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이징=이석우 특파원】리커창 전 총리가 상하이시에서 돌연사한지 27일로 1년이 지났지만, 중국 정부는 어떤 추도회도 열지 않았다. 기일을 맞아 중국 소셜미디어(SNS)나 인터넷에서는 그를 추모하는 글을 찾을 수 없었다. 웨이보와 위챗에서 '리커창'을 검색했지만, 지난해 10월 27일 사망 공식 소식 등만 있었다. 더 추가된 내용은 보이지 않았다. 그에 대한 소식은 일년 전에 멈춰 있었다. 대만 언론들은 27일 리 총리를 추모하는 모든 메시지를 인터넷에서 전면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안후이성 허페이시 훙싱루 80번지 리커창 생가 주변에는 50여명이 넘는 정복과 사복 경찰들로 둘러싸여 있었다고 대만과 일본 교도통신은 전했다. 삼엄한 경비 속에서 리커창의 생가주변으로는 그를 추모하는 꽃 배달도 금지됐다. 배달앱 메이퇀은 당초 허페이 리커창 생가에 꽃을 주문해 배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가 이를 철회했다. 지난해 리커창이 사망했을 때 그의 생가 주변으로는 수 십만 송이의 조화가 중국 전역에서 배달됐다. 또 그의 사망을 계기로 300만명 가까운 사람들이 추모를 위해 그의 생각를 다녀갔었다. 그에 대한 추모 열풍이 자칫 현 정부에 대한 반대와 반대 집회를 일으킬까 하는 우려에서 그에 대한 추모 단속이 강화됐다. 그는 죽어서도 현 중국 당국이 경계하고 견제해야 하는 반체제의 상징처럼 돼 버린 셈이다. 상하이 등 주요 도시에서는 할로윈 축제를 이용해 리커창을 옹호하는 구호나 집단 시위, 현 정부를 조롱하고 풍자하는 변복을 단속할 방침이다. 또, 안휘성 등 주변 지역에서는 마라톤과 각종 행사 등을 특별한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11월로 연기했다. 그의 기일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대중 행사를 부담스러한 정부 당국의 결정으로 알려졌다. 앞서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4월 4일부터 6일까지 청명절 연휴 기간에도 허페이 홍성로 80번지 리커창 생가를 50여명이 넘는 경찰들이 삼엄하게 지키면서 리커창에 대한 추모를 단속했었다. 리커창 전 총리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불화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었다. 이 때문에 그의 돌연사를 둘러싼 많은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었다. 중국 경제가 계속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서민적인 행보의 경제전문가였던 리커창에 대한 추모는 현 체제에 대한 불만으로 간주되는 모양새이다. 리커창 전 총리는 지난해 10월 27일 68세의 나이로 상하이의 한 호텔에서 사망했다. 공식 사인은 심장 질환이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2024-10-28 15:26:40【베이징=정지우 특파원】이미 영결식과 화장이 진행된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유족이 철저한 사인 조사를 요구했었다는 소문이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보도했다. VOA는 “확인되지 않은 루머에 따르면 리커창의 유족은 고인이 심장마비로 급사했다는 공식 사인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고 한다”면서 “앞서 전직 신화통신 기자이자 공산당원인 구완밍은 인터넷에 올린 공개서한을 통해 리커창의 시신을 서둘러 화장하지 말고 비정상적인 사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니 부검 등 진상조사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최고 지도부도 리커창의 예상하지 못한 죽음에 충격을 받았고 부고도 준비되지 않아 사망 발표 10시간여 후에야 공식 부고가 나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리커창의 죽음과 관련해 제기될 모든 음모를 차단하고자 일단 가능한 한 빨리 사망 사실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는 상하이 정법대 천다오인 교수의 발언을 소개했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리커창이 머물던 상하이 한 호텔에서 수영한 후 심장마비가 와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03 08:55:17【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당국이 지난 10월 27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힌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시신이 2일 화장됐다.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자유시보,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날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리 전 총리에 대한 영결식을 진행하고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장례 일정과 장소는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그간 고위급 인사 영결식 행사가 열렸던 바바오산 혁명공원 인근에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바바오산 혁명공원이 민감한 구역으로 설정됐으며, 바바오산 지하철역도 잠정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또 바바오산 일대 등에 대한 교통 통제가 실시됐으며 버스는 우회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만의 한 시사 평론가는 "리 전 총리를 추모하려는 주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당국은 인파가 모이는 조문 활동이 반정부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을 뒤흔든 두 차례의 톈안먼 사건은 모두 지도자급 사망 후 추모식을 계기로 촉발됐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비판이 쏟아진 1976년 4·5운동은 그해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 후 본격화됐다.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9년 6·4시위는 이보다 2개월 전 후야오방 총서기 별세가 불을 지폈다. 한편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공개한 영상에서 리 전 총리 시신은 검은 정장 차림에 안경을 썼고, 흰색 침구 위에 누워 있었다. 시신은 붉은색 중국공산당 깃발로 덮였고, 주변엔 화초가 둘러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전 9시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리 전 총리 시신 앞에서 세 차례 허리를 굽혀 조의를 표한 뒤 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이어 리창 현 총리와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비롯해 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한정 등 당정 지도자들이 묵념했다. jjw@fnnews.com
2023-11-02 18:02:31【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당국이 지난 10월 27일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숨졌다고 밝힌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시신이 2일 화장됐다. 관영 신화통신과 대만 자유시보, 자유아시아방송 등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이날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리 전 총리에 대한 영결식을 진행하고 시신을 화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구체적인 장례 일정과 장소는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그간 고위급 인사 영결식 행사가 열렸던 바바오산 혁명공원 인근에는 오전 이른 시간부터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자유아시아방송은 바바오산 혁명공원이 민감한 구역으로 설정됐으며, 바바오산 지하철역도 잠정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또 바바오산 일대 등에 대한 교통 통제가 실시됐으며 버스는 우회해야 한다고 전했다. 대만의 한 시사 평론가는 “리 전 총리를 추모하려는 주민들의 불만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당국은 인파가 모이는 조문 활동이 반정부 시위로 변질될 것을 우려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중국을 뒤흔든 두 차례의 톈안먼 사건은 모두 지도자급 사망 후 추모식을 계기로 촉발됐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비판이 쏟아진 1976년 4·5운동은 그해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 후 본격화됐다.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9년 6·4시위는 이보다 2개월 전 후야오방 총서기 별세가 불을 지폈다. 한편 관영 중국중앙TV(CCTV)가 공개한 영상에서 리 전 총리 시신은 검은 정장 차림에 안경을 썼고, 흰색 침구 위에 누워 있었다. 시신은 붉은색 중국공산당 깃발로 덮였고, 주변엔 화초가 둘러졌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오전 9시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함께 리 전 총리 시신 앞에서 세 차례 허리를 굽혀 조의를 표한 뒤 유족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이어 리창 현 총리와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비롯해 왕후닝·차이치·딩쉐샹·리시·한정 등 당정 지도자들이 묵념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02 15:52:45【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 당국이 2일 리커창 전 총리의 시신을 화장했다. 다만 중국 당국은 그에 대한 추모가 정권 반발로 확산될 가능성에 대해 여전히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0월 27일 특별기편으로 상하이에서 베이징으로 이송된 리 전 총리 시신은 이날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공원에서 영결식을 거행한 뒤 화장됐다. 매체는 “중국 공산당의 우수한 당원, 당과 국가의 탁월한 지도자, 17·18·19기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전 국무원 총리였던 리커창 동지의 시신이 2일 베이징에서 화장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톈안먼, 신화문, 인민대회당, 외교부, 홍콩, 마카오, 해외 대사관 및 영사관 등에 조기를 게양하고 애도의 뜻을 표한다. 다만 추도대회 등이 열릴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만 매체는 혁명공원 주변으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고 전했다. 또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 등에선 리커창(李克强)으로 검색하면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없다’는 문구가 뜬다. 관련 사진도 마찬가지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1-02 09:00:28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10월 27일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올해 3월 퇴임한 지 7개월 만에 들려온 부고다. 중국 당국이 수시간이 지나서야 부고를 발표할 정도로 갑작스러운 죽음이었다. 관영 매체도 부고 대신 짧은 사망소식을 먼저 알렸다. 그는 한때 시진핑 국가주석의 경쟁자로 인식됐다. 재임 시절 '시진핑 1인 체제'가 공고화된 이후에도 민생과 경제 활성화를 위해 독자적 목소리를 내며 중국 국민의 호응을 얻었다.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 "6억명의 월수입은 1000위안(약 17만원)"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 등은 서슬 퍼런 절대권력을 사실상 비판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졌다. 직전 총리였음에도 중국 당국의 검열과 통제는 사망이 급작스러웠던 것과 반대로 즉각 이뤄졌다. 관영 매체는 자세한 내용은 보도하지 않았다. 포털사이트나 SNS에도 검열을 거친 듯 당국의 부고문이나 정부기관·관영 매체의 추모글만 노출됐다. 사망 다음 날인 10월 28일부터 11월 3일까지 중국에서 공개활동을 금지하고 대학 모임을 모두 취소시켰다는 이야기도 들렸다. 이른바 '광장무'(주로 여성 중노년층이 공터나 공원에 모여 춤을 추는 문화)를 불허했다고 대만 매체는 전하기도 했다. 중국 지도부의 두려움은 짐작 가능하다. 중국을 뒤흔든 두 차례의 톈안먼 사건은 모두 지도자급 사망 후 추모식을 계기로 촉발됐다.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비판이 쏟아진 1976년 4·5운동은 그해 저우언라이 총리 사망 후 본격화됐다. 민주화를 요구했던 1989년 6·4시위는 이보다 2개월 전 후야오방 총서기 별세가 불을 지폈다. 공교롭게 두 번의 톈안먼 사건과 공통점은 여러 개다. 지도자급 사망 외에 주자파(중국 공산당 내 자본주의 노선 실권파) 비판운동, 공산당 관리들의 부패, 대량실업, 인플레이션, 소련(러시아)의 방중 등이 유사하다. 현재 중국은 기존 시장경제 체제보다는 '중국특색 사회주의'를 강조하고, 부정부패 척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 청년실업률은 사상 최고치를 매월 경신했으며, 디플레이션 우려는 남아 있다. 10월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중했다. 추모를 막겠다며 통제를 강화하는 것조차 동일하다. 물론 리 전 총리의 사후 영향력이 저우언라이나 후야오방만큼 크다고 보는 이들은 거의 없다. 중국에 미칠 파급도 극히 작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은 리 전 총리 사망 후폭풍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중국은 그때와 분명하게 다르다. 그 세월 동안 대국으로 성장한 만큼 중국인들도 변했다. 직접적인 행동에 제약을 줘도 백지시위, 노래, 기호, 사진, 그림 등으로 현실과 마주하는 것이 중국인들이다. 차단한다고 의견 표출을 막을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의미다. 다양한 애도와 추모 방법으로 해야 할 말은 기어코 전달하고 있다. jjw@fnnews.com 정지우 베이징특파원
2023-10-31 18:22:37【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은 연간 경제 및 사회 발전 목표를 실현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31일자 1면 사설을 통해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절대 권력 속에서도 경제 회복을 위한 ‘쓴소리’를 여러 차례 꺼냈던 고(故) 리커창 전 국무원 총리의 지난 발언이 재조명되고, 중국 경제는 여전히 둔화 국면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인민일보는 이날 사설을 통해 “도전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성장하는 것은 중국 발전의 근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전쟁과 투쟁, 비바람 속에서 전진하려면 기세를 몰아 올라가려는 결심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인민일보는 그러면서 지난 9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 주석의 제74주년 국경절 리셉션 연설을 언급했다. 그는 당시 “발밑의 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며 △거시경제 규제와 통제 강화 △국내 유효 수요 확대 △기업 주체의 활력 자극 △경제 운영의 개선 △내부 발전 동력 강화 △사회적 주요 위험 효과적 방어에 주력해 올해 경제 및 사회 발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고 지시했었다. 또 인민일보는 올해 초부터 격랑의 국제환경과 어려운 국내 개혁, 발전과 안정 과제에 직면했으나 시진핑 동지를 핵심으로 단결해 수억명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연간 경제 및 사회 개발 목표를 위한 토대를 마련했다고 재차 주장했다. 이어 중국 경제를 관찰하려면 ‘단기적’ 부분만 봐서는 안 되며, 장기적 발전 동향과 내부 생동력의 속을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제도적 우위는 중국 경제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저력이라고도 했다. 중국 각종 경제 지표가 올 들어 7월까지 지속적으로 추락하다가 8월 들어 잠시 반등했으나 9월부터는 다시 성장과 하락이 혼재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것을 의식한 문장으로 보인다. 제도적 우위는 중국 당국이 내놓은 경제 활성화 대책을 뜻하는 것으로 읽힌다. 인민일보가 중국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결국 이날 사설은 리 전 총리 추모 분위기와 경기둔화가 정부에 대한 불만 혹은 비판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달래기’ 또는 ‘동요’ 차단의 성격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인민일보는 “중국 정책 도구함에는 도구가 많고, 정책 공간을 잘 활용하며, 내수확대전략과 공급측 구조개혁 심화를 유기적으로 결합해 경제의 질적 향상과 양적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앞서 대만 자유시보는 중국 당국이 이달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중국에서 공개 활동을 금지하고, 대학 동아리 활동을 모두 취소시켰다고 지난 29일 보도했다. 또 이른바 ‘광장 무’(주로 여성 중·노년층이 공터나 공원에 모여 춤을 추는 중국 거리 문화)도 불허했다고 전했다. 자유시보는 “톈안먼 사태 재발을 우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0-31 09:47:46【베이징=정지우 특파원】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각계의 관심을 끌었지만, 향후 중국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중국 당국이 시민과 네티즌의 추모를 통제한데다, 리 전 총리가 실질적인 권력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으로 설명됐다. 29일 대만 자유시보는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를 인용, 딩슈판 대만 정치대 명예교수가 “시진핑 시대에 (리 전 총리의) 영향력은 전혀 없었다”라며 “공치(共治)는 과거 중국 공산당의 관례였지만 시 주석은 총리 권력을 완전히 제거했으며 동시에 리커창보다 훨씬 더 영향력이 큰 왕치산 전 국가부주석을 영입해 부패 척결에 나섰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 싱크탱크 스팀슨센터의 쑨윈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도 “시진핑 주석이 권력을 쥐고 있기 때문에 리커창은 재임 기간 동안에 아무것도 바꿀 수 없었다”라며 “사후 영향력은 더욱 미미할 것이며 현재 중국 정세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중국 당국은 여전히 리 전 총리의 신경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자유시보는 중국 당국이 이달 2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중국에서 공개 활동을 금지하고, 대학 동아리 활동을 모두 취소시켰다고 전했다. 또 이른바 ‘광장 무’(주로 여성 중·노년층이 공터나 공원에 모여 춤을 추는 중국 거리 문화)도 불허했다고 부연했다. 자유시보는 “톈안먼 사태 재발을 우려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울러 리 전 총리가 유년기를 보냈던 안후이성 허페이시 훙싱루 80호 골목만 시민들에게 개방해 조문객을 받고 있으며 포털사이트, 소셜미디어(SNS), 관영 매체도 통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관측통들의 말을 빌려 “중국 당국이 리 전 총리의 사망한 지 10시간이 지나서야 공식 부고를 발표한 것은 베이징 고위층을 놀라게 했다는 의미”라며 “관영 언론이 부고를 준비할 겨를도 없이 짧은 사망 소식을 먼저 알렸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런 가운데서도 리 전 총리의 ‘쓴소리’는 온라인에서 다시 회자되고 있다. 네티즌들은 “양쯔강과 황허는 거꾸로 흐를 수 없다”(長江黃河不會倒流), “6억명의 월수입은 1000위안(약 17만원)이며 도시에서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 天在看) 등 리 전 총리 생전 발언을 공유하며 그를 추모하고 있다. 한편 중국 당국은 리 전 총리가 심장마비로 지난 27일 0시 10분께 상하이에서 숨졌다고 발표했다. 자유시보는 리 전 총리의 시신이 같은 날 오후 전용기로 베이징에 도착해 교통 통제 아래 인민해방군 총의원으로 옮겨졌으며 일주일 안에 베이징 서쪽 교외의 '베이징 바바오산 혁명 공동묘지'에서 추모식이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바바오산 혁명묘지는 고 장쩌민 전 국가 주석이 화장된 곳이기도 하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0-29 14:26:17[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는 27일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 사망에 애도를 표했다. 야권에서도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조의를 표했다. 외교부는 이날 “우리 정부는 리커창 전 총리가 한국의 가까운 친구로서 한중관계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그의 영면을 기원하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와 추모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조전을 준비 중이고, 장례식 참석 여부는 중국 측에서 관련 사항을 밝히는 대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1월 장쩌민 전 국가주석 서거 당시 중국 측에서 정부와 정당 등 우호인사들로 이뤄진 조문 대표단을 초청한 바 있다. 전임 문재인 정부 국무총리를 지낸 이낙연 전 대표는 같은 날 SNS를 통해 “2019년 3월 저는 중국 하이난다오에서 고이노가 한중총리회담을 열고 양국 환경협력을 강화키로 합의했다. 아시아판 다보스포럼이라 불리는 보아오 포럼에도 함께 참석했다”며 “2020년 1월 제가 총리에서 물러나자 리커창 총리는 제게 사람을 보내 인사를 전하며 베이징 방문을 초청했다. 그러나 응하지 못한 채 그와 영영 이별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 전 대표는 이어 “리커창 총리는 모든 국정을 꿰뚫고 그걸 알기 쉽게 설명하는 유능한 지도자였다”며 “그와의 만남은 짧았지만 그 여운은 길게 남을 것”이라고 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2023-10-27 16:12:38[파이낸셜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경쟁자였던 리커창 전 중국 국무원 총리가 지난 27일 갑작스럽게 사망했다. 리 전 총리는 201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국무원 총리로 결정되며 올해 초까지 10년간 중국 경제를 이끈 인물이다. 시진핑 국가 주석의 경쟁자였고 중국 서열 2위로 쓴소리와 소신 행보를 보였으나 시 주석이 독보적 지위를 구축하면서 존재감이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1955년 출생, 후진타오와 동향 중국 관영매체인 CCTV에 따르면 리 전 총리는 최근 중국 상하이에서 휴식을 취해왔으며 전날 갑작스러운 심장병이 발생, 이날 0시 10분 6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지난 1955년 중국 안후이성 동부 추저우의 딩위안현에서 태어난 리 전 총리는 안후이성 명문인 허페이 8중학교에서 공부했다. 졸업 후인 1974년에는 19세의 나이로 당시 마오쩌둥의 "지식청년은 농촌으로 가서 배우라"는 '상산하향' 운동에 동참, 펑양현 다먀오공사 다먀오대대 생산대에서 근무한 뒤 1976년 다먀오대대 당지부 서기를 지냈다. 1976년 4월에는 중국 공산당에 입당했다. 1982년에는 베이징대학교 법학과를 거쳐 1988년 베이징대학교 경제학 석사와 1994년 베이징대학교 경제학 박사를 각각 졸업했다. 정치적으로 급성장한 계기는 중국 공산주의청년단 중앙학교부 부장으로 있을 때인 1983년이다. 리 전 총리는 그해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였던 후진타오를 만났다. 두 사람은 동향의 선후배다. 44세에 허난성의 최연소 성장이 된 리 전 총리는 이후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주임,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을 거쳐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 시기인 2008년부터 국무원 부총리를 맡는 등 출세 가도를 달렸다. 공청당 대표, 그러나 시진핑 국가주석에게 밀려 공청단을 대표하는 인물인 리 전 총리는 비슷한 연배 중 가장 먼저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태자당(혁명 원로 자제 그룹)계와 장쩌민계인 상하이방이 연합해 밀어준 시 주석에게 1인자 자리를 빼앗기고 2인자인 총리 자리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리 임명 직후 실세 총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집단지도체제가 약화하고 시진핑 1인 권력이 강화되면서 리 전 총리의 영향력도 함께 약화했다. 그는 총리 재직 10년간 절대 권력에 여러 차례 쓴소리를 한 것으로 유명하다. 2020년 5월 전인대 기자회견 발언이 대표적이다. 리 전 총리는 당시 중국의 빈곤과 불평등 문제를 지적하며 "6억명의 월수입은 겨우 1000위안(약 17만원)밖에 안 되며, 집세를 내기조차 힘들다"고 말해 중국은 물론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시 주석이 강조한 '샤오캉'(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노골적인 반박으로 읽힐 수 있어서다. 지난해에는 방역 지상주의가 경제를 망쳐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전국 화상회의를 열어 10만 명이 넘는 공직자들 앞에서 중국의 경제 상황이 2020년 우한 사태 때보다 심각하다는 발언을 한 것이다. 국제사회에서는 리 전 총리가 '제로 코로나'를 주장하는 시 주석에 맞서며 중국 정가의 권력 암투 가능성을 예상하기도 했으나 이변은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3월 퇴임, 쓸쓸한 죽음 지난 3월 퇴임 직전에는 국무원 판공청 직원들과 작별 인사를 하며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보고 있다(人在做 天在看)"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삼국지연의'의 제갈량이 유비 사후 8번째 북벌에 나서면서 남긴 것으로 알려진 이 문구를 놓고 전문가들은 무소불위의 절대 권력을 장악한 중국 최고 지도부의 독주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을 하기도 했다. 당시 그의 발언은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인 '만리방화벽'에 막혀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차단됐지만, 유튜브나 트위터 등 해외 SNS를 통해 널리 확산했다. 지난해 20차 당 대회 폐막식에서 후진타오 전 주석이 갑자기 퇴장하면서 리 전 총리의 어깨를 토닥이던 장면도 유명하다. 당시 후 전 주석은 시 주석 및 리잔수 전 전인대 상무위원장과 대화한 뒤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떠나면서 리 전 총리의 어깨를 토닥이며 무언가 짧은 말을 건넸다. 일각에서는 공청단을 대표하는 그가 리커창 등 핵심 세력이 최고지도부에서 탈락한 것에 불만을 품고 벌인 행동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중국 누리꾼 애도 제로 코로나 폐지 이후에도 중국 경제가 부진한 데다 부동산발 경제 위기 가능성까지 제기되면서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최고 권력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고 민생을 챙긴 리 전 총리에 대한 향수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의 자유주의 시장경제 개혁에 조종이 울렸다”며 중국 누리꾼들이 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부 중국 지식인과 자유주의 엘리트들은 “리 전 총리는 중국의 자유주의 시장 경제 개혁의 등대였다”며 "갑자기 등대가 꺼짐에 따라 자유주의 시장 경제 개혁이 끝났다"고 애도했다. 한편 일본 정부도 애도를 표했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27일 각의(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리 전 총리는 2018년 5월 일·중·한 정상회담 때 일본을 공식 방문하는 등 일·중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삼가 명복을 빌며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리 전 총리와 친분이 있었던 오자와 이치로 입헌민주당 중의원(하원) 의원은 "갑작스러운 부고를 접하고 매우 놀랍고 깊은 슬픔을 느낀다"면서 "아직 젊은 그가 일찍 세상을 떠난 것은 중국의 국가적 손실이며 향후 일·중 양국의 우호 발전을 위해서도 아쉬워해야 한다. 지금은 그저 명복을 빌 뿐이다"고 전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2023-10-27 1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