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가수 노사연 부친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피소된 김주완 작가에 대해 경찰이 불송치 처분을 내렸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중부경찰서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받은 김 작가에게 '불송치(혐의없음)' 수사 결과 통지서를 발송했다. 김 작가는 자신의 저서를 통해 '노사연의 아버지 노양환씨는 한국전쟁 당시 마산지역 민간인학살 사건을 주도한 특무대(CIC) 마산파견대 상사였으며 실질적인 현장책임자였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에 노사연의 형제이자 노씨의 자녀 중 한명인 A씨가 "고 노양환 상사는 국민보도연맹 사건 당시 방첩대에서 수사관으로 재직했기 때문에 마산학살 사건에 투입돼 현장 지휘 등에 일체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김 작가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중부경찰서에 고소했다. 경찰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무혐의로 불송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작가가 기본적으로 자기가 인터뷰하면서 들었던 내용들을 적었고 진실화해위원회에서 내용을 일부 인용하고 확인했다"며 "김 작가가 명백히 허위사실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책에 이같은 내용을 표현했다고 보기에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김 작가의 '진실' 주장에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작가는 무혐의 처분을 받은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의 글이 '허위사실 아님'을 판명해준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작가가 책에 그런 내용을 쓸 때 이것이 허위 사실이라는 인식이 있었느냐가 수사의 쟁점"이라며 "그 책에 있는 내용이 진실이냐 아니냐는 지금 사실 확인을 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2023-12-20 17:40:54[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대원이 민가를 습격해 총기를 난사하는 등 민간인을 학살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해당 대원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제압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IDF)은 소셜미디어에 민간인을 학살하던 하마스 대원이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쓰러지는 장면을 공개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대원이 무고한 이스라엘 공동체를 침공하고 학살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영상은 하마스 대원이 이스라엘에 침투하며 찍은 보디캠을 나중에 이스라엘군이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약 3분 9초로 편집된 해당 영상에 따르면, 무장한 하마스 대원 2명이 오토바이를 타고 이스라엘 시골 지역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침투한다. 이후 경비초소로 보이는 시설이 있는 곳에서 총격전을 벌이기도 한다. 민가에 도착한 이들은 건물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다. 건물 창문 안쪽에 사람처럼 보이는 실루엣이 이들이 발사한 총을 맞고 쓰러지는 모습도 담겨 있다. 이들은 구급차로 추정되는 차량의 바퀴에 총격을 가하기도 하며, 다른 주택의 방충망을 칼로 찢어 내부를 확인한 뒤 들어가 내부를 살피는 모습도 영상에 담겼다. 해당 대원은 이런 식으로 민가를 돌아다니던 도중, 갑자기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진다. 이스라엘군이 발사한 총에 맞아 쓰러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의 전방을 향해 설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보디캠 화면은 하늘을 비추다가 종료된다. 이스라엘군은 해당 영상을 공개하며 “영상 속 하마스 대원을 이스라엘군이 무력화했다”고 밝혔다. 영상이 언제 촬영된 것인지는 표시하지 않았다. 한편 AP통신 등에 따르면 전쟁이 9일째 지속되고 있는 이날까지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 측에서 집계된 사망자 수는 4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 측은 사망자가 이날 15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했고, 하마스가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보건부도 지금까지 누적 사망자가 2670명이라고 주장했다. sanghoon3197@fnnews.com 박상훈 기자
2023-10-17 05:37:46[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7일(현지 시간) 새벽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때 대원들에게 “가장 많은 인명을 살상하고 인질을 붙잡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간) 독일언론 빌트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하마스 대원들 시신에서 ‘민간인을 죽이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이 입수한 하마스의 ‘작전계획 302’ 문건에 따르면 기습공격 당시 하마스 대원들은 “가능한 많은 사람을 죽여라”는 명령을 받고 투입됐다. 작전계획에는 “특정 시각에 이스라엘 키부츠(집단농장)를 장악하고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죽이며 추가 지시를 받을 때까지 인질을 붙잡으라”는 구체적인 지시가 담겼다. 또 문건에는 이스라엘 여러 키부츠 보안 시설과 침투로 등이 세세하게 적혀 있었고 키부츠를 침투 한 후 장악하는 순서도 포함됐다. 울타리와 경계초소를 차례로 부순 뒤 관리사무소를 확보한 다음, 인질을 식당에 집결시키고 가자지구로 이송할 계획도 담겨 있었다. 마을에 들어간 하마스 대원들은 반격 위협을 줄이기 위해 먼저 대량학살에 나서고 이후 살아남을 사람들을 인질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이스라엘 관리들은 전했다. 탈 하인리히 이스라엘 총리 대변인은 “하마스의 이번 공격 전략은 매우 분명했다. 가능한 한 많은 무고한 민간인을 다치게 하고 살해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였다”고 말했다. WSJ는 “이 문서는 ‘여성과 아이들을 살해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하마스 관계자들 주장과 상충되는 것”이라며 “여러 장소에서 일어난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은 공격의 부산물이 아니라 핵심 목표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WSJ는 지난 12일 하마스가 민간인 거주지를 공격해 의도적으로 인질을 붙잡을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WSJ가 확보한 지난 6월 15일 자 14페이지 문서는 아랍어로 ‘일급비밀’이라고 표시됐으며 “가자 지구 인근의 사드 키부츠 메팔심에 침투해 포로들을 인질로 붙잡고 협상용으로 억류하라”는 지시가 담겼다. WSJ는 “하마스는 공격 목표물에 대한 상당한 정보를 지니고 세부 계획을 수립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2023-10-15 23:16:17[파이낸셜뉴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민간인 학살이 확인되면서 이스라엘의 사망자 숫자가 약 900명으로 늘어났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슬람국가(IS)'와 같다며 예비군 30만명을 동원해 가자지구 포위를 시작했다. 이에 하마스는 공세가 계속되면 납치한 이스라엘인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 무차별 민간인 학살, 외국인 다수 사망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는 지난 7일(이하 현지시간) 이스라엘 점령지역에 로켓을 퍼부었다. 이어 무장 병력을 보내 현지 정착촌과 민간인, 이스라엘 군 초소 등을 공격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최소 900명의 이스라엘인이 사망했으며 2408명이 다쳤다. 현지 자원봉사 구조단인 자카는 같은날 발표에서 정착촌 1곳에서만 108구에 시신이 확인되었다고 전했다. 특히 하마스는 이스라엘 남부 레임에서 약 3500명이 모였던 음악 축제 행사를 습격해 최소 260명을 살해했다. 하마스는 민간인 학살과 함께 약 100명이 넘는 이스라엘 주민들을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9일 발표에서 하마스의 공격으로 최소 11명의 미국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확인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마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사람 중에 미국 시민들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미 국방부는 미 해군이 제럴드 포드 항공모함 전단을 동지중해에 배치하고 이스라엘군에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미 백악관은 9일 브리핑에서 미국 지상군을 이스라엘에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인 외에도 9일 기준 12명의 태국인과 10명의 네팔인이 사망했다. 또한 아르헨티나(4명), 우크라이나(2명), 프랑스(2명) 국적자들도 사망했으며 캄보디아와 캐나다, 러시아 국민도 각각 1명씩 숨졌다. 동시에 독일, 브라질, 이탈리아, 멕시코 국민 등 다수의 외국인이 실종되었다. 이스라엘에 머무는 한국인은 장기 체류자 약 570명, 여행객 약 360명으로 알려졌으며 아직 인명 피해는 접수되지 않았다. "하마스는 IS", 가자지구 봉쇄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8일 하마스를 상대로 전면전을 선언하고 맹렬한 보복에 나섰다. 이스라엘 공군은 7일 이후 약 230만명이 살고 있는 가자지구를 폭격했고 이로 인해 최소 687명의 팔레스타인 주민이 사망하고 3726명이 다쳤다. 네타냐후는 9일 연설에서 "우리는 전쟁 3일차를 맞이했다"라며 "우리는 당신의 집과 우리 존재를 위해 투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슬람 극단 무장세력 IS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언제나 하마스가 누구인지를 알고 있었다. 이제는 세계 나머지도 안다"며 하마스가 IS 같은 테러 조직이라고 규정했다. 네타냐후는 "하마스는 IS이고, 우리는 현대 세계가 IS에 맞서 승리했듯 하마스에 맞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적은 전쟁을 원했고, 이것이 그들이 얻을 결과"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8일 기준으로 400명이 넘는 하마스 무장 병력을 사살하고 이스라엘 영역 대부분의 통제권을 되찾았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가자지구로 통하는 전기와 수도를 끊고 전면적인 포위에 나섰다. 9일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나는 가자지구에 대한 완전한 포위 공격을 명령했다"며 "전기도, 음식도, 연료도 없을 것이며 모든 것이 폐쇄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야만인과 싸우고 있으며 그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시에 이스라엘군은 약 30만명에 달하는 예비군 동원령을 내렸다. 이스라엘 안팎에서는 조만간 지상군이 투입된다고 보고 있다. 인질 살해 협박하는 하마스범아랍 매체인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하마스 산하 군사 조직인 카삼 여단은 9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의 공습을 비난했다. 이들은 "민간인을 표적으로 하는 모든 행위에는 인질 처형이 뒤따를 것"이라며 자신들이 납치한 이스라엘 주민들을 죽이겠다고 협박했다. 카삼 여단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의 민간 건물을 경고 없이 공습할 때마다 이스라엘 인질을 1명씩 죽이겠다며 살해 장면을 "오디오와 비디오로 중계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감스러운 결정이지만, 우리는 시오니스트 적과 그 지도부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 정부에 따르면 하마스는 최소 150명을 인질로 붙잡았다. 외국인도 다수 납치했다. 태국 정부는 자국민 11명이 하마스 측에 인질로 잡혀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 러시아 국민도 납치되었다고 알려졌다. 카삼 여단의 아부 오바이다 대변인은 "공격을 받는 상황에서 인질 문제를 협상하거나 숙고하지 않을 것"이라며 인질 석방을 협상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납치한 인질 가운데 일부가 이미 사망했다고 전했다. 9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포함한 5개 서방국가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하마스의 이번 공격을 "테러"로 규정했다. 이들은 동시에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불만을 알고 있다며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주민을 분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서방 국가중 팔레스타인에 가장 많은 재정 지원을 보냈던 유럽연합(EU)은 9일 발표에서 팔레스타인에 대한 개발 원조를 중단하고 재검토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으로부터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압박을 받고 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10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에게 전화를 걸었다. 빈 살만은 이번 사태에서 "팔레스타인 편에 서서 갈등을 멈추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2007년에 가자지구에서 내전을 일으켜 PA 세력을 몰아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2023-10-10 09:02:30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따른 피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7일 베트남인 응우옌 티탄씨가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정부가 응우옌씨에게 3000만 1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을 판결했다. 응우옌 티탄씨는 베트남전 당시인 1968년 2월 한국군 해병 제2여단(청룡부대) 군인들이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70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했고, 그 사건에서 가족들을 잃고 자신도 총격을 입었다며 2020년 4월 3000만 100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응우옌씨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베트남전 참전 군인, 당시 마을 민병 대원 등의 증언과 여러 증거가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당시 해병 제2여단 1중대 군인들이 응우옌씨 집에서 실탄과 총으로 위협하며 그의 가족들에게 밖으로 나오게 한 뒤 총격을 가했다"며 "이로 인해 가족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응우옌씨 등은 심각한 부상을 입은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불법 행위로 배상 책임이 있다는 취지다. 베트남과 한국, 미국 간의 약정서 등에 따라 베트남인이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정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사 당국 및 기관 간의 약정서는 합의에 불과하다"며 "베트남 국민 개인인 원고의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청구권을 막는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냈다. 게릴라전으로 전개된 베트남전 특성상 정당행위였고,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는 정부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할 무렵까지도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해 사유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정원일 기자
2023-02-07 18:17:17[파이낸셜뉴스] 베트남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한국 정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7일 베트남인 응우옌 티탄씨가 대한민국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대한민국 정부가 응우옌씨에게 3000만 10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지급을 판결했다. 응우옌 티탄씨는 베트남전 당시인 1968년 2월 한국군 해병 제2여단(청룡부대) 군인들이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70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했고, 그 사건에서 가족들을 잃고 자신도 총격을 입었다며 2020년 4월 3000만 100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수십년이 지난 사건인 만큼, 재판에서는 우리 군의 학살이 실재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사실 확인을 위해 지난해 8월 증인신문 과정에서 베트남 전쟁 당시 민병대 소속이었던 응우옌 득쩌이씨(83)가 직접 "군인들이 마을 주민들을 보고 있고 총을 쐈다. 마을 주민들이 쓰러지고 수류탄을 던졌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반면 정부는 한국군에 의한 피해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설령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멸시효'를 이유로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민법에 따라 손해배상을 청구할 권리 자체가 소멸됐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응우옌씨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당시 해병 제2여단 1중대 군인들이 작전 수행 중 원고 가족들로 하여금 방공호 밖으로 나오라고 한 뒤 이들이 밖으로 나오자 총격을 가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했다. 이어 "원고 모친은 외출 중이었는데 이 사건 소속 군인들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한 곳으로 강제로 모이게 한 다음 그 곳에서 총으로 사살한 사실도 인정할 수 있다"며 "이 같은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지적했다. 베트남과 한국, 미국 간의 약정서 등에 따라 베트남인이 한국 법원에 소를 제기할 수 없다는 정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군사 당국 및 기관 간의 약정서는 합의에 불과하다"며 "베트남 국민 개인인 원고의 대한민국 정부에 대한 청구권을 막는 법적 효력을 갖는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냈다. 게릴라전으로 전개된 베트남전 특성상 정당행위였고, 소멸시효가 만료됐다는 정부 주장도 배척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며 "원고의 상황이 객관적으로 권리행사를 할 수 없는 장애사유에 해당한다"고 했다. 판결 직후, 응우옌 티탄씨는 화상 연결을 통해 "퐁니 학살 사건으로 희생된 74명의 영혼에게 오늘의 기쁜 소식이 위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을 주민들에게 소식을 나누고 알리도록 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대리인단은 이번 선고가 "대한민국의 공식 기구가 최초로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을 인정한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기관이 피해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위로문과 사과문을 보냈다고 생각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정원일 기자
2023-02-07 16:40:33[파이낸셜뉴스] 4일 국가보훈처가 베트남전에 참전한 우리 국군의 '민간인 학살 의혹'을 제기한 KBS 방송에 유감을 표하며 반론권 보장을 요구했다. 이날 보훈처는 입장문에서 KBS-1TV '시사멘터리 추적'이 지난 8월 7일 '얼굴들, 학살과 기억' 편 방송을 통해 "월남전쟁에 참전한 우리 국군들의 월남 민간인 학살의혹을 기정사실화 하는 편파적인 방송을 했다"며 "월남전 참전유공자들의 거센 반발과 함께 대규모 항의 집회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월남전 참전자회는 이번 KBS의 이번 방송에 반발,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 KBS 본사 앞에서 김의철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보훈처는 특히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지원과 명예 선양을 관장하는 주무부처로서 관련 내용은 "현재 소송 중에 있어 최소한 소송 당사자간의 균형 잡힌 반론권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공영방송인 KBS는 일부 베트남인의 주장에 방송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월남전 참전유공자 측의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훈처는 KBS에 △월남전 참전유공자 측의 충분한 반론권 보장을 보장하는 추가 방송 편성 △향후 관련사항에 대한 균형 있는 취재·방송 등을 촉구했다. 이에 KBS '시사멘터리 추적' 제작진은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 학살 의혹과 관련해 "피해 마을에서 생존한 베트남 주민들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고 올해 안에 1심 선고가 내려질 예정"이라며 1심 선고가 내려지면 그 내용을 바탕으로 당시 상황과 참전자회 입장을 담아 후속편을 제작할 예정이란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훈처는 "앞으로도 월남전 참전유공자의 명예가 훼손되지 않도록 국방부 및 월남전참전자회 등과 필요한 대응을 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2022-09-04 14:33:29[파이낸셜뉴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현장을 목격했다는 증언이 한국 법정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8단독 박진수 부장판사는 9일 베트남인 응우옌티탄씨(62)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변론기일을 열고 베트남 전쟁 당시 민병대 소속이었던 응우옌득쩌이씨(82)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응우옌 득쩌이씨는 응우옌 티탄씨의 삼촌이다. 이날 재판에서 응우옌 득쩌이씨는 한국군이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현 퐁니 마을에서 마을 주민들을 학살하는 장면을 직접 눈으로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응우옌 득쩌이씨는 "군인들이 마을 주민들을 보고 있고 총을 쐈다. 마을 주민들이 쓰러지고 수류탄을 던졌다"고 말했다. 응우옌득쩌이씨는 이 광경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목격했고, 망원경으로 확대해서 보기도 했다고도 말했다. '한국 군인인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었는가'를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는 "평소에 자주 봐서 얼굴을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답했다. 또 "여기(법정) 계신 분들처럼 생겼다. 눈과 얼굴로 구별했다"고도 했다. 그는 군인들이 마을을 떠난 후 마을에서 시쳇더미들을 발견했다고 증언하며 발견 지점을 지도에 가리키기도 했다. 응우옌티탄씨 측 소송대리인 임재성 법무법인 해마루 변호사는 재판에 앞선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은 남베트남 구호가 이뤄졌던 지역 인근에서 벌어진 이례적 사건"이라며 "피해자들의 진술, 작전을 수행한 부대원들의 진술 등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증거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한국군에 의한 피해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며 책임을 부인하는 입장이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2022-08-09 21:11:59[파이낸셜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부차에 발견된 민간인 시신의 사진과 영상이 가짜라고 주장했다. 오늘 13일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의 회담 후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부차 민간인 시신의 이미지와 영상이 조작됐다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기소하기 위해 '시리아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한 서방국의 행위와 유사하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는 "부차에서의 이미지도 같은 종류의 가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군이 이곳 부차를 몇 주 동안 점령하면서 철수하기 전까지 주민들을 집단 학살했다며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서방국들은 러시아군의 해당 행위를 '제노사이드'(Genocide·대량학살)로 규정하면서 민간인 살인에 책임 있는 자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반면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가 평화 회담을 무산시켰고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일부러 참혹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리투아니아 의회에서 열린 화상연설을 통해 "러시아군은 그들이 머문 모든 곳에서 부차와 같은 (학살)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유럽연합(EU)에 러시아 석유 수입 금지 조처를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산 석유 수입의 중단 시한을 정확히 정해야 하고 러시아 은행에 대한 제재도 추가적으로 부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기자
2022-04-12 23:33:36[파이낸셜뉴스] 미국 백악관은 러시아 그리고 벨라루스와 일반적 무역 관계를 중단하고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한다고 8일(현지시간) 밝혔다. 백악관에 따르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결의안(H.R. 6968)에 서명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및 벨라루스와 일반적 무역 관계를 중단하는 결의안(H.R. 7108)을 승인했다. 이번 발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을 고의적으로 학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유엔총회는 전날 러시아의 유엔 인권이사회(UNHRC) 이사국 자격 정지를 결정하기도 했다. 다만 러시아 측은 우크라이나에서 민간인 학살에 관여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가 증거를 모두 조작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2022-04-09 14:36: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