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미국으로부터 50% 관세율을 통보 받은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협상을 통한 양국 무역 긴장 완화를 재차 촉구했다. 반면 이웃 국가인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사실상 전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관세율인 10%를 통보 받고, 이를 과시 중이다. 이 같은 희비는 두 대통령 각각의 정치 성향이 트럼프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지에 따라 극명하게 갈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현지시간) 룰라 대통령은 리우데자네이루주에서 열린 천연가스 발전소 준공식에서 "미국 대통령은 브라질의 중요성을 재고하고 일방적인 관세 부과 대신 대화의 자세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브라질 정상은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로 중계된 이날 행사에서 "그(트럼프 대통령)는 문명화한 세계의 나라들이 하는 것처럼 행동해야 한다"며 "의견 차이가 있다면 테이블에 앉아 해결을 시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같이 룰라 대통령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이유는 그가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린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내란 혐의 수사를 주도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룰라 대통령에게 보낸 50% 관세 서한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관련 재판은) 열려선 안 되는 재판이며, 마녀사냥은 즉시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나는 보우소나루를 알고 교류해 왔으며 다른 많은 세계 지도자들처럼 그를 크게 존중했다"며 "브라질이 보우소나루를 대우한 방식은 국제적인 수치"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라질이 자유선거와 미국인의 기본적 표현의 자유를 교묘히 공격한 것 때문에 8월 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르헨티나의 트럼프'라고 불릴 정도로 강경 우파 성향인 밀레이 대통령은 미국의 가장 낮은 상호관세율(10%) 부과와 무비자 여행 재개 추진 등을 외교 성과로 내세웠다. 28일 아르헨티나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 정부는 관광·상용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국민에 대해 무비자 혜택을 적용하는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관련 협정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미국과) 이를 위한 예비 절차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아울러 마누엘 아도르니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대변인 역시 유튜브로 생중계된 최근 기자회견에서 "10% 관세율은 우대 조처"라고 평가하며 과시한 바 있다. 그간 밀레이 대통령은 '워크(woke·깨어 있음이라는 뜻으로, 진보 어젠다를 일컬음)' 문화에 대한 반감에서부터 국제기구 탈퇴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 철학과 데칼코마니 같은 유사성을 보이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브로맨스'를 과시해왔는데, 이 같은 '친(親)트럼프 외교'가 최근의 관세전쟁에서 일종의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와 관련해 AP통신은 "트럼프 재선 후 세계 정상 중 처음으로 마러라고(트럼프 대통령 사저)를 방문했을 때 밀레이 대통령은 흥분한 학생처럼 뛰어다녔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실 또한 최근의 외교 성과와 관련해 "양국 정상 간 돈독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두드러진 인연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2025-07-29 08:53:11[파이낸셜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 관세 공격으로 미국 내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관세에 따른 원가 압박은 생필품뿐만 아니라 건설과 전자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커질 전망이다. 2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미국 뉴저지주에 본사를 둔 중소 음료 유통 업체인 조한나 푸드는 지난 18일 미국 뉴욕의 국제무역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조한나푸드는 트럼프가 2기 정부 출범 이후 관세 부과를 확대하면서 내세운 논거들이 경제적 비상 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관세 부과 권한이 없으며, 해당 관세 조치들이 의회의 과세권을 우회하는 위헌적 조치인 까닭에 무효라고 강조했다. 조한나 푸드는 트럼프의 여러 관세 가운데 특히 지난 9일 공개된 브라질 관세를 지적했다. 지난 4월 브라질에 10%의 상호관세를 예고했던 트럼프는 이달 상호관세를 다시 통보하면서 세율을 50%로 올렸다. 조한나 푸드는 미국에서 팔리는 오렌지 주스의 절반 이상이 브라질산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브라질 관세로 인한 타격이 약 6800만달러(약 944억원)에 달한다며, 이는 1995년 회사 설립 이래 어떤 연 이익보다도 큰 규모라고 지적했다. 조한나 푸드는 소장에 "브라질 관세는 미국인의 아침 식사 가격을 상당히, 어쩌면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크게 인상할 것"이라며 "오렌지 주스의 경우 가격이 20%에서 25%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미국에서 판매되는 16온스(약 473ml) 오렌지 주스 1병당 평균 가격은 현재 4달러 49센트로 1년 전에 비해 5% 이상 올랐다. 아울러 조한나 푸드는 관세 무효를 주장하면서 "트럼프가 브라질에 관세 부과 당시 브라질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현 대통령의) 부당한 대우를 언급했을 뿐,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를 뒷받침하는 국가 비상사태선포를 하지 않아 법적인 정당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지난 9일 공개한 관세 통보 서한에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내란 수사를 언급했다. 그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에게 보낸 관세 서한에서 해당 재판과 관련해 "열려선 안 되는 재판이며, 마녀사냥은 즉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나는 보우소나루를 알고 교류해 왔으며 다른 많은 세계 지도자들처럼 그를 크게 존중했다"며 "브라질이 보우소나루를 대우한 방식은 국제적인 수치"라고 맹공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라질이 자유선거와 미국인의 기본적 표현의 자유를 교묘히 공격한 것 때문에 8월 1일부터 우리는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브라질산 제품에 5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룰라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한 나라의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에서 타인을 위협하는 것은 매우 잘못됐고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그는 세상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일방적인 관세 인상은 브라질의 경제 호혜주의 법을 고려해 처리될 것"이라며 맞불 보복 조치를 시사했다. 트럼프식 관세에 대한 미국 기업들의 불만은 오렌지 주스에서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는 브라질 상호관세 발표 당일 수입 구리에 50%의 품목 관세를 추가한다고 밝혔다. 미국 내 구리 가격은 이달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22일 원자재 전문 매체 마이닝닷컴은 구리 선물 가격이 이달 초 트럼프의 관세 발표 이후 파운드(약 0.45kg) 당 5달러(약 6899원)를 넘어 새로운 고점으로 치솟았다고 보도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구리 가격은 4월 21일 파운드 당 4.7285달러(약 6525원)이었으나, 3개월 뒤인 이달 21일에 파운드 당 5.6375달러(약 7781원)를 찍었다. 현지 매체들은 11일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가 언급한 50% 구리 관세가 일반 구리 원석뿐만 아니라 정제 구리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전했다. 정제 구리는 미국이 수입하는 구리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다. 구리는 전력망과 건설, 자동차 제조, 가전제품 등 다양한 산업에 필수적인 소재이기 때문에 관세가 부과되면 광범위한 영향이 예상된다. 트럼프 정부는 구리를 가공해 만든 산업용 중간재인 반제품에도 50% 관세율을 적용한다고 알려졌다. whywani@fnnews.com 홍채완 기자
2025-07-23 13:49:12[파이낸셜뉴스] 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공격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가 “세계의 황제”가 아니며 그의 명령을 듣지 않겠지만 협상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룰라는 17일(현지시간) 공개된 미국 CNN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관세 통보 방식을 언급했다. 지난 4월 세계 185개 국가 및 지역에 ‘상호관세’ 부과를 선언했다 일주일 만에 유예한 트럼프는 유예 기간에 각국과 협상한다고 밝혔으나, 원하던 만큼 많은 국가와 협상하지 못했다. 이에 트럼프는 7일부터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관세를 일방적으로 통보하기 시작했다. 그는 룰라에게 보낸 상호관세 통보문 이미지도 지난 9일 트루스소셜에 올렸다. 브라질 제품에 부과하는 상호관세율은 지난 4월(10%)보다 대폭 오른 50%였다. 룰라는 9일 발표를 두고 "나는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해 처음에는 사실이 아니고 가짜뉴스라고 생각했다"며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룰라는 트럼프가 "세계의 황제가 되기 위해 미국 대통령으로 선출된 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룰라는 7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진행된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도 "미국과 같은 거대 국가의 대통령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겁박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트럼프느 9일 서한에서 브라질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비난하는 동시에 전직 대통령 재판 중단을 요구해 내정 간섭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나와 다른 정상들은 브라질의 보우소나루를 존경한다"면서 "현재 브라질이 보우소나루를 다루는 방식은 국제적인 망신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격한 우파 정책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던 보우소나루는 재임 기간(2019~2022년)에 트럼프 1기 정부와 각별한 사이를 유지했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룰라에게 패한 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이듬해 1월 8일에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에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브라질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보우소나루와 그의 참모진 등 총 34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선거 불복 분위기를 조성해 쿠데타를 모의하고 룰라 암살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첫 재판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이다. 룰라는 CNN을 통해 "트럼프의 위협은 외교규약을 벗어났으며, 내 전임자의 운명이 무역 협상의 대상으로 여겨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브라질 사법부는 독립적이어서 대통령이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할 수 없는 데다 (보우소나루가) 개인 차원에서 재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룰라는 트럼프의 관세 통보를 "아직 위기로 보진 않는다"면서 "가장 좋은 건, 우리가 테이블에 앉아 대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룰라는 “브라질은 강요를 수용하지 않으며, 양국 관계가 지금처럼 가서는 안 된다는 점도 분명하다”면서 “나는 필요한 모든 걸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룰라는 같은 날 브라질 고이아니아주(州)에서 진행된 대학생과의 만남 행사에서 연설을 통해 "‘그링고(Gringo)’는 브라질 대통령에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링고’는 스페인어와 포르투갈어권에서 영어권 주민을 지칭하는 용어로 미국인을 낮춰 부르는 의미로 쓰기도 한다. 외신들은 룰라의 발언이 트럼프를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18 08:58:50【자카르타(인도네시아)=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남반구의 거대 인구 국가이자 잠재력이 큰 개발도상국가 인도네시아와 브라질이 경제발전을 위해 손잡고 전략적동반자관계에 따른 협력을 다짐했다. 인도네시아 프라보워 수비안토 대통령과 브라질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양국 간 미활용 상태에 머물러 있던 잠재력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나가기로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브라질을 포함한 순방을 마치고 전날 자카르타에서 도착한 직후 양국 관계 강화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17일 현지 매체 안타라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프라보워 대통령은 "브라질과 인도네시아는 모두 열대우림을 보유한 세계 최대 규모의 국가로 '지구의 허파'라 불릴 만큼 막대한 천연자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국의 교역 규모는 아직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하며 "룰라 대통령도 무역량이 너무 작다고 했고, 이를 확대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프라보워 대통령은 인도네시아가 최근 공식적으로 브릭스(BRICS)에 가입한 점을 언급하며, 이를 바탕으로 브라질을 포함한 주요 회원국들과의 전략적 협력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양국 정상은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정상회담을 통해 방위, 경제 및 투자, 에너지,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 강화를 약속했다. 특히 방위 분야에서는 군 인력 훈련 및 방산 기술 협력, 미사일과 잠수함 관련 기술 개발까지 논의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무역 불균형 해소와 인도네시아-남미공동시장(MERCOSUR)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CEPA)의 조속한 타결이 주요 의제로 올랐다. 또한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가 브라질에서 축산 및 식품 산업 분야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한 △유엔 개혁 △다자주의 원칙 강화 △국제법 준수 등 국제 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동반자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인도네시아와 브라질 양국은 팔레스타인에서의 휴전과 지속 가능한 평화 정착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chitra@fnnews.com 치트라 클라우디아 살사빌라 통신원
2025-07-17 12:14:22[파이낸셜뉴스] 새로운 국제 질서를 위해 주요 신흥국가 중심으로 구성된 브릭스(BRICS)가 지난 2009년 결성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회원국 수를 11개국으로 늘리면서 미국 등 서방 중심의 질서에 도전에 나섰으나 지난 7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끝난 연례 정상회의에 중심국들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들이 불참하면서 의미가 퇴색하는 모습을 보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국제형사재판소(ICC)로부터 구속 영장이 발부된 상태로 인해 화상으로 참석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불참하면서 대신 리창 총리를 보냈다. 브릭스의 기둥인 두나라 정상의 부재 속에 진행된 회의에서 참석 국가들은 반서방 동맹 결집을 시도했지만 미국을 자극하는 어젠다를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주최국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이 이끈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국제 사회가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협력하는 구조인 ‘글로벌 거버넌스,’ 친환경과 기후변화, 인공지능(AI), 금융, 보건 같은 문제에 더 초점을 맞췄다. 전문가들과 싱크탱크들은 이번 정상회의에 대해 브릭스가 점차 무의미해지고 있으며 모든 회원국들이 러시아와 중국 주도의 반서방을 지향하는 세계 질서 재편에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힘이 빠진 행사였다고 분석했다. 이번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릭스가 반미 정책을 추구해 회원국들이 이를 따를 경우 예외없이 관세를 10% 추가해서 부과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릭스가 미국 달러의 패권에 도전하면서 새로운 기축통화를 채택하려는 것을 자주 비난하면서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하자 달러를 버리는 회원국은 “아름다운 미국 경제에 물건을 팔 생각을 하지 말 것”이라며 경고했다. 영국 랭캐스터 대학교 국제정치학 교수 아마렌두 미스라는 이번 회의를 마치며 마련된 31쪽짜리 공동선언문에는 오히려 미국 달러의 지위를 다시 확인하는 내용이 담겨있어 일부 회원국들이 새로운 경제 모델 채택을 꺼리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주목했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 것은 브릭스 소속으로 협력하는 것 같아도 회원국 사이에 고질적인 경쟁 관계가 이어져온 탓도 있다. 중국과 전략적 경쟁이 잦은 인도는 미국 달러를 버릴 경우 중국이 더 강해지면서 인도의 장기적인 이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브릭스 회원국들의 대미 무역 의존도가 높은 점도 달러를 쉽게 버릴 수 없게 하고 있다고 미스라 교수는 분석했다. 지정학적 문제에 있어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스라엘을 공습한 것, 가자지구에서 전투 중인 이스라엘을 비난했다. 하지만 4년째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전쟁 중인 러시아에 대한 규탄 대신 최근 러시아 철도 인프라를 공격한 우크라이나를 비난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브릭스 회의에 처음으로 참석한 이란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2개 국가 해결방안을 반대했으며 이집트와 에티오피아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제동을 걸었다. 기후 문제에서 노력을 하기로 하면서도 일부 소속 국가들이 세계 최대 온실 가스 배출국들이자 석유와 천연가스 생산국인 점도 지적됐다. 영국의 싱크탱크 채텀하우스는 보고서에서 이번 리우 정상회의는 브릭스의 미래 역할과 방향을 놓고 중국과 러시아, 다른 국가들 사이에 갈등 조짐이 있으며 회원국들이 글로벌 힘의 대결을 원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분석했다. 또 국가의 이익이 우선인 가운데 브릭스 회원국을 늘린 것은 전략적 분열을 키우면서 시각 차이를 좁히지 못했으며 뚜렷한 지정학적 정체성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2025-07-11 14:36:11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사진)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등 8개국에 상호관세를 통보하며 무역전쟁을 확대했다. 특히 트럼프는 브라질 관세를 5배로 올리면서 전직 대통령 재판 중단을 요구해 내정 간섭 논란을 빚었다. '반(反)미' 성향의 '브릭스(BRICS)' 핵심 회원국인 브라질은 즉각 대응한다고 밝혔으며, 미국과 다른 브릭스 국가의 갈등 역시 깊어질 전망이다. ■ 브라질, 트럼프에 보복 예고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9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브라질은 독립적인 제도를 지닌 주권 국가로 어느 누구의 설교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럼프가 내놓은 관세율에 같은 수준으로 대응한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브라질 외교부는 브라질리아의 외교부 청사에 개브리얼 에스코바르 주 브라질 미국 대사 대리를 불러 브라질 검찰 수사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브라질의 룰라에게 보낸 상호관세 통보 서한 이미지를 올렸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브라질 수입품에 8월 1일부터 5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른 교역국과 달리 지난해 브라질과 무역에서 68억달러(약 9조3398억원)의 흑자를 봤다. 이에 지난 4월 상호관세 첫 부과 당시 브라질에 10%의 세율만 적용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나와 다른 정상들은 브라질의 보우소나루를 존경한다"면서 "현재 브라질이 보우소나루를 다루는 방식은 국제적인 망신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격한 우파 정책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던 보우소나루는 재임 기간(2019~2022년)에 트럼프 1기 정부와 각별한 사이를 유지했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좌파 계열의 룰라에게 패한 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이듬해 1월 8일에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에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브라질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보우소나루와 그의 참모진 등 총 34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선거 불복 분위기를 조성해 쿠데타를 모의하고 룰라 암살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첫 재판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이다. ■ 반미 '브릭스' 미리 견제?외신들은 트럼프가 상호관세 통보 서한에서 갑자기 정치 문제를 꺼냈다고 주목했다. 브라질에서는 이달 6~7일 17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렸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시장 연합체인 브릭스에는 현재 11개 회원국이 가입되어 있다. 정회원 외에도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다른 9개국이 파트너 국가로 참여한다. 트럼프는 6일 트루스소셜에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는 추가로 10%의 관세를 받을 것이며 예외를 두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에 룰라는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같은 거대 국가의 대통령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겁박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브릭스의 다른 관련국들은 이번 관세가 브릭스 전체를 겨냥한 공격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트럼프는 9일 트루스소셜에 브라질 외 7개국에 보내는 상호관세 통보문을 함께 올렸다. 그는 8월 1일 부터 필리핀에 20%, 브루나이·몰도바에 각각 25%,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에 각각 30%의 상호관세를 물린다고 예고했다. 이로써 트럼프가 이달 상호관세율을 통보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22개국으로 늘었다. 브루나이(1%p)와 필리핀(3%p) 관세는 4월 대비 올랐고, 스리랑카(14%p), 이라크(9%p), 리비아(1%p), 몰도바(6%p)는 내렸다. 알제리는 변화가 없었다. 9일 추가 통보를 받은 국가 중 브릭스 관련국은 브라질뿐이며 브릭스 관련국들은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는 현재 트럼프와 막바지 협상 단계에 들어섰다. 인도네시아도 미국 투자를 확대하며 이달 안에 합의를 내기위해 노력 중이다. 브릭스만큼이나 트럼프와 대립하고 있는 유럽연합(EU)도 아직 상호관세율 통보를 받지 못했다. 트럼프는 8일 발표에서 EU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아마도 이틀 안에는" 세율을 언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는 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8월 1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구리에 50%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구리는 국방부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쓰는 소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대체 왜 우리의 어리석은 (그리고 졸린) 지도자들은 이 중요한 산업을 죽인 것인가? 50% 관세는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생각 없는 행동과 우둔함을 뒤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10 18:06:04[파이낸셜뉴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브라질 등 8개국에 상호관세를 통보하며 무역전쟁을 확대했다. 특히 트럼프는 브라질 관세를 5배로 올리면서 전직 대통령 재판 중단을 요구해 내정 간섭 논란을 빚었다. '반(反)미' 성향의 ‘브릭스(BRICS)’ 핵심 회원국인 브라질은 즉각 대응한다고 밝혔으며, 미국과 다른 브릭스 국가의 갈등 역시 깊어질 전망이다. 브라질, 트럼프 내정 간섭에 보복 예고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에 글을 올려 "브라질은 독립적인 제도를 지닌 주권 국가로 어느 누구의 설교도 수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럼프가 내놓은 관세율에 같은 수준으로 대응한다고 예고했다. 같은 날 브라질 외교부는 브라질리아의 외교부 청사에 개브리얼 에스코바르 주 브라질 미국 대사 대리를 불러 브라질 검찰 수사에 대한 트럼프의 발언을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트럼프는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자신이 브라질의 룰라에게 보낸 상호관세 통보 서한 이미지를 올렸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미국에 들어오는 모든 브라질 수입품에 8월 1일부터 50%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다른 교역국과 달리 지난해 브라질과 무역에서 68억달러(약 9조3398억원)의 흑자를 봤다. 이에 지난 4월 상호관세 첫 부과 당시 브라질에 10%의 세율만 적용했다. 트럼프는 서한에서 브라질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나와 다른 정상들은 브라질의 보우소나루를 존경한다"면서 "현재 브라질이 보우소나루를 다루는 방식은 국제적인 망신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재판은 열려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은 즉시 끝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격한 우파 정책으로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던 보우소나루는 재임 기간(2019~2022년)에 트럼프 1기 정부와 각별한 사이를 유지했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좌파 계열의 룰라에게 패한 뒤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부정선거를 주장했다. 이듬해 1월 8일에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이 브라질리아에서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브라질 검찰은 해당 사건과 관련해 지난 2월 보우소나루와 그의 참모진 등 총 34명을 기소했다. 검찰은 피의자들이 선거 불복 분위기를 조성해 쿠데타를 모의하고 룰라 암살을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첫 재판은 오는 9월 열릴 예정이다. 지난 2월에 2기 정부를 출범한 트럼프는 꾸준히 보우소나루를 옹호했다. 그는 이달 7일 트루스소셜에 브라질이 보우소나루를 "끔찍하게 다루고 있다"고 적었다. 그는 8일에도 "위대한 브라질 전 대통령을 내버려 둬라. 마녀사냥이다!!!"라고 주장했다. 반미 '브릭스' 미리 견제?외신들은 트럼프가 상호관세 통보 서한에서 갑자기 정치 문제를 꺼냈다고 주목했다. 브라질에서는 이달 6~7일 17차 브릭스 정상회의가 열렸다. 브라질과 러시아, 인도, 중국이 주도하는 신흥시장 연합체인 브릭스에는 현재 11개 회원국이 가입되어 있다. 정회원 외에도 태국과 말레이시아 등 다른 9개국이 파트너 국가로 참여한다. 트럼프는 6일 트루스소셜에 "브릭스의 반미 정책에 동조하는 모든 국가는 추가로 10%의 관세를 받을 것이며 예외를 두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이에 룰라는 7일 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같은 거대 국가의 대통령이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세계를 겁박하는 건 매우 잘못된 일"이라며 "우리는 황제를 원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브릭스의 다른 관련국들은 이번 관세가 브릭스 전체를 겨냥한 공격이 될까 걱정하고 있다. 트럼프는 9일 트루스소셜에 브라질 외 7개국에 보내는 상호관세 통보문을 함께 올렸다. 그는 8월 1일 부터 필리핀에 20%, 브루나이·몰도바에 각각 25%, 알제리·이라크·리비아·스리랑카에 각각 30%의 상호관세를 물린다고 예고했다. 이로써 트럼프가 이달 상호관세율을 통보한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22개국으로 늘었다. 브루나이(1%p)와 필리핀(3%p) 관세는 4월 대비 올랐고, 스리랑카(14%p), 이라크(9%p), 리비아(1%p), 몰도바(6%p)는 내렸다. 알제리는 변화가 없었다. 9일 추가 통보를 받은 국가 중 브릭스 관련국은 브라질뿐이며 주요 브릭스 관련국들은 협상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는 현재 트럼프와 막바지 협상 단계에 들어섰다. 인도네시아도 미국 투자를 확대하며 이달 안에 합의를 내기위해 노력 중이다. 브릭스만큼이나 트럼프와 대립하고 있는 유럽연합(EU)도 아직 상호관세율 통보를 받지 못했다. 트럼프는 8일 발표에서 EU와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아마도 이틀 안에는" 세율을 언급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트럼프는 9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8월 1일부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수입산 구리에 50%의 관세를 추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구리는 국방부가 두 번째로 가장 많이 쓰는 소재"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대체 왜 우리의 어리석은 (그리고 졸린) 지도자들은 이 중요한 산업을 죽인 것인가? 50% 관세는 (전임) 조 바이든 정부의 생각 없는 행동과 우둔함을 뒤집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7-10 08:59:19[파이낸셜뉴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요 강대국들이 인공지능(AI) 개발 및 운용을 위해 막대한 자본을 투입하면서 세계적인 AI 격차가 점차 벌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기반을 많이 갖춘 국가들이 마치 산유국처럼 앞으로 국제 사회에서 더욱 큰 목소리를 낸다고 예측했다. 세계 32개국에 데이터 센터 집중, 美中 양강 체제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집한 데이터센터 통계를 인용해 전 세계적으로 AI 기반시설 불균형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국제적으로 AI를 훈련 및 운용할 수 있는 데이터 센터가 설치된 곳은 32개국이며 미국(26개)에 가장 많았다. 2위는 28개를 보유한 유럽연합(EU)이었으며 3위는 중국(22개) 순서였다. 중국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데이터 센터는 한국과 일본에 각각 4개, 인도 5개를 포함해 25개로 파악됐으며 유럽에서 비(非)EU 지역에 설치된 데이터 센터도 8개였다. 이번 집계는 실존하는 모든 데이터 센터를 전부 포함하지 않았다. NYT는 일부 국가나 기업들이 고의적으로 데이터 센터 관련 정보를 감춘다고 지적했다. 이에 옥스퍼드대 연구진은 아마존이나 구글 등 세계 9곳의 대형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의 지난해 말 고객 명단을 역추적 하여 데이터 센터 숫자를 추정했다. AI 데이터 센터를 물리적인 위치가 아니라 운영 주체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미국·중국이 사실상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미국 기업들은 세계적으로 87개의 데이터 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밖에 있는 시설만 63개에 달한다. 39개를 운영하는 중국 기업들은 19개를 해외에 두고 있다. 양국 기업들의 AI 데이터 센터 점유율은 90% 이상이다. 유럽 기업들도 6개의 센터를 운영 중이다. 중국의 경우 지난 2022년부터 미국의 제재로 인해 미국 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최첨단 제품을 수입할 수 없는 상황이나 해외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옥스퍼드대는 중국 기업이 해외에서 운영하는 데이터 센터 가운데 3개는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은 이와 관련해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세계적인 AI 격차에 대해 경고했다. 유엔은 100개의 미국·중국 기업들이 전 세계 AI 투자의 40%를 차지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미국과 중국에 AI 기반이 몰려있기 때문에 영어와 중국어로 AI를 사용해야 보다 정확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반은 미래 권력...디지털 격차 좁혀야이번 옥스퍼드대 통계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AI 데이터 센터가 1개도 없는 국가는 150개 이상이었다. 특히 남미와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AI 데이터 센터 숫자는 각각 3개, 4개에 불과했다. NYT는 국가별로 AI 시설 투자가 다른 이유에 대해 비용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엔비디아에서 제작하는 첨단 AI 반도체는 비쌀 뿐만 아니라 공급 자체가 부족하다. 아울러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설립 및 유지하려면 막대한 자금과 인력뿐만 아니라 전기와 물 등 탄탄한 사회기반시설이 필요하다. NYT는 미국, 중국 등 기술 강대국은 AI 시스템을 이용해 데이터 분석에서부터 자동화, 신약과 무기 등을 개발하고 있지만, 이러한 컴퓨터 처리 능력이 없는 국가는 과학 연구는 물론, 기업 성장과 인재 유지에도 제약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가까운 곳에 데이터 센터가 없는 아프리카 기업들은 미국 데이터 센터의 기기를 빌려도 통신 속도 때문에 미국 사용자들이 잠자는 시간에 맞춰 업무를 보고 있다. 옥스퍼드대 디지털 경제 연구소의 빌리 레돈비르타 교수는 “과거 산유국들은 국제 사회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AI가 도래한 미래에는 컴퓨터 처리 능력을 가진 이들이 중요한 자원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산유국과 비슷한 권력을 갖게 된다”고 내다봤다. 또한 매체는 미국과 중국이 AI 기반을 과점하면서 다른 국가들 역시 미국 혹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EU는 지난 2월 27개 회원국 전역에 새로운 데이터 센터를 포함한 AI 사업에 2000억유로(약 317조원)를 투자한다고 발표했고, 인도와 브라질, 아프리카연합(AU) 등도 '주권 AI'를 확보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 센터 구축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지난해 “중국이나 미국, 한국, 일본에서 AI를 기다리는 대신 우리 것을 가지는 것은 어떤가?”라며 AI 투자를 강조하기도 했다. NYT는 다른 국가들이 AI 격차를 줄이기 위해 투자를 서두르고 있지만 격차를 줄이려면 미국 혹은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5-06-24 09:10:04[파이낸셜뉴스] [캘거리(캐나다)=서영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세계 각국 정상과 폭넓게 교류하면서 정상외교 복원을 알렸다. 특히 주요국 정상들과 경제·통상 협력 강화의 기반을 닦으며 이재명표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노선을 뚜렷이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캐나다 카나나스키스에서 10년 만에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브라질이 글로벌 사우스 핵심국으로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면서 양국의 경제 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브라질은 한국의 남미 최대 교역·투자국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은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장과는 약식 회동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회동 자리에서 복합위기 시대에 유엔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유엔이 국제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우리 정부가 필요한 지원과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파르도 멕시코 대통령과도 정상회담을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멕시코가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은 중남미 최초의 국가이자 중남미 최대 교역국임을 상기하고, 경제협력을 포함한 양국 관계 강화를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550여개의 우리 기업이 인도에서 활약하며 기여하고 있는 점을 상기하며 향후 고위급 소통을 활성화, 호혜적 경제협력, 핵심기술·국방·방산 등 전략적 협력, 문화 협력 등 양국 관계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켜 나가자고 제안했다. 영국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자유무역협정(FTA)이 화두로 떠올랐다. 지난 2020년 영국이 EU를 탈퇴하자 다음해 한국과 별도 FTA를 체결했지만, 급하게 협정을 맺으면서 세부 품목 등 조율을 위해 양국은 산업·통상 당국 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의식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양국의 FTA 문제를 거론하자 이 대통령은 "FTA를 개정하는 문제도 사실은 좀 더 진전이 있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지도부와의 정상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 안보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심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디지털 통상협정, 한-EU 그린 파트너십 등을 통해 디지털, 환경 등 각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양측 간의 관계를 질적·양적으로 확대해 나가자고 의견을 모았다. 올해 G7 의장국이자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인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안보·방산 분야,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인공지능(AI) 등 미래 분야를 중심으로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 가운데서도 이 대통령은 안보·방산 분야 협력 심화를 요청했고, 카니 총리도 한국의 방산 역량을 인정하면서 안보 협력을 위해 적극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은 순연됐지만, 무역·안보 협상에서 철저한 준비를 할 시간을 벌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 한미 정상회담은 내주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다시금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5-06-18 09:17:04【파이낸셜뉴스 캘거리(캐나다)=서영준 기자】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 카나나스키스를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 대통령은 룰라 대통령의 취임 축하 메시지에 감사를 표하며, 룰라 대통령의 리더십 하에 브라질이 글로벌 사우스의 핵심국으로 위상을 강화해 나가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하고 한국의 남미 최대 교역·투자국인 브라질과의 경제협력 확대 의지를 강조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기후변화 대응 등 글로벌 현안에서의 공조 필요성을 재확인하고 국제무대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가기로 했다. 양 정상은 좌우 통합과 실용주의를 중시하는 공통의 국정철학을 바탕으로, 한국과 브라질 간 10년 만에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syj@fnnews.com 서영준 기자
2025-06-18 02:3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