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자녀 대신 손주를 돌보는 할머니·할아버지에게 주는 '손자녀 돌봄수당'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손주 1명당 한 달에 20만~30만원으로 액수는 크지 않지만, 맞벌이 가구 증가에 따른 일·가정 양립 방안으로 시행되고 있다. 정부는 지자체들의 사업 내용, 효과 등을 분석해 전국구 제도 확대 여부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일종의 '파일럿' 프로그램인 셈이다. 15일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조부모 돌봄수당' 지급사업을 운영하는 지자체는 서울, 경기, 경남, 광주 등 4곳이다. 광주는 2011년부터 실시했고, 서울 등 3곳은 2년 조건부 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해당 사업을 시작한 서울은 만 24~36개월 이하 아동을 조부모가 월 40시간 이상 돌보면 월 30만원을 지급한다. 올해 관련 예산은 77억4000억원 규모다. 경기와 경남은 올해 7월부터 새로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한 달에 40시간 이상 돌봄을 수행한 조부모에게 경기는 아이 1명당 30만원을, 경남은 가구당 20만원을 준다. 광주는 지원대상 아동이 영유아기를 지난 만 8세 이하 손자녀까지다. 지자체 중 지원 범위가 가장 넓다. 단, 소득 기준이 없는 경기를 제외한 서울·경남·광주는 '중위소득 150% 이하' 소득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시행 초기지만 조부모의 도움을 받고 있는 맞벌이 부부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른 지자체에서도 돌봄 정책의 일환으로 도입을 논의 중이다. 은석 덕성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린이집 등원 전과 부모 퇴근 전까지 아이를 돌봐줄 사람이 필요한 상황에서, 조부모가 보조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유혜정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조부모의 손주 돌봄을 노동으로 인정하고 사회적으로 그 가치를 인정하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가 조부모 등 가족에게 돌봄의 책임을 과도하게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조부모가 자발적으로 돌봄을 선택하기보다는 돌봄을 강요받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찬섭 동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조부모 돌봄수당이 실질적으로 혜택이 되지 않는 가정도 있으며, 이러한 제도는 자칫 지자체가 가족들에게 돌봄 책임을 전가하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부모 돌봄수당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돌봄수당 도입에 원칙적으로 반대 입장"이라며 "사회적 돌봄 체계,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고 나아가 유보 통합, 늘봄학교 등 과제가 많은데 조부모 돌봄으로 행정력이 분산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돌봄은 전문인력 체계로 구축할 계획"이라며 "서울시와 경기도의 사례를 철저히 분석하고, 조부모 돌봄수당의 전국 확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홍예지 이창훈 기자
2024-08-15 18:25:08코로나19 이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구직 증가율보다 구인 증가율이 더 높은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위험·고강도 육체노동에도 임금 등이 열악해 제조현장직 기피현상이 이어지고 고령화로 돌봄서비스 구인난이 확대된 결과다. 이에 현장직의 근무여건을 개선하면서 외국인력을 적극 활용해 돌봄서비스 이용비용을 낮춰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역 노동시장 수급상황 평가'에 따르면 지난 2019년 3·4분기 대비 올해 3·4분기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력수급 불균형이 심화했다. 인력수급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표인 노동시장 긴장도(tightness)가 16개 지역(세종 제외) 중 광주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했다. 서울, 부산 등 대도시는 0.5를 하회한 반면 전남, 충남, 충북 등에서는 1을 상회했다. 구인분포와 구직분포 간 격차가 클수록 지수가 높아져 노동시장 수급의 질적 지표로 사용되는 미스매치도 상황은 비슷하다. 제주, 광주, 강원, 대전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팬데믹 이전보다 확대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전남·충남은 노동시장 긴장도가 1을 상회하는 데다 미스매치 지수도 지역 평균보다 높았다. 이 같은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는 팬데믹에 따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제조현장직 기피, 고령화에 따른 돌봄서비스 수요 확대 등 팬데믹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구조적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 우선 제조현장직의 경우 연령별로는 30대 이하 젊은 연령층뿐 아니라 40대에서도 구직자가 감소했다. 세부 직종별로는 화학(플라스틱 제조 등), 금속(용접, 주조 등) 등 고위험·고강도 육체노동이 요구되는 직종을 중심으로 인력수급 상황이 악화됐다. 돌봄서비스도 구인과 구직 모두 증가하고 있지만, 구인이 더 크게 증가해 구직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돌봄서비스 구인은 지난 2019년 3·4분기 대비 올해 3·4분기에 133.9% 증가했고 구인 비중 역시 2019년 초 대비 약 2배 상승했다. 특히 고령화가 돌봄서비스 구인 증가율과 60세 이상 비중 변화 간 상관계수가 0.58에 달해 고령화가 돌봄서비스 노동수요 증가에 작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분석은 한은 지역본부에서 수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됐다. 상당수 업체가 2019년 대비 2023년에 채용정원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인력이 부족하다고 응답한 업체 비중이 지난 2019년 12.0%에서 2023년 15.3%로 증가했다. 이에 우리나라 전반에서 나타나는 직종 측면의 인력수급 불균형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인력수급 정책을 지역보다 직종에 초점을 맞춰 대응해야 한다는 결론이 제시됐다. 특히 제조현장직 중에서도 자동화가 어려운 필수 직종은 핵심기술이 다음 세대로 이전될 수 있도록 정책적·자구적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돌봄서비스 인력수급 불균형 완화를 위한 외국인력 활용도 필요하다. 송상윤 한은 제주본부 기획금융팀 과장은 "제조현장직은 근무여건 개선 노력 등으로 제조현장에서 근무하는 20~40대의 평균 근속연수가 긴 기업에 혜택을 주는 정책 등이 필요하다"며 "돌봄서비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지 않은 외국인력을 적극 활용하여 돌봄서비스 이용에 따른 비용을 낮추면서 인력수급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찬 기자
2023-12-26 18:35:38[파이낸셜뉴스] 여성 1인당 일평생 식사준비, 청소, 돌봄 등 무급 가사노동이 91조원 이상 흑자 생산을 기록한 반면, 남성은 91조 적자를 나타낸 것으로 분석됐다. 남성의 경우 가사노동을 하는 것 보다 소비가 월등히 많았다. 남녀 모두 38세에 가사노동 소비보다 생산이 많은 최대 흑자를 냈는데, 여성의 흑자액은 1848만원에 달했으나, 남성은 259만원에 그쳤다. 27일 통계청은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국민시간이전계정 개발 결과(무급 가사노동 평가액의 세대 간 배분 심층분석)'를 발표했다. 국민시간이전계정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 가사노동의 생산, 소비, 이전에 대한 세대 간 배분을 파악한다. 성별 생애주기적자(소비-생산)를 보면 남성은 가사노동 생산보다 소비가 많아 91조6000억원 적자, 여자는 가사노동 생산이 많아 91조6000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여전히 여성에게 가사노동 쏠림 현상이 심한 모습이다. 남성의 가사노동 생산은 31세에 흑자로 진입한 후 47세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최대 생산은 39세로 900만원을 나타냈다. 여성은 25세에 흑자로 진입한 후 가정관리, 자녀 양육을 중심으로 가사노동 생산을 많게 유지하다가 84세가 돼서야 적자로 전환했다. 자녀 양육의 영향으로 38세에 2541만원 최대 생산을 기록했다. 연령별로 보면 유년층(0~14세)은 돌봄 소비가 많아 131조6000억원 적자, 노동연령층(15~64세)과 노년층(65세 이상)은 각각 128조1000억원, 3조5000억원 흑자를 나타냈다. 유년층은 돌보기, 노동연령층과 노년층은 가정관리(음식, 청소, 세탁 등)를 주로 소비했다. 노년층에서 가사노동 생산이 늘어난 모습도 관측됐다. 2019년 노년층의 가사노동 생산 비중은 2014년 대비 2.9%p 증가한 16.5%를 나타냈다. 노년층은 가정관리 71조2000억원, 가족 및 가구원 돌보기 7조9000억원, 참여 및 봉사활동 1조7000억원 등을 생산했다. 1인당 가사노동 생애주기적자는 0세에서 가장 많은 3638만원을 기록했다. 0세 이후 생애주기적자는 돌봄소비가 줄어 감소하는 반면 가사노동 생산은 15세 이후 점차 증가해 26세에 흑자 전환했다. 26세 이후 가사노동 흑자는 증가하면서 최대 생산연령인 38세에 정점(1026만원)을 보였다. 38세 이후 가사노동 흑자는 점차 감소하며 75세에 적자로 전환하는 흐름이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3-06-27 10:41:22[파이낸셜뉴스] 여성가족부와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가스검침원 등 가구 방문 서비스 제공기관의 관리자와 노동자도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대상에 포함한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스검침원과 노인 돌봄, 장애인 돌봄 등 가구 방문 서비스 제공기관에 폭력예방교육과 폭력 피해시 대처법 교육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외국인 노동자 등 예방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교육 대상을 발굴해 전문 강사를 파견하거나 교육프로그램을 안내할 방침이다. 여가부는 찾아가는 폭력예방교육 사업을 통해 지난 10여년간 152만여명을 대상으로 총 4만여회의 교육을 제공했다. 교육 지원을 희망하는 기관이나 단체는 예방 교육 통합관리 사이트 또는 대표 전화로 신청하면 된다. 전국 교육지원 기관 18곳에서 별도의 비용 없이 폭력예방교육 강사가 진행하는 대상별 특화 교육을 받을 수 있다. honestly82@fnnews.com 김현철 기자
2023-05-03 15:33:04[파이낸셜뉴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노인돌봄 체계 공공성 강화를 위해 국공립 장기 요양기관의 목표 비율을 설정하고 구체적인 이행계획을 수립할 것을 보건복지부에 권고했다. 또 노인돌봄 종사자인 요양보호사의 처우 개선을 위해 표준 임금 기준을 제시할 것도 함께 권고했다. 20일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 2008년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라 장기요양제도가 공적사회보험 일환으로 도입됐지만 제도 도입 초기 민간기관 주도로 요양서비스가 제공되면서 민간 의존도가 심화됐다. 지난 2020년 기준 전체 장기요양기관 2만5384곳 중 민간 기관은 2만5140곳, 국공립 기관은 244곳으로 전체의 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인권위는 “민간 기관은 국가 재정을 지원받지만 비용 절감 등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어 민간 기관 주도의 노인돌봄체계는 서비스의 질적 저하나 돌봄 공백 등 여러 문제를 낳을 수 있다”며 “양질의 서비스를 담보할 수 있는 공공인프라 확충과 국가 주도의 공적 노인 돌봄 체계로의 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인권위는 장기요양기관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 45만명의 고용 형태와 임금을 합리화하고 이들의 건강권·휴식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 2020년 기준 요양보호사는 월평균 108.5시간을 일하고 평균 114만원을 벌었다. 절반 이상은 시간제 계약직이다. 인권위는 "민간기관은 이윤을 추구하는 속성상 비용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를 최대한 줄이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노인 돌봄 노동자의 저임금 문제로 귀결됐다”고 지적했다. 인권위는 “코로나19와 같은 사회적 위기 상황에서 노인 돌봄 노동자는 대면 노동이 불가피한 탓에 감염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방역 등 업무량이 늘어 신체적·정신적 소진이 심각하다"며 적극적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이 밖에도 인권위는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관한 고시' 정비도 함께 요구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2022-04-20 17:09:38민주노총 민주일반노동조합연맹이 12일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돌봄 국가책임 강화 , 돌봄노동자 처우개선·고용안정 실현, 돌봄기본법 국정 과제 채택 등을 촉구했다. 사진=김범석 기자 [파이낸셜뉴스] kbs@fnnews.com 김범석 기자
2022-04-12 15:14:40보건의료와 돌봄 노동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현장이 한계 상황에 놓였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보건의료 및 돌봄분야 현장실태 폭로 및 긴급 요구안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자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대책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병원노동자, 요양시설종사자, 장애인활동지원사, 간병노동자 등 각계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현장 실태를 폭로했다. 김민정 간호사(의료연대본부 조직부장)는 정부의 BCP(업무연속성계획)지침과 인력부족 등으로 현장 노동자들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증상이 남아 있었지만 격리기간이 단축돼 출근했던 간호사가 근무 도중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며 "감염 위험성이 있는 간호사가 항암 등 감염에 취약한 환자를 보고 있고, 기저질환 코로나 감염자는 일반 병동에서 치료받게끔 바뀌면서 병원 내 감염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요양원의 경우 격리 공간이 없는 상황에 확진자가 폭증해 입소자·종사자 모두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 요양보호사들에게는 방역 물품 등이 지급되지 않고 격리 기간 중 임금이 삭감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요양보호사는 "현재 요양원에는 확진자 병원 이송이 제대로 안되고 있어 내부에서 치료 회복을 하다 보니 직원들도 확진이 증가하고 있다"며 "요양보호사들은 의료인이 아님에도 방호복을 입고 입소자들의 혈압, 체온 등을 검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에 대한 처우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또 다른 활동지원사는 "장애인 이용자로부터 감염된 활동지원사는 자가격리로 인해 소득 감소를 겪어야만 한다"며 "이용자가 활동지원사의 휴무일 등 서비스 제공 외 시간에 동선을 확인하거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병노동자가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받는 차별과 인권침해가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간병노동자는 △코호트 격리시 간병노동자에 식사 미지급 △산재보험 미적용 △격리기간 박탈 등 피해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간병노동자를 필수노동자로 발표 했지만 여전히 제도권 밖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간병노동자의 근로조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지연 기자
2022-03-24 18:24:14[파이낸셜뉴스] 보건의료와 돌봄 노동자들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의료현장이 한계 상황에 놓였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24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보건의료 및 돌봄분야 현장실태 폭로 및 긴급 요구안 발표 기자간담회'를 열고 "노동자에게 희생만 강요하는 정부대책을 강력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병원노동자, 요양시설종사자, 장애인활동지원사, 간병노동자 등 각계 보건의료 노동자들이 마이크를 들고 현장 실태를 폭로했다. 김민정 간호사(의료연대본부 조직부장)는 정부의 BCP(업무연속성계획)지침과 인력부족 등으로 현장 노동자들이 한계에 봉착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증상이 남아 있었지만 격리기간이 단축돼 출근했던 간호사가 근무 도중 쓰러지는 일도 발생했다"며 "감염 위험성이 있는 간호사가 항암 등 감염에 취약한 환자를 보고 있고, 기저질환 코로나 감염자는 일반 병동에서 치료받게끔 바뀌면서 병원 내 감염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요양원의 경우 격리 공간이 없는 상황에 확진자가 폭증해 입소자·종사자 모두 감염 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또 요양보호사들에게는 방역 물품 등이 지급되지 않고 격리 기간 중 임금이 삭감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 요양보호사는 "현재 요양원에는 확진자 병원 이송이 제대로 안되고 있어 내부에서 치료 회복을 하다 보니 직원들도 확진이 증가하고 있다"며 "요양보호사들은 의료인이 아님에도 방호복을 입고 입소자들의 혈압, 체온 등을 검사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장애인활동지원사에 대한 처우 개선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또 다른 활동지원사는 "장애인 이용자로부터 감염된 활동지원사는 자가격리로 인해 소득 감소를 겪어야만 한다"며 "이용자가 활동지원사의 휴무일 등 서비스 제공 외 시간에 동선을 확인하거나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병노동자가 코로나 방역 현장에서 받는 차별과 인권침해가 사라져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 간병노동자는 △코호트 격리시 간병노동자에 식사 미지급 △산재보험 미적용 △격리기간 박탈 등 피해 사례로 설명했다. 그는 "정부는 간병노동자를 필수노동자로 발표 했지만 여전히 제도권 밖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며 "환자에게 안전한 환경을 만들기 위해선 간병노동자의 근로조건이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연대본부는 현 정부에 △방역완화 지침 중단 및 지침 준수에 대한 지원 강화 △민간병상 확보 △격리기간 단축 관련 세부지침 마련 △인력부족 및 안전대책 마련 △차별 및 인권 침해 행위 중단 등을 요구했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기자
2022-03-24 12:16:072030년 노동시장은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취업자 감소와 함께 4차 산업혁명 등 디지털 전환 영향으로 산업·직업별 일자리 구조도 급속히 재편될 전망이다. 고령화 영향으로 사회복지, 보건 등 서비스업 취업자는 크게 늘어나는 반면 비대면으로의 변화가 큰 도소매업 고용은 크게 줄어든다. 친환경차 전환으로 인해 자동차 업종의 고용구조도 대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측됐다. ■보건 취업자 급증…자동차는 '뚝' 고용노동부가 3일 발표한 '2020~2030 중장기 인력수급 전망'의 산업별·직업별 전망을 보면 우선 산업별로는 2030년까지 서비스업(113만1000명)이 취업 시장을 이끌어갈 전망이다. 이 중에서도 보건복지업 취업자(78만1000명)는 고령화에 따른 돌봄수요 급증으로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다. 정보통신업(13만5000명)과 전문과학기술(11만5000명) 등도 디지털 뉴딜 등 기술혁신 및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대표적 전통서비스업인 도소매업(-1만4000명)은 자동화, 온라인화 및 제조업 둔화로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제조업의 경우 인구감소, 무역분쟁, 급격한 기술혁신 등으로 전체 취업자가 감소(-2000명) 전환한다. 하지만 디지털 뉴딜 등 정부정책 수혜 여부, 글로벌 경기 등 영향에 따라 세부업종별 고용증감이 극과 극을 달린다. 제조업종 가운데 2030년까지 전자통신영상(9만명), 전기장비(5만명), 화학물질제품(1만7000명) 등은 크게 늘어나는 반면 고용규모가 큰 자동차·트레일러(-8만8000명)는 친환경차 개발 및 상용화 확대로 내연기관 부품 중심으로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부직종별(직업별)로는 고숙련 중심의 전문가가 60만9000명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관련 분야는 보건 및 사회복지, 전문과학 관련 직업을 중심으로 늘 것이란 분석이다. 이 외에 서비스직과 단순노무, 사무직도 각각 46만명, 13만4000명, 10만5000명 늘게 된다. 반면 현재도 감소하고 있는 판매직(-13만2000명)은 고령화, 비대면화 등의 영향으로 지속적으로 줄어든다. 기능원(-4000명), 기계조립(-11만3000명)도 자동화 등의 영향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 전환' 적극 대응해야 고용부는 이날 '디지털 혁신'을 반영한 인력수요전망(2020~2035)도 내놨다. 기준전망 대비 디지털 혁신으로 인한 국내외 변화에 적극 대응, 경제가 발전한 상황을 추가로 가정해 인력수요 변화를 전망한 것이다. '혁신전망'에 따르면 디지털 혁신으로 경제성장이 가속화하면서 2035년 전체 취업자 수는 기준전망(2020년 대비 65만3000명)보다 15만4000명이 추가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취업자 증가 확대는 자동화, 온라인화로 인한 취업자 감소보다 경제성장에 따른 산업 성장 및 신산업 창출로 취업자 증가 요인이 더 크게 작용했다. 초반에는 자동화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수가 기준전망보다 적지만 2026년 이후 성장률 효과 등에 힘입어 취업자가 기준전망보다 늘게 되고 2028년 이후 완만한 속도로 둔화할 것으로 고용부는 예측했다. 산업별로는 정보통신기술 관련 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기준전망 대비 크게 증가하지만 도소매업, 숙박·음식점업, 자동차, 운수업 등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직종별로는 디지털 혁신과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보건복지 서비스직을 중심으로 증가하지만 일자리 대체 가능성이 높은 직종에선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향후 노동시장은 인구구조 변화, 디지털 전환 등으로 종전에 없던 공급제약과 고용구조의 급속한 재편이 예상된다"면서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통해 이를 극복하는 한편 일자리를 둘러싼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imne@fnnews.com 홍예지 기자
2022-02-03 18:35:27돌봄노동자들이 여야 대선 후보에게 고용 안정과 처우 개선 공약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19일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진행했다. 돌봄 노동자들은 이날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돌봄노동자의 임금과 처우는 최저기준으로 정하는 돌봄착취정책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주남 민주일반연맹 공공연대노동조합 조직국장은 "장애인활동 지원에 관한 법률에 활동지원사 처우에 대한 내용이 없다"며 "수가 또한 주먹구구식으로 보건복지부 담당부서에서 정하면서 낮아져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공연대노동조합에서 지난해 하반기 시행한 연구에 따르면 모든 응답자가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 또 응답자의 27.7%가 연차 수당을 지급받지 못했으며 52.2%는 공휴일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 배연희 공공연대노동조합 대구본부 생활지원사 대표는 "생활지원사는 1년 계약직으로 매년 새롭게 신규 직원 채용하듯이 서류전형, 면접 전형을 거쳐 최종합격 통보를 받아야 한다"며 고용 불안정을 짚었다. 그러면서 "지난 2019년 정부가 마련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가이드라인'은 법이 아니니 강제도 아니다"며 기존 정책이 실효성 없음을 지적했다. 전현욱 전국요양서비스노조 서울지부장은 "정부가 요양보호사를 아줌마로 부르지 말라고 광고를 한다"며 "돌봄노동에 대한 정당한 가치가 인정되지 않는 한 아무리 광고를 해도 돌봄 전문가의 가치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라정미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지부장은 "노동시장의 가장 밑바닥에 마치 끈끈이가 붙은 듯 아무리 노력해도 상향이동할 수 없는 여성 노동 현상을 '끈끈이 바닥'이라고 한다"며 "우리 돌봄노동자들은 차별적인 임금체계로 노동시장의 끈끈이 바닥을 경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현실 정보경제연맹 다같이유니온 사무처장은 "돌봄노동자의 열악한 처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복지를 통한 국민 삶 개선에 책임이 있는 국가와 노동조합의 직접 교섭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며 여야 대선후보에게 "노정교섭 테이블을 만들어 달라"고 촉구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2-01-19 17:5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