러움과 질시를 동시에 받는 흥행작이다. 그럼에도 그는 ‘마음을 비우고’ 뮤지컬 제작에 임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연극 무대에서 모조리 토해냈으니 뮤지컬 무대에선 자세를 낮춰도 불만이 없는 걸까. “대사에는 의미를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의 리듬, 운율이 맛깔나야 한다고 생각해요. 대구나 각운을 맞추기 위해 대사 한 줄 쓰는데 다섯 시간을 소요한 적이 있으니까요. ‘남한산성’ 역시 색다른 경험이자 넘어야 할 산이라고 생각합니다.”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2009-02-12 15:4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