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문제와 관련 "완만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이 필요하다"고 12일 강조했다. 최근의 부동산 대출 연체율과 관련해서는 당국과 업권이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창립 73주년 기념식에서 "중장기적 시계에서 금융불균형이 재차 누증되지 않도록 유관기관과 협력해서 가계부채의 완만한 디레버리징 방안을 찾아나가야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1·4분기 기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2.2%로 34개국 중 1위를 기록했다. 홍콩(95.1%), 태국(85.7%), 영국(81.6%), 미국(73%)이 뒤를 이었다. 조사대상 국가 중 가계부채가 GDP 규모를 넘어선 건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가계부채가 경제성장률을 낮출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는 선에서 부채 축소가 필요하다는 게 이 총재의 시각이다. 이 총재는 최근의 경제금융 상황에 대해 "최근에는 주택시장의 부진이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부동산 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는 등 금융부문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상업용 부동산 담보대출을 비롯해 주택 가격 하락으로 인한 대출 부실 등을 유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2023-06-12 09:50:57미국 제로 금리 시대의 종언으로 한국의 저금리 기조 역시 향후 수개월 내에 한계 시점을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경기 회복 속도가 고려돼야 하지만 사실상 그 시한은 절대적으로 미국 금리 인상 속도에 달려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충격파를 흡수하기 위해선 가계부채·기업부채·외채 등 3대 뇌관을 중심으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실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년여만에 제로 금리(0~0.25%)종언을 발표한 17일 오전 정부와 한국은행은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어 "미국 금리인상에도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일단 시장 안정에 주력했다. 정부는 미국 금리 인상으로 인한 급격 한 자본유출입을 관리하기 위해 이번주 중 외환건전성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현행 자본이동제한 조치인 거시건전성 제도를 개편할 계획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융시장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현재의 완화적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이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돼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 결국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가 관건인 셈이다. 과거 미국이 금리 방향을 바꾼 2004년과 2007년, 한은이 미국 금리 방향과 동조화 되기까지는 각각 1년 3개월, 1년 1개월이 걸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위원들은 내년말 장기 정책금리가 1.4%, 2017년 2.4%, 2018년말 3.3%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미간 금리차를 최소 1.0%포인트로 둔다고 해도 늦어도 2017년 초 한은의 금리는 2.5%(현재 1.5%)까지 올려야 한다. 한국도 저금리 시대 종언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가계·기업부채 관리 '뇌관' 가계부채와 기업부채는 한국경제의 뇌관으로 지목된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 등 선진국들이 급격한 디레버리징으로 가계와 기업의 부채를 상당부부분 떨궈낸 것과 달리 한국 경제는 구조조정의 타이밍만 놓쳤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엔 경기살리기를 위해 되레 빚을 늘리는 정책을 실시했다. 이주열 총재는 지난 11일 한은 주최로 개최한 국제행사에서 "정부 당국이 정책수단을 활용해 가계와 기업의 지나친 차입투자 상승을 억제해야 한다"면서 '빚 내기' 자제를 촉구했다. 저금리 기조를 유지한 한은의 역설이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문제는 점진적으로 부채 증가를 억제하면서 '연착륙'을 유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 신성환 원장은 "급격한 가계부채 억제책은 저소득층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에 완급을 조절하면서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계부채와 달리 금융권에 즉각적이고 대규모 충격을 안길 수 있는 한계기업 문제는 속도를 내야하는 상황이다. 한계기업은 최근 3년간 영업이익으로도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하는 기업들을 말한다. 외부감사를 받는 비금융법인 중 한계기업 비중은 2009년 12.8%에서 지난해 말 15.2%로 급격히 늘었다. 장기침체에 빠진 조선, 해운, 철강, 건설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부실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시닷트 티와리 국제통화기금(IMF)전략 및 정책리뷰국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아시아 국가에서 부채, 특히 기업 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최근 이들 국가의 높은 레버리지가 금융안정의 리스크로 부각했다"고 말했다. ■디레버리징 관건은 통화정책 디레버리징의 가장 즉각적이며 효과적인 수단은 한은의 금리 인상이다. 그러나 섣부른 금리인상은 경기회복을 위축시키고, 가계와 기업에 충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로선 최후의 수단으로 여겨진다. 현재로선 미국 금리 인상 영향을 주시하면서 국내 경기 회복속도를 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다. 디레버리징에 대해 정부의 입장은 신중하다. 오히려 내년부터는 실질성장률에 물가상승률까지 감안한 경상성장률을 관리 지표로 포함해 디플레이션 차단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경기부양과 구조조정의 딜레마에 봉착한 상황이다. 주형환 차관은 "성장을 위해 레버리지를 키우면 경제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가 상승할 수 있다"며 "반대로 리스크 관리를 위해 디레버리징을 강조할 경우 경기 둔화로 부채 부담이 증가하고 외국인 자금 유출을 촉발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외채관리…거시건전성 제도 재검토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로 인해 외채관리는 여전히 트라우마의 영역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규모(11월말 기준·3685억 달러)는 세계 7위 수준이다. 외환위기 홍역을 치른 1997년(204억달러)보다 18배 이상 몸집을 불렸다. 문제는 유동화다. 외환보유액 중 유동성 자산(미 달러화 단기국채 및 단기예치)은 4.3%에 불과하고, 약 80.5%가 미국 등의 중장기 국채·정부기관채 등에 투자돼 있어 위기시 즉각 가용할 수 있는 달러를 확보하는 게 관건이다. 향후 장기간에 걸친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비해 자본유출 문제 역시 주시해야 한다. 거시건전성 제도 개편 논의에 대해 주 차관은 "그동안 거시건전성 3종세트가 자본 유입 억제 쪽으로 운영된 면이 있지만 유출 억제 등을 포함해 상황 변화에 맞춰 고칠 것"이라며 "TF, 관련기관, 전문가들이 면밀히 논의해 내년 상반기까지 변화 방향, 수준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자본유출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을 키우는데 초점 맞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용훈 박소연기자
2015-12-17 17:04:18유로존(유로화 사용 18개국) 역내 은행권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이 가속화되면서 역내 경기 회복세가 둔화될 것이란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역내 은행들이 앞서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받은 장기대출(LRTO)을 잇따라 상환할 경우 시중 금리가 급등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4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은 조만간 유럽중앙은행(ECB)이 역내 은행권을 대상으로 자산 건전성 평가(스트레스테스트)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앞으로 1년간 역내 은행들의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움직임이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머잖아 치르게될 스트레스테스트를 염두에 두고 역내 은행들이 지난 2012년 ECB로부터 받은 1조달러규모의 장기대출(LTRO)을 서둘러 갚고 나서기 시작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에서 통과하지 못하는 은행들은 자금 지원을 비롯, ECB가 제공하는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없게 된다. ECB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들은 지난해 12월 마지막 2주 동안에만 432억유로(약 62조6400억원)의 자금을 상환한 상태다. 이는 최근 1년간 가장 빠른 속도의 자금 상환이다. 문제는 역내 은행들이 잇따라 장기대출을 상환하고 나설 경우 단기 자금조달 시장에서 금리가 급등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FT는 지적했다. 은행들의 잇딴 LTRO 상환으로 시중 유동성이 악화되면서 단기금리가 치솟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시장에선 이같은 우려가 어느 정도 반영이 된 모양새다. 14일 유럽 시중 은행간 거래금리(유리보) 1개월물은 최근 한달간 빠르게 치솟아 지난 2012년 중순 이후 최고 수준인 0.208%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유로존 은행간 일일 단기자금 조달금리(이오니아)도 전일비 0.36%포인트 오른 0.153%를 기록했다. 영국 로이드 뱅킹의 시장 전략 담당자인 찰스 디에벨은 "독일을 제외한 유로존 역내 회원국이 경기회복을 하는 데 낮은 금리는 필수적"이라면서도 "최근의 갑작스런 금리 상승세는 향후 경제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로존 가계 대출의 40%와 기업 대출의 75%가 시장 금리에 묶여 있는 만큼 금리 급등은 가계와 기업 경기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는 지적이다. nol317@fnnews.com 김유진 기자
2014-01-15 14:24:37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는 오는 27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교육원에서 '디레버리징(부채의 정리)' 강연회를 개최한다. 시간은 오후 3시30분부터 2시간이다. '디레버리징(부채의 정리)' 저자인 백석대 김형철 교수가 '가계재무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 '행복한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등에 대해 강연한다. 강연회는 무료로 누구나 참석이 가능하다. 오는 26일까지 협의회 홈페이지(www.kcie.or.kr)에서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2013-02-18 15:13:44그리스 연정 구성이 난항을 거듭하면서 소위 그리시트(Grexit: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리스크가 재부각되고 있다. 이는 미국과 중국(G2)의 경기모멘텀 부재 및 올랑드 리스크, JP모간의 대규모 투자손실 등 악재와 맞물려 증시 변동성 확대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여부는 유로체제 유지에 대해 근본적인 우려를 던질 수 있는 문제라는 점에서 단기간에 결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그리시트' 리스크가 장기화될수록 '전염효과'와 '디레버리징' 확대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이 받게 될 타격이 커질 수밖에 없음은 경계요인이다. 그리스뿐만 아니라 스페인의 재정리스크로 불안해지던 유럽 국채시장이 크게 요동치고 있음은 '그리시트'의 전염효과를 대변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유럽 재정위기에 대해 상반된 해법을 주장하는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긴축 대 성장' 정책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가 최근 조정폭이 확대된 증시의 기술적 반등폭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6월 말까지 핵심자기자본비율 9%를 달성해야 하는 유럽 금융기관의 디레버리징 리스크와 더불어 '그리시트' 리스크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음은 당분간 기술적 반등 이상의 상승 전환을 기대하기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하이투자증권 김승한 투자정보팀장
2012-05-15 18:03:38[파이낸셜뉴스]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이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나며 1100조원을 넘어섰다. 주택 매매거래량이 늘고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은행재원으로 공급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4월에만 4조5000억원 늘어난 결과다. 기업들의 자금 수요도 늘어나 은행 기업대출은 지난달 10조원 넘게 증가하며 역대 4월 중 세 번째로 높은 증가폭을 기록했다. ■주택 거래 늘고 정책대출 공급↑...주담대 4.5조원 증가13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4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전월보다 5조1000억원 늘어난 1103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3월에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자체재원으로 공급돼 주택담보대출 통계에서 제외되자 가계대출이 1조6000억원 줄며 1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폭이 다시 늘어난 이유는 최근 반등하는 주택 매매거래가 시차를 두고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2월 3만호에서 3월 3만9000호로 늘고 수도권도 같은 기간 1만2000호에서 1만7000호로 늘었다. 이에 주담대는 월(5000억원)보다 4월(4조5000억원)에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아울러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이 3월과 달리 은행재원으로 상당 부분 공급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4월중 주택도시기금의 구입·전세자금 대출이 은행재원을 활용한 이차보전 방식으로도 공급됐다는 설명이다. 원지환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주택도시기금 정책대출의 경우 과거의 자체 재원 공급분 흐름과 은행 재원 규모 등을 고려했을 때 크게 증가하는 추세는 아니다”라며 “이번에는 자체재원과 은행 재원이 함께 공급되는 부분이 있고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지난달 수준의 규모로 주택대출이 취급된 것으로 추정중”이라고 설명했다. 기타대출은 3월 2조2000억원 감소에서 지난달 6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신용대출 상환규모 축소, 전월의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 소멸 등의 영향이다. 통상 1·4분기 중에는 상여금 등 여유자금을 활용하여 신용대출이 대규모로 상환되나 이후 상환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 ■기업대출, 10.4조원 증가...역대 4월 중 세 번째로 커은행 기업대출은 11조9000억원 늘어나며 4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통계 편성 이후 역대 세 번째로 큰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대기업대출이 배당금 지급 관련 자금 수요, 분기말 일 시상환분 재취급 등으로 운전자금을 중심으로 6조5000억원 늘어나며 마찬가지로 4월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은행의 기업대출 확대전략과 부가가치세 납부 수요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도 3월 6조2000억원, 4월 5조4000억원 늘어나며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 원 차장은 “배당금 지급, 분기말 일시 상환분 재취급 등 계절적 수요가 4월에는 기본적으로 작용한다”며 “이에 더해 대기업의 수요가 시설자금뿐 아니라 운전자금도 지속되면서 기업대출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채는 2조5000억원 순상환됐다. 회사채 만기도래 규모가 3월 3조5000억원에서 4조 7조2000억원으로 확대된 가운데 연초 대규모 선발행의 영향이 지속되고 은행대출 활용이 확대된 결과다.전월에 5조5000억원 순상환됐던 기업어음(CP) 및 단기사채는 3월말 상환된 물량이 재발행되면서 3조6000억원 순발행됐다. ■기업자금 대거 인출...은행권 수신 32조8000억원 빠져은행 수신은 지난 3월 36조원 증가했으나 지난달 32조8000억원 감소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이 부가세 납부, 배당금 지급 등을 위한 기업자금 인출 등으로 같은 기간 48조5000억원 증가에서 45조원 감소로 전환한 결과다. 월말 결제성자금 유출이 3월말 휴일로 인해 4월초로 이연된 점도 감소 요인으로 가세했다. 정기예금은 가계자금 예치가 지속되었으나 만기도래한 법인예금이 유출되면서 지난달 4조7000억원 감소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유출된 법인자금이 재유입되면서 3월 12조4000억원 감소에서 4월 8조5000억원 증가로 전환했다. 채권형펀드는 5조원 늘어나며 전월(4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확대됐으나 주식형펀드는 4조4000억원 증가에서 9000억원 감소로 전환했고 기타펀드는 3월 4조9000억원 증가에서 지난달 3조2000억원 유입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5-13 10:19:59[파이낸셜뉴스] "미국 멀티패밀리(상업용 임대 아파트) 투자에서 가치 회복(밸류 리커버리)의 물결이 올 것이다" 토마스 홀 GL캐피탈파트너스 매니징 파운딩 파트너는 8일 "코로나19 이후 시장의 급변한 변화의 사이클이 마지막 단계에 접어들며, 투자자에게 기회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코로나 회복기 동안 높은 금리, 팬데믹 기간 동안 중단되었던 건설 재개로 과도하게 공급된 물량으로 인해 임대료 성장률이 감소하고,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운영비 증가로 NOI(순영업수익)가 압박을 받는 주택시장 불균형 상태에 변화가 오고 있음을 시사했다. 홀 파트너는 “현재 우리는 매우 흥미로운 투자 사이클의 시점에 들어섰다”며 “향후 5년 간 9400억달러 규모의 멀티패밀리 부채가 만기를 맞이하면서 현재 상황이 투자에 유리하다. 대출 만기 중 상당수는 LTV(담보대출비율)나 부채 서비스 커버리지를 적정 수준으로 낮추기 위해 디레버리징이 필요하다. 만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다수의 대출이 대규모 현금 유입을 필요로 하는 소유주 그룹은 향후 12~24개월 동안 시장 가격에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투자자 입장에선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투자할 기회가 생길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2025년 부동산 자산 가치가 최저점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핵심 지역의 신규 멀티패밀리 개발 자산 가치는 고점 대비 약 40% 하락한 상황에서 저점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그는 “지난 18개월 동안 미국 아파트의 캡 레이트(cap rate∙투자 대비 수익률∙자본환원율)는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크게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소폭 상승에 그쳤다. 2024년 2분기 동안 단기 금리가 3.5%로 시장이 더 균형을 이루며 매수자와 매도자가 일치했던 시기가 잠시 있었다. 이후 단기 금리가 장기 금리보다 높게 유지되면서 수익률 곡선의 역전이 나타났다. 이는 캡 레이트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많은 매도자가 자산을 시장에 내놓도록 유인할 것”이라며 “시중에 상당한 자본이 존재하기 때문에 만기 또는 손상된 대출로 인해 많은 매도자가 시장에서 퇴출되며, 매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다. 구매자들에게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겠지만, 금리 인하 기대로 매도를 미뤄온 자산 가치를 기대했던 판매자들은 예상보다 낮은 평가금액에 실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멀티패밀리는 장기 금리 인하와 자본 가용성의 증가로 인해 더욱 선호되는 투자 대상이며, 높은 임대 수요, 저렴한 주택의 부족, 안정적인 일자리 증가 등의 기본 요소가 여전히 투자 매력을 유지한다. 지난 24개월 동안 신규 주택 구입 비용이 임대료를 초과하며 개인들은 구입을 미루고 임대를 선호하고, 임금 상승이 임대료 상승을 앞지르면서 고소득 가구가 임차인 인구에 계속 합류하며 멀티패밀리 주택에 대한 장기적 수요가 지속적으로 촉진되고 있다”며 “2024년은 기록상 아파트 흡수량이 가장 높은 해가 되었으며, 2025~2026년에는 신규 주택 공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26년에는 신규 공급이 10년 만에 최저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상적인 임대료 성장이 이뤄지면 두 번째 가치 회복의 물결이 나타날 것이다. NOI 급등이 가격을 더 높이기 전에 앞으로 2년이 최적의 멀티패밀리 투자 시기"라며 “GL캐피탈파트너스는 경쟁이 덜 치열하고, 가격 경쟁력이 높은 고급 교외의 B급 자산에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A급 자산의 가치가 회복되면 임대료가 상승하고, B급 자산의 임대료도 따라서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 기관 투자자의 포트폴리오는 투자 시점 및 구조에 따라 일부는 가치를 유지할 가능성이 있지만, 도심 코어 아파트, 오피스, 호텔 부문은 코로나19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평균적으로 다른 포트폴리오에 비해 실적이 저조할 것”이라며 “2025년으로 접어들며 금리 인하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더 많은 원매자가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금리 인하로 차입 비용이 낮아지면서 추가적인 부동산 거래가 촉진될 것”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승리와 관련 홀 파트너는 "장기 금리가 상승하고 단기 금리가 하락해 수익률 곡선이 정상화되고 대출 환경이 더욱 안정될 것"이라며 "임대 시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소유자의 권리가 회복되고, 자본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감소하며, 일반 단독 주택 시장의 구매 감당력은 계속 낮게 유지될 것이다. 임차인 보호에 중점을 둔 진보적 정책의 해체는 지속돼 부동산 소유자와 자유 자본 시장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트럼프의 정책에 따르면 석유 산업과 관련 도시들은 확장과 성장을 할 수 있다. 청정 에너지 정책이 철회되면서 일부 시장에 이익을 줄 수 있습니다. 자본 이득세는 유지될 예정으로, 이는 부동산 가치를 계속해서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GL캐피탈파트너스는 미국 멀티패밀리에 특화된 부동산 투자사다. 20억달러, 1만세대 이상의 멀티패밀리 자산을 투자 및 운용하고 있다. 2011년 이후 다양한 메트로 시장에서 캐시플로우(현금흐름)와 밸류애드(가치상승) 전략을 통해 높은 수익을 달성해 왔다. 홀 대표는 16년 이상 20억달러 이상의 멀티패밀리 투자를 관리해왔다. GL캐피탈파트너스의 대표이자 계열사인 부동산 자산 관리 회사 그린리프파트너스 매니지먼트의 공동대표로도 활동하고 있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2024-11-08 08:26:30[파이낸셜뉴스]장용성 금융통화위원이 지난 11일 금통위에서 유일하게 ‘동결’ 소수의견을 개진하면서 “수도권 일부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가 매우 우려스럽다”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물가상승률이 2%대로 내려왔음에도 고금리 장기화에 물가 수준자체가 올라간 만큼 안정 기조를 유지해야 소비여력이 확대된다는 분석이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10월 11일 개최) 의사록에 따르면 장용성 위원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는 것에 대해 명백히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현 수준에서 동결할 것을 주장했다. 당시 금통위원 5명이 금리 0.25%p 인하 의견을 내면서 한은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3.50%에서 3.25%로 0.25%p 낮췄다. 장 위원은 “지속적인 디스인플레이션에 힘입어 주요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본격화됐으나, 인하의 속도는 각국이 처한 경제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양상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경제는 반도체 중심의 견고한 수출에 힘입어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은 장기 평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용의 경우 취업자 수 증가세는 다소 둔화됐지만 실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며 총량 지표는 양호한 상황”이라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년여 만에 1%대로 내려왔고 중동지역 정세 불안에 따른 국제 유가의 불확실성, 여전히 남아있는 공공요금 인상 요인 등을 고려할 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지만, 여타 선진국에 비해 낮은 금리를 유지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을 이루어 낸 것은 나름 의미있는 성과”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 기간 동안 가계와 기업 부문이 체질 개선을 위한 디레버리징을 더 이뤄내지 못한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특히 수도권 일부지역의 부동산 가격 급등과 이로 인한 가계부채 확대는 매우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특정 지역의 부동산 가격 상승은 자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경제의 효율적 자원 배분을 저해할 수 있어서다. 장 위원은 “다행히 정부의 적극적인 거시건전성 정책에 힘입어 이들 지역의 주택 가격상승률과 가계부채 증가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면서도 “선호지역의 공급 부족우려 등 주택가격 불안 요인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또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주택가격 상승세를 재점화할 가능성도 있어 주택가격 및 가계부채의 추이를 좀 더 확인해 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3.5% 수준에서 동결하고 주요국의 통화정책, 부동산 PF 정리 과정을 지켜보며 향후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기간의 고금리와 인플레로 민간 소비가 침체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누적된 물가상승으로 인한 높은 물가수준이 소비를 제약하는 주요 요인”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으로 내려왔어도 안정 기조를 꾸준히 유지하는 것이 가계의 실질 구매력 향상 및 민간 소비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10-29 16:42:28[파이낸셜뉴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7일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를 둘러싼 '관치금융 논란에 대해 "감독행정 범위 내에서 과거 포트폴리오 관리계획을 제출한 것에 맞춰 연내 관리를 해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가계대출 규제와 관련해 정부와 반대되는 입장을 보이고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해 관치금융이라는 비판이 나온다'는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의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이 원장은 "지난 7~8월 가계대출 쏠림 같은 경우 과점적 은행 시장이 작동을 제대로 안 한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금감원 감독행정 범위 내에서 과거 포트폴리오 관리계획을 제출한 것에 맞춰서 연내 관리를 해 달라고 (은행권에) 요청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보기에 불편한 부분이 있거나 은행이나 소비자들이 힘들었다면 다시 한번 사과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금감원이 금융위원회와 엇박자를 냈다는 지적에는 "정부 정책과는 우리 경제팀 내에 다 협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관련 메시지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라며 "정부 내에 엇박자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가계대출 규제로 국민들의 금융비용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지적에는 "가계대출 증가와 부동산 시장의 문제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신규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조금 더 타이트한 관리를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주담대 시장에서는 조금 더 가산금리 등의 조정이 있을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이 원장은 "기존 차주들의 이자 부담 경감이 지금 문제인데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을 하고 있다"며 "최근 금융당국이 분석을 한 결과 (한국은행의) 25bp 기준금리 인하가 짧게는 한두 달 이후부터 다수의 차주들에게 실질적으로 수천억원에서 수조원 이상 되는 이자경감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있게 되면 훨씬 더 큰 거시경제적 소비진작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내수나 특정 취약계층의 어려움에 기준금리 인하가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한국은행이 가계부채 문제 등으로 인해 조금 더 완화적 통화정책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가계부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금융당국이 기획재정부 등 관계기관의 요구에 굴복해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를 연기했다'는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해당 결정은 금융당국이 한 것이 맞고 그에 대한 책임은 금융위와 금감원에 있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등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었고 취약층에 대한 여러 이슈도 있었다"며 "가계부채 디레버리징이 중요한 정책 목표인 것은 맞으나 다양한 거시경제 운영을 같이 하다 보니 기재부 등과 논의를 통해 (도입 연기) 결정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김동찬 기자
2024-10-17 14:05:41지난달 초 '블랙먼데이' 사태 등 국제금융시장을 요동치게 한 엔화 기반 캐리 트레이드(엔캐리 자금)의 전체 규모가 500조엔이 넘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가운데 청산 가능성이 높은 자금이 32조7000억엔, 약 2000억달러로 추정된다. 향후 미국의 금리인하에 따라 누적된 엔캐리 자금이 추가 청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BOK이슈노트 '최근 엔캐리 트레이드 수익률 변화와 청산가능 규모 추정'에 따르면 전체 엔캐리 자금의 전체 잔액은 506조6000억엔(3조4000억달러)으로 추정됐다. 이 가운데 청산 가능성이 높은 자금은 전체 엔캐리 자금의 6.5% 수준인 32조7000억엔으로 추산된다. 한은은 엔캐리 자금을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로 구분해 분석했다. 캐리 트레이드는 투자자가 저금리 통화로 대출받은 자금을 다른 곳의 고수익 자산에 재투자하는 투자전략을 뜻한다. 지난 2016년 이후 일본이 마이너스 정책 금리를 이어온데 비해 미국이 지난 2022년 3월부터 큰 폭으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엔캐리 트레이드의 기대수익률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 7월 이후 엔화가 급격하게 절상해 실현수익률이 손실로 전환하면서 8월 초 글로벌 엔캐리 자금 청산이 현실화됐다. 자금유형별로 보면 한은은 비상업 엔화 선물 순매도 포지션 5000억엔이 전액 청산될 수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투기적 목적 등이 강한 엔화 선물 거래의 경우 글로벌 충격을 외화 파생상품 시장에서 즉각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 밖에 글로벌 은행의 엔화 대출의 경우 총 41조1000억엔 중 13조엔, 일본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는 465조엔 중 19조2000억엔의 청산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한은은 향후 미국의 금리인하가 지속될 경우 엔캐리 트레이드 유인이 축소되면서 그간 누적된 엔캐리 자금이 일부 청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청산 과정에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수 있는 만큼 자금 흐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판단이다. 특히 지난 8월 초 블랙먼데이 당시에도 미국 경제의 강건성이 확인되면서 투기적 단기 엔캐리 청산에도 빠르게 회복됐으나 관련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 아이슬란드의 2008년 금융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금리차에 기반해 과도하게 유입된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지목됐다. 미국의 2008~2009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서도 미국의 신용버블의 배후에 엔캐리 자금의 유입이 있었고, 위기 발발 후 디레버리징 과정에서 미 달러화 가치 하락 및 엔화 강세 현상이 관측됐다. 윤경수 한은 국제국장은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위기를 직접 유발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장 변동성이 증대되는 시점에 투자 대상 국가의 통화가치와 자산가격의 하락을 더 증폭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며 "특히 고금리 취약 신흥국에 캐리 자금이 과도하게 유입되어 환율이 크게 고평가된 상황이라면 관련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2024-09-24 18: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