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오성택 기자】 경남 김해 장유 ‘유하리유적’이 가야왕국의 핵심국가였던 금관가야의 대규모 마을로 밝혀졌다. 김해시는 오는 11일 유하동 198번지 발굴현장에서 ‘김해 유하리유적 발굴조사 공개설명회’를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유하리유적은 금관가야의 대표유적인 양동리고분군에 묻힌 가야인의 생활유적지로, 유하리유적 내 남쪽의 유하패총은 경남도 기념물 제45호로 지정돼 있다. 시는 정부 국정과제인 가야문화권 조사연구 및 정비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12월 한화문물연구원에 발굴조사를 의뢰해 이달 말 완료할 계획이다. 시는 지난 2월 27일 유하동 148-2번지 777㎡에 대한 발굴 성과를 언론을 통해 먼저 공개햇으며, 이번 설명회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진 성과를 공개하는 자리다. 발굴조사는 유하동 148-2번지(3구역)과 198번지(4구역)에서 실시됐으며, 조사결과 비교적 좁은 1200㎡ 면적에서 대형 주거지 4동과 지상식 건물지 1동, 고상건물지 3동 및 수혈 16기, 패각층 등이 확인돼 유하리유적에 대규모 마을이 존재했다는 것이 입증됐다. 특히 수혈건물지는 패각층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으며, 148-2번지 구역은 남해와 망덕리집단 등 다른 지역을 조망하기 좋은 구릉의 정상부에 위치하고 있어 이곳에 제사유적이나 방어시설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또 198번지 구역은 산사면의 경사를 이용해 지상식 주거지 4동·고상건물지 2동·수혈 15기 등 생활유적이 상하층으로 분포하고 있다. 이번에 조사된 대형 주거지는 화재로 전소됐지만, 가운데 4주 이상의 주혈과 벽주가 남아있고 북서쪽에 치우쳐 아궁이가 설치돼 있다. 아궁이의 위치는 ‘조왕신을 차려놓은 것이 모두 입구의 서쪽에 있었다’는 삼국지(三國志) 위서 동의전(魏書 東夷傳)의 기록과 부합된다. 시는 또 공개설명회에 앞서 지난 5일에 2차 학술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자문위원들은 “이곳이 금관가야 중심지인 봉황동마을과 견줄만한 마을유적일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국가지정문화재 추진 등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보호와 정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관계자는 “자문위원들의 의견대로 유하리유적에 대한 종비정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선 학술조사가 선행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마을 주민들의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9-04-10 11:37:07【김해=오성택 기자】 경남 김해를 중심으로 한 금관가야인들의 옷매무새인 ‘복식’(服飾)이 고구려와 백제, 신라인들과는 확연히 달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부산대 한국전통복식연구소는 지난 13일 열린 가야복식 복원사업 연구용역 중간보고회를 통해 “지금까지 수집 조사된 주요 연구내용을 보면 금관가야의 복식은 고구려의 왕과 관리들의 삼(衫, 윗도리)과 백제·신라의 유(襦, 저고리)와 다른 포(袍, 두리마기) 및 장유(長襦, 긴저고리)를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국전통복식연구소는 금관가야인들이 착용한 관모와 머리장식, 허리띠, 신발 등 130여점을 조사 후 아이템별·신분별·남녀별로 장신구를 구분했다. 또 금관가야를 비롯해 주로 한반도 남부에서만 확인되는 세로로 긴 형태의 철판을 가죽으로 엮거나 납작한 못으로 고정해 만든 갑옷인 ‘종장판갑’(縱長板甲) 중심의 갑주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궐수문(고사리 모양의 무늬), 새문양, 세선 장식을 특징으로 하는 갑옷을 확인했다. 시 관계자는 “내년 3월 대구 패션페어에서 ‘금관가야의 복식’이라는 주제로 국제학술세미나를 열어 금관가야 연구 성과를 알리 계획”이라며 “이번 연구 결과에 따라 가야복식을 문화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가야왕도 김해시는 가야사 재정립의 하나로 가야복식 복원사업에 대한 연구용역을 부산대 한국전통복식연구소에 맡겼으며, 이날 김해시청에서 연구용역 중간보고회가 개최됐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2018-11-14 15:23:19최근 개통한 부산외곽고속도로의 유일한 휴게시설인 김해금관가야휴게소가 지역 관광홍보의 거점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곳 휴게소는 한국도로공사의 '음식문화 선진화' 캠페인에 발맞춰 식당을 고급 한정식 분위기로 꾸미는 등 새로운 식(食)문화를 선보여 큰 인기를 끌고 있다.15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김해금관가야휴게소는 건물 외부 조형물과 화장실, 식당 메뉴까지 온통 '가야사' 콘셉트다. 정부의 가야사 복원사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해당 지자체와 함께 김해시 관문에 자리잡은 지리적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휴게소 본관 건물에는 수로왕 일행과 바다를 건너온 수로왕비의 상징물이 장식돼 있고 휴게소 뒤편에는 말을 탄 가야 무사상이 서 있다. 2층 전망대에는 김해금관가야 이름을 활용한 포토존과 함께 유명 갤러리 못지 않은 가야의 유물을 담아놓은 미디어아트가 마련돼 있다.식당 또한 기존 휴게시설에서는 볼 수 없는 중후한 멋의 인테리어와 식탁 배치로 고급한정식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차별화된 음식의 멋과 맛을 제공하고 있다. 식당 메뉴판에도 수로왕갈비탕, 가야시래기추어탕, 가야튀김우동, 가락어묵우동 등 '가야'가 살아 숨쉬고 있다. 김해금관가야휴게소는 다른 고속도로 휴게시설의 3찬 중심의 획일적인 음식 맛을 개선하기 위해 반찬문화를 혁신적으로 바꿨다.최근에는 16가지의 음식 및 반찬류에 대한 품평회를 열어 고객이 직접 맛있고 좋아하는 음식에 투표하는 방식을 통해 10가지의 음식류를 앞으로 한달 동안 로테이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커피매장 또한 직접 로스팅한 원두커피로 인기를 끌고 있다.휴게소 관계자는 "이곳에만 있는 '고운동커피'는 기존 프랜차이즈 브랜드와 맛에서 비교할 수 없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며 "고속도로 휴게시설의 새로운 문화를 주도해 나간다는 긍지를 갖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18-03-15 17:35:32부산시 기장군과 경남 김해시 진영을 최단거리로 잇는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가 7일 오후 5시 완전 개통됨에 따라 대감분기점 인근 김해금관가야휴게소도 본격 영업에 들어갔다. 한국도로공사는 지난 2010년 착공 후 7년 2개월의 공사 기간을 거쳐 48.8km 구간의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를 완공했다. 이 고속도로에는 남해고속도로, 중앙고속도로, 경부고속도로, 부산·울산고속도로를 연결하는 4개의 분기점(진영, 대감, 노포, 기장)과 6개의 나들목(진영, 한림, 광재, 김해가야, 금정, 기장철마)이 있다. 이날 오전 11시 김해 금관가야휴게소에서 열린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개통식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서병수 부산시장, 한경호 경남지사 권한대행, 허성곤 김해시장, 오규석 기장군수, 시민 5000여명이 참석했다. 개통식이 열린 김해금관가야휴게소는 기장방향과 창원방향 차량들이 모두 이용할 수 있도록 대감분기점 1.8㎞ 지점에 위치한다. 상하 통합형인 김해금관가야휴게소는 5만2100㎡의 부지에 소형차량 304대, 대형 46대, 장애인용 6대 등 모두 356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을 마련했다. 또 각 방향 차량을 위한 ex알뜰주유소도 들어서 영업을 시작했다. 김해금관가야휴게소는 옛 가락국의 터전에 세워진 역사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고전과 첨단 IT(정보기술)의 만남'이란 콘셉트를 내세운 '미디어아트'를 마련했다. 여느 유명 갤러리에 못지 않은 이곳 미디어아트는 가야의 유물을 담아놓은 투명 LCD 쇼케이스를 곳곳에 전시,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쇼케이스 유물로는 경주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말탄무사모양뿔잔 (높이 23.2cm)을 비롯해 김해박물관에 있는 굽다리접시(높이 13cm) 등 갖가지 유물이 망라돼 있다. 2층 옥상에는 낙동강을 한눈에 조망하는 2층 루프탑 카페와 함께 전망대 포토존이 설치돼 있고, 버스킹 등 각종 공연을 할 수 있는 특별무대도 마련돼 있다. 휴게소 관계자는 "첨단 시설을 바탕으로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몇개월에 걸쳐 만반의 준비를 해왔다"며 "휴게시설 자체가 고객이 즐겨찾는 목적지가 될 수 있도록 다양한 이벤트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2018-02-07 10:02:36김해 봉황동 유적 전경 창녕 교동 39호분 원경 금관가야 수로왕대 왕궁터로 추정되는 경남 김해 봉황동 유적과 창녕 교동 39호분 발굴조사가 시작된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가야문화권 중요 유적에 대한 학술조사·연구의 하나로 지난해에 이어 금관가야 추정 왕궁터인 '김해 봉황동 유적'(사적 제2호)과 비화가야권의 중요 고분인 '창녕 교동 고분군'(사적 제514호) 39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를 오는 4월 4일에 착수한다. 김해 봉황동 유적은 금관가야 수로왕대의 왕궁터로 추정되며, 그동안 일제 강점기에 회현리 패총 조사를 시작으로 주변 일대에 대한 발굴조사가 60여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그 결과, 토성, 주거지 유구, 패총 등이 확인됐으나 아직 왕궁이나 도성의 명확한 실체를 찾지는 못하였다. 금관가야는 가락국이라고도 하며 서기 전후부터 532년까지 경남 김해지역을 중심으로 세력을 떨친 가야국이다. 이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에서 지난해부터 추정 왕궁터 중심부에 대한 발굴조사를 시작해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에 이르는 문화층과 각종 수혈 유구(구덩이)를 확인했다. 올해는 오는 4월 4일부터 본격적인 발굴조사를 시작해 가야 시기의 유구와 유물을 통해 역사적 변천 과정을 밝혀낼 계획이다. 또 비화가야권의 중심 무덤군인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의 북서쪽에 있는 교동 39호분에 대한 발굴조사도 시행한다. 지난 2014~2015년에 걸쳐 진행된 39호분 주변 지역에 대한 발굴조사 결과 기존에 알려진 3기 이외에 21기의 무덤을 새롭게 발견했으며 다양한 무덤 구조와 함께 둥근고리큰칼 등 총 410여 점의 유물이 다량 출토됐다. 이 무덤 주변 일대는 아직 정비되지 않은 곳으로 현재 나무가 우거져 있으며 교동 39호분은 그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이 고분은 지름이 약 25m에 달하는 대형 봉토분으로, 올해 조사를 통해 무덤의 성격을 파악해 정비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2016-03-31 09:05:41[파이낸셜뉴스] 경상북도 '김해 봉황동 유적' 발굴조사에서 5세기 금관가야의 대규모 토목공사 흔적이 나타났다.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오는 24일 김해 봉황동 유적 발굴현장에서 조사성과 설명회를 연다고 22일 밝혔다. 김해 봉황동 유적은 금관가야의 왕궁 또는 왕성으로 알려져 있다. 일제강점기부터 지금까지 봉황대 구릉을 중심으로 유적 일대에 대한 발굴 조사가 여러차례 이뤄졌다. 그간의 조사에서 항구 창고터를 비롯해 야철터, 건물터, 조개무지, 환호, 토성, 지석묘 등 청동기 시대부터 금관가야에 이르는 유적이 확인됐다. 국립가야문화연구소는 봉황대 구릉 동편의 경사면과 평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패각 성토층을 확인해 그 성격을 규명하기 위한 세부조사를 진행해 왔다. 연구소 조사 결과 봉황대 구릉 북동편의 저지대는 다량의 조개를 섞어 경사지게 켜켜이 다져 쌓아 대지 조성 및 확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구조물은 가야 당시의 토목기술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같이 조개껍질을 쌓아 성토한 토목 기술은 지반을 강화하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가능하게 한 것으로 보여진다. 패각성토층은 최대 깊이가 4m로 길이는 주변 봉황토성 성벽까지 이어질 것을 고려하면 100m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성토 방법은 주로 넓은 대지를 조성할 때 이용된다. 경주 황룡사터와 부여 금강사터 등 삼국시대 절터에서 단편적으로 확인된 바 있다. 연구소는 봉황동 유적 성토층이 이들 유적보다 조성 시기가 앞서고 조개 껍질을 섞어 사용한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 측은 "금관가야의 전성기는 4세기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규모의 공사가 5세기에 이뤄졌다는 것은 당시 지배층의 권력이 공고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봉황동 유적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조사와 자연과학적인 분석 연구 등을 통해 가야왕성의 실체를 밝힐 방침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4-10-22 14:39:33문화체육관광부는 주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국의 유네스코 문화유산을 소개하고 그들이 그 문화유산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유네스코 문화유산 탐방’ 사업을 22일부터 11월까지 총 8회 진행한다. 지난 2014년부터 매년 진행한 ‘유네스코 문화유산 탐방’ 사업은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에게 세계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은 한국의 전통문화유산을 널리 알림으로써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높여왔다. 올해는 2023년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것을 기념해 ‘가야고분군’을 중심으로 한 ‘백제역사지구’, ‘해인사 장경판전’, ‘한국의 서원’ 등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할 수 있는 문화 체험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아울러 문화유산과 연계해 문체부의 ‘로컬 100’에 선정된 ‘삼례문화예술촌’과 ‘동의보감촌’도 방문한다. 외국인 콘텐츠 창작자(인플루언서) 등을 주요 참여 대상으로 정해 한국이 보유한 유네스코 문화유산의 우수성과 가치를 널리 알릴 계획이다. 첫 번째 행사로 22~23일 외국인 콘텐츠 인플루언서와 학생들이 경남 김해와 함안에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인 ‘가야고분군’을 둘러보고 가야 역사를 살펴본다. 주요 방문 코스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금관가야의 시조 수로왕의 능, 함안말이산고분군, 함안연꽃테마파크 등이며, 가야 시대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가야금도 배워본다. 참가자들은 옛 가야 지역을 탐방한 후 그들만의 시선과 제작기법으로 콘텐츠를 만들어 SNS 등을 활용해 확산할 계획이다. 문체부는 ‘가야고분군’ 탐방을 시작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 탐방’ 프로그램을 7회 더 진행하고, 모든 탐방 과정에서 참가자들이 펼친 다양한 활동과 이들이 제작한 콘텐츠를 소개하는 영상을 제작해 코리아넷 유튜브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용호성 문체부 국제문화홍보정책실장은 "각 나라의 참여자들이 독창적인 콘텐츠로 우리 문화유산과 지역의 문화를 흥미롭게 담아내고 이를 통해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널리 확산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n1302@fnnews.com 장인서 기자
2024-06-21 03:41:43고대 가야 문명을 대표하는 고분 유적 7곳을 묶은 '가야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회의에서 가야고분군을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국이 보유한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14건, 자연유산 2건 등 총 16건으로 늘어났다. 가야는 삼국시대 한반도 남부에 존재했던 고대 국가 연맹체로, 주로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번성한 작은 나라들로 이루어졌다. 경남 김해에 있었던 금관가야를 비롯해 경북 고령 대가야, 경남 함안 아라가야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 세계유산으로 가치를 인정받은 가야고분군은 1∼6세기 중엽에 걸쳐 영남과 호남 지역에 존재했던 고분군 7곳을 묶은 연속 유산이다. 여기에는 김해 대성동 고분군을 비롯해 고령 지산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 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합천 옥전 고분군, 전북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등이 포함돼 있다. 가야고분군은 오랜 준비 과정을 거쳐 세계유산에 오르게 됐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당초 김해와 함안 고분군, 고령 고분군 등은 각각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해 잠정목록에 올랐으나 문화재청은 2015년 이를 '가야고분군'으로 묶어 등재를 추진하기로 하고 7곳의 유적을 추가 선정한 바 있다. 이번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등재와 관련해 최응천 문화재청장은 "가야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는 2013년 잠정목록에 오른 이후 10여년 동안 민·관·학이 함께 마음을 모아 이뤄낸 쾌거"라면서 "세계에서 인정한 가야고분군의 가치를 지키고 널리 홍보해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는 세계유산으로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9-17 22:20:02[파이낸셜뉴스] 함안 말이산 고분군 유리조각들이 삼국시대에 유입된 로마양식 유리용기 '로만글라스' 제품으로 확인됐다. 2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지난 2021년 발굴조사된 함안 말이산 고분군 75호분에서 5세기 무렵 제작된 중국제 연꽃잎무늬 청자그릇 1점이 출토됐다. 그 주변에서는 일반적으로 '로만글라스'라 불리는 둥글게 말린 장식이 달린 감청색 유리조각이 아라가야 권역에서는 처음으로 수습됐다. 이와 비슷한 유리조각이 경주 금관총, 사천왕사지 등 신라권역과 김해 대성동 고분군 91호분, 합천 백암리사지 등 가야권역에서도 발견된 사례가 있어 이 유리조각은 아라가야가 주변국과 교류했음을 보여준다.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유리 생산지 확인을 통해 유입 경로를 파악하고자 함안 말이산 고분군 출토 유리조각 2점과 김해 대성동 고분군과 경주 사천왕사지에서 출토된 유리조각 각 1점에 대한 과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유리조각 4점은 칼슘(라임)의 함량이 높고 알루미나 함량이 낮아 로만글라스라 부르는 소다-라임 유리로 확인됐다. 로만글라스는 소다 원료를 기준으로 다시 로마유리 또는 사사니아유리로 분류된다. 유리조각 4점을 소다 원료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로마유리 또는 사사니아유리의 분류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천마총, 황남대총 등 신라 고분에서 출토된 로만글라스가 전형적 로마유리 또는 사사니아유리 범주에 포함된다는 점과 비교할 때 분명한 차이점이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이로 미뤄 보아 4점의 유리 용기 조각은 제작과정에서 기존 로만글라스와는 다른 제작원료를 사용하였고, 제작 집단 또한 상이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로만글라스 형태의 유리 용기 조각이 영남권역에서만 발견되는 점을 볼 때 제작지와 제작 원료가 다양한 로만글라스가 고대에 한반도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유통됐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오는 29일 한국문화재보존과학회에서 함안 말이산 고분군에서 수습된 고대 유리 용기 조각에 대한 과학적 분석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2023-04-26 11:15:47【김해(경남)=정순민 기자】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2012년부터 2년 주기로 한국인이라면 꼭 가봐야 할 '한국관광 100선'을 선정·발표해오고 있다. 관광지에 대한 일반 평가와 지방자치단체 추천, 빅데이터 분석 등을 통해 최종 선정지를 정하는데, 몇몇 여행지의 경우는 2~3곳을 묶어 발표하는 경우가 있어 딱 100곳은 아니다. 지난해 말 발표한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는 지난 2012년 이후 6회 연속 선정된 14곳을 포함해 총 100곳의 관광지가 이름을 올렸다. 이중 청와대 앞길과 서촌마을, 롯데월드 서울스카이(이상 수도권), 한밭수목원(충청권),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호남권), 김해 가야테마파크(경상권) 등 33곳은 이번에 처음 등재된 여행지다. 그중 경남 김해에 있는 가야테마파크와 인근 관광지 몇 곳을 둘러봤다. ■김수로왕의 전설을 찾아서 본격적인 여행을 떠나기 전 먼저 알아둬야 할 이야기가 있다. 삼국유사에 전해져 내려오는 금관가야(가락국) 시조 김수로왕과 인도 아유타국(阿踰陀國) 공주 허황옥 스토리다. 삼국유사에 따르면 먼 옛날 낙동강 주변의 평야 지역(지금의 김해)에는 왕이 없이 9명의 부족장이 나라를 다스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하늘에서 황금알 여섯 개가 내려와 그중 가장 먼저 깨어난 알에서 나온 이가 왕이 되었다. 그가 가락국의 시조 김수로왕이다. 또 김수로왕은 이역만리 타국에서 붉은 깃발을 단 배를 타고 온 여인과 혼례를 올렸는데, 그녀가 김수로왕과 백년해로하며 금관가야를 강성하게 한 김수로왕의 비(妃) 허황옥이다. 김수로왕과 허황옥의 러브스토리는 김해 가야테마파크 내 가야왕궁 메인 건물인 태극전에서 시작된다. 가야왕궁 안에는 TV드라마 '김수로'(2010년) 세트장으로 쓰였던 건물이 일부 남아 있는데 2층 높이의 건축물인 태극전도 그중 하나다. 이곳에서는 김수로왕의 탄생 설화부터 허황옥과의 혼례까지 모든 이야기를 직접 손으로 터치하며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증강현실(AR) 전시가 진행되고 있어 흥미롭다. 주말에는 가야 왕과 왕비 옷을 입고 어좌에 앉아 사진을 찍을 수도 있어 인증샷을 남기기에 좋다. ■김해의 '노을 뷰 맛집' 분산성 김해에 왔다면 꼭 둘러봐야 할 곳 중 하나가 분산성(사적 제66호)이다. 해발 382m의 야트막한 분산 정상에는 두툼하게 석탑 띠를 두르듯 돌을 쌓아올린 산성이 있다. 이곳은 최근 '김해의 만리장성'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노을 뷰 맛집'이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곳이다. 김수로왕과 혼인을 한 허황옥이 고향 아유타국을 그리워하며 거닐었던 곳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분산성은 정확한 축조 시기를 알 수 없다. 허왕후 전설이 깃든 해은사(海恩寺)가 인근에 있어 가야시대부터 축조를 시작했다고 추정하지만, 삼국시대는 물론 청동기 시대의 흔적도 발견된다. 고려와 조선시대, 그리고 최근까지 오랜 세월 여러 차례 증축과 복원을 거쳐 지금의 반듯한 모습으로 꾸며졌다. 총둘레 929m 중 서북 30m 구간은 성곽이 무너진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역사의 숨결을 좀 더 생생히 느낄 수 있다. 봉수대로 오르기 직전 성곽을 따라 탁트인 전망을 보며 고즈넉한 산책을 해도 좋다. '왕후의 노을'이라고 불리는 분산성의 노을은 운명의 짝을 찾아 이역만리 타국 땅으로 온 허황옥이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산에 올라 바라보았던 노을이다. 기암괴석과 숲이 섞여있는 좁은 산길을 지나면 분산성과 김해 전경이 다시 펼쳐지는데, 동문 쪽에서 바라본 풍경보다 아늑하고 정겹다. 왜군의 침입을 연기로 알리던 봉수대는 지난 1999년 복원돼 분산성 반대편 김해 시내를 지켜보고 있다. ■수로왕릉과 수로왕비능 김해 가야테마파크에서 자동차로 15분 거리에 수로왕릉이 있다. 높이 5m의 원형 봉토 무덤인 수로왕릉을 이곳 사람들은 납릉(納陵)이라고 부른다. 납릉 정문의 화반 위에는 석탑을 가운데 두고 두 마리의 물고기가 마주 보고 있는 문양(쌍어문·雙魚文)이 있다. 김수로왕의 비인 허황옥이 인도에서 왔다는 증거 중 하나라는 쌍어 문양이다. 납릉 옆 숭정각에는 수로왕과 허왕후의 표준 영정이 있다. 수로왕은 붉은색, 허왕후는 푸른색 옷을 입고 있다. 낮에는 문이 열려 있어 영정을 볼 수 있다. 숭정각의 영정은 분산에 있는 해은사 영정을 토대로 그린 것이다. 가락유물관에는 가야시대의 철기 문명과 고대 유물들이 전시 중이다. 춘추대제 때 제례 상차림의 모습과 제례복 등을 볼 수 있어 흥미롭다. 수로왕비능은 수로왕릉에서 북쪽으로 1㎞ 남짓한 곳에 있다. 가야 건국 설화가 전해지는 구지봉과 인접하고 동쪽으로 분산성을 바라보는 위치다. 왕비능이 수로왕릉보다 높은 지대에 있는 것이 특이한데, 전해지는 이유도 다양하다. 원래는 수로왕을 위한 자리였는데, 허왕후가 먼저 세상을 떠나자 수로왕이 사랑하는 왕비를 위해 명당을 내어주었다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한 허왕후의 세력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김해시민들의 휴식처, 수릉원 수로왕과 허왕후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이 상상되는 수릉원은 왕가의 품위가 느껴지는 생태공원이다. 옛 공설운동장 자리에 수로왕릉과 가야왕들의 묘역인 대성동 고분군을 이어주는 단아한 숲을 만들었다. 수로왕과 허왕후의 만남을 테마로 조성되어 동쪽의 산책로는 김수로왕을 기념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구실잣밤나무, 상수리나무 등 곧게 뻗은 나무들이 서 있고 서쪽의 산책로는 대성동 고분군을 지나 허왕후를 위한 공간으로 이어진다. '허왕후를 위하여'라는 이름이 붙은 길에는 감, 살구, 개복숭아 등 열매를 맺는 유실수를 심어 여성적인 느낌의 산책로를 조성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대나무 사이 나무데크를 통해 보이는 언덕에는 허왕후의 고국인 인도와 불교를 상징하는 피나무 군락이 있다. 정원의 연못은 해상왕국인 가야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옛 가야시대 습지에서 서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가시연꽃이나 노랑어리연꽃 등을 심었다. 신록이 우거진 봄부터 단풍이 물드는 가을까지 김해 시민들의 피크닉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jsm64@fnnews.com 정순민 기자
2023-04-06 18:4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