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대륙 질서가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던 중국이 서서히 저물고 베트남, 인도 등 남아시아 시대가 열리고 있다. 1990년 소련의 갑작스런 붕괴에도 흔들리지 않던 아시아를 요동치게 만든 것은 30년 만에 다시 도래한 신냉전이다. 그 진원지는 중국, 더 정확히 말하면 시진핑이다. 시진핑은 2013년 국가주석직에 오르면서 '중국몽'을 외쳤다.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2021년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국가를 건설하고, 2035년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을 실현하고, 2049년에는 경제, 군사, 외교 등 모든 면에서 미국을 뛰어넘겠다고 했다. 시진핑의 도발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는 중국이 1978년 개혁개방 이후 30년 넘게 고도의 성장을 누리며 세계무대에 빅2로 올라섰다는 자신감과 치기의 표현으로 여겼다. 그러나 시진핑은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도발을 했다. 2017년 10월 제19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자회의에서다. 그는 "2050년까지 세계 최강대국, 세계 일류 군대를 만들겠다"며 미국에 직접 도전장을 던졌다. 전 세계 질서를 다시 만들어가던 '빅 보이' 트럼프가 이를 그냥 두고 볼 리 없었다. ■암흑속으로 스스로 걸어들어간 중국 트럼프는 우선 관세카드를 꺼내들었다. 2018년 7월8일 중국산 수입품 818개 품목에 25%의 관세를 부과한 것이다. 중국이 집중투자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전기차, 로봇 등 첨단 제품이 대상이었다. 액수로는 340억 달러에 달했다. 앞서 미국은 시진핑의 도발에 즉각 상법 301조를 발동해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조사에 착수했었다. 시진핑도 물러서지 않았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발표하자마자 미국에서 들어오는 농산물과 자동차 등 545개 품목에 똑같은 액수의 관세를 부과했다. "미국을 넘어서겠다"고 중국 인민에 공언한 시진핑은 이 게임이 자신들에게 불리한 줄 알면서도 달려들 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9월에 다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상품에 10%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미국산 육류 등 600억 달러 규모의 상품에 최고 10%의 관세로 보복했다. 미중 패권전쟁은 이렇게 시작했다. 트럼프는 집권 기간 내내 시진핑의 중국을 거칠게 몰아부쳤다. 관세폭탄 외에도 대만 주권, 홍콩 민주화운동, 위구르 인권탄압 등 트럼프는 늘 시진핑이 불편해하는 사실에 대해 직접적이고 강렬한 수사를 던졌다. 국제사회 공식석상에서도 예외가 없었다. 트럼프를 마주한 시진핑의 얼굴에선 늘 견디기 힘들어하는 긴장과 초조함이 묻어났다. 여기에 중국을 더 곤혹스럽게 만든 것은 북한이었다. 미국 안보의 최전선인 한국과 일본을 위협하는 것을 넘어 미국 본토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타격할 수도 있다고 공언하는 김정은은 그야말로 골치덩어리였다. 김정은이 미중 갈등 속에 고도의 정치 노림수를 던진 것이었지만 문제는 그가 시진핑마저 무시했다는 점이다. 이는 미중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중국이 동북아 지역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이미지를 각인시켜 시진핑을 더욱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그러나 트럼프가 물러나고 2021년 1월 등장한 바이든은 시진핑을 훨씬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은 트럼프보다 훨씬 무섭고 더 정교하다. 바이든은 취임하자마자 세계를 자유진영과 공산진영으로 나누고 신뢰가치사슬(TVC)이라는 이름으로 블록화했다. 쿼드(QUAD), 오커스(AUKUS),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IPEF)이 그것이다. IPEF는 미국을 중심으로 중국과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 등을 제외한 인도태평양 국가를 경제공동체로 묶은 것이다. 역내 포괄적 경제협력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대중국 압박정책이다. 쿼드는 미국과 인도태평양 지역 핵심 동맹국인 일본, 호주와 동맹국은 아니지만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인도를 포함시킨 4자 안보대화체다. 오커스는 미국을 중심으로 영국과 호주가 포함된 3자 안보사슬이다. 모두가 중국의 패권주의 야망을 견제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이제 안에서도 무너진다 중국은 내부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외국인 투자는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내수는 급격히 나빠지고 있다. 중국을 탈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한때 '세계의 공장'이라는 수식어와 함께 식지 않던 용광로는 불이 꺼졌고 이제 균열마저 일어나고 있다. 우선 가장 염려스러운 것은 외국기업들이 대거 이탈하고 있다는 점이다. IBM은 지난 달 말 중국 내 연구개발과 테스트를 담당하는 중국개발센터와 중국시스템센터를 폐쇄했다. 중국 내에서 핵심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 1000여명도 짐을 쌌다. IBM만이 아니다. 이미 올해 들어서만 테슬라, 아마존, 인텔, 에릭슨 등이 중국에서 철수를 했거나 사업 축소를 시작했다. 이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올 2분기 중국의 해외직접투자(FDI)는 148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때 1998년 통계 집계 이후 처음으로 121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을 때도 엄청 놀랐지만 이번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서자 중국 당국은 긴장한 내색이 역력하다. 소비 침체도 심각하다. 코로나19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세계에서 강력한 셧다운 정책을 무려 3년 가까이 진행하면서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엄청나게 타격을 입었다. 이는 곧 부동산 시장 붕괴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훌쩍 넘는다. 집이 안팔리면서 '헝다' 등 거대 부동산 기업의 부도 사태가 발생하고, 이는 주택 구매에 나섰던 사람들의 돈이 묶이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소비 척도를 나타내는 소매판매는 2월 5.5%에서 3월 3.1%, 4월 2.3%, 6월 2.0%까지 떨어졌다. 제조업 PMI도 1월 49.2, 3월 50.8, 5월 49.5를 기록하다가 7월에는 49.4까지 하락한 상태다. 문제는 중국의 붕괴가 앞으로 더욱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시진핑이 권좌에서 내려오지 않은 이상 미국 등 서방세계의 입장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바이든 이후 미국을 이끌 대통령 후보인 해리스와 트럼프도 중국 옥죄기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 공언하고 있다. ■젊고 우수한 노동시장 베트남이 뜬다 중국을 빠져나온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과 인도 등에 새롭게 생산기지를 마련하고 있다. 중국 소비시장이 붕괴된데다 미중 갈등으로 인한 서방의 수입규제를 피해 중국을 탈출해 이들 국가에 안착한 것이다. 이 중 주목할 곳이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인구가 1억 명에 달하는데다 양질의 노동자가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인구의 70%가 생산가능인구(15~64세)다. 이중 35%가 30대 이하 청년층이다. 이는 그만큼 생산과 소비 활동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게다가 왕성한 교육열도 주목받고 있다. 사교육이 극성을 부릴 정도의 높은 교육열은 노동시장에 양질의 노동력을 끊임없이 공급한다. 이같은 역동성 덕분에 베트남은 2018년부터 매년 8% 안팎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기간 중에도 2%대가 넘는 성장세를 보여 세계를 놀라게 했다. 베트남은 사회주의 공산국가임에도 서방 자유진영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도 중국과는 다른 점이다. 미국은 1995년 베트남과 수교를 시작한 이후 각종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베트남을 전략적동반자 관계로 격상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베트남을 최대 생산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무려 1만 건에 육박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베트남은 한국의 3대 수출시장이자 최대 무역흑자 대상국으로 교역액이 877억 달러에 달한다. ■인도의 변화는 정말 눈부시다 인도는 베트남과 함께 중국을 대체하는 시장이다. 가장 큰 매력은 세계 최대 인구 국가이며 노동인구가 젊다는 것이다. 인도는 지난 2023년 4월 14억2800만명을 기록하며 중국(14억2500만명)을 추월했다. 이 중 생산가능인구는 무려 68%에 달한다. 중위연령이 28세로 베트남보다도 젊다. 게다가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노동인구가 많아 글로벌 생산기지로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인도는 지난 10년간 연 평균 6%대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이를통해 2022년 세계 5위의 경제대국이 됐다. 모건스탠리는 인도가 독일, 일본을 제치고 2027년에는 중국에 이어 세계 3위 경제대국에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도의 또 다른 특징은 슈퍼리치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부동산기업 나이트 프랭크(Knight Frank)에 따르면 인도는 향후 5년간 아시아 슈퍼리치 증가율이 50%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것으로 이는 그만큼 벤처기업 활동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유니콘 기업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도는 2014년 모디 총리가 집권한 후 완전히 달라진 나라다.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을 펴면서 서비스업 의존도에서 벗어나 세계의 공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통신, ICT, 신재생에너지, 우주산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모디는 또 2015년부터는 스타트업 육성에 나서면서 연매출 1조원을 넘기는 유니콘 기업을 83개나 키워냈다. 미국, 중국에 이어 3위에 해당한다. 인도는 전통적인 비동맹주의에서 벗어나 이제 서방 자유진영에 속하고 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안보체제를 완성하는 쿼드의 일원이다. 이는 중국을 완전히 대체하는 나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kwkim@fnnews.com 김관웅 기자
2024-09-01 19:29:30[파이낸셜뉴스]20일 AFP통신 등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슈퍼 카탈루냐 할머니'로 알려진 스페인의 마리아 브라냐스 모레라가 별세했다고 알렸다. 향년 117세에 세상을 떠난 그는 SNS 계정에서 자신을 "나는 늙었지만, 아주 늙었지만, 바보는 아니다"라고 소개했다.이날 모레라의 가족은 이날 그의 SNS 계정에 "마리아 브라냐스가 우리 곁을 떠났다"면서 "그는 자신이 원한 대로 평화롭고 고통 없이 잠든 채 세상을 떠났다"고 부고를 알렸다. 모레라는 지난 1907년 3월 4일 미국에서 태어났다. 1907년 경성에서는 고종이 퇴위하고 순종이 즉위했다. 일본제국주의가 대한제국 군대를 강제해산한 해이기도 하다. 동명의 영화로 유명한 배 '타이태닉'가 건조된 것이 1909년이다. 모레라와 그의 가족은 제1차 세계대전이 벌어지던 1915년 스페인으로 돌아가려고 대서양을 횡단하는 배에 올랐다. 이 항해에서 모레라의 아버지가 숨졌다. 당시 모레라도 한쪽 귀 청력을 잃었다. 모레라는 스페인 내전(1936∼1939) 발발 5년 전인 1931년 의사와 결혼했다. 남편이 72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40년을 함께 살았다. 자녀 3명과 손자 11명, 증손자 13명을 뒀고 자녀 중 1명은 그보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 모레라는 2000년부터 스페인 북동부 소도시 올로트의 요양원에서 지냈다. 113세를 맞던 2020년 5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회복했다. 모레라 본인은 2019년 바르셀로나 일간지 반과르디아에 오래 산 비결에 대해 "특별한 일을 하지 않았다. 내가 한 유일한 일은 그저 살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네스 세계기록은 그를 세계 최고령자로 공식 등록했다. 모레라는 고령임에도 소셜미디어(SNS)로 외부와 소통했다. 전날 이 계정엔 "나는 약해지고 있다. 그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울지 마라. 나는 눈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나를 위해 걱정하지 마라. 내가 가는 곳에서 나는 행복할 것이며 어떤 방식으로든 나는 항상 너희와 함께 할 것이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임종을 예감한 것이다. 모레라가 세상을 떠나면서 전 세계 최고령자 타이틀은 116세인 일본인 이토오카 토미코가 넘겨받을 전망이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2024-08-20 20:38:21【베이징=정지우 특파원】지난 2021년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 전기차 테슬라의 차량 결함 주장은 결국 사실이 아니라는 중국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당시 테슬라를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비판하며, 극단적 애국주의를 부추겼던 중국 당국까지 머쓱한 꼴이 됐다. 관영 매체도 테슬라에 우호적으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당국이 앞장선 '테슬라 때리기' 23일 관찰자망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중국 산시성 시안시 웨이양구 인민법원은 중국인 리모씨가 테슬라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사건에 대해 오히려 “리씨는 테슬라에 공개 사과하고, 테슬라의 경제적 손실비 2000위안(약 36만원) 배상하며, 차량 감정비용 2만여위안(약 370만원) 부담해야 한다”며 테슬라의 손을 들어줬다. 사건은 코로나19 초창기인 202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리씨는 그 해 3월 테슬라를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당했다며 또 다른 테슬라 소유주 장모씨와 함께 상하이모터쇼 현장에서 기습 시위를 벌였다. ‘브레이크 고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이들은 모터쇼에 전시된 테슬라 차량 위에 올라가 같은 구호를 외치면서 소동을 일으켰다. 이들은 테슬라 모델3차량의 브레이크 고장으로 온 가족이 사망할 뻔했는데도, 테슬라 측이 차량 환불과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 당국은 ‘테슬라 때리기’ 태도를 취했고, 여론도 반(反) 테슬라로 기울었다.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번 사건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며 법에 따라 소비자의 합법적 권익을 수호하는 데 책임을 다할 것”이라면서 “기업은 철저하게 품질 안전과 관련한 책임을 져 소비자에게 안전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공산당 정법위원회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창안왕도 논평을 통해 그동안 테슬라 고객들이 제기했던 차량 의혹 사건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신에너지 차량 시장의 최강자로서 고객에게 안전한 제품을 공급하기는커녕 문제가 났는데도 제대로 된 해법을 내지 않고 계속해서 차주들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며 “명백히 위험을 알면서도 큰일은 작게 만들고, 작은 일은 없던 일로 만드는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가 됐다”고 비판했다. 중국 당국이 테슬라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보인 것은 처음이 아니다. 같은 해 2월 시장총국 등 5개 기관은 테슬라 관계자를 ‘웨탄’(예약 면담) 형식으로 불러 중국 법규 준수와 내부 관리 등을 지적하며 공개 질타했다. 또 테슬라 차량을 통한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면서 군대와 국영회사 임직원들에게 테슬라 차량 사용을 제한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자국 기업 육성을 위한 ‘테슬라 옥죄기’라는 해석도 나왔다.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는 이런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보도를 내놨다. 네티즌들도 “조국이 무엇을 불매하라고 말한다면 우리는 반드시 그렇게 한다”면서 동참을 독려했다. 앞면에 ‘브레이크 고장’, 뒷면에는 ‘도로 위의 보이지 않는 살인자’라고 쓰인 티셔츠까지 팔리기도 했다. 이 여파로 테슬라의 4월 중국 지역 판매량은 전월에 비해 27% 감소했다. 판결은 반전..외투 강조하는 당국 그러나 중국 법원의 판결이 잇따라 나면서 상황은 반전되고 있다. 웨이양구 인민법원의 의뢰를 받은 감정 기관은 “브레이크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고장이 없었다”며 “브레이크 페달 미작동으로 인한 제동 성능 저하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의견을 냈다. 테슬라와 장씨의 명예훼손 1심 소송에서도 법원은 테슬라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22년 11월 광둥성 차오저우시에서 발생한 테슬라 질주 사고와 1인 미디어의 관련 보도를 놓고도 관할 법원 역시 “1인 미디어가 30일 동안 틱톡(중국명 더우인)에 테슬라에게 사과하는 성명을 내고 3만위안(약 545만원)을 배상하라”고 결정했다. 관영 매체들은 “차량의 문제가 없다는 사실에 비춰 테슬라에게 배상해야 하는 금액은 크게 부족하다”면서 “공정하고 건전한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에 해를 끼치는 불법 행위에 대해 합리적인 제재를 가해야 업계 전체가 장기적인 발전을 이룩할 수 있다”고 태도를 전환했다. 앞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 회의 참석차 6년 만에 미국을 방문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지난 16일(현지 시간) 미국 기업인들과 만찬을 갖고 “중국은 미국의 동반자이자 친구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또 테슬라에겐 “테슬라의 중국에서의 발전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테슬라는 웨이보 공식 계정에 글을 올렸다. 중국 관련 부처 또한 외국 기업 차별 해소와 투자 유치 당근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23 12:56:50최근 코로나19 유행 이후 젊은 2형 당뇨병 환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관리는 뒷전이다. 당뇨병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린다. 당뇨병에 걸렸다고 해서 무슨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실제 본인이 당뇨병에 걸렸는지 모르는 사람도 많다. 질병관리청이 13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당뇨병 인지율은 66.6%, 치료율은 62.4% 수준이다. 즉, 당뇨병 환자 3명 중 1명은 자신이 당뇨병 환자라는 것을 모르고 치료를 받고 있지 않다. 어릴수록 더 심각하다. 우리가 본격적으로 건강검진을 받는 것은 남성의 경우 군대에 가거나 여성은 직장에 입사한 후다. 질병청에서 발표한 자료만 봐도 당뇨병 선별검사는 40세 이상 성인이거나 위험인자가 있는 20세 이상 성인은 매년 시행하는 것이 좋고 일반인의 경우에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2년마다 1회라고 돼 있다. 20세 이전 청소년은 '당뇨병 사각지대'인 것이다. 청소년 시기에 당뇨병에 걸리게 되면 관리가 안될 가능성이 더 높다. 당뇨병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당뇨병을 적절하게 관리하지 않는 경우 뇌졸중, 심근경색증, 만성콩팥병, 망막병증, 신경병증, 발기부전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할 수 있다. 문제는 발병하기 전에는 무서움을 모른다는 것이다. 당뇨병은 혈액 속의 포도당(혈당)이 높아 소변으로 포도당이 넘쳐 나와 지어진 명칭이다. 특히 어릴 때부터 오랜 시간 높은 혈당에 노출되면 그만큼 합병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젊은 당뇨병 환자의 경우 인슐린이 부족한 1형 당뇨병 환자가 많았다. 하지만 감염병으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비만이 함께 동반되는 2형 당뇨병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영양조사를 살펴봐도 공복 고혈당 유병률이 2007~2009 4차에서 4.76%, 2016~2018 7차에서 11.36%로 높은 증가를 보였다. 34세 이하 청년층의 당뇨병 환자 수는 지난 2020년 기준 약 14만명으로 증가했다. 특히 의료진들은 10대에서 단식 과당혈증 혈당수치가 당뇨 전단계인 100~125㎎/dL 사이인 것은 당뇨병 혈당수치인 126㎎/dL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10대 청소년은 당뇨병 전단계부터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공감한 국회의원들이 지난 2021년 '소아·청소년·청년 당뇨병 환자 등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명수의원 대표발의)'을 발의한 바 있다. 주요 내용은 19세 미만 환자·저소득층 젊은 환자 대상 혈당관리 비용지원 근거 마련, 젊은 당뇨병 환자를 위한 권역별 지원센터 설치, 젊은 당뇨병 환자에 대한 예방관리사업 등이다. 올해 3월, 8월 두 차례 걸쳐 법안소위 상정 및 심의를 진행했다. 하지만 통과되지 않으면 내년 5월 21대 국회 임기종료와 함께 파기되는 실정이다. 진단 사각지대에 있는 젊은 층의 경우 당뇨병 전단계에서 관리하면 당뇨병으로 발전되지 않도록 예방이 가능하다. 소외된 젊은 당뇨병 환자에게 정부의 지원책이 필요한 때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2023-11-13 18:37:06[파이낸셜뉴스] 조선시대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재연행사 '첩종'이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다시 열린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첩종'은 경국대전(병전 25편)에 나와 있는 어전사열과 비상대기에 사용되는 큰 종이다. 궁궐에 입직한 군사뿐만 아니라 문무백관과 중앙군인 오위(五衛)의 병사들까지 모두 집합해 점검을 받는 사열의식이다. 오위는 중위(의흥위), 좌위(용양위), 우위(호분위), 전위(충좌위), 후위(충무위)로 구성된다. 군대 군율을 유지하고 군기를 다스려 국가 근본을 유지하고자 하는 조선 전기의 중요한 제도다. 건국 초기 문무의 조화 속에 국가 안정을 꾀한 조선왕조 면모를 보여주는 의식이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오는 20일부터 22일까지 오전 11시와 오후 2시에 하루 2회 경복궁 흥례문 앞에서 ‘2023년 궁궐 호위군 사열의식 첩종' 행사를 개최한다. 2011년 처음 시작된 이 행사는 '경국대전'을 토대로 국왕의 행차와 사열을 위한 진법과 연무를 극으로 재구성해 선보인다.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재개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출연자 약 120명이 참여한다. 출연자들은 조선 초기 진법 '오위진법' 중 일부를 직접 펼쳐 '진(陳)'의 운영 원리를 보여준다. 전통무예 시연과 함께 실제 전투 장면도 연출한다. 특히, 고증을 기반으로 재현된 조선전기 복식과 무기, 의장물도 볼 수 있다. 이 행사는 별도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무료로 즐길 수 있다. '첩종' 행사 기간 중에는 수문장 교대의식과 광화문 파수의식을 운영하지 않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10-17 16:26:50[파이낸셜뉴스] 미국 재정적자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연방정부가 2030년대에는 '군대를 거느린 보험회사' 꼴이 날 것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이하 현지시간) 경고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1일 미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면서 뒤늦게 나마 미 재정적자 부담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이같은 경고가 나왔다. 소 잃었지만 외양간은 안 고쳐 조 바이든 행정부가 뒤늦은 신용등급 강등에 대해 '이상하다'고 비판하고, 상당수 투자자들도 크게 충격 받지 않았지만 이번 등급 강등은 미 국채 운용방식에 대한 뒤늦은 경종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재정적자 한도증액 협상이 수시로 벼랑 끝 협상으로 치닫고,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가파르게 올리면서 막대한 재정적자 부담이 현실이 되고 있지만 정치권이 지나치게 느긋하다고 WSJ은 비판했다. 등급 강등이라는 경고가 나왔지만 여전히 대응은 없다는 것이다. 미 국채 대신 주식에 투자했다면 291배 더 벌어 적자 문제를 등한시하는 정치권의 태도는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미 국채 투자 수익이 다른 자산에 비해 형편없다. 뉴욕대(NYU) 재무학 교수 아스와스 다모다란에 따르면 1928년 미 3개월 만기 국채, 신용등급이 중단 단계인 회사채, 그리고 주식에 투자했을 경우 지난해 말을 기준으로 한 평가액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94년 전 100달러를 3개월물 국채에 투자했을 경우에는 지난해 말 평가액이 고작 2141달러에 불과하다. 21.41배 수익률이다. 회사채는 같은 기간 4만6379달러로 평가액이 불어난다. 가장 성과가 좋은 투자는 주식 투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준으로 98년 전 100달러를 투자했을 경우 지난해 말 평가액이 62만4534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6245.34배 수익률이다. 주식 투자가 국채 투자에 비해 수익률이 291배 더 높았다는 뜻이다. 공급 늘지만 수요는 줄어 투자자들은 미 국채에 대해 이전만큼 높은 신뢰를 갖지 않고 있고, 투자도 줄일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은행(BOJ)이 지난달 말 자국 국채 수익률 변동폭이 확대되는 것을 허용하겠다며 사실상의 금리인상을 추진하면서 미 국채 인기는 더 시들해졌다. 미 국채 최대 투자자들인 일본 투자자들 일부가 일본 국채 수익률이 오르자 미 국채를 팔고 일본 국채를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가 시들해지기 시작했지만 미국의 국채 발행은 급격하게 늘고 있다. 미 연방정부는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테러와의 전쟁', 2008년 세계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적자가 급격히 늘었고, 이에따라 국채 발행 규모도 폭증했다. 미 재무부는 앞으로 수개월간 국채 경매 규모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미 연방정부, 군대 거느린 보험사 전락하나 지난해 연준이 가파른 금리인상을 시작하기 전까지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높은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속에 연준이 금리를 끌어올리기 시작하면서 얘기는 달라지고 있다. 40여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로 인해 미 정부의 국채 이자 부담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미 국채 부담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다. 미 의회예산국(CBO)는 오는 10월 마감하는 2023 회계연도에 미 부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을 웃돌 것으로 비관했다. 이에따른 이자 부담은 엄청나다. 국방비를 제외한 행정부의 재량적 지출 예산 4분의3을 이자로 지출해야 한다. 2031년에는 이자 지출이 행정부 재량지출 예산과 맞먹을 것으로 CBO는 추산했다. 이자를 내고 나면 쓸 돈이 없다는 의미이다. 노인의료보장(메디케어), 사회보장, 군사비 지출 등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예산 지출을 제외하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거의 없다는 뜻이다. WSJ은 이렇게 되면 미 연방정부가 '군대를 거느린 보험회사'와 다를 바 없게 된다고 꼬집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2023-08-13 06:16:14[파이낸셜뉴스] 왕이(王毅)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이 7개월 만에 다시 '외교부장'으로 복귀하면서 향후 한중관계 등 한반도 역내 정세에도 변화가 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시진핑 국가주석 체제에서 10년간 외교부장으로 활동했던 왕이 위원은 지난해 말 친강(秦剛) 부장에게 직을 물려준 뒤 외교분야 최고위직인 당 중앙 외사판공실 주임을 맡아 그간 중국의 '외교 사령탑'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회는 지난 25일 친 부장을 전격 면직하고 왕 위원을 외교부장으로 재선임했다고 밝혔다. 친 부장은 최근 한 달여 동안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서 건강 이상 등 각종 '설'(說)에 휩싸였던 상황이다. ■中 '한·일과의 관계증진' 강조..한중일 3국 정상회의 탄력 전망도 전문가들은 '전랑 외교'의 대표주자로 불렸던 친 부장에서 왕 위원으로 다시 중국 외교부장이 교체됨에 따라 한중 간 갈등이 완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우리 정부가 연내 개최를 추진 중인 한중일 정상회의와 중국 내 코로나19 재유행 및 외교부장 교체로 '불발'됐던 왕 위원 방한 및 한중외교장관회담 개최가 재추진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왕 위원은 이달 초 중국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2023 한중일 3국 협력국제포럼(IFTC)' 참석 당시 한중일 3국 간 관계 증진을 위한 민간 교류 활성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후 14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을 계기로 열린 박진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을 통해서도 '한중일 정상회의·외교장관회의 등 3국 협력 협의체의 재활성화를 위해 적극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왕 위원은 같은 날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에서도 한중일 3국 고위급(차관) 회담 개최를 제안하고, 당시 박 장관과의 회담을 위해 당초 예정됐던 영국 외교장관과의 회담을 '약식 회동'으로 바꾼 것으로 알려져 한중관계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8월 칭다오에서 열린 박 장관과의 한중외교장관회담 땐 "자장면을 먹으러 한국에 가겠다"고 말했고, 이에 박 장관도 "한국을 방문하면 나와 같이 북한산 등산도 하고 제일 맛있는 자장면을 함께 먹으면 좋겠다"고 화답하기도 했다. ■북중러 내부적 진통 시달려...中 친강의 몰락은 전랑외교의 몰락 전문가 그룹에선 최근 러·우전쟁 중인 러시아는 프리고진의 군대가 모스크바로 진격하다가 회군하는 일이 발생하고, 중국은 발전속도가 더뎌지기 시작했으며 중국의 발전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차이나 피크(China Peak)’ 담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전랑외교의 대표주자로 칭송받던 친강 외교부장이 한 달여간 잠적 후 실각하면서 중국내 내부 권력 투쟁 심화 가능성과 함께 독재국가의 인사시스템에 문제점을 드러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반길주 서강대 국제지역연구소 책임연구원은 통화에서 "신냉전 시대의 특징으로 '자유진영과 독재진영’의 대결이 펼쳐지는 가운데 독재진영의 대표적인 국가 러시아, 중국, 북한이 내부적 진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독재국가의 경우에 안으로 곪아도 권력으로 짓눌러 이를 숨기기 때문에 문제를 치유할 수 있는 능력도 저하되는 함정에 빠진다"며 "친강의 잠적이 한 달이 되도록 대내외에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바로 독재국가의 민낯으로 이런 상황은 독재국가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선 잠적중인 친강을 대신해 왕이 위원이 대리 참가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중국은 즉각 이에 대한 해명을 내놓지 않다가 한 달이 지나서야 친강을 해임하고 왕이를 임명한다는 발표가 나왔다. 그는 "중국 상무위는 친강을 면직한 사유도 지금까지 공개하지 않으면서 독재국가임을 자처하는 모양새가 펼쳐지고 있다"며 "중국 외교적 측면에선 전랑외교의 롤모델이었던 친강의 몰락은 전랑외교의 몰락이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이번 중국 외교부장 임명과 해임의 과정에서 독재국가의 단면과 치부가 드러난다는 설명이다. 이례적인 내각 파동이 발생해도 중국 인민에게 별다른 설명도 필요 없다는 인식은 인류사의 정치발전과 사회발전에서 중국이 후진국이라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는 중국 내부적으로는 침묵을 강압할 수 있지만 국제사회에선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마련이라는 얘기다. 반 책임연구원은 "북한은 이미 김정은에 의해 마구잡이식 인사가 이루어진 지 오래다. 그런 면에서 독재국가의 공통점이 수렴된다고 볼 수 있다"며 "별다른 설명 없이 국가를 독재자에 의해 마구잡이식으로 운영해도 되는 국가에서 자유는 박탈되기 마련이며, 친강 사태는 신냉전에서 자유진영이 연대를 강화해 자유와 규칙기반 질서를 지켜야 하는 이유를 더욱 상기시킨다"고 강조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3-07-27 17:04:16[파이낸셜뉴스] 코로나19로 중단되었던 내한 공연 및 대형 콘서트가 이어지며 올 상반기 공연계가 활기를 찾고 있다. 19일 예스24티켓에 따르면 올 2분기 공연 티켓 판매액이 155.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전체로 봤을 때도 공연 판매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5% 증가했다. 이는 지난 1월 30일부터 시행된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를 시작으로 실내 공연장 공연이 활성화되고, 엔데믹 국면을 맞아 인기 아티스트의 내한 공연이 증가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 상반기 공연계는 다양한 페스티벌의 성공적 개최, K팝 아이돌의 콘서트 성황, 연이은 해외 유명 팝스타들의 내한 공연으로 한껏 달아오른 분위기다. 월별 공연 판매액 역시 이를 방증한다. 이찬원, 엑소, 보아, 트와이스 등의 콘서트 티켓 오픈 영향으로 2월 대비 3월 공연 판매액이 133.3% 증가했다. 상반기 공연 판매액이 가장 높은 달은 5월로 NCT 드림과 더보이즈, 태연의 티켓 오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라우브, 찰리 푸스 등 해외 뮤지션의 내한 공연 티켓 오픈이 있던 6월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2023년 상반기 예스24의 공연 예매를 가장 활발하게 이용한 연령층은 2030세대였다. 30대 비중이 38.2%로 가장 높았고 20대(35.8%), 40대(18.2%), 50대 이상(6.3%), 10대(1.4%)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과 비교했을 때 40대에서 3.9%p 증가했으며 50대 이상에서는 1.9%p 감소한 점이 눈에 띈다. 성별로는 여성(82.9%)이 남성(17.1%)보다 약 4.8배 많았다. 다양한 K-POP 콘서트 라인업… 판매액 15% 증가 세부 공연 분야별로 살펴보면, 콘서트 분야는 K팝 대형 가수들의 활약 및 연이은 해외 팝스타들의 내한으로 올 상반기에는 작년 동기 대비 15%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K팝 아이돌의 공연이 최상위권을 점유하며 작년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한편, 내한공연이 처음으로 5위권에 진입하며 눈길을 끌었다. NCT드림의 서울 앙코르 콘서트 'NCT 드림 투어 '더 드림 쇼2 : 인 유어 드림', 6년 9개월 만에 열리는 샤이니의 국내 대면 콘서트 '샤이니 월드 VI', 더보이즈의 두 번째 월드 투어 콘서트 '더 보이즈 2ND 월드투어: 제너레이션'이 각각 1위에서 3위를 차지했다. '찰리 푸스 내한공연'이 4위로 뒤를 이었고,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는 2022년과 동일하게 5위에 올랐다. 연극 분야의 경우, 인지도 높은 스타의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들이 상위권에 오르며 지난해 상반기 대비 149% 판매 상승했다. 배우 손석구의 연극 복귀작 '나무 위의 군대'가 1위를 차지했고, 김유정, 정소민, 이상이, 김성철 등 스타 출연진으로 관객을 끌어모은 '셰익스피어 인 러브'가 2위에 올랐다. 4위 '라스트 세션'도 신구, 이상윤의 출연으로 호응을 얻었다. 또한 대학로 연극인 '포쉬' '라스트 세션' '올드위키드송'이 3위에서 5위를 나란히 기록하며 대학로 공연도 활성화되는 흐름을 엿볼 수 있었다. 김상균 예스24 티켓사업팀장은 "완연한 엔데믹 추세로 각종 내한 공연 및 페스티벌 등 굵직한 공연들이 합류하며 올 상반기 동안 공연계 활황세가 지속됐다"며 "하반기에는 포스트 말론, 찰리 푸스 등 해외 유명 아티스트들의 내한과 인기 K-팝 가수들의 공연을 비롯해 서울에서 열기를 이어가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10년 만에 부산으로 귀환한 뮤지컬 '레미제라블', 국내에서 첫선을 보이는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등 다채로운 공연이 연이어 예정된 만큼 시장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한다"고 전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2023-07-19 09:17:59[파이낸셜뉴스] 최근 초복을 맞아 푸짐한 점심식사를 제공받은 육군 간부가 관련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한 미담이 나온지 이틀도 채 지나지 않아 육군 한 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리 장병에 대한 부실 급식 논란이 또 불거졌다. 코로나로 격리된 병사의 급식.. 친형이라는 사람이 공개 13일 군 관련 제보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현재 7군단 예하부대에서 복무하고 있는 병사의 친형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A씨의 글이 올라왔다. A씨는 “코로나19 사태가 점점 해제되어가고 있지만 얼마 전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온 동생은 7군단 격리시설에서 격리를 하게 되었다”며 “동생이 5일 동안 격리하면서 보내온 격리자 급식이 너무 부실하였기에 하소연하고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 제보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오늘 동생한테 받은 급식 사진”이라며 식판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을 보면 큰 반찬칸에 케첩이 조금 담겨있으며, 케첩을 담아야 할 작은 칸에는 동그랑땡이 담겨 있다. "군대는 까라면 까는거 맞지만, 이건 아니죠" A씨가 공개한 또다른 식판 사진에는 큰 반찬칸에 처음부터 절반으로 잘려 나온 다짐육만 덩그러니 놓여 있다. A씨는 이어 “동생은 격리 해제될 때까지만 참으면 된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지만 이러한 형태의 부실 급식들(을 받는 대상)이 저의 동생 뿐만 아니라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의 형제, 자식들일 수도 있기에 글을 작성했다”며 “‘군대에서는 까라면 까는 거다’ 와 같은 말들을 듣고 지내면서 코로나 격리 때는 위와 비슷한 급식이 나와 다른 인원이 제보를 할 때에도 나는 군인이니 참아야 한다는 식으로 참아왔지만 저 뿐만 아니라 저의 동생까지 이런 대우를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A씨는 “이 글을 읽으시는 여러분들께서도 군대를 전역하셨거나 복무 중이시고 이러한 자식들을 둔 부모님의 입장이라면 이런 격리자 대우가 옳지 않다고 생각해 주시길 바라며 글을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누리꾼 "3년 전으로 돌아간 듯, 눈물난다" 해당 게시글과 사진을 접한 누리꾼들은 분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어느 부대인지는 몰라도 (관련자) 처벌해야 할 듯” “나라 지키는 군인들에게 저런 밥을 주다니..군인들은 사람도 아닌가” “3년 전으로 돌아간 듯 하다” “미치겠다” “7군단 나온 사람으로서 눈물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7군단 측은 사실상 ‘부실 급식’을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육대전에 따르면 7군단 측은 해당 게시물에 대해 “최근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해 격리된 장병들에게 도시락을 제공하는 과정에서 정량(1인표준량)에 미치지 못하는 급식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하였다”며 “앞으로 군단은 급식분야 실태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시스템을 개선하여 격리 장병들에게 양질의 급식을 제공하겠으며, 생활여건 전반을 재점검하고 보완하여 유사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지휘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07-14 06:27:42[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전문가들이 한국이 주요7개국(G7)의 정식 회원국이 될 자격을 충분히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한국이 이달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초청됐다며 가입 관건은 한국의 분명한 정치적 의지와 기존 회원국들의 동의라고 보도했다. 미국 허드슨 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 패트릭 크로닌은 한국이 영국에 이어 일본에서 열리는 G7 정상회의에 초청된 이유가 있다며 “한국은 정말 같은 클럽의 일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G7과 같은 반열에 이미 올랐다며 “단지 G7의 정식 회원국이 아니라는 것뿐”이라고 했다. G7 회원국이 되기 위해서는 기존 7개 나라 모두가 가입에 동의해야 한다. 지난 2020년 여름 미국에서 개최 예정이었던 G7 정상회의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 등을 초청대상으로 언급했지만 이 회의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취소됐다. 이듬해 영국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으며 2022년 독일이 개최한 정상회의에는 초청을 받지 못했다가 올해 일본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한국과 호주, 러시아, 인도를 추가해 G11으로 확대하는 안을 밝힌 이래 한국의 G7 합류 가능성이 거론됐으며 지난 3월에는 미국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의 앤서니 김 연구원이 보고서를 내고 조 바이든 행정부가 G7에 한국을 초청해 G8으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미국 전문가들은 한국이 경제력과 정치력, 군사력, 민주주의 발전 수준 등을 감안하면 G7에 합류하기에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VOA는 전했다. 스콧 스나이더 미 외교협회 한미정책국장은 VOA와 가진 인터뷰에서 “기존의 G7 회원국들과 비교할 때 한국은 그들의 성취와 기여에 걸맞은 충분한 정치적, 경제적 무게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도 호주, 인도 등 G7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국가들도 있다면서도 “한국은 그중 가장 중요한 위치에 서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10대 경제 대국이자 주요 교역 대상국이며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는 민주주의와 자유, 규범에 입각한 국제질서 유지에 초점을 맞춘 가치에 기반한 외교정책을 천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의 자격 조건과는 별개로 G7 가입은 고도로 정치적인 문제이며 따라서 한국이 정치적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앤드류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G7 가입 결정은 매우 정치적인 것”이라며 G7에 서방 국가들이 너무 많다는 지적은 한국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공평성을 따진다면 경제력은 작지만 영토가 큰 남미의 브라질이 G7에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G8에 참여하길 희망한다고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3-05-12 11: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