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지상파 방송3사(KBS·MBC·SBS)의 4·7 재보궐 선거 출구조사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모두 국민의힘에 크게 패한 것으로 조사되자 침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7일 오후 8시15분 발표된 출구조사에 따르면, 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37.7%를 득표해 59.0%를 얻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뒤쳐진 것으로 조사됐다. 김영춘 부산시장 후보 역시 김영춘33.0%를 얻는데 그쳐 64.0%를 획득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 모여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던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과 신동근·양향자·박성민 최고위원 등 당 지도부와 박영선 캠프 관계자 30여명은 지난 2017년 대선승리 이후 5년만에 마주한 충격적 패배에 말을 꺼내지 못했다. 김 대행은 멍한 표정으로 출구조사 결과를 바라보다 10여분 만에 곧장 자리를 떠났다.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도 무거운 표정을 지으며 답변하지 않았다. 다만, 이낙연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부인이 코로나19 자가격리 대상자로 분류되면서 당사에 자리하지 못했다. 당 지도부가 자리를 비운 뒤에도 상황실에 남아 개표 상황을 지켜보던 강선우 대변인은 눈물을 보였고 최인호 수석대변인 등이 위로를 건네기도 했다. 서울 종로에 있는 박 후보 선거 캠프에서도 분위기는 무거웠다. 선거 막판 '중대결심' 발언을 했던 진성준 전략기획본부장을 비롯해 기동민·김원이·서영교·이수진(비례)·이용우·오영환·장경태 의원과 캠프 관계자들이 자리해 출구조사를 지켜봤다. 이들은 박 후보가 오 후보에게 크게 뒤쳐진 것으로 나타나자 짧은 탄식과 한숨을 내뱉으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후 9시를 넘어 박 후보가 캠프를 방문하자 곳곳에서 눈물이 터지기도 했다. 박 후보는 취재진을 내보낸 뒤 비공개로 캠프 관계자들과 당직자들을 위로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
2021-04-07 21:28:03[파이낸셜뉴스] 제21대 대통령 선거 방송 3사 출구 조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 국민의힘 개표상황실에선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3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51.7%,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39.3%, 개혁신당 이준석 7.7%를 얻을 것으로 예측되는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국민의힘 상황실엔 한숨과 탄식이 흘러나왔다. 상황실에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안철수·황우여·나경원·양향자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이 모여 긴장감이 흐르는 가운데 개표 방송을 지켜봤다. 한편 김문수 후보는 현재 서울 봉천동 자택에서 개표 방송을 지켜보고 있으며,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당선인 윤곽이 드러나는대로 국회도서관 대강당에 꾸려진 개표상황실로 이동할 예정이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2025-06-03 20:43:33[파이낸셜뉴스]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4일 오전 11시 22분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주문을 낭독하는 순간,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의 공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문 대행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국회 측과 방청석 일부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헌재에 윤 대통령 탄핵사건이 접수된 이후 111일간 쉴 새 없이 움직인 탄핵시계가 멈춘 순간이었다. 국회 소추위원들과 윤 대통령 측 대리인들은 이날 선고 시간인 오전 11시를 앞두고 10시20분~50분 사이에 모두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잡았다. 윤 대통령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반인 방청객들도 상기된 표정으로 재판관들을 기다렸다. 이들은 참석한 의원들과 심판정 내부를 향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자리에 앉은 양측 대리인단은 미소를 띠고 서로 인사를 나눴다. 휴대전화를 함께 들여다보며 귓속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그러나 선고시작 직전인 오전 10시 58분이 되자 대심판정은 침묵과 함께 극도의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이윽고 10시 59분 “재판관님들이 입장하십니다. 모두 자리에서 일어서 주십시오”라는 안내와 함께 문 대행을 선두로 재판관 8명이 모두 차례대로 대심판정으로 들어왔다. 문 대행이 “지금부터 2024헌나8 대통령 탄핵사건에 대한 선고를 시작하겠습니다"라며 시작을 알리자, 심판정 안에 있던 방청객들과 당사자 측의 시선은 모두 문 대행의 입을 향했다. 문 대행은 22분 동안 선고요지와 주문을 읽어 내렸다. 문 대행이 초반에 국회의 탄핵소추 절차 적법성에 문제가 없다고 밝힐 때까지만 해도 양측 대리인단 고개를 끄덕거리거나 허공을 응시할 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문 대행이 12.3 비상계엄의 위법성이 인정되고 그 중대성이 파면할 정도에 이른다는 대목에선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얼굴을 감싸고 고개를 숙이거나 눈을 감고 머리를 드는 등 심란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국회 측 대리인단과 방청석에 앉은 민주당 의원들은 미소를 띤 채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다만 여전히 심판정에서는 문 대행의 목소리 외에 고요한 침묵이 유지됐다. 대심판정의 엄숙한 분위기가 깨진 것은 11시 22분, 문 대행이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선고한 순간이다. 조용히 해달라는 경위의 제지에도 환호성과 안타까운 탄식을 막지 못했다. 퇴정하는 재판관들을 향해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라는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의 분위기는 끝까지 갈렸다. 국회 측은 헌법재판관들이 법정을 빠져나간 이 이후에도 웃으며 방청석에 있는 민주당 의원들과 악수를 이어갔다. 이후 심판정 안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퇴정했다. 반면,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대부분 굳은 표정으로 선고 직후 심판정을 빠져나갔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참담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의원들은 심판정을 향해 “역사의 죄인이 된 것”이라며 쏘아붙이기도 했다. 111일간 진행된 헌정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심판은 22분간의 숨막힘 속에 그렇게 끝났다. one1@fnnews.com 정원일 기자
2025-04-04 12:11:5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를 앞두고 국내 산업계는 초비상이 걸렸다. 자동차·철강 업계는 이미 25% 관세 직격탄을 맞았고 향후 추가로 관세율이 더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이다. 반도차·배터리 업계도 마찬가지다. 이들 산업은 하나같이 한국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주력 업종으로 개별 기업의 경영에 미칠 타격으로 국한될 문제가 아니다. 고용과 실물경제는 물론 국가경제 전체가 휘청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난국에 정치권은 사생결단식 정쟁을 멈추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의 탄식과 시름을 언제까지 모르는 척할 것인가. 트럼프 대통령이 개별품목 관세에 이어 관세·비관세 무역장벽을 고려한 상호관세를 발표하기로 한 날이 당장 이틀 후인 내달 2일이다.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는 전 세계 거의 모든 나라가 대상이어서 미국발 무역전쟁은 이제 전면전이 되는 것이다. 각국이 미국을 상대로 보복에 나서고, 동시에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타국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거나 수입물량을 제한할 가능성도 있다. 해외 전문가들은 글로벌 통상이 대혼란을 빚고 기존 세계 무역질서가 사실상 붕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는다. 수출과 무역으로 버틴 우리 경제는 극도의 불확실성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국내 자동차업계는 25% 관세 발표만으로도 쑥대밭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101만여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향후 현지 생산력을 최대한 끌어올려도 50만~70만대는 관세 영향권에 남는다고 한다. S&P글로벌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관세 20% 부과 시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은 최대 19% 감소한다고 한다. 25%를 부과할 경우 영업이익이 34%나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여기에 상호관세까지 추가로 더해지면 걷잡을 수 없는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다. 철강, 반도체, 배터리, 가전업계도 속이 새카맣게 타고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주 직접 미국 백악관에서 대규모 대미투자 선물 보따리를 풀었다. 향후 정부가 관세 면제나 유예를 협상하는 데 요긴한 카드가 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상호관세를 일단 발표한 뒤 각국과 개별 협상을 통해 새 무역협정을 맺는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물론이고 정치권도 초당적 지원사격이 절실하다. 이런 급박함에도 우리 정치는 여전히 딴세상이니 걱정이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지난 주말 야당 초선의원들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으면 다시 탄핵절차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남은 국무위원 전원 줄탄핵 경고를 날렸다.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행정부를 마비시키겠다는 발상이 온당한가. 여당은 이들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방송인 김어준씨 등을 내란선동죄로 고발하겠다고 맞섰다. 이런 극한의 대립과 분열로 어떻게 글로벌 파고를 헤쳐나갈 수 있나. 정치권은 자중하고 지금이라도 책임감을 보여야 한다. 나라경제가 헤어날 수 없는 지경에 처할 수 있다.
2025-03-30 18:43:59[파이낸셜뉴스] 중소기업중앙회가 주52시간 개선 등 중소기업 기업환경 개선에 나섰다. 중기중앙회는 11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산자중기위·기재위 위원과 중소기업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중소기업협동조합 협의요청권 도입, 주52시간제 개선, 중대재해처벌법 입법 보완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중소기업협동조합 협의요청권 도입은 22대 국회에서 꼭 통과되기를 기대한다"며 "중소기업 현장에서 가장 많이 애로를 겪고 있는 주52시간제와 중대재해처벌법 문제는 심도 있게 검토해 개선방안을 찾아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어 현안과제로 △중소기업 상생금융지수 도입 △소기업·소상공인 특화 T커머스 채널 신설 △중소기업 기업승계특별법 제정 △납품대금 연동제 적용대상 주요경비까지 확대 등을 논의했다. 박홍근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경제현안을 챙기기 위해 310개에 달하는 직능단체를 의원별로 전담하기로 했다"며 "중기중앙회 전담 의원으로 지정된 만큼 앞으로 더불어민주당과 중소기업 현장의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김교흥 의원은 "기업환경이 외환위기(IMF)때보다 더 힘들다는 탄식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을 살리고 키우는 것이 막혀 있는 한국경제의 물꼬를 터주는 것"이라며 "오늘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달해주시면 국회로 돌아가 근로자들의 안전, 기업들의 경영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 의원, 김 의원 외에 이언주 의원, 김원이 의원 등 6명이 자리했으며, 중기중앙회에서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비롯해 권혁홍·배조웅 수석부회장, 심승일·노상철·한병준 부회장 등 14명이 참석했다. jimnn@fnnews.com 신지민 기자
2025-03-11 09:24:31[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배경을 담은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이 27일 개봉한 가운데, 지지자들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의 관람과 예매가 점점 늘면서 '건국전쟁'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조명한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은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이 내린 막중한 결정을 다룬 역사 다큐멘터리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국 상영관 73곳, 스크린 152개로 상영되고 있는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은 정치다큐멘터리 영화로는 비교적 많은 상영관을 확보할 정도로 높은 관심 속에 개봉됐다. 상영 첫날에도 불구하고 주요 멀티플렉스 영화관 기준 상영 영화 70여개 가운데 10위권 중반대 예매율을 기록하면서 관심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기백, 애진아 감독의 영화 '힘내라 대한민국'은 '끝나지 않은 공산 세력과의 전쟁'과 '계엄의 당위성'을 담은 내용으로 구성돼있다. 과거 공산주의자 박헌영의 남로당 결성과 무장 폭동·선전·선동 사례를 열거하면서 6·25 전쟁사, 김신조 일당 청와대 습격 사건·아웅산 테러·제2연평해전·천안함 폭침 사건 등 북한의 거듭된 도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지령을 받은 간첩·종북세력의 활동 등이 소개된다. 이어 윤 대통령이 선포한 계엄의 당위성을 상영하면서, 거대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국무위원·검사·감사원장 등에 대한 29차례 줄탄핵 사례 및 주요 예산삭감 등을 지적하고 간첩세력의 활동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해킹 의혹 논란 등을 조명했다. 영화를 관람한 한 관객은 "몰랐던 디테일한 부분까지 알게 되면서 그동안 어떤 위기가 우리 사회에 있었는지 알게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객은 "뉴스에서만 접하던 것을 다른 경로에서 자세하게 보다 보니 위기의 실체를 더 가까이 접한 느낌이 들었다"고 평했다. 영화 중간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국무위원과 검사들의 명단이 나올 때 탄식하는 관객들의 반응도 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 변론에 이어 이번 영화로 계엄을 선포한 배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공교롭게 이날 중앙-지역 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채용 실태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드러났음에도, 정작 헌법재판소가 선관위 감사에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놓으면서 논란이 확산돼, 해당 영화를 통해 문제의 심각성을 더 크게 느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관람객은 "선관위에 대한 문제를 들을 때 무관심하게 들었지만 이젠 신경써서 듣게 된다"면서 "이렇게 문제가 많은 상황을 그동안 방치하고 있었다는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최근 정치 관련 다큐멘터리 영화 제작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이날 개봉한 '힘내라 대한민국'에 대해 정치권 관계자는 "처음엔 상영관 잡기도 어려웠지만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점점 상영관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탄핵정국으로 열풍이 일고 있는데 이러한 다큐 영화로 야당의 입법폭주나 대한민국 위기에 대해 자세하게 알게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진단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2025-02-27 18:06:18【 무안·서울=황태종·최승한·성석우 기자】 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려는 국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운영이 시작된 이날 8시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항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분향 대기 줄이 공항 청사 밖 400~500m까지 길게 이어지며 조문하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추모객 대기 줄을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밖에 계신 분만 1000~15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추모객들은 이번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와 전남 지역민, 일출을 보러 왔다가 들른 전국 각지의 국민, 자원봉사 및 구호단체 관계자, 사고 수습 당국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직 너무 젊은데..."라는 탄식을 쏟아내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추모객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함께 참사를 당해 여러 개의 위패가 모여 있는 곳에선 한동안 멈춰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서 아내와 왔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이 있었다고 해서 분향소에 들렀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순천에서 온 한 추모객은 "직접적인 지인이나 관계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나 자녀 같은 마음이어서 왔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광주에서 온 또 다른 추모객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무척 커서 가족과 함께 조문을 왔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분향을 끝낸 추모객들은 공항 청사 1층 대기석에 있는 손 편지를 쓰는 공간을 찾아 저마다 참사 희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적었다. 한 추모객은 "마지막 순간의 고통은 부디 잊으시고, 여행에서의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편히 잠드시길 바랄게요. 편안함에 이르시길..."라고 적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족 30명도 노란 패딩점퍼 차림으로 저마다 국화를 들고 분향소 앞에 섰다. 이들은 아침 일찍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새해맞이 희생자 상차림을 마친 후 가족 잃은 이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자 곧장 무안공항으로 왔다. 유족들도 전날에 이어 분향소를 찾아 갑자기 떠나버린 가족들의 넋을 달랬다. 한 유족은 "우리 딸 새해인데 떡국도 못 먹고, 진짜 어떡해"라고 흐느껴 안타까움과 슬픔을 더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사고 현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인 철조망 앞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술과 음식을 놓거나 하얀 국화꽃을 철조망에 꽂거나, 메모를 부착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의 형으로 추정되는 추모객이 쓴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라는 메모는 많은 추모객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안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11시 현재 1600여명이 조문하는 등 3일간 7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들어 오후 2시 현재 17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분향소 운영 3일 동안 모두 8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찾아 헌화·분향했다. 이 밖에 서울시청 본관 앞 정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대전시청 1층, 부산시청 1층, 경남도청 광장에, 충북도청 서관에 각각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습 당국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이날 오후 모두 확인됐다. 희생자 중 1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1명(서울)을 제외한 10명은 광주와 전남 지역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의 유가족은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파손된 비행기록장치(FDR)는 국내에서 자료 추출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미국으로 보내 분석하기로 했다. hwangtae@fnnews.com
2025-01-01 19:03:07【파이낸셜뉴스 무안=황태종·최승한 기자】2025년 을사년 새해 첫날인 1일 전국 각지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의 넋을 기리려는 국민들의 추모 행렬이 이어졌다. 특히 제주항공 참사 나흘째인 이날 전남 무안국제공항 1층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에는 운영이 시작된 이날 8시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공항 내부는 발 디딜 틈이 없었고, 분향 대기 줄이 공항 청사 밖 400~500m까지 길게 이어지며 조문하는 데 1시간가량 소요되기도 했다. 학생들과 함께 추모객 대기 줄을 안내하는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김용철 호남대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정확한 숫자는 알 수 없지만, 밖에 계신 분만 1000~15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추모객들은 이번 참사로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광주와 전남 지역민, 일출을 보러 왔다가 들른 전국 각지의 국민, 자원봉사 및 구호단체 관계자, 사고 수습 당국 관계자까지 다양했다. 추모객들은 희생자들의 영정과 위패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아직 너무 젊은데..."라는 탄식을 쏟아내며 안타까워했다. 일부 추모객들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함께 참사를 당해 여러 개의 위패가 모여 있는 곳에선 한동안 멈춰 고개를 숙인 채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경기도에서 왔다는 한 추모객은 "전남에 일이 있어서 아내와 왔다가 이런 말도 안 되는 비극이 있었다고 해서 분향소에 들렀다. 참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순천에서 온 한 추모객은 "직접적인 지인이나 관계는 없지만, 지역 주민으로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형제나 자녀 같은 마음이어서 왔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광주에서 온 또 다른 추모객은 "참사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무척 커서 가족과 함께 조문을 왔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일어나선 절대 안 된다"라고 말했다. 분향을 끝낸 추모객들은 공항 청사 1층 대기석에 있는 손 편지를 쓰는 공간을 찾아 저마다 참사 희생자에게 하고 싶은 말을 메모지에 적었다. 한 추모객은 "마지막 순간의 고통은 부디 잊으시고, 여행에서의 즐거운 기억만 가지고 편히 잠드시길 바랄게요. 편안함에 이르시길..."라고 적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소속 세월호 유족 30명도 노란 패딩점퍼 차림으로 저마다 국화를 들고 분향소 앞에 섰다. 이들은 아침 일찍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앞에서 새해맞이 희생자 상차림을 마친 후 가족 잃은 이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하고자 곧장 무안공항으로 왔다. 유족들도 전날에 이어 분향소를 찾아 갑자기 떠나버린 가족들의 넋을 달랬다. 한 유족은 "우리 딸 새해인데 떡국도 못 먹고, 진짜 어떡해"라고 흐느껴 안타까움과 슬픔을 더했다.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된 사고 현장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곳인 철조망 앞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추모객들은 술과 음식을 놓거나 하얀 국화꽃을 철조망에 꽂거나, 메모를 부착하며 애도의 마음을 전하고 있다. 사고 여객기 조종사의 형으로 추정되는 추모객이 쓴 "외로이 사투를 벌였을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프다. 너는 이미 너무나 훌륭했고 충분히 잘했으니 이젠 따뜻한 곳에서 행복했음 좋겠다. 고마웠고 그리고 미안하다"라는 메모는 많은 추모객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무안공항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무안종합스포츠파크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도 이날 오전 11시 현재 1600여명이 조문하는 등 3일간 7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광주광역시 동구 5·18민주광장에 차려진 광주합동분향소에도 이날 들어 오후 2시 현재 1700여명이 다녀가는 등 분향소 운영 3일 동안 모두 8600여명이 찾아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소속 의원들이 찾아 헌화·분향했다. 이 밖에 서울시청 본관 앞 정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비롯해 대전시청 1층, 부산시청 1층, 경남도청 광장에, 충북도청 서관에 각각 설치된 합동분향소에도 추모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수습 당국에 따르면 참사 희생자 179명의 신원이 이날 오후 모두 확인됐다. 희생자 중 11명의 시신은 가족에게 인도됐다. 1명(서울)을 제외한 10명은 광주와 전남 지역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이 가운데 5명의 유가족은 장례 절차에 돌입했다. hwangtae@fnnews.com 황태종 최승한 기자
2025-01-01 14:45:43[파이낸셜뉴스] 제주항공 '무안 참사'가 일어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는 흐느낌과 한숨 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공항을 찾은 가족과 지인들은 눈이 벌게진 채로 사고 현장이 나오는 뉴스를 지켜봤다. 관계자들의 브리핑을 숨죽여 들으며 하루빨리 신원을 확인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오후 9시께 공항을 방문한 탑승자 가족들은 고개를 떨군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탑승자 가족 박모씨(60대)는 "딸이 오랜만에 휴가를 내고 여행을 갔다가 일을 당했다"며 "아이가 들떠 있었는데 하루아침에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게 말이 되냐"고 한탄했다. 이어 "내가 딸보다 오래 살아서 뭐 하냐"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탑승자 친구인 유모씨(29)는 "평소에 잘 지내냐고 물어보지 않았던 게 너무 후회된다. 속이 탄다"며 울음을 삼켰다. 탑승자 가족들은 숨을 죽인 채 사망자 명단을 들었고, 이름이 불릴 때마다 탄식을 냈다. 한 탑승자 지인은 지인의 이름이 불리자, 눈물을 흘리며 소리를 질렀다. 대다수 가족은 신원 확인과 사고 원인 파악이 지체되자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유가족은 "신원이 확인되면 연락이 온다고 하는데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냐"며 "한국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나는 게 맞냐.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거냐"고 말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현장의 대처가 미숙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오후 8시56분께 관계자가 마이크 없이 신원이 확인된 탑승객의 이름을 부르자 잘 들리지 않는다며 소동이 일었다. 유가족들이 이름이 잘 안 들린다며 화면에 이름을 띄워달라고 항의했다. 이 관계자가 "개인정보 유출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답했고, 탑승객의 가족은 "사람이 죽었고 이미 탑승객 명단까지 공개된 마당에 뭔 개인정보냐"며 울부짖었다. 이날 오후 9시20분께 기준으로 88명의 신원만이 확인된 가운데 현장에서는 유전자(DNA) 대조를 위해 탑승자 가족들의 DNA를 채취하는 것과 관련해서도 혼란이 일었다. 전남경찰청 관계자가 DNA 채취 장소를 2층 관리동에서 농협 부스로 번복하자, 가족들은 "이미 사람들이 아까 얘기했던 관리동 2층으로 DNA 채취하러 갔다"며 "어디서 하는 게 맞냐. 제대로 알려야 하는 게 아니냐"고 외쳤다. 2층에 재난 구호 쉘터가 마련돼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탑승자 가족은 쉘터 밖으로 나와 대기했다. 신원이 확인된 탑승자 명단을 포함해 소방과 경찰 등 정부 당국의 안내를 조금이라도 빨리 듣기 위해서였다. 일부 탑승자 가족들은 쉘터에 들어가는 대신 돗자리와 담요를 깔고 허공을 응시하며 안내 방송을 들었다. 현장 관계자는 오후 9시33분께 "사망자 179명 수습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8시51분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무안국제공항을 찾아 탑승객 가족들을 위로했다. 유족들은 "어떻게 사고가 난 건지, 꼭 알고 싶다. 제발 좀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할 수 있는 것을 하겠다"고 전했다. jyseo@fnnews.com 서지윤 기자
2024-12-29 21:50:33[파이낸셜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선고를 앞두고 무죄 여론전에 총력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원외 자치분권 단체인 전국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KDLC)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 야당 대표에 대한 지속적이고 무자비한 정치검찰의 조작, 왜곡 수사는 공정과 상식을 내팽개치고 국민 분열을 더 부추기고 있다"며 "악의적인 마녀사냥과 소모적인 정쟁이 벌어지는 사이 민생은 파탄 지경"이라고 지적했다. KDLC는 "지금 우리는 군사정권보다 더 지독한 독재 시대를 살고 있다'며 "대통령 친인척은 죄가 있어도 조사를 안 받고 오로지 거대 야당 대표에게만 어떻게든 잡아 넣겠다는 일념 뿐이며 향후 대권 후보 죽이기에만 일념이다"고 꼬집었다. 이어 KDLC는 "이재명 대표는 이미 수백 번 압수수색과 구속영장을 청구받고 일 주일에 3-4일씩 백 차례 법정 출석, 사실상 법정연금상태로 원내 제1당 대표직을 수행해 왔다"며 "헌정사상 제1 야당 대표가 (이렇게) 치졸한 탄압을 받은 적도 없다. 몇 년째 계속되는 도돌이표 수사에 국민도 지긋하다고 탄식한다"고 밝혔다. KDLC는 "이 대표는 무죄"라며 "검찰의 교활하고 무자비한 탄압을 막을 것이다. 민심을 이기는 정치는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표의 재판 생중계에 대해 박승원 민주당 의원은 "모든 재판을 생중계 할 수는 없다"며 "지금 (이 대표의 재판을) 생중계 하자는 건 또 하나의 정쟁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짚었다. jiwon.song@fnnews.com 송지원 기자
2024-11-11 11:23:20